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래간만에 그곳에 갔습니다.
그곳에 가면 들어갈 땐 정신 번쩍 차려야 해!! 하지만 나올땐 나도 모르게
이미 비닐 봉다리가 양손에 주렁주렁...지름신이 서식하고 계시는 그곳에
가게 되었습니다.

전화를 걸었던 것이 잘못이라 생각됩니다. 웹서핑 중 우연히 이놈을 보게
되었고 출시가 되었다는 소식과 자주찾아가는 단골가게에 전화를 걸어 이
놈의 존재유무를 확인하게 되었고 주저없이 그곳으로 가서 질렀습니다.







메탈기어솔리드입니다.
꽤 잘만들어진 물건 중에 물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이라는 장르가 영화같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게 했던
놈입니다. 나름대로 스토리가 탄탄한 보기드문 수작입니다.



더불어 집어온 놈입니다. 좀 웃겨볼려고 사본겁니다.
과연 이놈으로 웃길 수 있을진 두고봐야 알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예정에 있던 지출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복병이 나타
나 버렸습니다. 이 지름은 순전히 모님이 요즘 DVD 사재기에 큰 영향을 받
았다고 나름대로 주장을 하고 싶습니다. (모님 미워이~~!!)

그냥 조용히 건물을 빠져나갔으면 아무일이 없었을 것을....
그냥 에스컬레이터를 안타고 엘리베이터를 타버렸으면 조용히 나왔을 것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을 지나다가 뭐에 홀렸는지 이 가게를 들어가서
질러버리게 되었습니다.





이 물건은 의외였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정식적인 방법으로 스페셜로 출시가 되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1988 토토로와 같은 해에 나와서 토토로 때문인지 그만큼의 지명도는 없지만
대단한 명작 입니다. 이 작품 하나로 오토모 가쓰히로의 팬이 되버렸습니다.





아키라를 손에 집어 들고 돌아서는 순간 눈에 띈 놈입니다.
이것역시 모님이 생각이 나서 집어들었습니다.(그 모님은 요즘 찰랑거리느라고
정신 없으신 분입니다.)
이걸로 수업료를 땜빵할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샘 페킨파..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독일인의 시선에서 보는 2차세계대전 영화는 별로 없는데 그중에 완성도가 가장
높지 않나 싶습니다.

집에 들어올 때 마님에게 안들킬려고 작은 가방에 꾸역꾸역 넣어서 들어왔습니다.
다행히 안들키긴 했지만 이번달은 손가락이 안주가 될 듯 합니다.


뱀꼬리 : 그런데 왜 뿌듯할까요...아직 철이 안들었나 봅니다.



뽀나스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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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26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메탈기어 ㅠ.ㅠ 울 만돌이놈도 샀다는 ㅠ.ㅠ 내 돈으로 ㅠ.ㅠ

Mephistopheles 2006-03-26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다음부터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사라고 그러세요..
훨씬 쌉니다...ㅋㅋㅋㅋ

mong 2006-03-26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찰랑거리느라 정신 없는 그분 대신하여 추천~
=3=3=3

2006-03-26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3-26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와.....!! 저런 오리발을 봤나~!!(요)
속삭이신분//말씀만 고맙게 받을꺼라지요 메롱~!!

비로그인 2006-03-26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철십자훈장은 저도 보고 싶은데 잔혹한 전쟁묵시록이라니 눈물을 흘리며 마음을 접습니다..ㅎㅎ

瑚璉 2006-03-26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키라는 벌써 몇 번째 출시인지 모르겠군요. 한때 깡통버젼이 유행했었지요(저는 안 샀지만서도...).
메기솔-서브시스턴스는 사 볼까 하다가 잠입액션이라는 것에 별 애정이 없어 그만뒀는데 역시 샀어야 하는걸까요?

하이드 2006-03-26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모님은 알겠는데, 찰랑거리느라 정신 없는 그분은 누굴까? ( 쪽쪽- 손가락 빠는 소리) 오늘 코엑스 갔다가 진 켈리의 싱잉 인더 레인을 5천원 주고 집어 왔지요. 아메리칸 인 파리와 함께 진 켈리의 탭댄스를 볼 수 있는 영화.

Mephistopheles 2006-03-27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말이야 저래도 요즘 나오는 전쟁영화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호리건곤님// 전편 울궈먹기라고 말하기에는 요번 서브스턴스는 욕심이 나더군요
MSX시절의 메기솔이 한글판으로 복각되서 같이 들어 있으니까요..^^
하이드님//그분은 찰랑소녀와 다른 인격체라고 주장을 하시지만 제가 봤을 땐..
그분과 찰랑소녀는 동일인물이라고 확신합니다...ㅋㅋㅋ
바리시니코프가 나오는 `백야'를 보시면 그레고리 하인즈의 멋들어진 탭댄스를 보실 수 있는데 말이죠..^^

하이드 2006-03-28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생각났다. 찰랑소녀, 우드스탁, 댓글 달고도, 내가 이래요;;
맞어요, 백야!

Mephistopheles 2006-03-29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빙고~~~ 하이드님~!^^
 

점심시간입니다.
가끔 이걸로 한끼 식사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간짜장 되겠습니다..!!

느끼하다굽쇼~! 이걸 뿌리면 됩니다.
장보러 갔다가 마님께 갖은 구박 다받아가면서 졸라서
사온 녹차가루입니다. 하나를 사니까 사은기간이라고
하나 무료로 줍니다.

사정없이 뿌려 줍니다..!!!(너무 많이 뿌리면 좀 그렇습니다..^^)

역시 사정없이 비벼줍니다...!!

먹기 전 뽀나스 접사~!! (중략)

정리, 청소는 깨끗하게 처리하고.......점심식사 끝 이군요...^^

오늘 찰칵~! 을 도와준 2년 전 구입한 접사용 삼각대군 입니다....

점심 맛나게 드셨나요.?? 아님 드실 예정이신가요....^^

뱀꼬리 : 쓰고 보니 제일 싼그...가 아니라 다음 싼그...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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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03-25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볶음밥 시켜먹었는데! 나도 찍어놓을걸!! ^^
접사용 삼각대가 있다는 걸 지금 알았음 -_-;;
사진 잘 나오네요. 디카 사신거 또 한번 축하드려요..ㅎㅎ

Mephistopheles 2006-03-25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접사용 삼각대는 몇가지 있답니다..가격도 그럭저럭이고요..^^

세실 2006-03-25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신랑이 라면 끓이고 있습니다.

하이드 2006-03-2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손삼각대를 쓰고 있습니다.

Mephistopheles 2006-03-25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신랑이요..? 지금쯤 다 드셨겠군요...?
하이드님// 손삼각대는 무엇인가요.? 그나저나 안나가셨나 보군요..

물만두 2006-03-2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국수먹었어요. 김치를 고명으로요^^

瑚璉 2006-03-25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렴한 가격으로 민중을 위해 봉사하시는 짜장 님의 노고에 다시 한 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리고 짜장 님께 녹차가루를 치는 것은 그 분에 대한 다시 없는 결례입니닷!

토트 2006-03-25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먹으면 무슨 맛인가요? 흠.. 맛있으려나...

Mephistopheles 2006-03-25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봄처녀에게..어울릴만한 음식이군요...^^
호리건곤님// 몸은 좀 어떠신가요..음...결례를 범하긴 했지만 느끼한 건 어쩔 수 없더군요...키득키득
토트님//녹차맛 거의 안납니다..
단지 기분상일진 몰라도 느끼한 건 좀 덜하더군요..^^

날개 2006-03-25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사진 선명하게 잘 나왔네요..
짜장 위의 녹차가루가 저렇게 잘 보이다니......^^
(먹기전 뽀나스 접사가 죽입니다...ㅎㅎ)

Mephistopheles 2006-03-25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찍사의 기술은 형편없고 화소수가 좀 높은게 그나마 커버를 해주는 듯 싶네요..^^

Koni 2006-05-1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장면에 가루녹차를 뿌려먹으면 어떤 맛일까 마구마구 궁금해졌습니다.
아예 '뿌려먹는 가루녹차'라는 게 나오는군요. 담에 마트 가면 꼭 사봐야겠어요.^^

하이드 2006-05-18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볼꺼 봤다. 우씨 -_-+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오리~~
남촌서 남풍불 제 나는 좋데나~~~

봄바람 잔뜩 들어간 메피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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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2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처녀 제에 오시네~
봄처녀 왔습니다~^^

stella.K 2006-03-25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런 노래가 있었죠?^^

Mephistopheles 2006-03-25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어삽셔~~ 봄처녀님~~^^
스텔라님//김동환님의 시가 먼저랍죠...^^

울보 2006-03-25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나리네요,,저도 어제 개나리 보았는데 ,,,,

paviana 2006-03-25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언냐 봄처녀가 어디 있어요? 두리번두리번 ...설마 본인을....=3=3=3=3

Mephistopheles 2006-03-2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요즘 길에 피어나기 시작하더라구요..^^
파비님// 아마 치카님 다음에 만두님이 매치를 벌이실 분이 파비님이셨던걸로...
기억이 나는데 말이죠..ㅋㅋㅋ

mong 2006-03-25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봄바람 제대로 부는군요 ㅎㅎ

Mephistopheles 2006-03-2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우드스탁도 노란색이군요 ㅋㅋ

로드무비 2006-03-25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카메라로 찍으신 건가봐요.
색이 정말 이뿌요.^^

Mephistopheles 2006-03-25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나리가 워낙 곱잖아요...^^

플레져 2006-03-25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나리가 벌써 피었나요? 우리 마을은 아직 깜깜 무소식인데~ ^^

Mephistopheles 2006-03-25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이쪽동네는 제법 피었는데....^^
 

퇴근을 할려고 하는데 실장이 붙잡았습니다.
한잔하자고...지화자 좋죠~! 실장이 저말하면 자기가 산다는 뜻입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가던곳으로 향했습니다.



만만한 사무실 부근에 있는 주점.. `달빛 한스푼'
아...여기 저에게 추억 많습니다.
여기서 소시적 애정영화도 찍었고, 비오는 날 무협 느와르도 한편 찍었던 곳입니다.

이집은 닭매운탕(닭도리탕)이 참 맛있습니다.
들어가기 전 메뉴판 한 컷.. 자리잡고 오늘은 닭매운탕 안시켰습니다.



기본반찬으로 미역국, 팝콘, 저 깍두기 같이 생긴 어묵 줍니다. 무제한 리필이더군요..
외모는 안받쳐주지만 서빙보는 총각들은 참으로 친절하기 그지없습니다.





안주로 시킨 해물파전과 해물 떡볶기 입니다. 막내에게 주문을 맡겼더니 바다쪽 출신이라
죄다 바다에서 노는 것들만 들어있는 안주를 시키더군요.
(화장실 가기전에 소고기 떡볶기..라고 했더니 해물 떡볶기를 시키는 하극상을...)




참이슬 두병 섭취 후 추가로 안주를 시켰습니다. 이번에도 바다에서 나는 것들입니다.
맑은 조개탕... 술먹을 때 좋습니다 개운하고 시원하고....
(술도 들어 갔겠다..점점 사진의 성의가 없어집니다.)

3병째 마시고 있자니 몇번 왔다고 얼굴을 아는지 서비스 안주 나오더군요.(으 배불러..)
계란찜 주더군요 뚝배기에..이미 술이 올라 사진 찍을 생각도 없습니다..(사진생략)
그렇게 마시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바람이 제법 불더군요 봄이 맞는지..거참...



나오면서 서비스 간판 샷~!! 술집이지만 이름은 참 운치있습니다.
아마도 추억이 있었던 장소라서 그런가 봅니다.
어제밤에 간만에 달빛 한잔 했습니다...키득키득

뱀꼬리
와아....술먹고 늦게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마님이 뭐라 안그럽니다.
월급날이라서 그런가 봅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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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3-25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 월급날에는 술 먹고 늦게 들어가쟈~얼쑤

Mephistopheles 2006-03-25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정답입니다~~자 나나나 송,,,,불러주세요..

paviana 2006-03-25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술집에 갔었는데 왜 저런 생각이 안났을까요?
그나저나 해물 떡볶기는 참으로 맛나 보입니다..

blowup 2006-03-2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배동 카페골목의 그 달빛 스푼 같아요.(아닌가.)

Mephistopheles 2006-03-25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 술 마시는 걸 집중~! 하셨다는 이야기죠...ㅋㅋ
나무님// 앗~!! 빙고 맞습니다 그곳입니다..(오래간만에 뵈어요 와락..)

로드무비 2006-03-25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한잔하셨다니 제가 다 좋군요.
안주도 맛나겠고...^^

세실 2006-03-25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해물파전이랑 해물떡볶이 먹고 시포요~~~~~
안주가 참으로 푸짐합니다...아 제가 잘 아는 포장마차 가고 싶군요....

Mephistopheles 2006-03-25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아시죠 안주사진 찍은 이유는 로드무비님 생각났기 때문이라는...^^
세실님// 저곳도 맛있게 하는 집이긴 합니다..^^

blowup 2006-03-25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제 나와바리는 아니고. 그 근방에서 놀지는 않고, 살았어요.^.^

Mephistopheles 2006-03-2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셨군요..^^ 저 동네에서 저곳만 갔었어요 저는..^^

비로그인 2006-03-27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장실 가기전에 소고기 떡볶기..라고 했더니 해물 떡볶기를 시키는 하극상을...)
이부분 웃겨용..ㅎㅎ

Mephistopheles 2006-03-28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날씨도 우중충한데 소고기 떡볶기에 소주한잔이나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나를 어떻게 보고 감히...이것들을 그냥...!!'

강력한 서브를 네트 너머 상대의 진영에 꽂아 넣으면서 그는 중얼거렸다.
1시간째 상대선수를 바꿔가면서 열심히 땀을 흘리는 그는 불과 일주일전의 컨디션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땀을 흘리는 양은 같았으나 머리가 혼란스럽고 기분도 불쾌스럽기 그지 없았다.

`내가 지들을 위해 해준 걸 생각하면 이딴식으로 나오면 안되지..은혜도 모르는 놈들...!!'

상대의 느슨한 서브리턴을 강력한 백핸드로 다시 건네주면서 그는 또 중얼거렸다.
그가 입은 하얀색 상하의 운동복과는 상반되게 그의 속은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그동안 얼마
나 열심히 뛰었는가? 마을 여기저기 있는 우물을 정화하여 동네주민들이 물만 퍼다 쓰는 그곳을
배도 띄우고 후룸라이더도 탈 수 있게끔 만든 그였다. 더군다나. 마을 소달구지들의 원활한 소
통을 위해 길 가운데 소달구지 바퀴 홈까지 꼼꼼하게 파서 달구지의 원활한 소통을 해줬었다.
소문이 소문을 타고 옆동네 이장이 직접와서 자기네들 길에도 달구지 바퀴홈을 파야 겠다고 탁
주를 마시면서 입에다 구겨 넣은 부침게가 튀어나올 정도로 떠들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결국 바퀴홈이 안맞는 경운기는 왕따가 되었지만 말이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셔틀콕의 속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하긴 상대가 도내 베드민턴 대표선
수이다 보니 상대하는게 여간 만만치가 않았다. 이런식으로 셔틀콕에 집중을 하면서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 이런 즐거움이 부메랑이 되어서 자신의 옆구리를 치게될 줄 누가 알았는가..운동을 한다
고 하지만 그의 몸에 흘러나오는 땀은 왠지 식은땀 내지 비지땀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1세트경기가 끝났다. 언제나 그렇듯이 아슬아슬한 점수차로 그가 이겼고 잠시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땀이 식어가고 있는 느낌에 등골이 알싸한게 실내라는 느낌이 안들었다. 왠지 보이지 않은 수많
은 눈들이 자신의 이 신성한 운동을 감시하고 기록하고 있는 듯한 느낌. 그렇다. 그는 지금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고 있는 불신의 늪에 깊숙히 빠져있는 것이였다.

4년전 지역 족구 대회에서 동네주민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입어 서울체육교사의 영입으로 4강에 들
었을 때가 생각났다. 환영회에서 그는 동네주민들을 재끼고 그 서울출신 코치와 가족들과 기념촬영
을 했고, 그일 때문에 몇몇 주민들의 원성을 들었지만 조용히 넘어간 적이 있었다.

그리고 동네 뒷산에 도를 수행하시는 신비한 도사님께 가서 자신이 행정을 맡고 있는 이 동네를
앞으로 잘 보살펴주시면 큰맘 먹고 봉헌하겠다고 했을 때도 이렇게 주민들의 원성을 듣지 못했었다.

`치사한 놈들 그래...옆동네 그녀석이 마을단체 김장시즌에 몰래 뒷동네 꽃다방 미스김하고 테니스
치다 들통난 걸 가지고 나까지 묶어서 치도곤을 칠려고 그러는 걸꺼야...!!'

쉬는 시간 연신 땀을 훔치면서 그는 끊임없이 중얼거리고 있었다. 지금 일련의 모든 사태들에 대해
대단한 유감인지 그의 중얼거림은 끝이 날 기미가 안보였다. 하긴 그럴만도 하다 자기는 단지 마을
회관에 금이 가서 무너질려고 했을 때 아주 우연하게 베드민턴을 치고 있었을 뿐이고, 동네 양아치
몇놈이 뒷산에서 까치담배를 피다 조그마하게 불을 냈을때도 우연스럽게 베드민턴을 치고 있었을
뿐이였다. 단지 우연..우연이였을 뿐이지 의도적으로 그러지 않았는데 지금의 동네주민들의 원성은
적잖게 억울한 심정을 오늘 지하 깊숙히 아무도 모르는 실내 베드민턴 장에서 애꿎은 셔틀콕에 화
풀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네 주민들이 어떻게 한번 베드민턴으로 몸한번 풀려고 그러면 자기가 좀 일찍 일어나 먼저
치고 있었던 것.. 그것도 6개월동안.. 이런 사소한 것까지 물고 늘어지는 주민들에게도 배신감이
들었으리라.

`나보다 일찍 일어나서 먼저 시작했으면 이런일 없잖어.누가 늦게 일어나라 그랬나..젠장...'

2세트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고 그는 투덜거리면서 다시 네트로 나갔다.

그런데 왠지 건너편 네트에 있는 상대선수가 아까 그 1세트의 상대 선수가 아닌 듯 해 보였다.
이런 실내에 하얀색 가운을 입고 영어로 T자가 선명하게 각인된 파란색 야구모자를 쓰고 있는 그 선
수는 누가 봐도 1세트를 같이 운동한 도내 베드민턴 넘버 원....그 선수가 아니였다.

`까짓것...뭐 선수가 누구면 어때..난 언제나 이기고 언제나 전진만을 할 뿐인데....''

그의 서브로 시작한 경기는 꽤 오랜시간 셔틀콕이 땅에 떨어질 기미를 안보이고 끝도 없는 리턴의
연속이였다. 꽤 하는 상대선수였었다. 가끔 힐긋힐긋 보이는 모자속의 얼굴은 중년의 얼굴이였지만
웬지 제법 귀여붜 보이기까지 했었다.

10여분 리턴이 이어졌을 때였다. 의도적으로 높이 띄워 버린 셔틀콕이 상대방 진영으로 날라갔다.
순간. 귀엽고 착하게만 보였던 상대선수의 눈에 뜨거운 불길이 솟아 올랐다.

`주민의 이름으로 정의의 심판을 하리라!! 불꽃 스메쉬이~!!!!!'

정신이 아득해졌다. 분명 마지막 기억은 기묘한 스파이럴 곡선을 그리면서 셔틀콕의 꼬리에 불꽃을
내뱉으면서 자신에게 쇄도했던 그 물건이 농구공만큼 크게 보였었는데. 자신은 어느새인가 이마의
한가운데 그 셔틀콕이 박힌채로 경기장 바닥에 자빠져 있는 것이였다.
사지가 오그리들고 손발이 마음대로 안움직이고 정신은 혼미하고 주변에 있는 자신의 똘마니들은
순식간의 일에 황당했는지 자기 곁으로 올 생각들도 안하고 있었다.

네트 너머로 희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에게 이 엄청난 스메쉬를 날린 상대선수는 알 수 없는
혼자말로 크게 소리 질었다.

` 만원 적립...!!!!! '

그때 어디선가 들리는 응답..

`오케이~! 마빡 정중앙 10점 만점 오천원 추가 적립~~~!!

고개를 억지로 돌려 그 소리의 발원점을 추적한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세상 사람이 아닌듯 분홍머리에 쫙 찢어진 눈...비릿하고 으스스한 미소를 날리는 소녀..
그가 정신을 놓치기 전에 봤던 마지막 영상이였다.

상황이 종료된 후 강 스매쉬를 날린 그 하얀 가운에 파란색 야구모자 선수는 유유히 베트민턴장을
빠져나갔다. 그가 입은 가운의 등판에는 하얀색 백마가 기운차게 뛰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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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 2006-03-24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역시...ㅋㅋ

물만두 2006-03-24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 아이고! 마태님 우야꼬~

Koni 2006-03-24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재미있어요. 이 대담한 풍자!

paviana 2006-03-24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어제 뜸하신게 오늘 이걸 올리실려고 한거군요.ㅋㅋ

Mephistopheles 2006-03-2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트님//뭐가 역시 인지요...? ^^
물만두님// 마태님이 어디 나오나요..?? (시치미)
냐오님//초면입니다 반갑습니다..대담하다니요..일개 필부의 끄적거림일 뿐입니다.
파비님//어젠 카메라 가지고 노느라고요...^^

날개 2006-03-24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 카테고리 하나 만드시지요...^^

Mephistopheles 2006-03-2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 주제는 안되는디요....^^ 키득키득..

마태우스 2006-03-24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말이 나오다니 넘 기쁩니다. 아예 이미지 사진으로 써볼까요?^^ 제 컴에 저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Mephistopheles 2006-03-24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말씀을요 마태우스님.~
경마장에 가서 말뛰는 걸 한번 봐야 할텐데 말이죠..^^ (도박이 아니구요)
정말 근사하다고 하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