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래 제 머리는 빗질을 하면 빗이 부러질 정도로 숱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다행하게도 머릿결이 부드럽길래 망정이지 이 많은 머리털이 다 삐치고 제대로 눕지 않는다면 아마도 고슴도치 같이 될겁니다. 흰머리 한 가닥 없이 전형적인 몽구스족의 머리처럼 쌔까만 색은 다른 분들이 염색을 했냐고 물어올 정도였습니다.

2. 그러던 머리가 한 올 두 올 방바닥에 떨어지기 시작을 했습니다. 아버님은 나이가 들면 머리가 조금씩 빠진다고 하셨지만 빗이 부러질 정도로 잘 버티던 머릿털이 빠져 나가는 것을 여러가지 징후로 알 수 있었습니다. 머리를 감을 때는 물론이고 한번 머리를 빗기만 해도 제법 많은 가닥이 빠지는 것이었습니다.  워낙 머리숱이 많았던지라 이 정도 빠진다고 대머리가 되랴? 는 생각으로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3. 며칠 전 이발을 하는데 이발사가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지 머리속이 많이 훤해지셨네요..."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래요?" 라고 반문을 하면서도 평소보다 조금 빠졌다는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씻으려고 세면대에서 눈을 치켜뜨고 거울을 보는 순간...저는 가슴이 멎는것 같았습니다.  물론 머리를 감고 나면 머리털이 뭉쳐져서 머릿속도 가끔 보이기도 하지만 예전의 그런 형태가 아니라 머릿속이 제법 훤~ 하게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저녁 때 병원에 들려 보았습니다.

4. 머리털이 빠지는 원인은 "스트레스성 탈모"라는 병이랍니다. 일단은 스트레스로 인하여 머리가 빠지지만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면 다시 난다고 합니다. 하긴, 예전에 아주 심사숙고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 때는 동전 크기만하게 머릿털이 빠지고 그 자리가 맨들맨들 하였던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원형 탈모증이라고 하여 한 열흘이 지나니 다시 솜털 같은 머릿털이 보슬거리며 올라왔던 적이 있었죠. 그러나 중요한것은 그것은 새파란 젊음을 가지고 있을 때 다시 난다는 것이고 지금은 잘 안날수 있으니 머릿털 관리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뭐...부계나 모계 양쪽으로 속알머리가 없다거나 주변머리가 없는 분들이 안계시기에 유전적인 이유로 제 머리가 훤해지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예전의 절 반 수준으로 여겨지는 머릿털에 신경이 쓰입니다.

5. 병원을 다녀 온 후, 이 사람 저 사람을 붙들고는 "내 머릿속이 훤하니?' 라고 물으면 대부분은 아니라고 합니다만 몇 몇 사람들은 "어??  머릿속이 많이 훤해졌네??" 라고 하더군요. 그 후부터는 저와는 관계 없을것으로 생각했던 모근을 튼튼하게 한다는 TV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요 때 언론에서는 TV의 광고가 효과도 없는 허위 광고라는 방송을 하더군요.  비누도 그렇지만 젊었을 때 얼짱이라던 탤런트가 나오는 광고를 유심히 보기도 했지만 과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원래가 스트레스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을 했고 저 스스로도 그렇게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는데...아마도 그게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알게 모르게 받는 스트레스가 한 올 한 올...빗을 부러트렸던 제 머릿털을 빠지게 만들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니...이제는 "아...나도 스트레스를 받고 사나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더군요.  아직 전대협에 가입을 하려면은 무지무지 자격 부족입니다만 앞으로는 스트레스를 벗어나려고 많이 노력을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중에도 머릿털이 빠져서 고민을 해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지금부터라도 크게 웃으면서 살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한 번 크게 웃어 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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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2-1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작년까지만 해도 머리를 자를 때 미용사가 일부 머리카락을 가위로 솎아줄 정도였고, 머리를 길러서 묶으면 제법 두툼하게 손에 쥐어지던 머리가 요즘은 손에 쥐어보면 이전의 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에 은근히 걱정입니다. 커트를 치면 머리가 좀 덜 빠질지, 모처럼 기른 머리를 다시 자를 것인지 심각하게 고려중입니다.
그래도 여자들은 '대머리' 될 일은 없어서 걱정이 덜합니다. ^^
금년엔 좀 덜 바쁘게 살아야지...

비로그인 2004-02-11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가을산님... "여자는 대머리가 없다" 는 말은 잘못된 말이라고 의사가 말씀하셨답니다. (걱정이네....가을산님이 혹시 어떻게 되실까봐...) 의사의 말로는 몇 가지 원인이 있는데 스트레스와 유전, 그리고 모근의 영향 공급원이 되는 사람의 식생활, 노쇠현상...그리고 덧붙인 말씀이 머리끄뎅이 잡아당기면서 싸우는 부부싸움(저는 관계없는 일임을 밝힙니다)도 탈모의 큰 원인이라고 하더군요. 하여간 요즘은 거울을 대하면서 얼굴에 뭐가 묻었나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숙여 머리를 비추면서 눈은 치켜뜨고 머릿속이 얼마나 훤해지는가를 관찰하는 일이 습관화 되어버린것 같아요. 그러세요....바쁜것보다는 여유를...정 바쁘시다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실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왕 만들어진 인간이라면 조물주가 빠진 머리도 되붙일수 있게 해 주셨더래면 참 좋았을텐데....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