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을 마무리하면서 7대 뉴스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여느 해의 부정적인 뉴스가 대부분이었던 것과는 다르게 우리 국민을 비롯한 세계 모두를 즐겁게 했던 뉴스들이 선정되었다는 것에 대해 기자 또한 기쁨을 감추지 못하겠습니다.


 1. 남북통일 원년의 해 - 통일 헌법 기초에 합의


 1972년 7.4 남북 공동 성명, 1985년 남북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교환에도 불구하고 남북 정치의 이해에 따라 화합과 반목을 반복했던 남한 북한의 정부는 장차 다가올 통일 한국을 대비하여 국가 명칭, 영토의 범위 등을 포함한 몇 가지 항목에 관하여 헌법적 위상을 갖는 통일 헌법을 마련하는데 합의를 하였습니다. 통일 헌법은 다분히 명목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지만 그 상징성으로 볼 때,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가치를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적 성과로는 통일헌법을 마련을 계기로 남북간의 군축이 합의된 것과 자라나는 세대는 통일한국의 국민으로 살 수 있도록 초등학교 교과과목 중 이념이 비교적 적은 수학, 과학 과목은 남북 공동으로 교과서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온 것도 통일 한국을 위한 진일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55년, 분단 52년 전쟁 1세대는 대부분 사망하고 살아계신 분들도 노령이라 언제 돌아가실지 모릅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목 놓아 부르던 분들이 몇 분이 계신지 않은 이 때에 하루 빨리 남북의 자유로운 왕래와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와 더불어 중동지역, 내전이 10년 전에도 끝났음에도 불안했던 르완다, 시에라 리온 등 아프리카 국가, 그리고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의 카슈미르 고원에도 평화가 정착하기를 기대합니다.


 2. 더불어 사는 사회 - 기부 문화 정착


 우리나라에는 기부 문화가 뿌리 깊지 않아 서울 올림픽이 있던 1988에도 국제 원조를 받던 우리나라가 2000년대에 들어서도 세계 구호에는 인색함을 보여 왔습니다. 터키 지진 때, 작년 말에 있었던 인도네시아 지진 때에도 경제 규모 세계 11위라는 국가적 위상에 맞지 않는 원조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조차 빈축을 샀습니다. 이러한 정부와는 달리 국민 자발적 기부 운동이 이루지면서 월드비전 World Vision유니세프Unicef 등을 포함한 국제 구호 및 국내의 여러 단체를 통한 어려운 사람 돕기가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남을 돕는다는 운동이 확산되면서 장기 기증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도 장기 기증에 대한 문의와 등록이 많았습니다. 아직까지 문의를 하고 나서도 등록을 주저하는 사람이 많지만 국민 의식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뜻 깊은 일이라 하겠습니다.

 정부도 군비 축소로 남게 되는 국가 재정을 이용하여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국가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3. 하나뿐인 지구 - 환경파괴 속도 감소


 전 지구적인 산업 개발과 화석연료의 사용 등으로 환경파괴가 가속도를 갖고 진행하던 것이 작년을 고비로 올해는 속도가 조금 줄었습니다.

 

 1982년 10월에 영국 남극조사팀은 성층권의 오존량이 1957년에 비해 20%나 감소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기상 위성 관측에 의하면, 특히 남극에서 오존의 감소가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북반구에도 남극보다는 적지만, 노르웨이의 북쪽에 있는 스핏츠버그 섬 상공을 중심으로 매년 약 1.5∼2%씩 감소하는 엷은 오존지역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계의 사막화에 관해서는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으로 사하라 사막 남부의 사헬 지대를 꼽습니다. 아프리카 사헬 지방은 1960년대부터 사막화가 진행되고 가뭄이 겹쳐 생물이 살 수 없는 불모의 지대로 변하게 되었고, 1972년과 1973년 사이에는 수십만 명의 사람과 가축이 죽었습니다. 특히 1982년에서 1985년 사이에는 넓은 지역으로 확대되어 수백만 명이 사망하였습니다. 현재 지구 면적의 19%인 3천만 평방킬로미터가 사막화되어 가고 있으며 1억5천만 명이 사막화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의 경우, 1990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IPCC)의 '1차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100년 동안 지구표면 대기 평균온도가 섭씨 0.3∼0.6도 상승하였으며, 해수면 높이는 10∼25cm 상승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1995년 '2차 보고서'는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증가할 경우 2100년의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0.8∼3.5도 상승하고 해수면도 15∼95cm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 것이 보고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전 지구적이고 지속적인 환경파괴가 그나마 속도를 줄이고 있는 것은 작년 말에 있던 인도네시아 지진이 환경파괴의 결과라는 이야기로 인해 생긴 경각심과 교토의정서에 의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세계인들의 인식에 이와 같은 무한한 소비행태로는 지구가 견디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절제하는 생활 습관의 유행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이제 3R 운동(reduce, reuse, recycle)은 운동이 아니라 생활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의 재판 발행을 하는 등 환경운동에 있어 한 획을 긋는 한 해였습니다.


 4. 가정의 회복 - 이혼율 감소, 출산율 증가


 사회 구조가 급격히 산업화, 개인화가 되어 가면서 가정파괴가 심각했던 지난 몇 년간과는 달리 이혼율의 감소, 미혼 인구의 감소 등의 수치를 보이며 출생 인구도 점차 늘어나 가정 파괴가 가정 회복을 돌아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유교적 사회문화, 가정에 반기를 든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남성들 역시 유교적인 책임감은 그대로 있으면서도 가정의 역할에 대한 기대는 증가되면서 결혼의 기피, 이혼율의 증가는 꾸준히 지속되었습니다. 올해 초에 있었던 호주제의 폐지나 직장 여성의 탁아시설의 확대 등의 제도적인 면이 가정의 회복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으나, 양성 평등의 사회적 문화를 통한 가정 내의 모든 가족 구성원 존중 사상이 가장 중요했다고 봅니다. 또한 개인적인 생활이 여러 가지로 편리한 점도 있으나 가족이 주는 가치는 가족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한 요인일 것입니다. 개화기 때의 ‘동도서기東道西器’의 가치관이 아니더라도 우리 문화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 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편 가정의 회복으로 버려지는 아이의 절대적 숫자도 줄었지만 사회적 편견의 해소로 더불어 국내 입양아 경우도 늘어 해외입양이 줄고 있습니다.


 5. 출판사, 서점, 도서관의 즐거운 비명 - 독서량의 증가


 국내 독서량은 1996년에 1인당 평균독서권수 16.1권 1999년에는 13.2권으로 해마다 감소하였고 2004년까지 꾸준히 감소하였습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교양서적」42.8%, 「잡지」33.4%, 「직업관련서적」17.1%, 「생활·취미·정보서적」14.6%,「만화 등 기타 서적」12.2% 순이었습니다. 이는 학생들의 학과목 참고서, 직장인들의 직업과 관련된 전문서적, 각종 월간지, 주간지가 포함된 숫자로 교양서의 독서를 추산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마음의 양식이라 할 수 있는 교양서적의 독서는 1달에 1권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2005년에는 60%에도 미치지 못했던 독서 인구 비율이 80%까지 상승하고 기존의 열독 인구의 독서량도 꾸준히 증가하여 교양서적만으로 계산하여도 12권으로 1달에 책 한권 읽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예전에 독서가 취미의 한 가지였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독서는 생활이 되었습니다.

 올해 11월 19일 프랑크 푸르트 국제도서박람회의 주빈국으로 초청된 우리나라는 국가적 준비가 소홀하다고 지적이 되었지만 짧은 준비기간에도 훌륭하게 치러 많은 나라로부터 격찬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출판문화가 발전하는 계기였습니다. 더불어 많은 서점들도 호황을 누렸습니다.


 6. 물리학의 새 지평 - 만물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의 발견


 모든 것의 이론이 아님에도 ‘만물의 이론’이라는 명칭이 오만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과학자들이 궁극의 이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고자 이름 지워진 만물의 이론이 증명된 것으로 보여 집니다. 아직 검증의 단계를 거치려면 또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과학자들은 이번 이론의 증명을 옳다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Kstone님에게 만물의 이론에 대하여 여쭈어 보았습니다.


 Kstone : ‘만물의 이론’이란 것은, 시간의 탄생 이래 우주 속의 모든 종류의 물질과 힘들의 움직임과 그 특성을 기술할 수 있는 단일한 수학 방정식임을 명확히 하고 이 수학적 표현들로부터 빛의 속도, 중력의 세기, 양성자의 질량, 전하의 크기 등 자연의 모든 상수들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하며, 그 많은 아원자 입자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입증되어야 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암흑물질의 존재도 밝혀져야 할 것이다. '만물의 이론'은 이러한 엄청난 힘을 가졌다.


 우주의 생성 그리고 현재 상태와 미래에 대한 예측, 물질의 궁극에 대한 이론인 '만물의 이론'의 발견으로 과학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7. 새로운 삶을 열어 줌 - 희귀병 치료법


 유전자 검사에 대한 논란이 있었음에 불구하고 지속적인 연구 끝에 몇 가지 난치병에 대한 치료법이 밝혀졌습니다. 우선 근위축성측삭경amyotrophic lateral sclerosis(ALS)은 1930년대 이 질병을 앓았던 운동선수의 이름에 기원하여 루게릭병Lou Gehrig's disease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으며 근위축, 근력약화, 섬유속성 연축 등을 특징으로 하는 퇴행성 신경계 병변이며 대뇌 및 척수의 운동신경원이 선택적으로 파괴되기 때문에 "운동신경원 질환"으로도 불립니다. 2001년 ALS-2 유전자 변이가 관여한다는 등 몇 가지 원인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원인도 모르고 병의 진행 과정도 몰라 그 치료법 역시 마땅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의 성과는 환자가 실감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되리라고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난치병인 진행성 근이영양증progressive myodystrophy의 병태생리에 관해서도 획기적인 연구가 이루어져 증상적 및 고식적 치료에 머물렀던 치료가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치료법이 곧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립간 2004-12-3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가족 모두들,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만 있기를 기대합니다.

조선인 2004-12-30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수선한 마음에 잠시 훈기가 돌았습니다. 고마워요. 추천.

水巖 2004-12-30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글 올리시면서 좋은 기사를 써 주시는군요. 어디 가신줄 알었답니다.

마립간 2004-12-30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반갑습니다. 알라딘 마을에는 매일 한두번씩 돌아다닙니다. 글 쓰는 것 보다 (사실 쓸 내용이 마땅치 않아서) 책을 읽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조선인님, 요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고 같은데, 고진감래라고 좋은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비로그인 2004-12-30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끝내주네요..추천!추천이요!!

stella.K 2004-12-30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는 출전 페이지에 글 남겼는데...

마립간 2004-12-30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 상관없습니다. 처음 상품 욕심때문에 글을 썼는데, 상품보다는 여러 사람에게 읽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지기님 서재에 있던 페이퍼를 이리로 옮겨오고 지기님 서재에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처음에 내 페이퍼에도 등록을 하지 않았던 관계로... 이벤트 점수에는 마이너스가 될지 모르겠으나 다른 어떤 생각이 떠 올라 이리 하였습니다. 새해 벽두에 좋은 일을 해야겠습니다.^^

stella.K 2004-12-3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전 마립간님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 수학과 요리

- 넌센스 퀴스


1. 진/우맘님이 수학이 딱딱하다고 불평이 많습니다. 그래서 마립간이 조언을 하였지요. 수학을 요리해 보라고. 그래서 진/우맘이 수학을 숯불에 구웠습니다. 이렇게 좋을 수가!

 진/우맘이 만든 요리 이름은?


2. 마태우스님 이 소식을 듣고 자기도 수학을 요리하겠다고 나섰는데, 그만 너무 많이 구워버렸습니다. 이런!

 마태우스님이 만든 요리는?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04-12-12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어려워요. 힌트 좀 주세요. ㅠ.ㅠ

가을산 2004-12-12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넌센스니까.... ^^;;



1번: 수학/숯불 = 학/ㅊ불

2번: 수학/(숯불 + 숯불) = 학/(수+2ㅊ+2불) 으... 제 산수로는 이정도가 한계...

마냐 2004-12-12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넘 궁금합니다. 가을산님 덕분에 잠깐 웃었지만, 이 궁금증을 내일 낮까지..으헉.

마립간 2004-12-13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힌트1 : 알라딘에도 있다.

힌트2 : 알라딘에 주류는 주부가 아닐까. 따라서 stella09님에게는 어려운 것인 당연한듯.

힌트3 : 마립간은 ***나 ####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갈대 2004-12-13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은 혹시 '기탄수학' 아닌가요? 1번은 음...

갈대 2004-12-13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은 '수학이 수군수군'인 것 같은데요^^

瑚璉 2004-12-13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숯불구이 수학, 2번 (너무 타서) 못먹을 수학...

(-.-;)

마립간 2004-12-13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학교 어머니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고 쉬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저의 서재에 방문하시는 주인장의 성향이 비주류라... 올려주신 글이 재미 있습니다.

1번 ; 익힘수학 (또는 수학익힘) 2번 ; 탄탄수학 - 초등학교 학습지

조선인 2004-12-1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익힘수학이라는 것도 있나요? 탄탄수학은 들어본 거 같기도 하네요.

明卵 2004-12-1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젯밤부터 고민했었다구요.. 수학익힘책은 저도 아는데, 이런 걸 줄이야!! !o!

마립간 2004-12-13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란님, 반갑습니다.

stella.K 2004-12-13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답이 안 나왔나요? 에고...마립간님 저리 말씀하시니 저는 애저녁에 포기했습니다요. 그래도 답이 궁금. 이거 혹시 이벤트는 아니죠? >.<;;

stella.K 2004-12-15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이런...^^
 

* 행정수도 이전


 언론에서 국론의 분열을 만들었다는 주제인 행정 수도 이전에 관해 정치적인 면을 제외한 다른 면에는 어떤 사고가 가능할까?


 우선 주제가 정치권에서 시작되었고 정치권에서 결론을 내려주었으니 정치적인 면을 먼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네요.


 1997년 겨울, 15대 대통령 선거 때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박빙의 승부에서 새정치 국민회의는 자유민주연합과 공조를 하면서 내각제로 헌법 개헌을 대선 공약으로 채택하였습니다. 김대중 후보에게 투표를 하겠다는 친구에게 내각제의 개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니 절대로 개헌할 일 없다고 단언을 하였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을 할 수 있지?

 2002년 겨울, 새천년 민주당의 후보였던 현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행정 수도 이전을 공약을 채택했습니다. 과연 행정 수도 이전이 될까라는 저의 질문에 저의 주의 사람들은? 글쎄 안 될 것 같은데... 확실히 내각제 개헌 때보다는 불확실성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정치권의 논란은 최소한 저에게는 관심을 끌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그 주장이 여당이든, 야당이든 토론의 논의에 앞서 결론은 이미 갖고 출발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공약 사항을 실천하지 못 한다는 것은 공약을 내세운 여당의 정치적 패배이며, 반대로 어떤 이유이던 간에 행정 수도 이전이 추진된다는 것은 야당의 정치적 패배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학문적 논쟁도 치열하였고 양측의 논거도 다양하고 모두 맞는 말 같은데....


 역사적으로 보면 신라가 서울을 옮겼다면 더 넓은 영토의 수복이나 번영을 누렸을 것이라는 평가에 귀족의 반대로 옮기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하지만 궁예가 서울을 옮긴 것은 지도자의 독단이며 태봉을 멸망으로 이끌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 게임의 이론


 현재 여당인 열린 우리당과 최대 야당의 여론 조사를 보면 민주노동당, 새천년민주당, 그리고 자유민주연합이 있는 다당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양당제와 같은 현상을 보입니다.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상승할 때 한나라당의 실수(?)가 원인이고 반대로 한나라당의 지지율 상승 때는 대부분의 열린우리당의 실수(?)가 원인이었습니다.

 바둑의 명언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묘수를 두어서 승리로 이끄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이 악수를 두어 패배를 한다.’


 이와 같은 바둑의 명언이 가능한 이유는 바둑이 ‘완전 정보, 유한 2인, 제로섬(Zero sum) 게임’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종류의 게임에는 네 가지의 본질적 요소가 있는데.

1) 두 사람의 플레이어가 존재한다.

2) 그들은 게임의 결과에 관해 상반되는 이해를 갖는다.

3) 게임은 유한하다.

4) 불시의 공격은 없다. (4번은 국회에 해당하는 것 같지 않네요.)


 다시 행정수도 이전으로 이야기를 돌리면 행정수도 하지 않음으로써 어떤 사람의 이익을 지킨다고 생각하고 (기득권 계층의 자신의 이익 지키기) 이전으로 다른 계층(비기득권)의 가능한 이익을 회피한다는 구조로 파악을 하면 마치 ‘완전 정보, 유한 2인, 제로섬 게임’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행정수도 이전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파급효과, 해외 국가들에 발생하는 효과, 국토 환경의 변화를 고려한다면 이는 ‘1인 게임(one-person games-인간 대 자연의 게임)’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1인 게임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예로 들면


- 다섯 명의 도둑이 있고 다섯 명 중의 한 사람은 두목입니다. 두목은 키가 제일 큽니다. 경찰 한사람이 집 밖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고 두목을 미행하려 하지만 키가 크다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습니다. 도둑이 한 사람씩이 밖으로 나간다면 경찰은 원칙을 갖고 몇 번째 사람을 미행을 해야 가장 높은 확률로 두목을 미행할 수 있을까.


- 아이스크림 회사 A는 과거의 경험에서 아이스크림을 출시하여 히트를 쳤던 비율이 60%였다면 새로 출시하는 새로운 아이스크림 a는 과거의 성공 비율을 근거로 삼을 수 있을까. 답은 ‘없다’입니다.


 행정수도 이전에 근거로 합당한 이유 10가지와 옮기면 안 되는 이유가 11가지라면 옮기지 말아야 할까요? 그렇지 않죠. 10가지 이유와 단 한 가지 이유라도 이유의 비중이 다르다면 비중이 큰 한 가지 이유가 10가지 이유보다 더 우선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종합적 결론이 몇 단계의 추론을 거친다면 추론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f1(x)부터 f7(x)까지 90%의 확실성이 있어도 그 결론이 추론을 통해 맞을 확률은 절반이 안 됩니다.

 

 F(x)=f1(x) x f2(x) x f3(x) x f4(x) x f5(x) x f6(x) x f7(x)

 0.478 = 0.9 x 0.9 x 0.9 x 0.9 x 0.9 x 0.9 x 0.9


 더욱이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와 카타스로피catastrophe 이론까지 고려하면 더욱 더 그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죠.


 마지막으로 정치이야기를 다시 하면 민주노동당의 경우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였는데, 그 이유가 행정수도 이전으로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효과를 얻을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립간 2004-12-0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조> balmas님의 2004년 11월 6일 ‘헌재 판결 이후-사회화와 노동 제 242호’
갈대님의 2004년 11월 19일 ‘판단에 대하여’
* p.s. 다섯 명의 도둑과 한 명의 경찰의 이야기는 정답은 두 사람을 지나쳐 보내고 두 사람보다 큰 사람이 나올 때 미행하는 것이 가장 확률이 높습니다. (약 40%정도)

참고로 마립간은 서울 또는 수도권에 부동산이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지구 어디에도 제 소유의 부동산은 없습니다.) 이 나이 먹도록 뭐하고 지냈냐?

마립간 2004-12-09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아직 감성의 상처가 아물지 않아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쓸까도 생각했는데, 마냐님과 sweatmagic님의 격려로 글을 올립니다.

마태우스 2004-12-10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님의 글은 언제나 명쾌하고 분석적이십니다. 읽고 나면 굉장히 유익했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글이요. 아마 다른 사람은 쓰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는....
 

* 예전에 Hidden Markov Model가지고 씨름하다가 결국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끝냈는데, 다시 Bayes theory가 나를 괴롭게 합니다.

 에라, 모르겠다. 인터넷에 있는 것이나 올리자.

* A hidden Markov model (HMM) is a statistical model where the system being modelled is assumed to be a Markov process with unknown parameters, and the challenge is to determine the hidden parameters, from the observable parameters, based on this assumption. The extracted model parameters can then be used to perform further analysis, for example for pattern recognition applications.

 In a regular Markov model, the state is directly visible to the observer, and therefore the state transition probabilities are the only parameters. A hidden Markov model adds outputs: each state has a probability distribution over the possible output tokens. Therefore, looking at a sequence of tokens generated by an HMM does not directly indicate the sequence of states.

 

* 베이즈 정리는 Thomas Bayes 가 ‘우연이라는 원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관한 논문’ (Essay towards solving a problem in the doctrine of chances) 에 발표한 이론이다 ....

 

 조건부 확률에서는 새로운 정보를 알았을 때 확률의 개선이 일어나게 된다. 가끔 우리는 어떤 실험결과에서 나온 정보를 이용하여 어떤 사건의 처음 확률을 개선시킬 수 있는데, 여기서 처음 확률은 사전확률 (prior probability) 이라 하고, 개선된 확률을 사후확률 (posterior probability) 이라고 하며, 이러한 확률의 개선을 이룩하는 것이 베이즈의 정리 (Bayes' theorem) 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4-12-10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 계산

 

<천재들의 수학 노트> p91-92

역사상 가장 유명한 암산 천재는 콜번Zerah Colburn일 것이다.


- 8의 16제곱을 구하라는 문제에는 단 몇 초만에 281,474,976,710,656이라고 답했다.


마립간도 몇 초가 걸립니다. (전자계산기를 가지고^^) 8을 누르다 보면 몇 번을 눌렀는지 잊어버리니.


- 또 한 번은 21,734 x 543 = 11,801,562를 암산으로 어떻게 구했는지 물었더니 65,202 x 181을 계산하였다고 하니


마립간은 8개의 숫자를 머리에 떠 올리는 것조차 힘든데... 수학의 본질은 계산이 아니라 추론이지만 부럽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얀마녀 2004-12-09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부럽다는 생각조차 안 드는군요. 신기할 따름이에요.

갈대 2004-12-1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학 천재들의 뇌에선 도대체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 걸까요? 8의 16제곱 암산이라니..

마냐 2004-12-10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믿기지 않네요...머리 구조를 확 뜯어보고 싶을 정도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