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어 품사 및 맞춤법
문학과 특별히 친하지 않아 문학이나 국어 분야에 있어 고민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데, 글샘 님과 맞춤법에 관해 댓글 주고받다 보니 예전에 고민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 ‘이다’
중학교 때, 친구에게 ‘이다’의 품사가 뭐야? 답은 조사助事. 왜 조사야? 친구는 묵묵부답.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각자 국어 문법책을 읽은 것이 있어 몇 가지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다’ 품사는 조사, ‘있다와 아니다’의 품사는 형용사. ‘이다’를 종결사로 독립된 품사로 주장한 국어학자도 계시다. (인터넷 검색 홍기문) 여기서 제가 ‘이다’를 서술격 조사로 받아들이는 것에 큰 저항은 없었습니다. ‘이다’라는 단어가 워낙 기묘해서 무엇이라고 불러도 딱 마음에 맞는 것이 없었습니다.
* 학습란 vs 학습 난
두 번째에 품사에 고민을 주었던 단어는 ‘학습란’입니다. 시작은 역시 중학교 시절입니다. 당시에 ‘환경 미화 심사’라는 것이 있었고 뒤 칠판 제목에 색종이로 오려 제목을 다는데, ‘학습란’이 맞느냐, ‘학습 난’이 맞느냐 질문이 제기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란과 난, 띄어쓰기까지). 당시 누군가 (아마도 선생님?) 결론을 내주었고 일이 진행되었는데, 똑같은 상황이 고등학교 때 다시 언급되었습니다.
첫 번째 의견은 학습(명사)+란(명사)=학습란(복합명사), 학습(관형어) 그리고 난(불완전 명사)=학습 난, 세 번째 의견은 (기억이 없었는데, 글샘 님과의 댓글로 알게 되었습니다.) 학습(명사)+란(접미사)=학습란입니다. 현 맞춤법에 맞는 글을 세 번째입니다.
(중학교 때와 달리) 고등학교 때의 생각은 ‘란欄’이 오히려 실체적이고 이 앞에 있는 단어는 란을 수식하는 하는 역할로 하는 것으로 봐서 명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란이 우리말 사용에 있어 단독으로 명사로 사용된 예가 없기에 불완전 명사로 취급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단지 고민은 ‘학습 난’이라는 어구가 오랫동안 사용되면서 ‘학습란’으로, 복합어로 변형된 지위를 갖는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이런 의문 때문에 ‘학습란’인지 ‘학습 난’이 헛갈렸고, 몇 번 사전을 찾아보았으나 철자에 관한 확인이었고 품사에 주의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항상 ‘학습란’인지 ‘학습 난’인지를 바로 잊어버렸습니다. 이번에는 잊어버릴 것 같지 않네요.)
* ‘몇 일’과 ‘며칠’
‘국문법이나 맞춤법이 본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저 역시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워보니 그 느낌이 두드러집니다. 저는 제 언어 습관이 부모님과 다르다고 생각지 못했는데, 저의 언어와 아이의 언어가 꽤 다르다고 느낍니다.
아이의 “완전 좋아!” - 어색하잖아.
국어학자가 ‘몇 일’을 며칠로 일원화 시킨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어렸을 때, 몇 일은 what date로, 며칠은 several days로 구분해야할 의미/이유가 명백했습니다.
당신의 생일은 몇 월 며칠입니까? - 어색하잖아.
‘깡충깡충’이 맞는 말이고 ‘깡총깡총’이 틀린 말이라고 하지만 이것도 내심 못마땅합니다. (맞춤법이 바뀌면 동요 가사도 바뀌나?)
* 님(임)
선생‘님’의 ‘님’은 접미사고, 글샘 ‘님’의 ‘님’은 불완전 명사이고,
‘임’과 함께 산다면에서 ‘임’은 명사고
‘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의 ‘님’은 2인칭 대명사라고 합니다.
앞의 단어가 명사와 고유명사에 따라 님의 품사가 접미사 및 불완전 명사로 바뀌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 일까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맞춤법에 맞느냐, 틀리느냐의 문제가가 아니라,) 왜 그렇게 맞춤법이 제정되었느냐에 대한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 2인칭 대명사로 사용된 ‘님’은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저는 격식이 없다고 생각하여 사용하지 않던 단어입니다. (인터넷에서는 ‘신어’로 나오는데, 국어학자나 맞춤법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었는지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