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 3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아주 오랜만에 프레시안에 실은 서평을 옮겨놓는다. <과학 수다 1,2>(사이언스북스, 2015)에 대한 서평을 제안받고 쓴 것인데, 놓쳤으면 아까울 뻔했던 책이다. '수다'의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결코 만만한 수준의 책이 아니어서 반갑고 다행스럽다.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프레시안(15. 07. 23) "아뿔싸! 이런 경이로운 수다를 놓칠 뻔했다"

 

서평가라는 직함으로 주로 서평을 써오고 있지만 오늘은 예외다. <과학수다 1, 2>(사이언스북스 펴냄)를 다루게 됐으니 이건 서평이 아니라 '수다평'이라고 해야 할 듯싶어서다.

여느 주부들과 달리 수다가 '주특기' 혹은 '주요 관심사'가 아니어서 무심코 지나쳤던 책인데, <프레시안>의 서평 제안을 받고서야 손에 들었다. 그것도 중학생인 딸아이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다시 들고 와서. 사실은 아이의 과학 공부에 도움이 되겠거니 하고 넘겼던 책이다.

하지만, 아뿔싸! 첫 수다를 읽으면서부터 바로 오판을 자인해야 했다. 시작부터 우주의 '암흑 에너지'를 다루는데, 이걸 아이에게 읽히려고 했다는 말인가! (물론 아이가 이 책을 손에 든 흔적은 전혀 없기에 그렇게 염려할 일은 아니었다.) 자세를 바로 하고 '경청 모드'로 '하이 레벨'의 과학 수다에 귀를 기울이는 수밖에. 

과학 담당 기자가 한 명 합석하기는 했지만 이 과학 수다는 '과학자들의 수다'다. 전공 칸막이가 중요한 건 아니더라도 인문학 전공자인 나 같은 독자가 읽기에는 어려운 대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교양 과학서를 좀 읽은 축에 들더라도 말이다). 아니 책을 읽기 전 지레 짐작이 그랬다. 

하지만 두 가지를 미리 알고 책을 읽으면 부담을 덜 수 있을 듯싶다. 한 가지는 '수다'에 값할 만큼 편하면서 기대 밖으로 재미있다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당사자인 과학자들도 모르는 게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맞먹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무엇을 모르는지 안다는 점에서 무얼 모르는지도 모르는 일반 독자와는 무지의 레벨이 다르니까. "물리학자이긴 하지만 저도 우주론은 깊이 있게 알지 못해요"라는 발언을 책의 서두에서 접하면서 든 생각이다. 

그러면,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재밌는가. 뭔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됨과 동시에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한계까지도 까발려주고 있어서다. 우주론에 관한 수다가 좋은 사례다. 현재까지 우주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바는 이렇게 정리된다고 한다. 

"우주의 나이는 약 137억 년이다. 가속 팽창을 하고 있다. 가속 팽창의 원인은 암흑 에너지 때문이다. 암흑 에너지는 우주 전체의 72퍼센트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원자로 이루어진 보통의 물질은 4.6퍼센트이다. 그리고 우주의 약 23.3퍼센트는 원자가 아닌, 그 정체를 아직 모르는 무거운 암흑 물질이다." (28쪽)

이른바 빅뱅 이후에 우주가 계속적으로 팽창하고 있다고, 그것도 가속 팽창을 하고 있다는 표준 모델이다. 이것이 현재 우주를 이해하는 주류의 방식인데, 이를 달리 '조화 우주론' 내지 '정밀 우주론'이라고 부른단다.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도 어디서 들어본 바는 있으니 우주론에 대한 상식으로는 나쁘지 않다. 한데 중요한 것은 이 정도 아는 걸로 충분한가라는 점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수다에 참석한 천문학자는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암흑 에너지의 정체가 무엇인지, 암흑 물질의 정체는 또 무엇인지 우리가 아는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도 '정밀 우주론'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속 시원하게 일갈한다. "심지어 우주 전체를 통틀어서 우리가 관찰이 가능한 빛을 내는 물질도 0.5퍼센트에 불과"하다고 덧붙인다. 원자로 이루어진 보통의 물질 4.6퍼센트 중에서 0.5퍼센트만 알고 나머지 99.5퍼센트는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 수준이다. 

이것만으로도 한 수 배웠다는 느낌인데, '과학 수다'는 한 걸음 더 나간다. 암흑 에너지나 암흑 물질에 대한 믿음을 갖게끔 한 기본적인 가정에 대해서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중력에 대한 가정이다. "중력이 첫째, 과거·현재·미래에 상관없이, 둘째, 우주 전체에 작용한다"는 것이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이다. 

이 중력 이론을 계속 유지하려다 보니 은하 규모에서도 강한 중력의 원인으로서 암흑 물질이 존재해야 한다는 가정을 추가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은하 규모의 우주에서 중력 이론이 맞는지 한 번도 검증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지극히 당연하게도 중력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보편적이라고 배웠고 그렇게 믿어왔는데, 그것이 검증된 과학적 사실이라기보다는 '믿음'이라고 하니까 상당히 충격적이다(독서에서는 이런 충격이 곧 재미를 뜻한다). 

물론 현재까지도 암흑 물질은 그 정체를 찾기만 하면 노벨상 감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 규명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낙관적인 견해가 많은 모양이다. 하지만 우주 가속의 팽창 주역으로 지목되는 암흑 에너지는 과학자들 사이의 상당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수께끼다. 다시 천문학자의 견해다.

"정밀 우주론이라는 모형에서조차 우주 구성 요소의 99.5퍼센트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에요. 우리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라는 거대한 수수께끼가 앞에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고요. 이 얼마나 신비로운 일인가요?" (37쪽) 

최근 뉴스로 지난 2006년 1월에 발사된 미국의 태양계 경계 탐사선 뉴호라이즌 호가 9년 6개월의 비행 끝에 명왕성의 최근 접점을 통과하고 현재는 얼음과 소행성들로 구성된 태양계의 끝자락 '카이퍼 벨트'와 '오르트 구름대'를 탐사하기 위해 전진 중이라 한다.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우주 탐사선이 태양계 끝에 도달한다는 건 그 자체로 과학계를 흥분시킬 만한 사건이지만 동시에 겸허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주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거대 이론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손길은 이제 겨우 태양계를 더듬더듬 만져본 수준이기 때문이다. 

태양계 끝자락이라는 오르트 구름대만 하더라도 <과학 수다>에 따르면 "지름이 5만 광년 혹은 그 이상 되는 거대한 구"이다. 근지구 혜성들의 상당수가 이 오르트 구름대에서 온다고 하는데, 지름만 5만 광년이라고 하면 그저 입을 다무는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파스칼의 <팡세>에 나오는 구절의 순서를 바꿔서 읽고 싶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하나의 갈대에 불과하다."

과학의 많은 발견과 성과는 생각하는 갈대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지만, 그렇게 팽창한 지식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무지한가를 다시 확인하게 해준다. 이 또한 <과학 수다>의 독후감이다. 무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얼 모르는지 아는 것이다. 

'암흑 에너지'란 한 가지 주제만으로 <과학 수다> 전체의 재미를 다 전달하기엔 부족하지만, 이 수다의 수준과 유익함에 대한 맛보기로서는 충분하리라 여겨진다. 이런 수다가 15가지 주제에 걸쳐서 펼쳐진다는 사실이 얼마나 흥미로우면서 다행스러울지 짐작하는 데도. 

바라건대 과학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성장하여 아이가 <과학 수다>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그러자면 <과학 콘서트>를 먼저 읽게 해야 할까?). 어쩌면 <과학 수다>의 독서율이 우리 과학 교양의 지표가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15. 07. 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학 분야의 책 두 권을 같이 묶는다. 국내에 많이 소개된 영국 수학자 이언 스튜어트의 <생명의 수학>(사이언스북스, 2015)과 존 M. 헨쇼의 <세상의 모든 공식>(반니, 2015)이다.

 

 

<생명의 수학>은 부제가 '21세기 수학과 생물학의 혁명'이다. 제목과 부제에서 내용을 어림짐작할 수 있다. "수학자 이언 스튜어트의 생명 속 수학 이야기. 저자 이언 스튜어트는 여섯 번째 혁명, 즉 수학적인 영감을 생물학에 응용하는 일은 벌써 그 길을 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수학적인 기술과 관점이 어떻게 생명을 이해하는 데 적용되는지를 차례차례 펼쳐보인다." 대중교양서보다는 수준이 높은 편. 하지만 그의 전작들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책이겠다.

 

 

<세상의 모든 공식>은 '도플러 효과에서 군중규모 추산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풀어내는 52가지 공식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들어본 공식도 있지만 절반 이상은 생소한 공식이다. 그런 공식들의 사전이라고 하면 될까.

복잡한 세상을 풀어내는 52가지 별별 방정식. 이 책에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에 실린 이야기들이 과학과 공학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비즈니스, 예술, 레포츠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52가지나 되는 신기한 수학 이야기들은 짤막짤막하다. 물론 52가지 방정식들 가운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도 있지만, 생소한 것도 적지 않다. 책에 실린 방정식 가운데는 그 하나만을 위해 몇 권의 책 지면을 할애해야 할 만큼 대단한 것도 있다.

 

그 '대단한 방정식'의 하나이자 가장 유명한 방정식은 아마도 아인슈타인의 E=mc² 일 것이다. 이미 여러 권의 책이 나와 있는데,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책이 많이 읽혔다.

금세기 최고의 과학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보더니스는 상대성 이론의 해설서나 아인슈타인의 전기를 쓰는 대신 이 방정식의 일생을 따라가는 특별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E 에너지, = 등호, m 질량, c 빛의 속도, ² 제곱에 담긴 의미와 유래를 하나하나 추리소설처럼 추적한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들의 놀라운 과학적 발견과 그들의 열정, 사랑, 복수로 뒤섞인 일생을 촘촘하게 복원하고, 제2차 세계대전 속 원폭의 비극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세상의 모든 공식>과 같이 읽어도 좋겠다. 특히 똑똑한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15. 07. 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리학과 생물학 분야의 책을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다. 마이클 본드의 <타인의 영향력>(어크로스, 2015)과 아지트 바르키와 대니 브라워의 <부정 본능>(부키, 2015)이다. 둘다 처음 소개되는 저자의 책이다.

 

 

<타인의 영향력>은 '그들의 생각과 행동은 어떻게 나에게 스며드는가'가 부제. "타인의 존재가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이끌기도 하지만 타인의 부재는 우리를 더 험한 길로 몰아넣는다. <뉴사이언티스트> 수석에디터, 영국왕립학회 수석연구원을 지낸 저명한 저널리스트 마이클 본드가 타인이 나에게 끼치는 영향을 다층적으로 파고들었다. 저자는 역사적 사건, 사회적 이슈와 심리학의 최신 연구 성과를 접목하고 다양한 인물들을 인터뷰하며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독자를 이끈다."

 

'타인'이란 주제는 매우 다양한 접근이 가능할 것이기에, 저자가 범위를 어떻게 좁혀서 다룰지 궁금하다. 책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타인의 영향력에 관한 가장 유명한 심리학 연구는 필립 짐바르도의 <루시퍼 이펙트>(웅진지식하우스, 2007)에서 소개된다. 스탠퍼드 모의 교도소 실험을 다룬 책. 

1971년 8월, 당시 38세의 젊은 심리학자였던 필립 짐바르도는 ‘반사회적 행동 연구’의 일환으로 모의 교도소 실험을 계획한다. 평범한 학생들을 무작위로 수감자와 교도관의 역할로 나눈 다음, 낯선 환경과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면서 어떤 심리 변화를 겪는가를 살펴보자는 것이 실험의 본래 취지였다. 그러나 실험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교도소 경험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첫날부터 마치 진짜 수감자와 교도관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교도관 역할의 학생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수감자들을 가학적으로 대했고, 그 방법도 ‘창의적’으로 악랄하게 발전시켰다. 점호 시간마다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 서투른 수감자들에게 벌을 주고, 조금이라도 반항의 기미를 보이면 독방에 감금했으며, 심지어 성적인 수치심을 갖게 하는 등의 가학적 행위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실험은 일주일만에 중단되었는데, 실험을 기획한 저자가  이 모의 교도소 실험을 35년 만에 공개하고 분석하여,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과 악의 근원"을 파헤친 책이다. <타인의 영향력>의 배경으로 읽어봐도 좋겠다.

 

 

<부정 본능>은 더 긴 부제를 갖고 있다.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고 잘못된 믿음을 가지며 현실을 부정하도록 진화했을까'. 이 또한 흥미로운 문제제기인데, 저자들이 '부정'이란 주제를 어떻게 다룰지도 관심거리다.

수백만 년 동안 기회가 있었는데도 왜 인간과 같은 지적 능력을 갖춘 코끼리나 돌고래는 없을까? 저자들에 따르면 우리가 지구상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진화한 것은 뇌의 발달 같은 생물학적 이유가 아니라 심리적인 이유, 즉 죽음에 대한 부정을 비롯해 현실을 부정하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 그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진화상의 특이한 사건으로 인해 현실 부정은 인간의 본성으로 굳어졌고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개인 일상에서부터 전 세계적인 독감의 대유행이나 기후 불안정 문제에 이르기까지 현실을 애써 부정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현실 부정 덕분에 암 환자의 낙관주의 성향이나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와 대담성 등 소중한 자질도 갖출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현실 부정 능력이란 건 낙관 편향과도 이어질 수 있겠기에, 탈리 샤롯의 <설계된 망각>(리더스북, 2013)과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원제가 '낙관 편향'이다). 한번 다룬 적이 있는데, 이런 내용이다.

이 책은 인간 두뇌의 가장 위대한 기만 능력들 가운데 하나인 낙관 편향을 탐구한다. 그리고 낙관편향을 지속하기 위해 뇌가 어떻게 낙관의 훼방꾼들을 퇴색시키거나 망각하게 하는지 설명할 것이다. 아울러 이 편향이 적응에 도움이 될 때는 언제이며 파괴적일 때는 언제인지 살펴보고, 적당히 낙관적인 착각은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할 것이다.

15. 06. 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주의 과학서'라고 할 만한 책을 고른다. 대니얼 레비틴의 신간 <정리하는 뇌>(와이즈베리, 2015)이다. 잔뜩 어질러진 책상과 층층이 쌓여 있는 책더미를 앞에 두고 있자니 저절로 눈길이 가는 책이다. 책상 정리까지 해주진 않겠지만 뇌라도 정돈해 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싶어서.

 

레비틴 교수는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에서 언급되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1만 시간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장본인이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15주간 기록한 <뇌의 왈츠> 등 뇌과학 관련 저서로 유명하다. 그는 인지 과부하 시대에 정보와 생각과 주변환경을 정리하고, 효율적으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관건은 바로 뇌의 작동방식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정리하는 습관임을 강조한다. 

<뇌의 왈츠>(마티, 2008)와 후속작 <호모 무지쿠스>(마티, 2009)를 읽은 터라 나로선 구면인 저자인데, 음악의 진화를 전작들보다 이번 책이 내게는 더 궁금하다.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이란 부제가 내가 원하는 것을 집약해주고 있기 때문.  

 

차 열쇠나 서류 같은 물건부터 온라인 사이트의 아이디나 비밀번호 같은 디지털 정보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온갖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게끔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법을 비롯해 시간과 인간관계를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정리하는 법, 비즈니스 업무와 조직체계를 더 효율적으로 정리정돈하는 법, 더 나은 판단과 선택을 위해 정보와 상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사고법 등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정리정돈의 A to Z를 다루고 있다.

<정리하는 뇌>를 읽는 걸로 뭔가 정리되기를 기대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이지만 의학에서도 '위약 효과'라는 게 있는 만큼 전혀 효과가 없지도 않을지 모른다. 좀 두껍긴 하지만, 그런 기대를 갖고서 읽어봐야겠다...

 

15. 06. 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르스 사태가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다. 발생 초기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예상 밖의 화를 자초하고 있는 모양새다. 설사 이번 사태가 진정된다 하더라도 언제든 재발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번 기회에 바이러스에 대한 '공부'도 필요한 이유다. 때맞춰 네이선 울프의 <바이러스 폭풍>(김영사, 2013)이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김영사, 2015)로 제목을 바꿔 달고 다시 나왔다. '치명적 신종, 변종 바이러스가 지배할 인류의 미래와 생존 전략'이 부제. 좀더 실감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독창적 생물학자이자 세계적인 바이러스 전문가인 네이선 울프의 책. 이 책은 파괴적 살인 바이러스의 정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전염 바이러스에 관한 새로운 접근 방식,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인류를 괴롭히는 대유행 전염병 바이러스의 행로를 바꿀 강력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억에는 조류독감(조류 인플루엔자)과 신종 플루 등이 유행했을 때 바이러스에 관한 책들이 몇 권 나온 것 같은데, 다시 상기하자면 칼 짐머의 <바이러스 행성>(위즈덤하우스, 2013), 앤드류 니키포록의 <대혼란>(알마, 2010) 등이다. <바이러스 행성>에 대한 소개는 이렇다.

'뉴욕타임즈'가 “우리가 아는 최고의 과학 저술가”라고 극찬한 칼 짐머의 역작. 우리는 흔히 바이러스 하면 인간에게 해로운 것을 먼저 떠올린다. 독감 바이러스, HIV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천연두 바이러스가 그렇다. 하지만 과연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해롭기만 할까?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바이러스가 없다면 인간과 지구는 존재하기 힘들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곧 바이러스는 없앨 수도 없고 없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바이러스 행성'에 사는 이상, 바이러스와 어떻게 공생할 수 있을지 지혜가 필요하다...

 

15. 06. 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 3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