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래 제 머리는 빗질을 하면 빗이 부러질 정도로 숱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다행하게도 머릿결이 부드럽길래 망정이지 이 많은 머리털이 다 삐치고 제대로 눕지 않는다면 아마도 고슴도치 같이 될겁니다. 흰머리 한 가닥 없이 전형적인 몽구스족의 머리처럼 쌔까만 색은 다른 분들이 염색을 했냐고 물어올 정도였습니다.

2. 그러던 머리가 한 올 두 올 방바닥에 떨어지기 시작을 했습니다. 아버님은 나이가 들면 머리가 조금씩 빠진다고 하셨지만 빗이 부러질 정도로 잘 버티던 머릿털이 빠져 나가는 것을 여러가지 징후로 알 수 있었습니다. 머리를 감을 때는 물론이고 한번 머리를 빗기만 해도 제법 많은 가닥이 빠지는 것이었습니다.  워낙 머리숱이 많았던지라 이 정도 빠진다고 대머리가 되랴? 는 생각으로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3. 며칠 전 이발을 하는데 이발사가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지 머리속이 많이 훤해지셨네요..."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래요?" 라고 반문을 하면서도 평소보다 조금 빠졌다는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씻으려고 세면대에서 눈을 치켜뜨고 거울을 보는 순간...저는 가슴이 멎는것 같았습니다.  물론 머리를 감고 나면 머리털이 뭉쳐져서 머릿속도 가끔 보이기도 하지만 예전의 그런 형태가 아니라 머릿속이 제법 훤~ 하게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저녁 때 병원에 들려 보았습니다.

4. 머리털이 빠지는 원인은 "스트레스성 탈모"라는 병이랍니다. 일단은 스트레스로 인하여 머리가 빠지지만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면 다시 난다고 합니다. 하긴, 예전에 아주 심사숙고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 때는 동전 크기만하게 머릿털이 빠지고 그 자리가 맨들맨들 하였던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원형 탈모증이라고 하여 한 열흘이 지나니 다시 솜털 같은 머릿털이 보슬거리며 올라왔던 적이 있었죠. 그러나 중요한것은 그것은 새파란 젊음을 가지고 있을 때 다시 난다는 것이고 지금은 잘 안날수 있으니 머릿털 관리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뭐...부계나 모계 양쪽으로 속알머리가 없다거나 주변머리가 없는 분들이 안계시기에 유전적인 이유로 제 머리가 훤해지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예전의 절 반 수준으로 여겨지는 머릿털에 신경이 쓰입니다.

5. 병원을 다녀 온 후, 이 사람 저 사람을 붙들고는 "내 머릿속이 훤하니?' 라고 물으면 대부분은 아니라고 합니다만 몇 몇 사람들은 "어??  머릿속이 많이 훤해졌네??" 라고 하더군요. 그 후부터는 저와는 관계 없을것으로 생각했던 모근을 튼튼하게 한다는 TV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요 때 언론에서는 TV의 광고가 효과도 없는 허위 광고라는 방송을 하더군요.  비누도 그렇지만 젊었을 때 얼짱이라던 탤런트가 나오는 광고를 유심히 보기도 했지만 과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원래가 스트레스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을 했고 저 스스로도 그렇게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는데...아마도 그게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알게 모르게 받는 스트레스가 한 올 한 올...빗을 부러트렸던 제 머릿털을 빠지게 만들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니...이제는 "아...나도 스트레스를 받고 사나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더군요.  아직 전대협에 가입을 하려면은 무지무지 자격 부족입니다만 앞으로는 스트레스를 벗어나려고 많이 노력을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중에도 머릿털이 빠져서 고민을 해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지금부터라도 크게 웃으면서 살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한 번 크게 웃어 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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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2-1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작년까지만 해도 머리를 자를 때 미용사가 일부 머리카락을 가위로 솎아줄 정도였고, 머리를 길러서 묶으면 제법 두툼하게 손에 쥐어지던 머리가 요즘은 손에 쥐어보면 이전의 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에 은근히 걱정입니다. 커트를 치면 머리가 좀 덜 빠질지, 모처럼 기른 머리를 다시 자를 것인지 심각하게 고려중입니다.
그래도 여자들은 '대머리' 될 일은 없어서 걱정이 덜합니다. ^^
금년엔 좀 덜 바쁘게 살아야지...

비로그인 2004-02-11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가을산님... "여자는 대머리가 없다" 는 말은 잘못된 말이라고 의사가 말씀하셨답니다. (걱정이네....가을산님이 혹시 어떻게 되실까봐...) 의사의 말로는 몇 가지 원인이 있는데 스트레스와 유전, 그리고 모근의 영향 공급원이 되는 사람의 식생활, 노쇠현상...그리고 덧붙인 말씀이 머리끄뎅이 잡아당기면서 싸우는 부부싸움(저는 관계없는 일임을 밝힙니다)도 탈모의 큰 원인이라고 하더군요. 하여간 요즘은 거울을 대하면서 얼굴에 뭐가 묻었나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숙여 머리를 비추면서 눈은 치켜뜨고 머릿속이 얼마나 훤해지는가를 관찰하는 일이 습관화 되어버린것 같아요. 그러세요....바쁜것보다는 여유를...정 바쁘시다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실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왕 만들어진 인간이라면 조물주가 빠진 머리도 되붙일수 있게 해 주셨더래면 참 좋았을텐데....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1.참으로 무서운 병이 바로 '소유욕'이라는 병인것 같습니다. 매번 "다시는 인터넷을 통해 난을 구입하지 말자!!"라고 다짐을 하면서도 애연가가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워물듯 난 판매 site에 접속을 하고는 합니다. 난 판매 site에 들어가보면 어찌나 탐나는 난들이 그득한지...아마도 좋은 난을 갖기를 바라는 애란인들이라면 누구나 구매하고픈 욕심이 일렁이게 될것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난 사진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포토샵이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사람처럼 난 사진에 화장을 시키니까 말입니다.

2. 일반 상품이야 자주 보아왔고, 또 사진과 별로 다를것이 없는지라 인터넷 구매시 특별한 문젯점이 없지만 난의 경우는 많은 변수를 안고 있답니다. 우선은 난은 계속 변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홍화로 필 가능성이 있는 난도 시퍼랬다가 갑짜기 색이 들어오는 경우가 허다하답니다. 지금 산에서 캐 왔다해서 캘 당시의 꽃의 색이 고정이 될지...아니면 색이 화악~ 들어와서 막말로 대박을 터트릴지를 상인은 물론이고 구매자도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완전히 고정이 된 품종은 그 가격이 천정부지라서 언감생심 쳐다볼수도 없는 고가로서 그저 사진만 보고는 침을 질질 흘려야 되는데 긴가민가 하는 가능성을 가진 난을 저렴하게 사서는 로또 복권이 맞아줄 확율보다 더 낮을지도 모르는 확율을 가지고 이쁜 색이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하게 됩니다.

3. 간혹, 저렴하게 구입한 난이 톡톡히 효자노릇을 하여 구매자를 흐믓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구매자는 말 그대로 "꽝"이 되기 일쑤랍니다. 어쩌면 상인들은 이러한 애란인의 간절한 바람을 상술에 이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렴하게 판매를 했으니 구입자의 손에 넘어간 난이 대박을 터트리지 않는다면 "싼 난은 다 그렇다"는 식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수많은 애란인들은 자신이 직접 난 산지를 찾을 수 없으니 너도나도 대박의 꿈을 간직하고 인터넷 난 판매site를 기웃거립니다.  더구나 난은 1년에 단 한차례 새 촉이 올라오거나 꽃을 달게 되는데 그나마도 아주 건강한 난이라야 꽃대를 올립니다. 건강한 산모가 건강한 아기를 낳는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이 점도 난 상인들은 교묘히 이용을 한답니다. 최소한 리콜을 한다고 해도 1년 동안을 아주아주 잘 키워야 꽃대를 올릴까 말까하고....또 사람이 아무리 화가 났다고 해도 그 화를 1년 동안 독기를 품고 가슴에 담고 가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랍니다.(모르겠습니다...뭐...철천지 원수라면 몰라도요) 그러니 상인들은 "시간이 약"이라는 심보로 여유를 부리기에 어떨때는 군밤이라도 한 대 팍~ 줄 정도로 얄미울때도 있답니다.

4. 매년 적게든 많게든 난을 구입을 해 왔었지만 그리 재미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그 난은 지금도 모든 사람들이 모두 안타까와 하는 천하의 난이었지만 대부분의 구입품은 언제나 하늘 꼭대기에 올라가 붙어있는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매년 작심을 하는 "난을 사지 말자!!!"는 마음속 구호가 번번히 무참하게 깨져 버렸는데, 이상하게도 금년의 결심은 아마 굳건한 모양입니다.  몇 차례나 들락날락거리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매욕구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작년의 그 난초를 잃은 뒷끝이어서인지는 몰라도 지금까지는 작심한 대로 잘 지키고 있습니다.

5. 사실 저도 저 자신의 자제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잘 모릅니다. 또 이러다가 이거다 싶으면 후다닥 구매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발 금년에는 난병이 도지지 않기를 가슴속으로 빌고 또 비는겁니다. 이상하게도 같은것이 하나도 없이 전부 다르다는 한국춘란.... 그 희귀성이 구매욕구에 부채질을 해 대는것인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의연하게 잘 버티고 있습니다. 사실, 난 한 분을 구입하면 그 난의 금액에 따라 몇 개월간은 거지처럼 살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금전적으로 무리를 했다면 당연히 채무도 발생을 하고 갚아 나가려면 IMF보다 더한 내핍생활을 해야 하니까 말입니다. 난실에 위탁하고 있는 제 난들이 제법 여러 대의 꽃대를 올리고 춘삼월에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제가 이제사 철이 들었는지 견물생심의 마음을 버리고, 지금 제가 가지고있는 난이라도 잘 키워서 그 난 본연의 성질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굳어가는것을 느낍니다. 금년 봄이 지나면 이곳에 자랑스럽게..."금년에는 단 한촉도 구입하지 않았답니다~~~"라고 알려드릴 수 있게 되기를 굳게 다짐해 보겠습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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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a 2004-02-10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병이군요^^ 잘못하면 몇개월을 거지로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니...하지만, 이미 여러가지 병(난병보다는 더 잡스런 병이지만)을 앓아본 저로서는 수수께끼님 심정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비로그인 2004-02-10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유가 무엇이든 열병을 앓을 수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 분야에 그만큼의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있기에 생기는 마니아적 질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다행히도 스밀라님께서 제 증상에 대해 이해를 해 주신다니...고맙습니다...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고통이 얼마만큼이나 심한지 아시겠죠?? 꿀같은 달콤함을 한번 버텨보겠습니다
 

1. 향은 이렇듯 여러가지 재료를 사용하여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시중의 향가게에 가서 보면 어떤것이 좋은 향인지 구분하기 힘이들고 또 실제로 피워보고 그 향내음을 맡아보기 전에는 선택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해도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는 향이라면 머리도 아프고 심지어는 토할것 같은 느낌도 들게 됩니다.  또 그윽하게 퍼지면서 은은한 뒷맛을 남기느냐...아니면 바로 코끝을 자극하는 여성의 화장품 냄새같은 향내음을 좋아하느냐는 개개인의 취향이라고 하겠습니다.

2.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장 쉽게 구입할수 있는 향은 "만세향(萬歲香)"으로 이 향은 언제 어디에서고 사용하기 쉽고 또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 향입니다. 그 원료는 정확하게 모르겠으나 대충 향나무를 갈아서 반죽을 하고 그 제작과정에 일정한 화학 향을 첨가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일본의 향은 대부분이 화학물질을 많이 포함하여 여성 화장품의 분내음과 같은 향이 많아 일반적으로 "분향(粉香)" 이라고 합니다. 이런 일본향은 자극이 강하여 방안 가득히 감미로운 향을 남기기도 하지만 많이 피우면 조금 역겹기도 합니다.  중국은 워낙 향의 종류가 많답니다. 그만큼 형태도 다양한데 일반적으로 사당이나 절에 가서 기원을 위해 피우는 향은 크기만 크고 염색이된 향내음도 별로 없는 향이지만 전통적으로 집안에서 피우는 향은 매우 고급향으로 주로 사향이 많이 들어가있어 향을 사르고 난 후에도 오랜동안 향내음이 남게 됩니다.

3. 인도의 향은 대부분이 대나무 심을 이용하여 만들어지는 향으로 데레사 수녀님이 만들었던 향은 Mother Mary라는 상호로 만들어지는데 이 향은 서민들이 싸게 사서 쓸수 있도록 하였으며 장미나 자스민향등 향료를 많이 넣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인도를 여행하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도는 향료나 향신료가 무척 발달하여 가루로 만들어진 향도 많으며 향 사르기가 일상화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느끼는 인도의 향은 우리처럼 밀가루 반죽같은 베이스로 마느는것이 아니라 풀을 잘게 썰어서 만드는 향이라서 고유한 향내음과 더불어 풀잎이 타는 향을 같이 맡을 수 있어 별로 좋은것 같지는 않습니다.

4. 그럼 어떤 향이 좋은것인가?  라는 물음을 갖게 될겁니다. 위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좋은 향이란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기에 뭐라 딱 집어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향이 타오르면서 나오는 연기로 좋은 향인지 아닌지를 구분할수는 있습니다. 물론 일본 향인 "향수림(香樹林)" 같은 무연 향도 있어 연기로 구분하기도 쉽지 않지만 다행히 무연향은 비교적 좋은 향에 속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향이 좋은것은 향을 사를 때 그 연기가 곧게 위로 올라가서 공중에서 흩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말씀을 드린다면 나쁜 향은 물뿌린 낙엽더미에 불을 붙이면 연기만 잔뜩 깔리듯 바로 옆으로 넓게 퍼지고 좋은 향은 향 굵기 정도의 연기가 공중으로 주욱 올라가서 공중에서 퍼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것은 바람이 강하지 않은 실내에서 피울 때의 경우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5. 하지만, 좋은 향을 사르건 또는 나쁜 향(나쁘다는 관점은 재료가 그리 고급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을 사르건 가까이에 향을 둔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으로는 향을 가가이 두고 사르기는 쉽지만 향은 필연적으로 재를 남기게 되는데 이 재가 책상이나 방바닥에 이리저리 날리게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일반적인 향 판매점에는 향꽂이를 판매합니다. 향로에 향을 꽂고 불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작은 접시 같은곳에 향을 사르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인도에서 구했는데 향을 피우기 위해 목각으로 나무 필통처럼 만들어진것도 있는데 이런 것들은 재가 날리지 않아 편리하며, 주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향통을 바로 세워 그 석에 향을 사르고 향통의 겉부분에는 용문양등을 투각하여 그 사이사이로 향이 연기를 뿜도록 되어 있답니다. 일견 번거롭고 사치스럽기만 한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으며 향을 가까이 하게되면 머리가 맑아 지는것을 느끼시게 될것입니다. 그러니 치료의 기법중에 "향치료"라는 치료도 생기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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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실명위기에 놓인 병사가 오늘 휴가를 나왔습니다. 그동안 혈액검사가 완료되었고, 결과는 유전성으로 전혀 구제의 방법이 없는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한 병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병사의 어머니와 형도 검사를 했는데 형도 같은 병으로 밝혀졌으며, 안경을 끼고 있는 형의 시력이 아직까지 실명위기를 맞지 않은것은 의학적으로는 매우 이상한 일이라는 판명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이 병사의 어머니도 찾아오셨기에 만나도 보았고 또 분당 서울대병원의 시신경 전문의와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았지만, 현대의 의학으로는 실명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음을 알았습니다.

2. 이 병사의 집이 저와 같은 지역인 대전의 용전동이라고 해서 오늘 집에 내려오면서 제가 태우고 왔습니다. 입원환자에게 무슨 휴가냐고 하겠지만 실은 지난 목요일 전공사상심의가 끝나고 이제는 전역만을 남겨둔 상태이기에 전역 대기를 위한 휴가인 것입니다. 그의 시력은 지난번보다 더욱 나빠졌습니다. 의사의 처방은 술과 담배는 전혀 해서는 안되며, 딱딱한 과일 즉, 호도나 잣등 기름기가 많은 과일은 먹어서는 안된다는 처방과 함께 조금이라도 시력 상실을 지연시키기 위한 약을 조제해 주었는데 그 약은 심장의 피를 조금 더 활발하게 온몸으로 공급하는 약이라고 합니다.

3. 그의 나이 이제 만 24세...  그가 앞으로 우리 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을 누린다고 하면 50년 이상을 앞을 못보며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같이 차를 타고오면서 제가 그 병사에게 해 줄 말이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마음 굳게 먹고 잘 적응하도록 해라" 와 " 그 병은 증세가 악화되다가 멈출수도 있다니까...한번 기대를 가져보자" 그리고 신앙을 갖도록 권유하는 말이 전부 다 였습니다. 사귀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고 합니다. 정말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였고 그와 같이 타고 내려오는 두 시간은 정말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4. 사무실에서는 그 병사돕기의 일환으로 모금도 하였지만 돈이 그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작년 4월에 군에 입대하여 아직도 신병의 때를 벗지못한 그는 정말로 순수한 동심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아직까지도 그는 자신의 앞날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를 인식하지 못하는듯 하였지만 실은 밖으로 들어내지만 않을 따름이라는것을 저는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3주 정도가 지나면 그는 의병 전역을 하게 됩니다. 최종적으로는 국가보훈처의 보훈대상 심의를 거쳐야 보훈 등급이 결정 되겠지만, 유전적이라는 검사결과는 그의 보훈대상자 지정에 커다란 장애로 작용을 할것은 뻔해보입니다. 담당 군의관에게 유리한 소견을 적어주기를 당부도 하였지만 거짓을 말할수 없는 의사의 입장도 이해를 해야만 했습니다.

5. 이제 그는 제 곁을 떠나게 됩니다. 군인이 아닌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 멀쩡했던 두 눈으로 입대를 했다가 안보이는 상태로 전역을 하고 제 곁을 떠납니다.  그의 병명을 알고나서부터는 단 하루도 마음이 편했던 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가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간다고 제 뇌리속에서 사라지지는 않을겁니다. 다만 깊고 넓은 광속에 오랜동안 사용하지 않은 물건이 깊숙히 놓여있어 자주 사용하는 물건처럼 늘 주변에 있는것은 아니라서 오랜 시간이 흘러도 가끔은 기억나는 일이겠지만 영원히 잊어버릴수 없는 이유는 결국은 제 마음속에 늘 담겨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비록 망각이라는 편리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라도 마음에 남는 상처는 그 꿰맨 자국이 영원히 남듯 그 상처도 영원히 남게될것 같습니다.  단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지금의 순수함과 순박함을 실명 상태에서라도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고이고이 간직해 주기를 빌뿐입니다.   그 녀석의 집앞에서 내려줄 때 제게 경례하는 그 녀석의 맑은 눈동자는 제 마음속에 영원히 담겨 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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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향은 값싸게 쓸 수 있도록 제조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그 원료 또한 좋은 재료를 사용하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해인사에 계시던 능혜스님이 늘 향을 사르면서 그 향내음으로 인해 머리가 아프고 스님들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자 좋은 향을 만들어서 사용하고자했는데 이렇게 시작된 향방이 바로 "翠雲香堂"이라는 대구시 달성군에 자리잡은 공방입니다.

2. 향을 만드는 재료는 사람의 몸에 유익하다는 한약재를 원료로 한답니다. 사향, 울향, 묵향 등등 사용되는 향의 종류도 너무 많더군요. 제조 과정은 한약재를 밀가루처럼 가는 가루로 분쇄하는 작업을 거친뒤 이 가루를 반죽을 합니다. 그 다음에는 유압press를 사용하여 국수가락처럼 뽑아내는 선형작업이 있는데 이 때 향의 굵기나 얼마의 길이로 해야될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목판위에 놓고 건조를 하는데 건조는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약 1주일간을 건조시킵니다.  이런 전 과정은 약 이틀간에 걸쳐서 진행이 되는데 어떤 원료를 사용하였느냐에 따라서 향이 사용되는 용처가 결정이 나고 이름도 붙여집니다.

3. 주로 향의 이름은 사용된 약재에 의하여 구분이 되는데 이 향방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이름은 머리를 맑게 하는 <징관(澄觀)>과 사향을 넣어서 맑은 향을 뿜는 <보림(寶林)>, 그리고 오장을 튼튼하게 해 주는 <취운(翠雲)>과 솔잎향이 그윽하게 퍼져 올라오는 <다보(多寶)> 등이 생산되고 있으며 국수가락 같은 긴 향은 소지하기에 불편하여 원추형으로 생긴 향도 만들고 있습니다. 향은 원래 숙성될수록 향이 좋아진다고 하여 제품 출고전 1개월 정도를 숙성하여 출고한다고 하니 화학물로 이루어져서 시간이 경과하면 그 화학적 성분에 변화를 가져오는 액체로 된 향과는 많이 다른것 같습니다.

4. 향을 피우다보면 방안이 향내로 그윽하게 됩니다. 주로 절이나 성당에서 쓰는 향은 일종의 의례적인 향인지라 좋은 향을 쓰지는 않기에 어떨 때는 다소 역겹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지만, 늘 좋은 향을 쓴다면 그 향내음이 방안에 배어 향을 사르지 않더라도 언제나 그윽하게 깔린 향을 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가끔 방안의 분위기를 바꾼다거나 기분에 따라 분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향인 "丹花"나 "나비향"을 쓰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윽한 향은 많은 한약재로 만들어지는 우리의 향이 더 좋답니다.

5. 사람은 누구나 그 고유의 향을 가지고 있읍니다. 사실, "향"이란 순 우리말로는 "냄새"라고 해야할것입니다만 일반적으로 나쁜 향을 우리는 냄새라고 하고 좋은향은 "향", 또는 "향기"라고 하는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것은 사람이 살아가며 나름대로 그 사람 특유의 향을 뿜어야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아직도 오욕칠정에 찌들어 제 자신이 발하는 아름다운 향을 갖지 못하고 겨우 한약재나 남들이 만들어 놓은 향으로 저의 부족함을 숨기는 것은 아닐까.....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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