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과학서'라고 할 만한 책을 고른다. 대니얼 레비틴의 신간 <정리하는 뇌>(와이즈베리, 2015)이다. 잔뜩 어질러진 책상과 층층이 쌓여 있는 책더미를 앞에 두고 있자니 저절로 눈길이 가는 책이다. 책상 정리까지 해주진 않겠지만 뇌라도 정돈해 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싶어서.

 

레비틴 교수는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에서 언급되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1만 시간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장본인이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15주간 기록한 <뇌의 왈츠> 등 뇌과학 관련 저서로 유명하다. 그는 인지 과부하 시대에 정보와 생각과 주변환경을 정리하고, 효율적으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관건은 바로 뇌의 작동방식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정리하는 습관임을 강조한다. 

<뇌의 왈츠>(마티, 2008)와 후속작 <호모 무지쿠스>(마티, 2009)를 읽은 터라 나로선 구면인 저자인데, 음악의 진화를 전작들보다 이번 책이 내게는 더 궁금하다.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이란 부제가 내가 원하는 것을 집약해주고 있기 때문.  

 

차 열쇠나 서류 같은 물건부터 온라인 사이트의 아이디나 비밀번호 같은 디지털 정보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온갖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게끔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법을 비롯해 시간과 인간관계를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정리하는 법, 비즈니스 업무와 조직체계를 더 효율적으로 정리정돈하는 법, 더 나은 판단과 선택을 위해 정보와 상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사고법 등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정리정돈의 A to Z를 다루고 있다.

<정리하는 뇌>를 읽는 걸로 뭔가 정리되기를 기대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이지만 의학에서도 '위약 효과'라는 게 있는 만큼 전혀 효과가 없지도 않을지 모른다. 좀 두껍긴 하지만, 그런 기대를 갖고서 읽어봐야겠다...

 

15. 0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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