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일본에서 세상을 떠난 한국작가 손창섭과 19세기 러시아의 문호 투르게네프(뚜르게네프), 그리고 프랑스의 대표적 중국학자 마르셀 그라네의 이름이 같이 묶일 만한 이유는 전혀 없다. 내가 어제 구입한 책들의 저자라는 사실만 빼고는. 추석연휴에 뒤이은 주말이어서 새로 나온 책이 많지 않은데, 그 중 개인적으로 '이주의 저자'라고 꼽을 만한 이가 이 세 사람이다.  

 

먼저 손창섭의 경우엔 <삼부녀>(예옥, 2010)란 장편소설이 출간됐다. 1969년말부터 1970년 6월까지 <주간여성>이란 잡지에 실린 소설이라고. <주간여성>은 한국일보에서 펴낸 주간지로 <썬데이 서울> 같은 부류다. 지면을 고려하면 자동으로 '통속소설'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 이렇게 시작한다.  

인생은 사십부터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억지다. 사십 내외의 중고품 인간들이 눈앞에 다가온 낙조의 초조감을 감추기 위해 허세를 부려본 자위적인 구실에 불과한 것이다. 

서술에 거침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제목의 '삼부녀(三父女)'는 말 그대로 아버지와 딸 둘을 가리키는데, 사십 대 후반의 아버지 강인구와 십 대에서 이십 대로 넘어가는 문턱의 두 딸, 보경, 보연이 주요 등장인물이어서 그런 제목이 붙었다. 이 가족이 좀 특이한 가족인데, 아예 '계약가족'이라고 불린다. "부부 이외의 가족이란 임시 가족일 뿐이다"라는 문구가 '손창섭이 오늘날 현대인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뒷표지에는 박혀 있다.  

책을 펴낸 예옥에서는 손창섭의 장편소설로 이미 <인간교실>(예옥, 2008)을 펴냈고, <이성 연구>와 <부부>를 앞으로 출간한 예정이라 한다. 제목에서 모두 부부생활을 다룬 통속소설임이 내비친다. 나는 내친 김에 단편선 <비 오는 날>(문학과지성사, 2005)도 구입했다(표지 사진이 아주 맘에 든다. 비 오는 날 달동네에서 내려다본 서울 도심을 담고 있다). 내년쯤에 강의 커리큘럼에 포함시킬까 생각중이다.   

그리고, 투르게네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그의 소설 <아버지와 아들>(열린책들, 2010)이 새로 번역돼 나왔다. 한때 다수의 번역본이 있었지만 범우사판이 품절된 이후엔 강의에 쓸 마땅한 번역본이 없어서 유감스러워하던 차였다. 대학 1학년인가 처음 이 소설을 읽을 때는 밋밋하게 여겨졌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나이가 조금 먹고, 두번 세번 읽으면서는 매번 감동하게 된다. 특히 읽을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지게 만드는 건 주인공 바자로프가 죽음의 침상에서, 그가 사랑했던 미망인 오딘쪼바에게 마지막으로 건네는 말과 바자로프의 무덤가를 찾은 노부모의 애잔한 모습이다. 티푸스에 감염돼 죽어가는 사람을 황제처럼 방문한 오딘쪼바에게 바자로프는 이렇게 말한다. 

"아, 안나 세르게예브나, 솔직해집시다. 전 이제 끝났습니다. 마차 바퀴에 깔린 거죠. 결국 미래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던 셈입니다. 죽음이란 오래된 농담이지만 또 누구에게나 새롭지요. 아직은 두렵지 않습니다만... 혼수상태가 찾아오면 끝장입니다." 그가 손을 흔들었다. "자, 당신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사랑했다고? 그건 전에도 의미 없는 소리였지만 지금은 더욱 그렇습니다. 사랑은 형체인데 제 형체가 이미 무너지는 중이니가요. 그보다는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얘기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기 서 계시는군요..."

작품의 유명한 서두에서 '니힐리스트'로 소개되는 바자로프는 유물론자이기도 해서 내세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지 않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사랑이란 감정도 대뇌 호르몬의 작용일 뿐이라고 믿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그 감정에 무너지고 만다. 나는 이 대목을 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마지막 자존심을 보여주는 대목으로도 읽는다. 당신에 대한 사랑은 '형체'인데, 그 형체가 무너져가고 있다, 그걸 지금 당신이 보고 있다, 라고 말하는 자존심이다. "사랑은 형체인데"란 말은 예전 번역본에서는 "사랑은 육체를 갖고 있습니다"라고 옮겨진 적이 있다. 원어는 'forma'이고 영어의 'form'과 같은 뜻이다. 바자로프가 오딘쪼바에게 건네는 말은 세 대목으로 나뉠 수 있는데, 한 대목만 더 읽어본다. 

"참으로 친절하십니다!" 바자로프가 중얼거렸다. "이렇게 가까이, 이토록 젊고 아름답고 깨끗한 당신이... 이 누추한 방에 계시다니!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오래오래 사십시오. 그게 다른 무엇보다도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시간을 최대한 유익하게 쓰시고요. 지금 보시는 게 얼마나 추한 광경입니까. 반쯤 짓눌린 벌레가 아직도 꿈틀거리는 꼴이라니. 그러면서도 생각하는 겁니다. 온갖 일을 해치우겠다고, 절대 죽지 않겠다고! 할 일이 있다고, 난 대단한 사람이라고! 지금 그 대단한 사람의 과업은 그저 가능한 한 흉한 꼴을 안 보이고 죽는 것이지요. 하긴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 일이지만요... 어떻든 좋습니다. 지금 와서 남을 의식하진 않을 겁니다." 

바자로프는 자신의 부모에게 친절하게 대해줄 것을 당부하고, 자신과 같은 인물이 러시아에는 불필요하다는 말을 덧붙이고는 혼수상태에 빠진다. 그리고 이튿날 세상을 떠난다. 외아들을 잃은 노부모가 비탄에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마침내 그가 숨을 거두고 온 집안이 눈물과 탄식으로 가득 찼을 대 아버지는 갑자기 광란에 사로잡혔다. "난 하늘을 저주하겠다고 했어!" 그는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찌푸리고 누군가를 위협하듯 허공에 주먹을 휘두름면서 목쉰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니 하늘을 저주하겠어. 저주한다고!" 아내가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매달렸고 두 사람은 함께 쓰러지고 말았다.

 

마르셀 그라네의 <중국사유>(한길사, 2010)에 대해선 이미 포스팅한 바 있지만, 이번주에 나온 가장 묵직한 학술서다. 역자의 해제를 참고하면, 그라네는 "중국사유를 크게 언어와 문자와 주요개념이라는 3대 요소로 종합적으로 보려"고 시도한다. 이렇게 종합적이면서 포괄적인 기획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그라네는 국내에도 소개된 앙리 마스페로와 함께 프랑스에서 현대중국학의 기초를 세운 에두아르 샤반의 제자이며, 아울러 현대 사회학의 아버지 에밀 뒤르켐의 제자다. 역자는 그의 학문에 대해 이렇게 정리해주고 있다. 

그라네는 당시 중국에 대한 연구가 주로 사상사적 측면에 국한되어 중국 본연의 사유를 서양의 철학적 개념에 입각하여 재해석하고 판단하고 규정하려는 자의적 접근방식을 배제하는 한편, 사회학과 민속학과 인류학 측면에서, 그의 표현에 따르면 그 '신선한 생명력'을 아직까지 견지하고 있는 중국문명의 유구한 역사성에 대해 물음을 제기했다.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 그의 탐구는 기원조차 알 수 없는 어떤 사유방식이 2,000년 이상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줄곧 역사의 흐름을 관장하면서 아직까지 현대의 동양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경이로움을 간직한 채 그 이유를 찾아간다.

역시나 역자의 정리에 따르면, 이러한 탐구의 결과로 그라네는 중국사유가 서구의 사유와 변별되는 세 가지 특징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첫째, 중국사유는 순수한 인식을 추구하기보다는 문화를, 과학보다는 지혜의 추구를 궁극으로 삼는다. 둘째, 중국사유는 인간과 우주의 연계를 도모함으로써 인간과 사회, 사회와 자연을 분리하지 않는다. 셋째, 중국사유는 우주의 삶을 지배하는 유일한 질서는 어떠한 법칙에 의해 추상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문명의 구성요소인 인간과 자연, 사회와 우주의 내밀한 협조에 의해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역자인 유병태 교수는 프랑스에서 노신(루쉰) 연구로 학위를 받은 중문학자인데, 현재 파리7대학의 마르셀 그라네 연구소 소장으로 있는 프랑수아 줄리앙의 <운행과 창조>(케이시, 2004)을 우리말로 옮긴 바 있다. 여러 권의 저작이 국내에 소개된 줄리앙에 대해선 따로 페이퍼를 쓴 바 있다... 

10. 0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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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9-25 11:53   좋아요 0 | URL
<인간교실>의 표지가 참 재미있네요 ㅋㅋ
로쟈님의 강의에 손창섭이 포함될 수도 있다니 제가 무슨 유족도 아닌데 공연히 두근거리네요 ㅋㅋ
예전의 세로조판 전집들을 수년 전에 모두 처분해버렸는데 요즘 후회하고 있습니다. 작품들이야 새로 발간되는 책에서도 만날 수 있지만 이런저런 잡글들 중 다시 읽고 싶은 게 문득 떠오를 때면 난감해집니다. 아무래도 경솔했지 싶어요...
가을 하늘이 시리도록 맑습니다.^^

로쟈 2010-09-25 11:55   좋아요 0 | URL
강의란 게 자세히 읽도록 강제가 되거든요.^^;
 
밑바닥에서

내일자 한겨레에 실리는 '로쟈의 번역서 읽기'를 옮겨놓는다. 어제 오전에 쓴 글인데, 고리키의 희곡 <밑바닥에서>의 한 대목을 다루고 있다. 시중에는 세 종의 번역본이 나와 있는데, <밑바닥>(동천사, 2005)은 영어본을 옮긴 중역본이며 기억에 번역이 좋지 않았다. 이 글에서의 인용은 <밑바닥에서>(지만지, 2008)와 <밤주막>(범우사, 2008)을 근거로 한 것이다.  

한겨레(10. 09. 25) 결론은 인간이 위대하다는 거야 

만년에 요양중인 톨스토이에게 고리키가 찾아가 자주 대화를 나누곤 했다. 하루는 <밑바닥에서>를 읽어주었는데, 주의 깊게 듣고 난 톨스토이의 평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나치게 기교적이라고 말하면서 좀더 단순하게 쓸 것을 주문했다. 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자네는 여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그렇게 해서는 독자들이 그들을 기억할 수 없어.” 



톨스토이에게선 탐탁잖다는 평을 들었지만 <밑바닥에서>(1902)는 고리키의 가장 대표적인 희곡이다. 국내에는 <밤주막>이란 제목으로 더 널리 알려진 이 작품에는 빈민 합숙소를 배경으로 다양한 군상의 ‘밑바닥 인생’이 등장한다. 합숙소의 주인과 안주인, 자물쇠공과 그의 병든 아내, 만두장수, 모자장수, 구두수선공, 남작과 배우, 그리고 여러 무직 부랑자가 그들이다. 치정에 얽힌 살인과 비관자살로 이야기는 마무리되지만, 작품의 이념적 핵심은 ‘인간에겐 얼마만큼의 진실이 필요한가’란 문제다. 혹은 고리키 식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란 물음이다.

작품에서 순례자 노인 루카는 불우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위로의 거짓말’을 남기고 떠난다. 폐병으로 죽어가는 여인에게는 죽음 이후에 안식이 있다고 일러주고, 알코올 중독자에겐 병을 치유해주는 자선병원이 생겼다고 말한다. 사랑에 빠진 청춘남녀에게는 ‘황금의 시베리아’로 도망가서 살라고 충고한다. 물론 그의 거짓말은 현실에서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는 단지 나약한 사람들을 동정하여 거짓말로라도 위로하고 싶었을 뿐이다. 반면에 전신기사 출신의 사틴은 거짓말은 노예나 주인의 종교일 뿐이며 스스로가 주인인 자에겐 불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유로운 인간의 신은 진실뿐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연 인간이 진실을 견딜 만큼 강하고 자유로운가이겠다. 현재의 인간이 그렇게 강하지 못하다면?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사는 거요?”란 사틴의 질문에 루카는 ‘더 나은 사람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야 사람들은 더 나은 인간을 위해 사는 거지”라고 직역될 수 있는 대목을 두 종의 우리말 번역본은 각기 이렇게 옮겼다. “그야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살고 있는 거지!”(<밑바닥에서>·지만지) “사람들은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낳기 위해 사는 거야!”(<밤주막>·범우사) 전자의 번역에서 ‘보다 나은 삶’을 ‘후세의 삶’으로 본다면 두 가지 해석은 대동소이하지만, 자신의 ‘미래의 삶’으로 본다면 초점이 달라진다. 이어지는 대목에서 전자가 “누구나 자신을 위해 살다 보면 보다 나은 삶을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라고 옮긴 문장이 후자에서는 “모두 자기 자신을 위해 산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낳기 위해 살지!”라고 옮겨졌다. 원문에 더 가까운 것은 후자 쪽인데, 이 대목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영향도 내보인다. 알다시피, 니체는 결혼을 “당사자들보다 더 뛰어난 사람 하나를 산출하기 위해 짝을 이루려는 두 사람의 의지”라고 정의했다.    


 
물론 우리는 ‘더 나은 인간’이 어떤 사람이고, 왜 태어났으며,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도, 더 많은 혜택을 줄 수도 있다. 그런 가능성을 품고 있기에 우리는 모든 사람을 존경해야 한다는 것이 사틴의 주장이다. “인, 간! 인간은 위대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이름인가! 인, 간! 인간을 존중해야 해!”란 그의 외침은 ‘인간’을 언제나 대문자로 쓴 고리키식 휴머니즘의 최대치를 표현해주고 있다. 

10. 09. 24.  

P.S. 본문에서 톨스토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는 고리키가 쓴 회고록 <톨스토이와 거닌 날들>(우물이있는집, 2002)에서 인용한 것이다. <밑바닥에서>가 영어본 제목을 옮긴 탓에 <더 낮은 심연>이라고 돼 있다. <밑바닥에서>에 대한 톨스토이의 평은 이렇게 이어진다.  

"자네 이야기의 늙은이는 공감이 가지 않아. 어느 누구라도 그가 선량하다고 믿을 수 없어. 배역들은 좋아. <계몽의 열매>를 아는가? 거기 나오는 내 요리사가 자네 배우보다 낫네. 희곡을쓰는 것은 어려워. 그렇지만 창녀들은 괜찮군. 바로 그래야 해. 그런 여자 많이 아는가?"(104쪽) 

'늙은이'는 '루카 노인'을 가리킬 것이다. 평생 거짓을 혐오해온 톨스토이니만큼 '위로의 거짓말'에 부정적인 것은 예상할 수 있는 바다. 인용문을 러시아어 원문과 대조해보니 두 군데가 오역인데, 먼저 "배역들은 좋아"는 "배우는 좋아"라고 해야 맞다. '배우'는 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자살하는 등장인물이다. 그리고 <계몽의 열매>는 톨스토이 자신의 희곡이며 거기 등장하는 "내 요리사가 자네 배우보다 낫네"는 "내 요리사가 자네 배우를 닮았네"를 잘못 옮긴 것이다. 영역본 자체의 문제일까. 한편, <밑바닥에서>의 이념적 주제는 좀더 복합적인데, 자세한 해명은 이강은 교수의 <막심 고리끼>(경북대출판부, 2004)를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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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자유' 출간기념 이벤트

<책을 읽을 자유> 출간기념 이벤트의 결과를 발표합니다. 원래는 오늘 자정까지 응모를 받기로 했는데, 30여분 남겨놓은 현재 추가 응모작은 없을 것으로 보여, 조금 당겨서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로쟈가 쓴 가상의 책에 대한 리뷰를 써주시는 이벤트였는데, 좀 어려운 요건이었는지 응모작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선작을 채울 정도는 되기에 '주최측'으로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총 네 분이 응모해주셨고, 이 가운데 어느 정도 분량을 써주신 연랑님, 글샘님, singing님의 리뷰를 당선작으로 하겠습니다(록산느님께는 나중에 제가 시집이나 번역시집을 내면 꼭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선자분들께 축하드리면서, 책을 받으실 주소로 저에게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내주 중에 현암사 책 한권과 같이 발송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응모해주시진 않더라도 이벤트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책을 읽을 자유>가 혹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게 되면 나중에 추가적인 이벤트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자주 열지는 않는 이벤트 행사지만, 다음에 또 뵙기를 기대합니다. 연휴 마무리 잘하시길!.. 

10. 09. 23. 

P.S. 보너스로 세 분 당선작의 하이라이트를 덧붙입니다.  

-연랑님  

일전에 로쟈님이 자신의 서재에 은근슬쩍 홍보를 해주셔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출간 소식을 듣고는 단박에 서점에서 사와 오늘 직접 읽어볼 수 있었다. 바로 로쟈님이 직접 쓴 네 편의 중단편들을 묶은 소설집 <로쟈의 소설>. 자신의 온라인 닉네임(필명)을 직접 따서 제목으로 사용한 책이었다. 제목을 보자마자 홍상수의 영화 <옥희의 영화>가 떠올랐는데 아니나 다를까 두 작품은 몇 가지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우선 네 편의 작품을 연작 형태로 묶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점. <로쟈의 소설>에는 "강의생활자의 수기", "고요한 한강", "강연장으로의 초대", "비정규직 시대의 영웅"이 차례로 실려 있는데 각기 단편으로서의 완결성도 갖추고 있었지만, 작품들 간의 연관 관계도 짙어 연작 소설로 봐도 무방했다.(...) 
우선 "강의생활자의 수기". 보란듯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패러디한 소설이었는데, 개인적으론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과는 달리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대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강사 일을 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남자가 주인공이다. (네 편의 소설에서 주인공은 전부 이름이 없다. 익명의 주인공들) 1,2부로 나뉜 이 소설 중 1부에선, '지하생활자'와 마찬가지로 '강의생활자'가 끊임없이 독백을 한다. 나이가 벌써 삼십대 중반을 넘어가는데 아직 결혼을 못했다는 둥, 도대체 돈을 모을 수 없으니 삽질이라도 해야겠다는 둥, 그래도 어제 드디어 처음으로 잠자리를 가진 여학생의 테크닉은 끝내줬다는 둥, 용량이 2MB밖에 되지 않는 USB 메모리가 자꾸 말썽을 부린다는 둥. 제 밥벌이만 생각하는 모 교수는 정말 최악이라는 둥, 재기가 넘치면서 동시에 사회 비판적 요소가 담겨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2부에선 1부에서 언급했던 여학생과의 잠자리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리뷰로 쓰기엔 민망한 표현들이 많아서...(발그레)) 여자 옆에 누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징징대는 모습이 참 리얼하게 느껴졌다.

-글샘님 

로쟈 님이 선보여주신 ‘러시아 단편’들은 유명한 것들이면서도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읽었던 것들도 있었겠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읽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
로쟈 님의 이번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몇몇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작가들이 살아온 러시아의 역사를 훑어주었다는 면이라고 하겠습니다. 세계사 속에는 유럽의 역사는 상세하지만, 러시아의 차르나 혁명사 이후의 역사는 허술하게 다뤄지기 쉬워서, 러시아 역사와 작가들, 작품 속의 배경에 대해서 이 책처럼 정리가 착실하게 된 책을 만나는 일은 큰 수확이자 기쁨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참으로 사랑스러운 인물들에 대하여 새롭게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우리가 보통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햄릿’이라고 하면 금세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들’ 또는 ‘우유부단한 고뇌형’처럼 전형적 인물로 떠올릴 수 있지만, ‘외투 하나를 잃고 삶의 의욕을 상실한, 소유 앞에서 존재의 의미를 놓친 노인 아카키 아카키예비치’(고골, 외투) 또는 ‘아버지와 연적이 되어버린 운명의 장난 앞에 놓인 청춘, 블라지미르’(투르게네프, 첫사랑), ‘검찰관으로 오해받아 대접받는, 부패의 줄을 타고 재주를 넘는 홀레스타코프’(고골, 검찰관), ‘귀여운 여인이자 팜므파탈, 올렌까’(체홉, 귀여운 여인) 처럼 충분히 ‘전형적인 인간상’으로 대표성을 지닐 법한 인물들을 만나러 가는 일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로쟈라는 친절한 안내자 덕분에 독자는 쉽게 많은 친구들과 친분을 쌓게 되는 것입니다.

-singing님 

러시아 여행 안내서라면 화려한 사진이 딸린 러시아의 역사적 장소에 대한 설명에다가 혁명에 대한 식상한 안내, 러시아의 장대함과 백야의 유혹이 먼저이지만, 이번 로쟈의 신작 '로쟈와 함께 떠나는 러시아 기행'은 여타 여행 가이드 책이나 러시아를 소개하는 책과는 달리 러시아 작가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 작가들을 따라서 러시아의 숨은 명소들을 섭렵하며 다녀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러시아하면 떠올리게 되는 붉은 광장이나 볼쇼이 극장 등 사진 속의 유명 장소들 말고도 우리가 알고있는 고골과 도스토예프스, 톨스토이부터 자마찐, 플라토노프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의 출생지뿐 아니라 유년의 시절을 보냈거나 소설의 배경이 된 정신적, 물리적 장소들이 펼쳐져있다. 사이사이에는 '로쟈의 역사 스프'(역사 이야기?)라는 소제목으로 작가들의 생존 당시나 작품의 배경이 된 러시아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알기 쉬운 설명도 더해져있다. 부록처럼 사이사이 자리 잡은 이 코너는 러시아의 역사를 잘 알게 해주는 것과 더불어 작가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작품의 이해를 도와주었다. 읽었던 작품들은 아, 그래서였군. 혹은 그거였나?했고 읽지 않은 작품에 대해선 읽고픈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역사공부도 한 눈에 할 수 있고 러시아 역사를 훓어가며 러시아 작가들도 함께 떠올리게 되어 딸아이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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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4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4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nsang 2010-09-24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살짝 있었거든요. 명절만 아니었으면 컴퓨터 앞에 앉아볼 수도 있었는데 - 근데, 제가 썼으면 당선 안 됐겠어요. 저는 로쟈님의 책이 아니라 만약 쓰게 될 지도 모를 제 책의 서평을 쓰려고 했거든요. ㅋㅋㅋ

로쟈 2010-09-25 09:00   좋아요 0 | URL
ㅎㅎ 쓰게 될지는 모른 책이 궁금한데요. 기회를 빨리 잡으시길 바랍니다.^^

2010-09-25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5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추석영화로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를 꼽았는데, 실제로 볼 형편이 안되는 탓에 주연을 맡은 배우 정유미 씨의 인터뷰 기사를 위안 삼아 스크랩해놓는다. 흠,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관한 기사를 옮겨놓을 때 한번 언급한 바 있지만, 그녀는 아마도 작년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이다. <차우>와 <내 깡패 같은 애인> 같은 영화를 순전히 그녀가 나온다는 이유로 보았을 정도다(영화도 나쁘지 않았지만). 홍상수 감독의 단편영화 <첩첩산중>도 챙겨보았고. 존재 자체로 즐거움을 주는 배우를 만나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한국일보(10. 09. 21) '옥희의 영화' 주연 정유미 

강단 있으면서도 어딘가 허점 있어 보인다. 맑은 피부가 청순함을 한껏 강조하는 얼굴엔 기성 질서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도 풍긴다. 그래서일까. "헤픈 게 나쁜 거야?"('가족의 탄생')라는 대사가 제법 어울렸고, 청정한 사랑의 파도에 몸을 싣는 앳된 여고생('사랑니') 역도 제격이었다. 스타나 연예인보다 배우라는 이미지가 더 강해서인지 똘똘하고 당차 보이는 평범한 취업재수생('내 깡패 같은 애인') 역할도 안성맞춤이었다.

16일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옥희의 영화'에서 자신의 전공학과 교수와 과 동기 사이에서 사랑을 찾아가며 은근히 팜므파탈의 면모를 보이는 옥희의 이중생활도 그이기에 고개가 크게 끄덕여진다.

정유미(27)는 떠들썩한 흥행으로 대중의 눈길을 끈 배우는 아니다. 그래도 연기 이력은 만만치 않다. 2004년 단편 '폴라로이드 작동법'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뒤 홍상수, 정지우, 김태용 감독 등 작가주의 성향이 강한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멧돼지와 인간의 사투를 다룬 '차우' 등 상업성 짙은 영화에도 출연하며 영역을 조금씩 넓히고 있다. 

 

'옥희의 영화' 촬영은 그에게 하나의 유희와도 같았다. '내 깡패 같은 애인' 막바지 촬영으로 지쳐 있을 무렵 홍 감독이 "촬영 쉬는 날 언제냐. 겨울 스케치나 함께 하자"며 전화로 출연제의를 해왔다. 바로 다음날 아침 촬영장으로 향했다. 제목도 정해지지 않았고, 스태프는 달랑 4명. "과연 영화가 완성은 될까. 개봉을 하긴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몸도 좋지 않아 툴툴거리며 하루를 보냈지만 실험적인 촬영이 너무 신기해 또 다른 에너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영화는 장르 불문하고 좋아하고, 출연작도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그의 무던한 성격이 무보수 저예산 영화 '옥희의 영화' 출연에도 적용된 셈이다. 



"영화 속 크리스마스는 정말 크리스마스에 찍고 신년 1월 1일 배경 장면도 실제 그날 찍었어요. 영화 속 그날의 기운을 실제 느끼면서 찍는 재미가 묘하더군요. 아차산 장면 찍을 땐 홍 감독님이 짐 보따리를 들고 산을 오르는 모습에 너무 감동 받아 '아 (뒷일은 이제) 몰라. 그냥 즐기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년배에 비해 꽤 이력이 붙었지만 사람들은 아직 그를 잘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서운함도 없고 부러움도 없다. 열심히 찍은 TV 드라마나 영화를 사람들이 인정해주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정유미는 "연기를 잘하고 싶고 노력을 계속하려 한다"고 하나 "아직 스스로를 배우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주연인)'내 깡패 같은 애인'을 찍을 땐 이제 떳떳한 배우가 됐다 생각했는데 정작 영화가 끝나고선 아직도 멀었다며 내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고도 덧붙였다. "배우는 연기 이외에 홍보 등의 몫도 잘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그릇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심은하씨 닮았다는 말도 나온다"고 하자 "다른 분들 닮았다는 말은 많이 듣는다"고 답했다. 누구냐고 묻자 발개진 볼에 어색한 웃음을 담으며 "몰라요"라고 외면한다. 미모에선 다른 배우에 비교되고 싶지 않은, 젊은 여배우의 자존심이 느껴졌다. 어쨌든 그는 이룬 것보다 이룰 것이 많은 배우다.(라제기기자) 

10. 0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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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2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2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2 0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2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9-22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 연휴에는 좀 쉬실 수 있나요?
그래봐여 며칠 안 되지만 꿀맛 같은 휴식시간이 되시길...^^

로쟈 2010-09-22 08:53   좋아요 0 | URL
생각없이 쉴 수는 있지만, 쉬면 안되는 처지라 고민이네요.^^;

easybird 2010-09-22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린에서 저런 무방비의 표정을 만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정말 보석같은 배우에요ㅎㅎ

로쟈 2010-09-24 00:08   좋아요 0 | URL
'무방비의 표정'이란 표현이 정확해보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 감독은 홍상수이다. 그러니 올 추석영화로 그의 신작 <옥희의 영화>를 꼽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정작 가까운 CGV에서는 상영을 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봐야할지 고민 좀 해봐야겠다. 며칠 전에 읽은 인터뷰기사를 옮겨놓는다. 스포일러가 가장 적은 기사이기도 하다.    

한겨레(10. 09. 17) 전작들보다 더 준비안한 ‘현장 완성형’이다 

<옥희의 영화> 홍상수 감독은 작품처럼 묘했다. 15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카페에서 만난 그는 졸린 눈에다 머리는 풀풀거리고 슬리퍼 차림이었다. 출연진과 열하루 동안 베니스와 런던 영화제에 초청받아 “잘 놀다 오느라” 시차적응이 안돼 두 시간 밖에 못 잤다고 했다. “할 얘기가 별로 없다”는 그와 50여분 동안 드잡이 하는 동안 “이제 인터뷰 끝이냐”고 두 번이나 물었다. 

 

“나는, 결과를 알고 시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4개 단편으로 된) 이번 영화는 첫 편 두 쪽짜리 트리트먼트(간단한 작품 개요)로 시작했다. 준비 안 된 정도가 그전 영화에 비해 훨씬 심했다. 그 점에서 실험적이었다.” 1편(주문을 외울 날)을 끝내고 생각이 자라 2편(키스왕)을 찍었고, 4편(옥희의 영화)이 보태지고 나서 비로소 장편이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침 그때 폭설이 와 3편(폭설 후)이 떠올라 전체가 완성되었다고 했다.

두쪽 트리트먼트의 씨앗은 이선균. “그는 솔직하고 깨끗하며 머리도 좋은 것 같다. 외모와 달리 까탈스럽지 않고 사심없이 작품에 달려 들더라. 2007년 <밤과 낮> 촬영할 때 파리까지 와 줘 운이 닿으면 다시 한번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 일단 출연인물이 결정되면 그를 통해 무슨 이야기가 가능한지를 생각하면서 작품을 확장해 간다. 정유미씨와 문성근씨가 합류하게 된 것도 그런 과정이다.

“하나가 결정되고 또 하나가 보태지면서 그것들이 서로 작품에 어떻게 작용할지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지켜본다. 나도 결과를 모른다. 내 작업은 과정을 통한 발견이다.” 여기서 ‘그것들’은 인물이기도 음악 또는 배경이기도 하다. 평소 좋아해서 반복해 들었던 ‘위풍당당 행진곡’은 마침 그때 감정이 꽂혀 단편들 앞뒤에 스며들면서 고색창연한 배경음이 되었고, 영화 주무대로 등장하는 아차산은 단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가깝기 때문이었다. 모든 게 직감이다. 



종합하면 그의 작품은 유리창 성에처럼 스스로 자라 만들어진 자연무늬다. 대사도 마찬가지. “촬영에 앞서 그날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바로 회수한다. 전체적인 느낌을 바탕으로 함께 리허설을 한다. 상황따라 즉석에서 대사가 나오기도 한다. 그것은 애초의 책상에서 쓴 대사와 동일한 가치를 갖는다. 수용 여부는 내 몫이다. 그렇게 해서 대사의 95%가 완성된다.”

예산이 아주 적게 드는 것은 자기가 즐기는 스타일이 운 좋게도 큰 돈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옥희의 영화>에 든 돈은 5천만원. 촬영에 2천만원이 들었고 나머지는 35㎜로 컨버팅하는 비용이다. 가까운 장소가 배경이고, 촬영 회차도 10차례 안팎이며 출연배우들도 사실상 노개런티였다. 입장료 수입이 비용을 초과해 이익이 나면 주는 조건이다.

“투자 받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성사되기까지 기다려야 하고 때로는 틀어지기도 한다. 하고 싶을 때 못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단 돈을 받고 나면 정작 하고 싶은 것을 못 한다. 투자자의 영리목적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 말 뒤에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개인의 기질 문제”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영화판에 애초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감독도 한 명쯤 있어야 하지 않느냐. 나의 생각에 동조해 주는 배우가 있어 고마울 따름이다.”

“술을 마시면서 시나리오를 쓴다는데…”라며 넘겨짚자 펄쩍 뛰었다. “원래 영화 일 외에 다른 하나도 없다. 사람들을 만나 술을 즐기기는 하지만 일할 때는 전혀 술을 먹지 않는다.” 하지만 배우들한테는 술을 먹인다고 했다. 술 마시고 취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 “취한 척하는 것보다 약간의 술에 연기를 보태는 것이 낫더라. 물론 테이크가 길어지면 곤란해지더라.”(임종업 선임기자)  

10. 0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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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재습격 2010-09-2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연휴 오전에 슬쩍 들렀습니다. 편안한 연휴 보내세요.^^

2010-09-21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1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