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시간예정된 장소에 자리잡고 앉아커피를 마신다 물컵도 옆에바람 불고 나부끼기로 한 것들리허설하듯 나부끼고모든 것이 준비된 카페에주연만 빠졌다들이치기로 한 빗방울창문을 세차게 들이받기로 한 빗방울주르륵 흘러내리기로 한 빗방울사정없이 흐느끼기로 한 빗방울주머니엔 손수건도 있건만나는 커피만 마신다막이 오르기도 전에 끝난 연극나만을 위한 연극언제나주연만 빠졌다
생각을 해봐 생각이란 걸 해보란 말이지럭키처럼 프와송 쁘와쏭생각은 그렇게 쑥쑥 자라기도 하고럭비공처럼 튀기도 하고생각은 동작이 아니지만생각은 정중동이지 생각은고여 있지 않아 생각은넘쳐흘러야 돼생각만큼 생각할 수 없는지도 몰라생각지수란 것이 있을까어쩌면 눈뜨고 생각하는 게 가능할지도아니 눈을 감아야 할까아니 이런 게 생각일까생각은 얼만큼 생각을 생각할까럭키처럼 생각은 힘든 일일까힘겨운 일일까이건 누구의 생각일까생각은 언제 멈춰질까생각하기 나름일까생각을 혼내고 싶다생각하지 말자생각을 가두자생각을 다시 어항속으로프와송쁘와쏭
물고기는 퇴근하지 않는다이어폰을 귀에 꽂고밤하늘 야간비행으로 산맥을 넘는다여기가 히말라야인가 안데스인가물밖이 아니라면 어디라도물고기는 꿈꾼다버스를 타고 이륙한다지하철로 해저터널을 지난다보드카 안주로 맥주를 마시고모닝커피에 냉수로 해장하는 나날물고기는 출근하지 않는다물고기는 꿈꾼다이 세상 밖이라면 어디로도가지 않는다어디로도 퇴근하지 않는다어디로도 이륙하지 않는다어디로도 출근하지 않는다물고기는 꿈꾼다꿈은 무겁다물고기는 물고기가 무겁다이제 가라앉는다
물고기는 샤워하지 않는다물고기의 자존심너를 보내는 마음이 그렇다흥건한 마음이 그렇다이런 건 내보이지 않는다물고기는 물벼락을 맞지 않는다물벼락을 맞고 살 수는 없다물벼락은 존재하지 않는다물벼락을 구걸할 수는 없다물벼락과 타협할 수 없다물고기의 자존심이다물고기는 자기 자리를 지킨다물고기는 샤워하지 않는다물고기는 물을 먹지 않는다물고기는 먹는 척할 뿐이다물고기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물고기는 살 수 없다물을 먹을 수는 없다물벼락을 맞을 수는 없다물고기는 죽을 수 없다물고기는 죽으면 안 된다물고기는 물고기다물고기를 부인할 수 없다물고기가 그립다이를 악문다물고기에게 물어서는 안 된다마음이 마음이 아니다너를 보내는 마음이 그렇다물고기의 마음이다이렇게 살 수는 없다물고기의 자존심물고기는 샤워하지 않는다물고기는 물만 틀어놓는다바닥이 흥건하다물고기는 물고기를 잊었다물고기가 물에 잠긴다세상이 물에 잠긴다
너는 어디로 갔는가황금빛 봄날이여, 라고 렌스키는 썼다청춘이여, 너는 어디로 갔는가아직 청춘에렌스키는 그렇게 썼다이튿날 결투에서 죽을운명의 렌스키너무 이르게 세상을 떠날렌스키너는 어디로 갔는가탄식의 온기만이 렌스키에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