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에 수영을 할 때였다. 배영을 하다가 벽에 머리를 쾅 부딪혔다. 너무 아파서 잠시 주행을 멈추고 머리를 마구 문질렀다. 쌤이 오시더니 부딪쳤냐고 해서, 너무 열심히 한 까닭이라고 말했더니, 근데 왜 배영을 하는데 팔이 먼저 안 닿고 머리가 닿았냐고 하신다. 듣고 보니 그러네... 왜 그랬을까? 민망해서 언능 출발했다...;;;;; 

2. 또 지난 주였는데 잠영의 비법을 알려주셨다. 일단 깊이 들어가서 최대한 바닥에 붙어서 진행하고, 숨을 내뱉지 말고 멈춘 재로 진행하다가 끄트머리에 가서야 뱉어내라고 했다. 오리발을 낀 날이었는데, 얘기해주신대로 했더니 처음으로 25미터를 중간에서 일어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었다. 아, 나 아무래도 수영에 소질이 있나봐! 자화자찬하며 자축 세리머니! 그리고 이틀 뒤 오리발 없이 잠영을 시도해보다가  숨이 막혀 꼬르륵 거리며 위로 올라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절반도 가지 못했다. 오리발 덕분이었구나...;;;; 

3. 그리고 오늘, 오리발 끼는 날이었는데 집에 두고 갔다는 사실을 버스 안에서 깨달았다. 지난 주에는 오리발만 들고 가고 수영가방을 안 가져갔지만, 버스 타기 직전에 알아서 집에 되돌아가 가방을 챙길 수 있었지만 오늘은 이미 탑승하고 나서야 안 일. 선생님께 남는 것 있냐고 물으니 남자 사이즈로 하나 있다고 한다. 받아보니 41-42사이즈다. 이게 대체 우리 사이즈로 얼마라는겨? 암튼 엄청 컸다. 벗겨지지 않게 하려고 애를 쓰는 게 수영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그래도 끝까지 안 벗겨지고 버텼다. 다행히 오늘은 오리발을 좀 일찍 끝내줬다. 휴우... 

4. 요새 옷 쇼핑을 많이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10kg이상을 감량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옷들이 맞지 않는다. 예전에 작았던 옷들이라면 지금 잘 맞지만, 예전에 잘 맞았던 옷들은 거의 안 맞는다. 겉옷은 물론 속옷까지. 그래도 살 쪄서 재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살 빠져서 쇼핑하는 거니까 돈 써도 좀 행복했달까. 아무튼 차마 비싼 것들은 못 사고 저렴한 것들을 주로 구매했는데 싼 게 비지떡인 사례까 속출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청바지를 하나 구입했다. 생각해보니 살면서 내가 청바지를 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언젠가 얘기했지만, 여름 청바지만 60벌 갖고 있는 언니랑 거의 평생을 살았던 나니, 내가 청바지 구입할 일이 뭐 있었겠는가. 내가 사고 싶었던 것은 스키니진이나 혹은 그에 준하는 좁은 폭의 청바지였다. 모델착용컷이 예뻐서 샀는데, 받고 보니 기장이 너무 길어서 남자 옷이 잘못 배달된 줄 알았다. 쇼핑몰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원래 기장이 104cm. 허거걱, 너무 길다. 바지통도 넓고, 허리만 맞는다. 게다가 색도 촌스럽다. 모니터로 확인되던 그 색상이 아니다. 완전 속았다는 기분! 하지만 9800원 주고 산 청바지를 반품하는 것도 거시기해서 그냥 기장을 줄여 입기로 했다. 그 가격이 그 가격이다...;;; 최근에 둘째 언니가 미싱을 샀으니, 밑단 박는 것 한 번 부탁해 보련다. 한 달 더 되었으니 이 정도는 할 수 있겠지?(안 해봐서 얼마나 어려운 건지, 쉬운 건지 전혀 모름..;;;) 

5. 얼마 전에 샀던 양말이 새 건데 구멍이 세 개나 뚫려 있었더라는 버럭스런 얘기를 내가 했던가?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암튼, 그때 같이 샀던 레깅스를 날씨 추워져서 입어보려고 신어봤더니 너무 짧아서 무릎 바로 위까지밖에 오질 않았다. 구멍난 양말까진 참으려고 했는데 올라가지 않는 레깅스를 보니 분노 폭발! 결국 불량제품 환불을 요구했는데 구매한지 시간이 좀 지나서 잘 처리될 지 모르겠다. 일단 내일 업체가 회수해 가기로 했다. 며칠 뒤 알라딘에서 진행하는 특가 레깅스를 기다리고 있다. -_-;;;; 

 

6. 토요일에 친구가 삼총사 티켓이 있다고 했는데 이미 본 거라서 리얼스틸을 함께 보았다. SF를 안 좋아하는 친구인지라 걱정했는데, 가족영화에 더 맞는 영화였다. 기대보다 재밌었고 더 따뜻한 영화였다. 미래 사회를 표방하지만 훨씬 아날로그적인 느낌이었다. 리뷰 쓸 짬이 생기려나? 안 생기면 40자 평으로.... 가만.... 그렇게 넘어간 영화가 하나 더 있다. 언피니시드.... 어쩜 좋아....;;;;  

 

7. 어제는 문학동네에서 주관한 고궁답사를 다녀왔다. 정확히는 '한중록의 공간을 거닐다'가 맞는 표현이겠다. 현재 문동 카페에 연재중이신 정병설 교수님과 함께 창경궁과 창덕궁을 돌아보는 게 이번 행사였는데, 같은 공간에 연재 중이신 정민 교수님과 안대회 교수님도 동참하셨다. 모두 한학과 역사에 조예가 깊으신 분들이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많은 얘기들을 들려주셨다. 행운 중의 행운이다.    



 

 

 

차분하게 후기를 작성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서 짬이 안 나고 있다. 일단 검박한 사진 한 장만 올려본다.^^ 

 

 

 

 

8.어제의 날씨란 정말 겁나 추운 것이어서, 해가 지자마자 오들오들 떨어야 했다. 손도 막 곱아서 행사 끝나고 먹기로 되어 있는 칼국수 생각이 간절했지만, 난 저녁에 뮤지컬을 예매해둔 게 있었다. 사실 행사 당첨될 줄 알았더라면 뮤지컬 날짜를 바꿨을 텐데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행사도 경쟁률이 셌는데 한중록 모니터링 했던 인연을 콕! 찝어 쓴 터라 뽑아준 것 같다. ㅎㅎㅎ 

암튼, 뮤지컬을 보러 충무아트홀로 고고씽.  

  

뮤지컬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추가해야겠다. 워낙 애정하는 작품이니까 패스할 수 없지. 사진은 사인회 하기 직전의 포토존인데, 저것만 찍고서 나와버렸다. 애정하는 배우가 출연한 게 아니므로 사인은 패쓰. 프로그램은 샀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지. 

9. 모레는 학부모 공개수업이 있는 날이어서 사실 마음이 좀 급했는데 바쁘냐는 친구의 문자에 좌르륵 소식을 전하고 사라지련다.  

10. 삽질이 적어서 혹시 서운하려나? 창덕궁 거닐다가 카메라를 떨어뜨렸다. ;;; 어제는 인식이 됐는데 오늘은 컴퓨터 연결했을 때 인식을 못하고 있다. 11만원에 사서 이집트 갔다가 사막에서 모래 들어가 6만원 주고 고쳤던 똑딱이 디카. 이번에도 고장이라면, 나는 너를 과감히 포기하리...ㅜ.ㅜ 일단 직장에서 다시 한 번 확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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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0-18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삽질이 적어도 즐거웠어요~~ ^^
창경궁과 창덕궁을 못 가봐서 후기를 기다릴게요~~~~~

마노아 2011-10-18 21:33   좋아요 0 | URL
으헤헷, 아주 가끔은 삽질을 패스하기도 해야 해요. 그치만 사실 오늘 삽질 많이 했다능...ㅜ.ㅜ
창경궁과 창덕궁 후기는 늦더라도 꼭 쓸게요.^^

전호인 2011-10-18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영ㅋㅋ
저도 수영꽤나 합니다. 전코스를 다 마스터했기 때문에 주로 자유수영을 하지요.
올림픽수영장이 저의 활동무대죠.
일주일에 2~3번은 하려고 하는 데 술약속 등이 있으면 그것도 쉽질 않네요.
과거 코치가 돌릴 때는 어쩔 수 없었지만 자유수영시엔 오리발은 가능하면 착용하지 않습니다.
착용전후의 느낌이 너무 확연해서요.ㅋㅋ
10킬로나 감량을 하셨다니 이젠 마노아님의 정체를 확인하기 쉽지 않겠는걸요.ㅋㅋ

마노아 2011-10-18 21:34   좋아요 0 | URL
자전거도 타시고, 운동 마니아 전호인님! 아주 딴딴하다니까요.^^
오, 10kg으로 정체 확인이 불분명해지다니, 제가 짐승에서 인간이 되었나요.ㅎㅎㅎ

카스피 2011-10-18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10킬로 감량하셨다니 넘 부럽습니당^^

마노아 2011-10-18 21:34   좋아요 0 | URL
돈을 쓰면 누구나 가능하답니다. 쿨럭...;;;;;;

pjy 2011-10-18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살빼서 새옷사는거 완전 부러워요!!! 진짜 좋으시겠다*^^*
찰칵느린 삼성꺼땜에 빈정상한지 오래되서요, 전 이제는 디카에 대한 미련을 버렸어요~ 요즘 쓰는건 비교우위잡티전문 올림푸스 삼백이ㅋㅋㅋ 잘찍힙니다~

마노아 2011-10-18 21:35   좋아요 0 | URL
제가 바로 그 느린 삼성 디카 쓰는 유저랍니다. 아, 찰칵 하고 기다리는 일이 참으로 민망하다니까요.
올림푸스는 가격이 어떤가 검색해봐야겠습니다.
코닥 디카 오늘까지 세일한다고 여겼는데 아닌가봐요. 티몬이었던 것 같은데 어제 끝났나? ㅡ.ㅜ

blanca 2011-10-18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십킬로요?! 우아, 수영이 정말 좋은 운동이군요. 고궁답사, 저런 좋은 행사가 있었다니, 아쉽네요. 청바지는 꼭 입어보고 사야 하는 것 같아요. 심지어 입어보고 사도 집에서 다시 입어보면 후회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바람의 나라, 뮤지컬도 넘 근사할 것 같아요. 여기 음악감독이 하얀거탑 음악했다는 얘기 들은 것도 같은데....

마노아 2011-10-18 21:36   좋아요 0 | URL
아아, 아닙니다. 수영으로는 단 1kg도 빠지지 않았어요. 저 한약 먹었다고 몇 번 얘기했는데 다들 글을 드문드문 읽으셨다능..ㅎㅎㅎ
바람의 나라랑 하얀거탑 음악감독은 이름이 이시우였던가... 2006년, 2007, 2009년 버전이고요. 이번엔 버전이 또 바뀌었어요. 바람의 나라는 총 세차례 뮤지컬로 올려졌는데, 사실 노래는 이번이 가장 약했답니다.^^;;;;

책가방 2011-10-18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어떻게하면 10kg을 뺄 수가 있어요??????
하긴 부지런히 사시는 거 보면 저절로 빠질 것 같기도 하공... 부러버용~~

제 디카도 왔다갔다 합니다.
둘째아이가 한효주 디카에 빠져서리 그거 사자고 조르고 있답니다.
전교등수 50등 안에 들면 사준다고 했는뎅..ㅋ

마노아 2011-10-18 21:37   좋아요 0 | URL
일단 살을 빼려면 좀 적게 먹어야 합니다. 이게 맨정신으로 안 되기 때문에 저는 한약을 먹었어요.
적게 먹어서 위를 좀 줄여서 그 상태를 유지하는 원리인데, 다이어트 끝내고 방심 풀리면 금세 1kg정도는 찌고 또 그런답니다.
한효주 디카! 아, 저도 사고 싶어요.ㅋㅋㅋ

BRINY 2011-10-18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킬로 감량이라니, 눈이 번쩍! 저는 2킬로 감량도 힘들어요 흑흑.

마노아 2011-10-18 21:38   좋아요 0 | URL
저도 약 안 먹었음 택도 없어요. 그 옛날 허벌라이프 한 달 먹고도 단 1kg도 빼지 못했던 1인이랍니다..ㅜ.ㅜ

이매지 2011-10-18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저도 모르게 살 어떻게 빼셨냐는 질문이 튀어나왔던!
오랜만에 뵈어서 더 반가웠던 마노아님 추우신데 고생 많으셨어요 ㅠㅠㅠㅠ

마노아 2011-10-18 21:38   좋아요 0 | URL
저 요새 한의원 소개해주느라 바쁘답니다.ㅎㅎㅎ
이매지님이야말로 휴일에 고생이 많았어요. 매지님 계셔서 제가 외롭지 않았습니다. 고마워요.^^

비로그인 2011-10-18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알찬 일주일을 보내셨네요. 지난 일주일을 떠올려보면 아무 생각 안 나고 그저 피곤했다, 요 단어만 떠오르는데 말이에요. 수영도 하시고 고궁도 다녀오시고... 그래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삽질이군요! 오늘은 다소 평타지만 ^^ㅋ

마노아 2011-10-18 21:40   좋아요 0 | URL
삽질은 오늘 더 많이 했지만, 길 못 찾은 삽질은 너무 많이 얘기했으니 패쓰하겠습니다.^^;;;
요새 버스나 지하철에서 고개 떨어뜨리며 조는 게 일이 되어버렸어요. 아, 너무 졸려요..ㅜ.ㅜ

진주 2011-10-18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영하다가 팔보다 머리가 먼저 벽에 부딪힌 이유는 마노아님 속도가 엄청 빨랐다는 증거예요 ㅎㅎ 오리발 신고 배영하다보면 흔히 있는 일인데.... 그리고..잠영 오리발 없이도 끝까지 가려면 숨을 참았다가 막판에 다 내쉬면 안 돼요.그렇게 한꺼번에 다 내쉬면 몸이 붕 떠올라요~ 숨을 절반까지는 참다가 절반 이후부터는 야금야금 아주 조금씩 아끼면서 내뿜어야 하구염,,,근데 잠영25m는 호흡 조절만으론 힘들긴 해요. 그야말로 잠영-영법으로 물 속에서 팔과 다리 동작을 해야 되지요. 대개 평형을 하는데 저는 팔만 평형 영법으로 젓고요 다리는 접영 발차기를 해요. 아..그리고, 배우셨겠지만 물 속에선 머리가 방향키랍니다. 턱을 당기면 몸이 밑으로 내려가지요. 머리로는 물에 떠오르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야 하고, 팔 다리도 물 속에서 개구리처럼 물을 당기며 헤엄쳐 나가야 하고 호흡은...죽기 직전까지 참는거지요 ㅎㅎㅎ가오리처럼 바닥에 딱 붙어서 위에서 텀벙텀벙 가는 사람들 추월해 나가는 것도 재밌....ㅋ

마노아 2011-10-18 21:42   좋아요 0 | URL
오오오, 빨라서 그랬던 겁니까? 그러고 보니 그날 오리발 신은 날이었네요. 사실, 선생님 보느라 고개 좀 들었다다 쾅! 박았던 것 같아요.6^ㅎㅎㅎ
오리발 없이 잠영했을 때도 나름 멀리 간 다음에 숨을 뱉었다고 여겼는데 그래도 반밖에 못 갔어요..;;;;
참, 저 오리발 끼고 잠영했던날, 너무 바닥으로 붙어서 무릎 부딪혔답니다...;;;;
접영 발차기에 평영 손동작을 다음에 시도해보겠어요.(>_<)
오, 턱을 당기면 몸이 내려가나요? 처음 알았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hnine 2011-10-18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 레깅스 상품 사진인가요? 내용 읽기 전에 저 사진 보고 이건 누구의 무슨 추상 작품인가 한참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ㅋㅋ

마노아 2011-10-18 21:42   좋아요 0 | URL
아하하핫, 말씀 듣고 보니 정말 무슨 작품 같아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