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실에서 지금 일하는 프로젝트가 엄청 꼬인걸 하나하나 풀어가는 단계를 밟고 있는 상태에서
오늘 일어난 일이다. 수순대로 나아가도 시간이 촉박한 지경인데 구라(형식적인 도면)로 정해진
시간내에 도면을 그려주는 댓가로 설계변경비를 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것도 선금으로 주겠단다.
(망할 H놈들...! 늬들 말은 콩으로 메주를 쒀도 안믿는다. )
5천만원의 단가를 적어 보냈으나 세상에 무슨 재래시장에서 물건값 깍는 것도 아니고 말 한마디로
천만원을 깍고 또 깍어 결국은 4천으로 결정이 난 상태에서 일을 해야 할 상황이였다.
그러나 우리 사무실은 지금 이 일을 할 여력이 안되서 다른 곳을 알아보는 중에 직원끼리 모여서
농담으로 한말이 있었다.
`4천만원이라면 우리가 날밤 새면서 집에 안들어가고 한달 머리 풀어 헤치고 광년이 광놈이 모드로
일하면 한사람 앞에 500만원정도는 떨어지는 거잖어...우리가 그냥 할까..?'
옆에서 듣고 있던 소장님이 딴지를 건다.
`야..야..야.. 돈 4천에 그렇게 폐인이 되고 집에 안들어가고 싶냐..
너무 돈에 얽매이면 안된다..'
옆에서 얌전히 듣고 있던 메피스토 한마디 했다.
`(효과음으로 정체모를 괴수의 울부짖음 재현) 우어어어어~
소장님... 그냥도 폐인이 되는데 500만원씩이나 주면서 폐인되라고 하면 전 폐인 할 꺼에요..!!'
소장님 잠시 질린다는 표정으로 우릴 쳐다보고 있다.
직원들의 그 핏발이 잔뜩 선 충혈된 눈동자가 죄다 소장을 향하고 있었고 소장은 순간 공포를
느꼈으리라.
`알았어..월급 올려주면 되잖어~!!'
그때서야 우리는 공포스런 동공을 풀고 순하디 순한 어린양의 눈으로 희희낙낙 거렸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대화의 배경엔 어둠의 저편 메피스토의 사전 공작이 있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믿거나..말거나.)

뱀꼬리 : 결국 그일은 우리가 하게 되었고 500까지는 아니더라도 특별 상여금으로 대체 되었다.
제길슨...당분간 주7일 근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