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향은 값싸게 쓸 수 있도록 제조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그 원료 또한 좋은 재료를 사용하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해인사에 계시던 능혜스님이 늘 향을 사르면서 그 향내음으로 인해 머리가 아프고 스님들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자 좋은 향을 만들어서 사용하고자했는데 이렇게 시작된 향방이 바로 "翠雲香堂"이라는 대구시 달성군에 자리잡은 공방입니다.

2. 향을 만드는 재료는 사람의 몸에 유익하다는 한약재를 원료로 한답니다. 사향, 울향, 묵향 등등 사용되는 향의 종류도 너무 많더군요. 제조 과정은 한약재를 밀가루처럼 가는 가루로 분쇄하는 작업을 거친뒤 이 가루를 반죽을 합니다. 그 다음에는 유압press를 사용하여 국수가락처럼 뽑아내는 선형작업이 있는데 이 때 향의 굵기나 얼마의 길이로 해야될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목판위에 놓고 건조를 하는데 건조는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약 1주일간을 건조시킵니다.  이런 전 과정은 약 이틀간에 걸쳐서 진행이 되는데 어떤 원료를 사용하였느냐에 따라서 향이 사용되는 용처가 결정이 나고 이름도 붙여집니다.

3. 주로 향의 이름은 사용된 약재에 의하여 구분이 되는데 이 향방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이름은 머리를 맑게 하는 <징관(澄觀)>과 사향을 넣어서 맑은 향을 뿜는 <보림(寶林)>, 그리고 오장을 튼튼하게 해 주는 <취운(翠雲)>과 솔잎향이 그윽하게 퍼져 올라오는 <다보(多寶)> 등이 생산되고 있으며 국수가락 같은 긴 향은 소지하기에 불편하여 원추형으로 생긴 향도 만들고 있습니다. 향은 원래 숙성될수록 향이 좋아진다고 하여 제품 출고전 1개월 정도를 숙성하여 출고한다고 하니 화학물로 이루어져서 시간이 경과하면 그 화학적 성분에 변화를 가져오는 액체로 된 향과는 많이 다른것 같습니다.

4. 향을 피우다보면 방안이 향내로 그윽하게 됩니다. 주로 절이나 성당에서 쓰는 향은 일종의 의례적인 향인지라 좋은 향을 쓰지는 않기에 어떨 때는 다소 역겹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지만, 늘 좋은 향을 쓴다면 그 향내음이 방안에 배어 향을 사르지 않더라도 언제나 그윽하게 깔린 향을 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가끔 방안의 분위기를 바꾼다거나 기분에 따라 분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향인 "丹花"나 "나비향"을 쓰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윽한 향은 많은 한약재로 만들어지는 우리의 향이 더 좋답니다.

5. 사람은 누구나 그 고유의 향을 가지고 있읍니다. 사실, "향"이란 순 우리말로는 "냄새"라고 해야할것입니다만 일반적으로 나쁜 향을 우리는 냄새라고 하고 좋은향은 "향", 또는 "향기"라고 하는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것은 사람이 살아가며 나름대로 그 사람 특유의 향을 뿜어야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아직도 오욕칠정에 찌들어 제 자신이 발하는 아름다운 향을 갖지 못하고 겨우 한약재나 남들이 만들어 놓은 향으로 저의 부족함을 숨기는 것은 아닐까.....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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