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문학기행을 앞두고 준비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리스신화는 따로 다루지 않는다. 문학자품 속에 이미 들어와있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많은 안내서가 나와있어서다(많은 강의 콘텐츠도 참고할 수 있고). 그렇지만 개인적으론 관련서들 점검하거나 업뎃해야 한다. 다시 나온 <장 피에르 베르낭의 그리스신화>도 손에 들게 된 이유다.

˝장 피에르 베르낭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책 <장 피에르 베르낭의 그리스 신화>는 스스로 ‘이야기꾼’을 자처하는 저자가 손자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전 세계 독자에게 그리스 신화를 ‘들려주는’ 책이다.˝

콜레주드프랑스 교수를 역임한 장 피에르 베르낭은 프랑스 최고의 그리스 학자였고 특히 그리스신화에 대한 저작을 많이 남겼다. 그 가운데 몇권이 번역되기도 했는데. 지난 연말에 다시 나온 <그리스신화>를 제외하곤 모두 절판된 상태다. 책은 다 소장하고 있는 터이지만, 그래도 다시 나오면 좋겠다. 책이 더 번역돼야 하는 상황에서 어럽게 나왔던 번역본이 절판되어 사라진다는 건 모순이다. 축구에서 한창 역습중에 골문이 털리는 것 같은.

그리스신화와 관련해서는 그간에 모아놓은 책들의 먼지를 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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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문학은 언제 위대해지는가

7년 전 리뷰다. 알렉시예비치는 인터뷰에서 사랑과 죽음에 관한 책 두권을 더 쓰겠다고 했는데 고대하는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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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와 카잔차키스의 <오디세이아> 강의준비차 호메로스에 관한 책들을 오랜만에 읽는다. 이번겨울은 지난여름에 이어서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겨울‘이면서, 내게는 ‘호메로스와 함께하는 겨울‘이다. <일리아스>에 대한 강의를 10년쯤 전에 했던 터라 트로이전쟁 이후 10년만에 귀향하는 오뒷세우스의 여정이 얼추 마음에도 와닿는다. ‘한 사내‘라는 말로 시작하는 <오뒷세이아>는 무엇보다도 중년의 서사시이니까.

호메로스 연구사에 관한 논문들을 읽다가 애덤 니컬슨의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와 알베르토 망구엘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도 펼쳤다. 초입에서 멈추었던 책들인데 독서의 명분도 생겨서 당당하게 읽는다. 새해는 이타카에서, 이타카를 향하여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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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맘 2023-01-23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메로스와 그리스,그리스신화 관련책에 대해 궁금했는데 눈이 번쩍 뜨이네요(이 시간에 눈이 번쩍 뜨이면 불면증에 최악인데 말입니다ㅋ) 근데 장 피에르 베르낭도 그렇게 지금,호메로스~도 그렇고 절판이네요 ㅠ 도서관 뒤지기를 해야겠네요
정보 감사히 받아 갑니다~

로쟈 2023-01-23 21:00   좋아요 0 | URL
즐연휴.~
 

한나 아렌트의 <과거와 미래 사이>가 다시 나왔다. '정치사상에 관한 여덞가지 철학연습'이 부제. 2005년에 나왔던 번역본이 재간된 것이니 18년만이다(요즘 '다시 나온 책'들로 세월을 가늠한다). 내겐 아렌트 입문서 가운데 하나였던 <정치의 약속>도 다시 나오면 좋을 듯싶다. 2007년에 나왔던 책이다. 















책의 출간이 계시는 아니라도 계기는 된다. 책이 나온 김에 일정을 잡거나 강의도 계획해보는 것이다. 부제대로 '정치사상 연습 8강' 같은. 당초 1954년에 나온 초판에는 여섯 편의 에세이가 수록됐었으나 나중에 증보되면서 '여덟 가지 철학연습'이 되었다. 번역본에도 원서 개정판에 실린 제롬 콘(아렌트의 제자)의 서문이 실려 있다. 


미국에서 한나 아렌트 붐(재평가)이 이루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여러 전공자가 앞다투어 연구저작과 번역본을 펴내오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론 김선욱, 서유경, 홍원표 교수를 꼽을 수 있다. 이분들의 책만 하더라도 너무 많아서 한번에 다루기 어려울 정도. 


 














대표작을 몇권씩만 꼽자면, 김선욱 교수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 <공화국의 위기>를 옮겼고, <한나 아렌트와 차 한 잔> 등 다수의 안내서를 출간했다. 















홍원표 교수는 <혁명론>,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을 옮겼고, 입문서로 <아렌트>를 펴냈다. 
















모두 한길사에서 나왔는데, 이즘에는 독자적으로 '홍원표의 한나 아렌트 시리즈'를 따로 내고 있다(영브륄의 아렌트 전기가 이 시리즈로 다시 나왔다). 
















그리고 <과거의 미래 사이>를 옮긴 서유경 교수는 아렌트의 박사학위논문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책임과 판단>, 그리고 안내서로 <아렌트 읽기>를 옮겼다. 


여러 전공자가 경합적으로 번역서를 펴내는 건 독자로서 고무적인 일이지만, 핵심개념(용어)들이 각기 다르게 번역되는 건 골치아픈 일이다(한국어판 칸트전집 번역이 대표적이다). 생산적인 경햡이 될 수 있지만, 독자의 부담은 그만큼 커진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도 아렌트의 저작에서 보통 정치와의 대비관계 속에서 '진리'로 옮겨지는 'truth'가 '진실'로 옮겨져서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7장의 제목이 '진실과 정치'다).


"지금껏 그 누구도 진실과 정치가 서로 좋지 않은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고..."(403쪽)


비록 truth가 우리말로는 진실과 진리, 둘다로 옮겨지지만, 이 경우 진실과 진리의 의미차는 크다. 


(1)진실과 정치는 사이가 좋지 않다

(2)진리와 정치는 사이가 좋지 않다

















과연 어느 것이 아렌트의 견해인가. 아렌트 전공자들 사이에도 이견이 있는 모양인데, 나로선 김선욱 교수의 견해에 따라 truth가 '진리'로 옮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리를 정치와 무관하다고 보는 게, 그래서 철학을 정치에서 분리하고자 하는 게 아렌트 정치이론이기 때문이다(아렌트는 '정치와 철학'의 결합으로서의 '정치철학'에 반대한다). 넘겨짚자면, 아렌트 전공자들끼리도 사이가 좋지 않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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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그렇게 적었지만, 정확히는 그렇지 않다. 이번에 대표적 빅히스토리언들인 신시아 브러운과 데이비드 크리스천 등의 <빅히스토리>가 나와서 곧바로 개정판이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확인해보니 특이하게도 제목이 다르다. '빅히스토리'를 타이틀로 내건 책이 많아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일단 3인 공저의 <빅히스토리>는 2014년작으로 이번에 처음 번역되었다 신시아 브라운의 <세상이 궁금할 때 빅히스토리>는 2017년작으로 이 역시도 처음 번역되었다. 
















내게 기시감을 느끼게 해준 <빅히스토리>는 2013년에 처음 번역됐던 신시아 브라운의 <빅히스토리>. 출판사를 바꿔가며 두 번 더 출간된 이 책은 신시아 브라운의 <빅히스토리>는 2007년작 원서를 옮긴 것으로 '빅뱅에서 현재까지'가 부제다. 반면 크리스천과 공저한 이번 <빅히스토리>는 '낫씽과 에브리씽 사이'가 부제다. 
















빅히스토리 연구의 창시자로도 불리는 데이비드 크리스천의 책도 앞서 여럿 출간되었다. <빅히스토리>가 강연이고, <시간의 지도>가 입문서로 모두 원저가 이번에 나온 <빅히스토리>보다 앞서 나왔다(크리스천은 옥스퍼드 세계사의 편자 중 한명이기도 하다). 


'빅히스토리'에 관해서는 예전에 한번 주제서평에서 다룬 바 있다. 새로운 역사서로 주목받을 때였는데, 그때도 나는 일부 새로운 시각에도 불구하고 좀 미심쩍다는 느낌을 가졌는데(역사의 시간적 스케일을 확장하게 되면 인류사, 특히 현대사는 그만큼 비중이 줄어들게 된다) 그런 의구심이 타당한지 한번더 확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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