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와 반 고흐전(9. 17~1999. 1. 3 파리 오르세 미술관)

밀레와 반 고흐 작품의 양식적·주제적 유사성은 물론, 인간적 면모의 유사성에 대해 새롭게 해석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반 고흐는 밀레를 ‘정신적 아버지’로 간주할 만큼 단순히 예술적으로 영향받은 것을 넘어, 정신적으로 깊은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연일 엄청한 인파가 몰려들고 있는 이번 기획전을 직접 취재했다.

유명한 감독·배우가 제작 출연한 영화는 이미 제작 당시 반 이상은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미술 전시회 역시 관객을 몰리게 하는 인기 작가가 있게 마련이다. 이 중 반 고흐의 전시회는 거의 매번 미술관에 엄청난 수입을 가져다준다. 이번 전시 역시 9월의 전시 시작부터 많은 인파로 들끓어 전시장인 오르세 미술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줄을 서 있어야 했다. 막상 미술관에 들어가서도 이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시 2시간 혹은 3시간을 꼬박 서서 기다려야 하는 현상이 계속되었다. 신문이나 잡지에서는 주말을 피해 관람하는 것이 좋으며, 예약만이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기사를 실을 정도다. 그러나 연이어 너무나 많이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미술관 직원들은 일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고, 급기야 미술관 노동조합에서 파업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이유는 관객들이 너무 오래 기다린다는 것과, 그러므로 자신들이 너무나 과중한 일을 해야 하고, 결국 미술관이 제 기능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90)가 자기보다 약 2세대 앞선 장 프랑스와 밀레(Jean Francois Millet, 1814~75)의 작품을 모사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실 반 고흐가 밀레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이미 10년 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밀레와 반 고흐전>이라는 같은 제목의 전시회가 열렸을 정도로 미술사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관계는 다소 무시되는 경향이 있으며, 일반 대중들에게는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반 고흐에게 있어 밀레의 영향은 반 고흐가 밀레를 ‘정신적 아버지’로 간주할 만큼 단순히 예술적 영향 관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바로 이 같은 점을 강조하면서 작품의 양식적 면과 테마의 유사성은 물론이고, 인간적 면모의 유사성에 대해서도 새롭게 해석했다. 더 나아가 각각의 화가들의 재능과 개성도 함께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이번 전시회는 대부분의 반 고흐에 대한 전시회가 그렇듯이 회고전 형식의 전기적 접근이었던 데 비해 그와는 반대로 그 동안 다소 무시되었지만 명백하게 존재하는 반 고흐가 받았던 예술적 영향과 조형적인 추구에 관한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신경이 예민한 고독했던 한 천재의 신화를 깨뜨리는 것이 될지도 모르나, 렘브란트·들라크르와·고갱·피사로를 걸쳐 자포니즘(japonisme)에 이르기까지 반 고흐가 받은 좀더 일반적인 영향에 관한 폭을 넓히면서 밀레의 작품 세계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있다.


반 고흐는 밀레의 작품을 모사했다

반 고흐가 밀레의 그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875년 밀레가 사망하면서 드루(Drouot)에서 열렸던 유작 경매에서였다. 이때 반 고흐는 밀레의 작품 세계에서 신선한 예술적 충격과 종교적 느낌을 맛본다. 이때부터 그는 밀레 작품과 관련된 판화와 사진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1880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부터 밀레의 판화 및 사진을 보고 데생의 기초를 다졌으며, 밀레와 마찬가지로 농부들을 주제로 습작을 했다. 그렇지만 예술적 측면을 넘어 이 화가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은 오히려 밀레의 정신적인 면이었다.

반 고흐가 밀레에게 시종일관 충실했던 이유는 우선 밀레의 작품 세계에서 보여지는 형태적 요소의 엄격함 때문이었다. 동시에 자신의 생각과 밀레의 이념이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즉 밀레와 마찬가지로 반 고흐는 자연에 뿌리 박은 농민들의 정서와 일체감을 느꼈으며, 이들의 삶 속에서 양식을 구하는 인간에 대한 성서적 이미지를 보았던 것이다. 또 밀레와 마찬가지로 영속적인 것과 겸허함이라든가 동정심을 농촌에서 찾고자 했다. 즉 그는 밀레의 농촌 풍경 그림들이 자신이 표현하고자 했던 하나님 혹은 ‘저 높은 곳에 있는 그 무엇’의 존재성을 일깨워 주고, ‘진지한 인간적인 감정’을 전달한다고 생각했다.

한편 밀레는 전통적인 종교 도상과는 다른 방법으로 인간의 삶을 조심스럽고 단순하게 그렸다. 따라서 그는 <만종> (1857~59), <이삭 줍는 여인들>(1857), <키질하는 사람>(1847~48) 등과 같은 농촌 생활들을 통해 자연의 종교적 차원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종교적 차원을 성공적으로 표현한 화가였다. 반 고흐의 이러한 밀레에 대한 경의는 쌍시에(Alfred Sensier)의 《밀레의 생애 및 작품》(1881)을 읽고 난 후 더욱 심화된다. 쌍시에는 밀레를 산업화 및 근대화와는 거리가 있는 소박한 촌사람으로서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가난한 미술가로 과장되게 묘사했으나, 반 고흐는 밀레의 이 같은 측면에 오히려 깊이 매료되었다.

그러므로 반 고흐에게 있어서 밀레는 단순히 예술적인 안내자일뿐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모범이 되는 것이다. 언젠가 반 고흐는 “나는 미술가의 작품 세계에서 작품 자체만큼이나 그 작품을 만든 사람에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반 고흐는 밀레의 작품을 모사하면서 몇몇 모티프를 끌어 왔으며, 또한 자연 속에 살아가는 인간 존재에 대해 밀레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농민의 노동에서 찾은 종교성

이번 전시에는 이 두 화가의 작품 80여 점이 전시되었다. 이들 작품들은 이 두 화가들의 작품 세계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테마별 혹은 연대기적으로 배치되었다.

첫 번째 전시실에는 반 고흐가 1886년 파리에 오기 전까지 제작했던 초기 습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 시기에 그는 <감자 캐는 여인>(1885), <농부 아내의 얼굴> (1885) 등과 같이 농부들을 주제로 작품에 몰두했다. 이러한 작품들에서 보이는 인물 표현은 실제로 잘 다듬어지지 않았다. 이는 쌍시에가 <곡괭이에 지탱하여 쉬고 있는 농부>(1860~62)를 제작하던 시기 밀레를 묘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쌍시에는 “그(밀레)는 농촌 그림 속에 거칠고 세련되지 않은 인물들, 즉 인간 존재가 항상 동물 위에 존재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려는 듯한 표현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사실 반 고흐는 밀레보다 오히려 더욱 야만적인, 거의 캐리커처에 가까운 인물상을 보인다.

결국 이 시기 반 고흐의 작품들은 밀레의 작품과 주제·배치·채색 등에서 매우 유사함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두 화가의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즉 밀레의 작품이 모든 것을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인물, 부드러운 풍경 위에 비롯되는 고요함이 주된 분위기라면, 반 고흐가 그린 네덜란드 농부들의 얼굴은 야만성이 넘치는 개성과 무엇인가 어색한 뒤틀림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시기 반 고흐는 밀레가 <만종> <이삭 줍는 여인들> 등에서 등장 인물들을 매우 인간적이며 숭고하게 표현한 것을 재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젊은 화가의 유화 습작들은 밀레가 보여주었던 인물들을 다시 재현해 내는데 성공하지 못한다. 화면의 인물에 운동감을 부여하는 것이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두 번째 전시실에 들어서게 되면 관람객들은 반 고흐가 농촌이라는 테마를 이용해 밀레가 구현한 경건하고 종교적인 정신성을 표현하기에 이르렀음을 파악하게 된다. <영원의 문>에서 반 고흐는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음울한 느낌과 죽음 이후의 은신처, 혹은 내세에 대한 느낌을 표현했다. 씨를 뿌리고 열매를 거두는 행위를 일생 동안 지속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도 흙으로 돌아가는 농부의 자세에 대해 반 고흐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공포가 아니라 그에 대한 경건함이었다.

“나도 이 초라한 늙은이와 마찬가지로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무엇인가 저 높은 곳’에 대한 믿음을 느낀다.”라는 그의 언급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반 고흐는 죽음은 끝이 아니며 흙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는 매우 상징적인 개념으로 농부의 죽음을 해석했다.


반 고흐가 밀레의 그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875년 밀레 사망 직후 열렸던 유작 경매에서였다. 이때 반 고흐는 밀레의 작품 세계에서 신선한 예술적 충격과 종교적 느낌을 맛본다. 이때부터 그는 밀레 작품과 관련된 판화와 사진을 모으기 시작했고, 1880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부터 이를 보고 데생의 기초를 다졌다.


‘씨 뿌리는 사람’에 담긴 교감

반 고흐는 밀레의 <그레빌 성당> (1871~74)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는다. 이를 계기로 <농부들의 공동 묘지> (1885), <오베르 쉬르 와즈 성당>(1890) 같이 시골의 성당들을 많이 그리게 된다. 그러나 성당이라는 건물 자체를 표현하는데 충실했다기보다는 어떤 감정을 전달하고자 했다. 그런데 <농부들의 공동 묘지>에 묘사된 네덜란드 누아낭(Nuenen) 교회의 탑이 1885년 어느 날 무너진다. 이때 반 고흐는 그 사건을 매우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즉 인간과 마찬가지로 종교 역시 시간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으므로 결국 하나님만이 유일하게 영원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느낌이 <오베르 쉬르 와즈 성당>에 표현된다. 이 작품의 매우 강렬한 색채와 표현적인 특성, 특히 성당 위편의 검푸른 하늘은 1885년 당시 반 고흐의 놀랍고 복잡했던 감정을 표현한 것이다.

반 고흐는 이러한 영원성을 농부의 일상적인 노동에서 찾았다. 즉 씨 뿌리기·밭 갈기·수확하기 등은 끊임없는 창조의 행위이며, 농부의 죽음 역시 반복의 순환인 것이다. 결국 반 고흐에게 있어서 땅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은 작품 모델 이상인 셈이다. 이 같은 느낌은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에 근거한 반 고흐의 일련의 작품들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아울러 그가 어떻게 밀레의 작품 세계와는 다른 순수한 자신만의 세계에 이르게 되었는지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밀레는 <씨 뿌리는 사람>에서 일하는 농부의 고귀함을 처음으로 표현한다. 반 고흐는 이 작품을 폴 에드메 르 라(Paul-Edme Le Rat)가 밀레의 그림에 근거해 제작한 판화에서 처음 보게 된다. 반 고흐는 씨 뿌리는 사람의 형상에서 창조 행위의 알레고리와 그의 신성함을 간파한다. 1881년 <씨 뿌리는 사람>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에서 인물의 역동성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발걸음도 불안스럽고, 팔의 자세도 어색하다. 그렇지만 1882년 같은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에서는 생동감 있는 인물을 창조, 거기에 의도적으로 인물을 동물에 가까운 형태로 표현한다.

1883년 이후 반 고흐는 <씨 뿌리는 사람> 시리즈를 유화로 그리기 시작했다. 유화로 그린 첫 번째 작품은 유실되어 볼 수 없다. 그러나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에서 밀레의 어두운 색을 좀 더 다양한 색채로 대체했다고 밝히고 있다. 1888년 프랑스의 아를르(Arles) 시기부터 그는 다시 이 작업을 시작, 밀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했다. 그는 밀레의 휴머니즘을 들라크르와의 강렬한 색채와 연결시키게 된다. 빛나는 색채로써 흙에 사는 인간의 고귀함을 고양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 시기의 또 다른 작품에서 그는 고갱의 영향으로 인물의 실루엣을 변형시킨다. 씨 뿌리는 사람은 전경에 위치하여 몸의 일부는 화면으로 잘려지고, 대각선으로 지나가는 나무가 화면을 압도한다. 1889년 생 레미 요양소에서 제작한 같은 시리즈의 다른 두 작품에서는 씨 뿌리는 사람이 밀레처럼 더 이상 화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대신 대신 밀레와는 달리 매우 강렬한 색채를 사용한다. 결국 반 고흐는 밀레를 모델로 출발하여 근대적이고 자율적인 <씨 뿌리는 사람>을 제작하는데 성공한다.

<씨 뿌리는 사람> 시리즈 이외에 반 고흐가 밀레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다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네덜란드 시기에 반 고흐는 밀레를 절대적인 모델로 간주했다. 그러나 1886년 프랑스에 도착한 이후 그는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신의 순수한 정체성을 갖기 위해 조금씩 변화한다. 즉 파리에 정착하면서 반 고흐는 자율적인 테크닉과 동시대 인상주의 화가들의 밝은 색채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밀레의 어두운 색채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1888년 봄, 파리 생활을 청산하고 아를르에 도착한 그는 꽃과 열매로 가득한 프로방스 지방의 과수원에 정경에 푹 빠지게 되어 다시 밀레의 농촌 테마로 돌아간다.


밀레를 뛰어넘은 반 고흐의 독창성

<밀 짚단이 보이는 밀밭>(1887) 등과 같이 이 시기에 그려진 농촌 풍경 그림에서 그는 농부들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표현한다. 밀레의 어두운 색을 버리고 프로방스 지방의 작열하는 태양과 밀밭의 생생한 색채를 사용했다. 결국 그는 이 시기에 근대 미술과 농촌이라는 주제를 양립시키기에 이른다.

1889년 생 레미 요양소에서 지내면서 반 고흐는 렘브란트·들라크르와·고갱 그리고 특히 밀레의 작품에 근거해 제작된 수많은 판화 작품들을 유화 및 색채화로 바꾸려고 하였다. 그는 테오가 보낸 밀레 작품의 판화들을 모눈 종이에 그대로 베낀 후 색깔을 칠하는 작업을 했다. 그는 이 같은 작업을 “이것은 순수하고 단순하게 복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언어-색채의 언어-로 흑백 명암에서 느껴지는 인상을 번역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작업은 1889년 밀레가 제작했던 <농사일>(1852) 시리즈 복사로 시작됐다.

이번 전시회장의 벽면 하나는 이 두 화가의 <농사일> 시리즈 작품들과, 반 고흐가 참조했던 자크 아드리앙 라비엘(Jacques Adrien Lavielle)의 판화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이러한 작업 속에서 반 고흐는 주제에 대해서는 밀레를 잘 따른 반면, 세부적인 면은 나름대로 자유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예를 들면, <꼴 말리는 사람>(1889) 등은 배경을 자유롭게 표현하였으며, 새롭게 칠해진 색채로 작품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이어서 그는 밀레의 <삽질하는 사람들>(1889), <하루의 네 시기>(1889~90) 시리즈, <까마귀가 있는 겨울>(1862), <첫걸음>(1858년경) 등을 복사했다.

<하루의 네 시기> 시리즈 중 <낮잠>에서 반 고흐는 하늘과 인물들이 입고 있는 푸른 색 옷을 보라색 터치가 조금씩 가해진 밀밭의 노란 색과 대비시킴으로써 그 푸른 색의 뉘앙스를 강조하고 있다. 결국 그는 밀레가 <하루의 네 시기> 시리즈에서 표현했던 것처럼 인간과 자연 사이의 평화로운 교감을 따르면서 동시에 분할된 붓 터치의 생생한 색채를 사용함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이번 전시회는 기존의 다른 전시회들과는 달리 두 작가의 주제 및 형태의 유사성, 즉 양식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반 고흐의 작품 전체에 흐르는 삶에 대한 이념이 밀레로부터 받은 가장 큰 영향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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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2004-08-29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과 새벽별님으로 인해 찾아보았습니다.
혹시 익히 알고 계셨던 글이었거나
아니면 제가 결석한 중에 있었던 글이었다 할지라도 용서를 ^^;;;;

starrysky 2004-08-29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나.. 오늘 우리 풰밀리들 너무 예술적인 분위기로 흐르고 있어요~
오늘따라 상태가 몽롱한 스타리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으흐흑.. 담에 상태 말짱할 때 잘 읽겠사옵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

panda78 2004-08-29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와! 이거 퍼 갈래요! 멋져, 역시 밀키님은 너무 멋져- *ㅁ*
 

이웃에 친하게 지내는 언니네 시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알콜성 치매로 인해 거의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지요.
작년 겨울 11월부터 6개월간 집에 모시고 산 적이 있습니다.
술만 드셨다 하면 정신이 헤롱헤롱...그렇게 똥오줌 구별을 못합니다.
벽에 똥칠한다는 말, 그거 그대로입니다.
문 뒤에 가서 똥싸고 그거 문질문질거리고 있고 거기에 당뇨가 있으셔서 소변은 끈적끈적하기 이를 데 없는데 제대로 변기에 누질 못하셔서 늘 화장실청소를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 추운 2월에 이불빨래 해대느라 사람이 미치기 일보 직전까지 왔습니다.
7살 6살 연년생 남매는 그 6개월간 극도로 날카로와진 엄마의 총알받이였으며 거의 남의 집을 전전하며 살았더랬습니다.
지금도 6살 계집아이는 세상에서 제일 싫은 사람이 할아버지라고 합니다.
할아버지로 인해 엄마가 얼마나 힘들어하는지..그 힘듬이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부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의 어느 일요일 오후 4시경,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 한 여자가 복도에서 투신하는 그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몰지각한 관리사무실에서 그걸 연고자를 찾는답시고 그 사건 그대로 방송을 연거퍼 내보내는 바람에 당시 집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 그 사건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방송을 듣던 저를 비롯하여 그 엄마를 알고 있던 사람들은 방송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얼마나 가슴이 벌렁거렸는지 모릅니다. 오죽하면 한 집은 남편이 "얼른 나가봐라, **엄마 아닌가 겁난다"라고 했겠습니까?

견디다 견디다 못해 아들된 그집 아저씨도 도저히 못참겠는지 요양소에 맡겼더랬습니다. 그런데 그 시아버지는 8월초에 요양소에서 탈출하고 말았습니다. 들어간지 3개월된 시기였습니다. 다시는 요양소에 안들어가겠다고 하는 걸 내년에 방 얻어서 모시고 나온다고 간신히 달래어 다시 들여보냈는데 오늘 요양소에 다녀온 그집 아저씨는 언니에게 시아버지를 다시 모셔야겠다고 했답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뻔히 아는 상태에서 모신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죽어도 안 모신다고 하자니 다른 묘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 언니와 맥주 한 캔씩 했습니다.
그 언니에게 제가 해줄수 있는 건 이런 거 밖에 없네요.

옆탱이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내게도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나는 못 모셔, 죽어도 못 모셔 했더니만 말도 안된다고...당연히 모셔야지 그럽니다. 어구구...왜 이리 등골이 오싹해질까나요.....
이게 아들과 며느리의 차이일까요?
똥 치우고 이불 빨래하고 하루 종일 집안에서 수발들고..애들은 애들대로 겉돌고 그걸 감당해야 하는 건 여자입니다.
아들은 그저 아침에 나가서 열심히 일을 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하루종일 힘들게 일한 남편에게 여자가 왜 이리 쨍쨍될꼬..정말 피곤해 죽갔구만...그러고 말 뿐입니다.


노인문제..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나이가 먹어갈수록 부모들에 대한 근심있는 집이 하나씩 하나씩 늘어갑니다.  제가 먹는 나이만큼 우리의 부모들도 늙으시기 때문이겠지요.
방법이 없이 미칠 것만 같은 그런 상황인 집도 정말 많습니다.
제 친정도 마찬가지인 상태이지만 딸이기에, 모른 척 한발 빼고도 있지만 시댁에 대해서는....어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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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4-08-29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도 아들이지만, 요양원행 절대 찬성입니다. 생명은 모두 존엄하고 핏줄도 물론 소중하지만, 어린 아이들도 역시 아버지와 같이 한 핏줄이고, 아버지에게 남은 시간보다는 어린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야할 시간이 더 길다는 양적인 차이는 분명합니다. 더군다나 그 어린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 겪을 다양한 어려움과 앞으로 있을지 모를 부정적인 영향은 말도 할 수 없구요. 물론 어머니 본인도 힘드신 건 말할 것도 없구요. 더군다나 알톨성 치매라면 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 분명하고 그런 환자에게 가족으로써는 억지로 술을 금할 억지력이 없는 것도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혈연으로써의 감정과 도리도 소중하지만, 인간으로써의 상식이라면 더이상 떠맡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런 식의 노인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죄송해요. 제 일도 아닌데 괜히 흥분해서......)

panda78 2004-08-29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저는 그런 상황에서 과연 모실게요. 할 수 있을까요? 절대 자신없습니다. 휴우...

starrysky 2004-08-29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갑갑해서 울고 싶어질 정도네요... 이런 상태에서 모신다면 사정 모르는 남들한테서 효자 효부 소리 들을지는 몰라도, 가정 전체가 피폐해지고 구성원 모두가 힘들 텐데 왜 남편분은 꼭 그렇게 힘든 선택을 강요하는 건지요.. 로렌초님 말씀처럼 아이들 생활부터가 지옥같아질 생각을 하면, 안 그러셨으면 좋겠네요..
어후, 제가 이렇다 저렇다 한마디 보태는 것도 참 그렇습니다. 죄송해요..

깍두기 2004-08-29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일에 대해서는...뭐라 말하기가 참 조심스럽네요. 다만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시라는 말 밖에는....(그 언니분 말입니다)
모시자니 내가 죽을 것 같고, 못 모시겠다고 하자니 남편이랑 어떻게 될 것 같고. 사람이 힘든게 자기 마음을 자기가 잘 몰라서이기도 하고, 어느것 하나도 놓치기 싫어서이기도 하지요.
일단 자신의 마음이 어느 쪽인지 확실히 정한 후(기꺼운 마음으로 웃으며 모실 수 있다/가정이 깨져도 난 죽어도 못한다) 주변사람에게는 자신의 결심을 조용히 통보만 하는 겁니다. 전 제가 무지 힘들 때 어느 곳에서 이 방법을 배웠더랬습니다.
이런 얘기 말로 할 때도 힘든데, 글로 쓰려니 더 힘들군요. 남들이 보면 무슨 소린가 할 거 같습니다. 마음에 안들더라도 용서를.......

마태우스 2004-08-29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방법이 없다는 말밖에... 추한 모습 안보이고 죽고 싶은 게 대부분의 인간들 소망이지만, 그게 뜻대로 안되는 수가 많지요....

두심이 2004-08-29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곁에서 지켜보시는 밀키웨이님의 마음이 이렇게 아프신데 당사자이신 분은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저는 이글을 읽고 울 엄마라면..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더군요. 사람이 이렇게 간사해서 내부모 네부모를 이런순간에 따지나봅니다. 그분..닥쳐보지않으면 아무도, 누구도 알 수없는 그런 고통속에 계시는군요.. 아무 해결방안의 말도 못 드리고 괜히 마음만 심란해져서 갑니다. 죄송해요..

불량 2004-08-29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깍두기님 말씀처럼 그 분께서 자신의 마음을 정하는 방법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우리나라 요양원 시설이 좋다면..고민의 수위도 좀 낮아질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위에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10여 년 동안 모셨던 분이 계셔서..일반 가정에서 치매 환자를 돌본다는 것은 가족의 모든 생활이 그 쪽으로만 맞춰진다는 것이니까요. 어린 아이들도 있는데.. 언니 분이 너무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그 분은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지 벌써 몇 년이 흘렀는데도 텔레비젼에 치매이야기만 나왔다하면 먼저 눈물 흘리시고. 아직도 그 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려하시더군요.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에휴..저도 횡설수설하고 갑니다.

밀키웨이 2004-08-29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다들 같이 고민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딸꾹...>.<
그런데요...정말 방법이 없어요, 그죠?
그게 더 답답하고 미치겠는거죠.
도저히 나는 죽어도 못모신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거든요.
글타고 어흐흑..나 죽었소..라고 하면서 다시 모셔올 수도 없고.
똥만 안싸도 모시겠다고 하니 정말 말 다했지요.

근데요, 전 제 옆탱이 때문에 화났어요.
우쒸...그래도 모셔야 한다니....흑흑흑.....

밀키웨이 2004-08-29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제가요, 정말 술을 못 마시거든요.
맥주 한 캔도 다 못마시고 취해요.
그런데 두 캔을 마신 이유가 바로 그 집 아저씨 때문이야요.
아니 이런 상황이면 정말 마누라한테 잘해야 하잖아요.
미안하고 미안해서라도 마누라 일도 좀 거들고 말이라도 한마디 살뜰하게 하고.
그런데 이 아저씨, 나이는 많지 않으신 분이, 저보다 두살 많으니 37입니다.
어찌나 고루한지....당연한 일을 하는거지! 라고 하십니다.
그게 정말 열받고 분하고 언니가 너무너무 바보 같고 안쓰럽고...에구..말을 말아야죠.
제 일도 아닌데 미주알 고주알 말씀드리기도 그렇고....

panda78 2004-08-29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어.. 당연한 일? 당신이 한번 해보지! 화납니다,정말.

panda78 2004-08-29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만 아저씨가 치워도 되겠네. 내 참 기가 차서..

마냐 2004-08-29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더 분위기가 좋은 요양소를 찾아보면 안될까요?
너무 마음이 답답하군요. 이 상황을 거부하면 우리 사회는 '효부'가 아니라며, 설마 돌을 던질까요. 타인에 대한 배려, 아니 반려자에 대한 배려가 아쉽네요.

stella.K 2004-08-29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님의 그 선배언니 많이 힘드시겠어요. 저도 우리 엄마 가끔 방금 무엇인가를 하고도 금방 돌아서서 딴소리하실 때가 있죠. 그러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습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하도 치매환자가 많은 세상이라...언젠가는 치매환자도 나라에서 관리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어요. 그거 정말 하루 이틀도 아니고, 옆에 있는 사람이 남아 나겠습니까?
하나도 도움이 안되는 소린 줄 알지만, 빨리 우리나라도 좀 세계적인 복지국가가 됐으면 좋겠어요.

아영엄마 2004-08-2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매걸리신 분, 그것도 성별이 다른 남자분의 뒤치닥거리 하시느라 참 힘드셨을 겁니다. 저희 친정어머니도 양할아버지 병수발 드실 때 본인은 싼 거 치운다고 하시는게 오히려 온 사방에 묻혀서 그거 빠느라 고생하신 거 들어서 짐작만 하였었답니다.(이젠 돌아가셨지만...)
위의 남자분이나 님의 부군이나 자기 부모이니 모셔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겠지만 실제로 본인이 해보라고 하세요. 자식이라도 힘들어서 돌아서고 싶은 일을 본인은 바깥일 한다고 며느리, 즉 아내에게 맡겨버리면 끝인지.. 엄마가 힘들면 자식들에게도 영향이 가는데, 형편이 되면 요양소가 좋을 듯 한데.. 한번씩 없어지면 찾기도 힘들다던데 말이죠..
어쨋든 저희 부부도 자식 고생 안시키고 가야 하는데..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004-08-29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04-08-30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저도 비슷한 상황에 있는 언니를 만나고 왔습니다.
누군가에게 터놓고 싶을때...마땅한 상대가 없어서..저에게 이야기를 하지요.
누군가에게 본인의 치부를 밑바닥까지 들키는 심정으로..이야기를 하더군요.
너무나 참고 살았는데..스스로에게 돌아온 것이 없다구요.
모든 일에 시댁 일이든, 친정 일이든, 나 아니면 안되는 것은 없다구요.
그리고, 남편은 언제나 ...시댁 편이고, 당연한 것으로 안다구요.

그러나...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스스로...이제 그만하겠다고..아니...
정말 측은지심이 들 때만, 하겠다고 결정했을 때...스스로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즐거이 할 때와 그나마 의무로 할 때와...짐이 될 때...
짐이 된다면...안되는 것이지요. 치매...사람을 피폐하게 만듭니다..
당연히 요양원에 보내드려야 합니다. 다른 쪽으로..그 분이 사위로써 장모의 치매를 견딜 수 있겠는가 묻는게 먼저입니다.
며느리도 사람이구요. 일곱살, 여섯살 아이들이 받을 고통과 상처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너무나 큰 장애가 됩니다.
분명..아들이 하루면 하루 일주일 이면 일주일 혼자서 ...한 번 겪은 다음에..그리 말하라 해야지요..전 단호하게 못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저나 제 신랑이 그런 일이 있을 시 백프로 요양원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 돈 벌자 다짐합니다..짐...너무나 두렵습니다.

2004-08-30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아침부터 왠일인지 님의 이름이 계속 입에 걸렸더랬습니다.
어찌 사시누....
요즘 내가 스산한 마음이라는 거 아실라나....
알아주면 좋겠다....

우리 첫 전화 기억하세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전화는 정말 꺼리게 된다는 우리의 첫대화와 달리 낄낄 대며 웃었던 거 기억하세요?

전화를 할 수도 있었지요.
하지만 잘 지내냐고 일상적인 대화를 하고 수화기를 내려놓겠지요.
끝내 마음 속에 담긴 이야기는 하지 못한 채 말여요.

여전히 익숙하지 않아요.
마음 속에 있는 말들을 입 밖으로 꺼내 놓은 것에 대해.
아마도 나이가 점점 들어갈 수록 더 못하겠지요.
그래서 우리가 전화를 하고 또는 얼굴을 대하더라도 속엣것들을 다 나누지 못하는 어색함을 갖게 될까 두려워 님을 그냥 모니터 저편에 계속 두기로 했답니다.

차라리 님이 알고 계시는 다른 사람처럼 좋다고...존경한다고...그렇게 확실하게 말하면서 이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촐싹거릴 수나 있으면 편하겠구나..싶어 뒷머리를 집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움이 깊어지면 정말 사람은 다 초능력자가 되나 보이다.
오늘 님의 이름 넉자를 본 순간 울 뻔 했어요.
이 이름 어찌 보이누... 어찌 오늘 왔을꼬.....

.....


마무리를 못하겠습니다.
그냥...인사나 하렵니다.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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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rnie 2004-08-28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 네 진정 오늘 너의 장사를 지낼 터이야!!(버럭!!)
우린 상을 차리고 물리는 횟수만큼 싸우며 지내고 있다우. ㅡ,.ㅡ;
일전에 또 내게 테바라기가 뭐라뭐라 하길래,
집에서 그이 잘 다니는 길목에 물끓인 뜨거운 주전자를 놔뒀지요.
결과요? 당근빳따 아비용!!!! 이지.
그치만 또 어쩌다 가끔 외식을 하는 횟수만큼은 뼈와살과애간장이타는밤을 보내기도 하니까...
로또되면 내가 나가준다 하고 살지요^^;;
팻 매쓰니 내가 디따 좋아한 사람인데...
저는 이 앨범에서 It's for you라는 노래를 무쟈게 좋아했더랬어요.
어떻게 올리는 줄 몰라서 들려드리지는 못하겠네요.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이쁘동이 드림

나도 많이 보고 싶었어요.
궁극의 궁상을 보일까봐 글을 못 쓰겠더라구요.

thornie 2004-08-28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아~~
내가 가끔 몰아쳐서 넷질 하다 또 잠수 하다 하니,
이 부엌도 한참 전에 글을 몇달 읽다 하기가 부지기수라오.
오늘 보니 우락부락염소 세형제 이야기와 론포포 얘기가 있었네요.
핫핫 난 둘 다 있지롱~~~ 론포포도 절판인 줄 몰랐어요.
그 책도 참 좋은데 페이지마다 서너 컷 씩 나눠 놓은 게 난 동양 특유의 병풍식 이야기인 거 같아서 것두 맘에 들고, 절묘한 앵글들이(위에서 바라보기, 아래서 치어다 보기, 옆에서 흘깃보기) 짝 찢어진 두 눈이랑 어울린다 싶었지요.
즐거운과 재미난 둘이다 4살 무렵에 열광하던, 매일 같이 저 연극을 해줘야 하던 때가 있었는데...
생각난 김에 오늘 또 읽고 싶다잉...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이쁘동이 드림

내가 가끔씩 이렇게 한참 지난 얘기로 뻘소리 해도 미워하지 않기........
시간이 뭐 꼭 똑바로 흐르라는 법 있는가....
가노라 오노라 하는 사람도 있는 법잉게.......

밀키웨이 2004-08-29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헐헐헐헐
론포포는 지도 있시유.
지가 누굽니꺼...
론포포 하나 때문에 보림테마동화 2000을 통채로 사들인 사람이옵니다, 론포포 있냐고 몇번이나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고 말여라.
우락부락은 끝끝내 구입을 못하고 영문판으로 있지유.
이거 때문에 위.탄을 살까..얼마나 고심했던지.

글고 말여라...테바라기와 님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제 물릴만큼 들어서 아주 그림이 훤히 그려집니다요.
쳇..잉꼬부부가 뭔말을 못해....

또 동이님, 미워할 수 있으면 속이나 시원하겠습니다, 정말로 ^^

 
 전출처 : 불량 > 저녁형 인간

 

혹자는 새벽형 인간이라더군.

새벽(에 잠드는)형 인간.. 흠.

그래, 우리도 소신이 있다고 ! (괜히,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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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2004-08-28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신을 지키며 살자구요. 버럭!
아, 재미있다, 오랜만에 해보는 버럭!

내가없는 이 안 2004-08-28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너무 재미있어요. 근데 전 엉덩이뼈가 아니라 허리가 아파서 일어나는데요. 맹꽁.

밀키웨이 2004-08-28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요즘 소원도 오래오래 디비 자는 것이랍니다.
오래 자고 싶어도 허리가 아파서 끙끙대며 일어나거든요.
우리 허리 조심합시다요, 이안님.
배꽃언덕을 누빌라면 튼튼한 허리가 필수겠지요 ^^

starrysky 2004-08-28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님 허리 한동안 좀 괜찮아지신 줄 알았는데 많이 아프시군요..
그때 넘어지신 이후에 병원은 다녀오셨어요? 날 추워져서 몸이 뻣뻣해지면 더 아프실 텐데.. 그 전에 물리치료라도 좀 받아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그리고.. 저도 소신 있게 쭈욱~ 야밤형 인간 할랍니다. ^^

밀키웨이 2004-08-28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른 운동을 하던 살을 빼던 둘 중의 하나를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는 도저히 이 허리의 통증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거 같아요, 스타리님.

sayonara 2004-08-30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부럽습니다.
얼마나 잠을 자야 허리가 아플 정도로 잘 수 있는지...

asd 2014-05-14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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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떠는 궁상에 적당히 비위 맞춰주고 위로와 칭찬의 말도 건네고...감동하고...
그게 인터넷의 미덕이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무수히 많은 인생의 단면들을 지니고 있는 그런 존재인 우리는 실생활에서는 떠벌떠벌 실수투성이에다가 왁자지껄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묘하게 자판과 모니터를 앞에 두고는 어느 속에 그런 게 들어있었는지 감성의 물이 뚝뚝 묻어나오는 그런 모습을 갖고 있기도 하다.

벌써 귀뚜리 울음소리가 들려와서 그런가?
궁상스런 글들이 많이 보인다.

가끔씩은 조금 짜증날 때도 있다.
저 사람은 왜 늘 저렇게 지지리 궁상일꼬...
너만 가슴이 있고 감정이 있고 센치해지는 것이냐?
그래서 가을이 되면 그 사람의 글은 잘 안 읽게 되는 그런 사람도 있다.

그런데 요즘...
나는 무지하게 궁상을 떨고 싶다.
그런데 그런 내 모습에 질릴까 싶어 ...  궁상도 못 떨겠고....
글타고 혼자 숨어서 궁상떨자니...이게 또 궁상의 참맛은 누군가 보아준다는, 그리고 같이 적당히 궁상스러워지는 것,
바로 그것이기 때문에 혼자 숨어서도 못하겠고. 나의 최후의 선택은 꼭꼭 숨어버리는 것.

아~~
지금 나는 엄청나게 지지리 궁상을 떨고 싶어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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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8-27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이야기인가 싶어 찔리는 중입니다. 저도 엔간히 궁상떨면서 그걸 떠들고 다니잖아요.. 사실 이곳도 그렇지만 저보다 낫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지라 그런 모습 보이면서도 흉보겠지 싶어서 걱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또 위로도 받고 싶은 심정으로 적게 되더군요..
밀키웨이님~ 저는 같은 파이니 님이 궁상떨면 같이 떨터이니 팍팍~ 털어놓으셔요!! ^^*

하얀마녀 2004-08-27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상은 떨라고 있는거죠. ^^

물만두 2004-08-27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항상 떨고 있는데요... 떠세요...

밀키웨이 2004-08-27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그게 아니라 제가 여기서 말한 '궁상'은 일명 "저 혼자 가을바람에 쓰러지기" 뭐...이런 것이옵니다.
흐르는 낙엽에도 한줄기 눈물이 가슴팍을 저미운다..뭐 이런 말장난에 놀아나고 싶다는 것이지요.

제 이런 궁상은 생리처럼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병인데 이런 저에게 나가 떨어진 사람이 한둘이 아닌지라...조심하고 있습니다 ^^;;;;;

밀키웨이 2004-08-27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아영어머님이나 물만두님의 이야기는 삶의 생생한 현장이잖아요 ^^

아영엄마 2004-08-2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이건 궁상이 아니고 '감상에 젖기' 뭐 그런거 아닙니까? 방금 수니나라님네 들러서 진짜 궁상스러운 답글 달고 왔는데...^^;;

thornie 2004-08-27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 너 죽고 잡냐 ㅡ,.ㅡ;;
궁상의 궁극을 보여주랴?

물만두 2004-08-27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궁상과 감상을 착각하신 거예요...

반딧불,, 2004-08-27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동이님..홧팅!!

혼 좀 내주세요~~!

진/우맘 2004-08-28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모로운 밀키님은 정녕, 궁상도 아름다울 것이야~^^

밀키웨이 2004-08-28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옴마! 찐우맘님, 정녕 그리 생각하시옵니까?
고맙사옵니다.
님 덕에 제 궁상에도 향기가 나겠군요.

새벽별님, 그런데요 그게...요즘은 좀 자제해야 한다는 강력한 필요성을 느낍니다.
아..왜 그럴까요?

마냐 2004-08-28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말이 정답이네요...
저두 주기적 궁상 증세에 시달리는데, 요즘 주기가 좀 짧아졌슴다. 같은 편으로 말씀드리는데, 제발, 궁상을 피하지 말아주세요. 혼자 궁상 떨면 쪽팔리잖아요...흐흐.

늑대인간 2004-08-28 0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이야기 쓴 거시구만요. 궁상.
흥! 삐짐. 전 맨날 여기 와서 삐지고 난리야요.

궁상...저 잘 떱니다.
같이 쓰러져봅시다.
옷장 뒤져서
바바리 비스꾸리한 거라도 하나 꺼내 세탁해 둬야할까나요?
ㅋㅋㅋ
다시 보름이 가까워오고 있군요.
달때문일거다. 나의 이 궁상스러움은.
요새 그러고 있습니다.
모든 걸 대자연의 탓으로
돌리니 참으로 편리하고 간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