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으로 인해 흐물거리는 도토리묵마냥 헤벌래 하면서 TV를 틀었다.
이리저리 리모콘 룰렛을 돌렸더니만, M모 방송국에서 이상한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러하다.
연인사이였다 결별을 한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남자가 다시 여자를 찾는 프로그램..
(아마 매회마다 찾는자와 찾게되어지는 자의 성별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총 2명의 남자가 나와 전에 사귀었던 애인을 찾는 것이였는데....방송국 제작진들은 그녀들을
통칭 X 걸프렌드라는 이름으로 명명하고 거의 스토커와 몰카수준으로 접근을 한다는 것.....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소속과 목적을 밝히고 프로그램의 출연을 제의하게 된다..
물론 선택권은 여자에게 있다. 프로그램에 출연해 과거의 남자를 다시 만나던가 아니면 만나지
않던가...
두명의 남자가 과거의 연인을 찾으러 나섰으며 공평하게시리 한명은 퇴짜, 한명은 프로그램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퇴짜를 맞은 남자의 경우, 지나친 바람기로 인해 여자가 떠났고 사과도 안받아주기에 진심어린
사과를 하기 위해 나왔다고 하지만,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한말은 ' 거짓말 하는 거에요
그애는 어제 싸이에도 다른 여자와 찍은 사진을 올렸었어요.." 란 상당한 쪽팔림을 동반한 폭로를
하고 출연을 고사했고, 가슴아픈 사연을 간직한 또다른 출연자는 방송국에서 만나긴 했으나 이미
과거의 연인은 이미 새로운 사랑을 꾸려나가고 있는 상태였었다.
찬찬히 보고 있자니...나이 먹은 뒷방 늙은이같은 생각이 절로 나기 시작한다.
이보게 젊은이들...사랑은 돌아오지 않아...설령 돌아온다 해도 그건 과거의 미련과 아쉬움 뿐일세....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새로운 사랑을 할땐 과거와 같은 과오를 저지르지 않으면 된다네...
사람마다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완벽에 근접한 사랑을 하게 되는 거라네..
나도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저런 프로그램을 보고 요런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구~ 삭신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