조선시대 비운의 개혁가 조광조에 대한 평전이 나왔다. 처음은 아니기에 또 나왔다고 해야겠다. 신병주 교수의 <조광조 평전>(한겨레출판). 한겨레 역사인물 평전 시리즈의 하나다. 
















"폭군 연산군이 중종반정으로 물러나고, 성리학적 질서의 회복이 시대적 요구로 떠오른 상황에서 조광조가 역사 속에 등장했다. 그는 성리학을 조선 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해 자기 생애의 거의 모든 것을 걸었다. 도교의 제천 행사를 주관하던 소격서를 혁파하고, <소학>과 향약을 보급해 성리학적 질서를 확립했으며, 현량과를 실시해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선비들을 정계로 불러들였다. 기득권 세력인 훈구파를 겨냥한 정국공신 개정과 위훈삭제는 조광조가 추진한 개혁의 정점이었다. 조광조의 개혁을 두려워했던 훈구파와 중종은 기묘사화를 일으켜 조광조를 제거했지만, 역사는 조광조를 시대를 앞서나간 개혁가로 기억한다."


대략적인 행적에 대해서는 조선사 관련서나 사극 등을 통해서 알고 있지만 생각해보니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못했다. 두툼한 평전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광조라는 문제적 인물에 대해서, 그리고 개혁의 문제에 대해서 좀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겠다. 















한겨레 인물평전은 2013년에 <이매창 평전>까지 나오고 중단되었다가 재작년에 <임윤지당 평전>, 그리고 지난해 <남효온 평전>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나오고 있다. 오랜 휴지기를 거친 만큼 지속적으로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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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문화일보 기사를 옮겨놓는다. 뉴스기사이지만 인터뷰이 당사자여서다. 신간 <로쟈의 한국문학강의>(추수밭)와 관련하여 지난주에 인터뷰를 가졌고 오늘 기사화되었다. 여러 가지 발언을 했고, 담당 기자가 그 가운데 몇 가지 취사선택했다. 제목은 "요즘 잘나가는 문학 너무 가벼워... 막장 드라마 고공 시청률과 비슷"이라고 나갔다. 좀더 중량감 있는 문학에 대한 기대(내지 요청)를 표현한 것이다. 



문화일보(21. 02. 08) "요즘 잘나가는 문학 너무 가벼워... 막장 드라마 고공 시청률과 비슷"


“막장 드라마 시청률이 높은 거와 비슷한 거 아닌가요? 요즘 잘 팔린다는 책을 보면….”


‘로쟈’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이현우(사진) 서평가의 일침이다. 그는 “최근 ‘대세’라는 작가들의 소설이 ‘문학의 몫’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시대에 따라 문학의 정의나 역할이 바뀌는 거라고 한다면 할 말 없지만, 근본적인 질문조차 없다는 건 안타깝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 촌철살인의 ‘인터넷 서평꾼’으로 유명해진 후, 20년이 넘도록 전문서평가이자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를 지난 4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에서 만났다. 최인훈부터 김훈까지, 남성 작가들을 통해 한국소설의 성취와 한계를 짚어봤던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추수밭) 개정판을 내면서, 새롭게 여성작가 편을 출간한 터였다. “눈치 볼 게 없는 입장이라 거침없이 썼는데, 너무 비판 일색이네요. 아, 책 잘 안 팔릴 것 같아요. 하하.”
















러시아 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 서평가는 주로 세계문학이나 인문학 관련 책을 쓰고 강연해왔다. 필명도 ‘죄와 벌’의 주인공 로쟈(라스콜리니코프)에게 빌린 것. 그런데 한국문학이라니. 그것도 ‘쓴소리’ 가득한 책이라니. 그는 “실제 현장비평에도 관여하지 않은 처지여서 특별한 발언권을 주장할 수는 없다”면서도 “세계문학에 대한 오랜 강의 경험이 색다른 견해와 평가를 갖게 해주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책은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이면서, 나아가 ‘세계문학의 숲에서 바라본 한국문학의 과제’라는 부제를 붙일 수 있겠다. 한국문학의 세계화가 화두고, 매해 수백 종의 작품과 수십 개의 문학상이 쏟아지지만, 문단은 세계문학이라는 큰 맥락 안에서 한국문학의 의의를 찾는 작업엔 소홀하다. 이 서평가는 “발자크나 도스토옙스키에 준하는 한국문학 작품은 어떤 것인지, 없다면 왜 없는지, 더 이상 나올 수 없는 것인지…. 이런 고민을 함께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여성작가 10인을 중점적으로 다룬 신간에서 이 서평가는 “한국문학에서 ‘현대’는 완성됐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예컨대, 박경리나 신경숙처럼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작가들에 대해 “근대 이전의 세계관 내지 운명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며 다소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하고, 은희경의 ‘새의 선물’은 성장소설이 아닌 ‘성장거부소설’로 규정, “시대적 고민으로부터 벗어나 성장을 거부하는 한국문학의 문제성”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황정은 작가에 대해선 “아직 장편이라 부를 만한 게 없어 더 지켜봐야 한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반면, 박완서에 대해서는 “문학에서 근대적인 주체를 정립하려는 시도를 보여준 작가다. 좀 더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그는 각 작품의 세계관과 함께 시대적 흐름을 짚어내며 문학 교과서에서도 보지 못하고, 문단에서 쉬이 입 밖에 내지 못하는 ‘다른 해석’을 제시한다. 여성 서사, 퀴어, 장애 등의 소재가 부상한 최근 경향에 대해선 “너무 개인적인 것, 변두리화된 것들만 건드리고 있다.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만 있다는 게 문제다”고 했다. “솔직히 좀 가벼워요. 문학이 약간의 감흥을 위한 건가요? 위협적이어야 좋은 책이라 생각해요. 밀도 높은 서술과 사회상 전체를 반영할 절대 분량을 갖춘 소설. 그러니까 좋은 장편이 많이 나와줬으면 해요.”


그는 특히, 문학이 스스로 ‘마이너화’ 되는 걸 우려했다. 영화나 음악 등에 밀려 시장이 작아졌다 해도, 문학은 결코 ‘작은’ 존재가 아니라는 것. “쉽게 쓰고, 이 정도면 됐지 하는 것 같아요. 그것참 이상한 ‘자학’ 아닌가요? 도전하다 실패하더라도 ‘위대한 문학’을 꿈꿔야죠. 그래야 미래가 있지 않을까요.”(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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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andante 2021-02-08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황정은은 백의 그림자 한권 읽었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아무튼 많이 공감이 됩니다. 알라딘에 로쟈님이 더 오래 계셔야 할 이유이기도 하구요..
한국 소설은 최근들어 대체 뭐가 문제일까 싶을 정도로 퇴락한것 같습니다...

로쟈 2021-02-08 23:59   좋아요 3 | URL
황정은은 개성적인 작가인데, 다만 몫이 한정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한국문학은 특이하게도 중심이 비어있다는 생각이에요..

2021-02-09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9 1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자나 2021-02-09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문단에는 이런 쓴소리가 참으로 귀한 거 같습니다. 어서 읽어보고 싶군요 ㅎㅎㅎ

로쟈 2021-02-09 21:03   좋아요 2 | URL
귀할 것까진 없지만 드물어진 건 사실입니다. 논쟁도 사라지고요..

2021-02-09 2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로쟈 > 페테르부르크의 겨울

4년 전 북플에 적은 글이다. 내기 기억하는 러시아의 겨울은 -20도와 -14도, 둘로 나뉜다. 보통때 -14도, 추울 때 -20도. 4년 전 1월의 러시아문학기행은 내내 추운 날씨였다. 러시아에서도 기록적인 한파라고 했을 만큼. 겨울이 지나가는 듯싶으니까 그때의 한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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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고대 그리스의 일상생활

9년 전 페이퍼다. 사라진 책들 가운데 하나로 적었는데 여전히 재간본 소식은 없다. 고대 그리스에 대해서는 조만간 따로 페이퍼를 적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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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푸코 평전의 저자로 알려진(레비스트로스, 조르주 뒤메질과의 대담도 소개돼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이자 철학자) 디디에 에리봉의 회고록이 나왔다. <랭스로 되돌아가다>(문학과지성사). 이미 한달 전에 나왔고 알라딘에서는 비교적 주목받고 있는 책 가운데 하나다. 
















"푸코 평전 및 레비-스트로스와의 대담집 등을 펴내고, 성적 지배 체계와 소수자의 정체성 문제를 탐구해온 프랑스의 사회학자 디디에 에리봉의 회고록. 이 책은 동성애자이자 지식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동자 계급 가족을 떠났던 저자가,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과 가족의 계급적 과거를 탐사해나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동성애자 지식인'이라는 점에 주목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관심은 그가 노동계급 출신이라는 데 있다. 소개글을 더 이어붙이면, "이 책은 사회적 지배질서와 정상성의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방식과 그 영향 아래 개인의 주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훌륭하게 포착해내고, 교육의 재생산 효과와 프랑스 지성계의 뿌리 깊은 계급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식 장을 넘어 일반 독자층에게도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부르디외라는 이름을 나란히 적은 것은 그 때문인데, 역자 이상길 교수가 또한 부르디외 전공자이기도 하다. 더불어, 이 책에 대해 작가 아니 에르노가 추천사를 붙이고 있는 이유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다. 에르노 역시 같은 출신 배경을 갖고 있어서다. 


"사회적이고 가족적인 경험의 프레스코화인 <랭스로 되돌아가다>는 극단까지 밀어붙인 자기 분석이다. 그것은 문학과 마르크스주의의 발견에 매료당한 뒤, 이상적 프롤레타리아에 부합하지 않는 교양 없는 부모를 원망하며 다른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 자기 자신을 ‘거의 완전히 재교육’하는 민중 계급 출신 모범생의 궤적을 기술하고 객관화한다."(아니 에르노)

















에리봉의 회고록은 그래서 그 자신뿐 아니라 부르디외나 에르노를 이해하는 데도 상당히 유익하겠다 싶다(<랭스로 되돌아가다>에 앞서서 에리봉은 게이 정체성을 다룬 <게이 문제에 대한 성찰>을 출간하기도했다. 영어판 제목은 <모욕>). 영어본도 바로 구했기에 조만간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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