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사가 본격화되고서 열흘이 지났는데, 문짝 달아놓은 것을 보니 가관이었다. 문을 열었을 때의 동선과 공간을 고려하지 않고 모두 한쪽 방향으로 통일시켜 달아놓은 것이다. 그래서 항의를 했더니 고칠 수 없다고 버텼다. 그렇게 며칠 어무이 속을 썩이더니만, 어제 형부가 가서 이건 바꿔주셔야 하는 거라고 얘기하니 두말 않고 알았다고 했다. 오늘 가보니 문짝 다시 달고 있더라. 흐음.... 

2. 싱크대 쪽 작업을 하면서 우리가 그간 몰랐던 사실을 알아버렸다. 안쪽에 더운물 벨브가 잠겨 있어서 그간 더운 물이 안 나왔다는 것이다. 우린 이 집 살면서 그간 10년 동안 주방에선 더운물 없이 쓰느라 겨울에 설거지할 때는 장갑 두 개씩 끼고서 했는데...ㅜ.ㅜ 심히 억울해지는 순간이었지만, 앞으로는 더운 물 쓸 수 있다는 얘기니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야지. 

3. 어제는 현관문을 교체했는데, 교체하고서 우리한테 열쇠를 안 주고 그냥 퇴근을 해버리신 거다. 평소에는 6시까지 일을 하셔서 6시 맞춰서 가보니 이미 퇴근하신 지 한참. 열쇠 때문에 전화하니 집에 가셨다고... 댁은 망우리라고... 아놔....결국 아무도 집에 들어가 옷을 챙길 수가 없었다. 쿨럭....;;; 

4. 내년부터 자율형공립고등학교가 되는 까닭에 금년에는 학생들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는 학교가 자율 아닌 자율학습을 시키고 있는 중이다. 그 아이들을 감독해야 하는 교사도 그 시간에 학교에 남아야 되고, 전면 보충수업이 진행 중이라 역시 학교는 지에스칼텍스(칼퇴근)가 사라져 가고 있는 즈음.  

5. 월,수,금 한 시간씩만 퇴근 후 자율학습 감독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강사 비용으로 지급한다길래 콜~하고는 오늘 알사탕 500개 주는 김이설 작가의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을 구입하기 위해 알라딘 접속.  

묻어서 중고책도 구입하려고 둘러보는데, 왜 이리 군침 도는 책들이 많은지... 내 보관함에 담겨 있던 책들이 줄줄이 눈에 띄어서 다 담다 보니 어느새 5만원을 채우고....;;;; 

그리하여 이번 주 감독비만큼 책을 질렀는데, 점검하러 들어갔다가 또 다른 맘에 차는 책들 발견... 다시 담다 보니 3만원 어치 주문을 마친 상태.... 

헉,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6. 그랬는데, '수요일'은 담임샘이 보충수업이 없어서 직접 감독을 하시겠다고 하고, 감독비가 처음 말해준 것보다 적다는 얘기를 이어 들었다. 아, 책 지름신을 어쩜 좋아... 3주치 수당을 한 순간에 다 썼구나. 그것도 아직 받지도 않은 돈으로...;;;;; 

7. 자습 감독을 들어갔는데, 25명 앉아 있지만 그 시간을 자기 나름대로 공부하며 책 읽으며 활용한 학생은 딱 세 명. 나머지는 어떡해서든 장난치고, 어떡해서든 딴짓하느라 용을 쓰고 있다. 아, 자율 아닌 자율 학습도 슬프고, 기왕에 뭘 해야 하는 시간을 이렇게 흘려버리는 아이들도 슬프다.  

8. 오늘 어떤 학생이 머리 풀렀냐고 물었다. 하핫, 내 머리가 원래 파마하고서 일주일이면 다 풀린다는....;;;; 절대로 돈 더 주고 비싼 파마를 할 필요가 없다. 울 둘째 언니도 파마가 안 먹히는 머리카락이다. 저항이 세달까... 고집스런 머리카락! 

9. 조카가 국어 문제집 풀어놓은 것을 보니 재밌다.  

마고 할미(설문대 할미)가 너무 커서 제주 사람들이 옷감을 아무리 모아도 모자라는 거다. 그런데 왜 옷감이 모자라냐고 물으니 조카가 고른 답은 설문대 할망이 옷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해서란다. ㅋㅋㅋ 

시 문제도 재밌다.  

돌팍 밑에 예쁜 새싹들이/돌팍을 떠밀고 나오면서/히-영치기 영차/히-영치기 영차 
흙덩이도 무섭지 않고/돌덩이도 무섭지 않은 아기 싹들이/히-영치기 영차/히-영치기 영차 

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돌덩이도 무섭지 않은 아기 싹들이'의 까닭이 뭐냐고 물으니 새싹들이 겁이 없어서란다.  

조카 답이 정답 같다. ㅋㅋㅋ 

10. 눈비가 내리길래 돌아오는 길에 떡볶이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집에 재료가 있다는 걸 알았기에 오뎅이랑 튀김만 사갈까 하고 집에 전화를 해보니 이미 다 드셨단다. 나 빼고....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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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3-22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10년이나 뜨거운 물이 안 나오는데도 주인에게 말도 안하고 그냥 살았어요?
내 참~~ 어지간히도 무던한 가족들!!
돈이 들어오기도 전에 나갈 구멍이 생긴다고 하더니, 딱이네요.ㅋㅋ
조카~ 상당히 창의성이 뛰어난 아인데, 우리 교육은 그런 걸 용납 안한다는 게 문제!ㅜㅜ
떡볶이~~~~~ 어쩔거얌!!ㅋㅋ

마노아 2010-03-22 20:40   좋아요 0 | URL
그 전에 보일러 때문에 하도 속 썩여서 더운 물이 나올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욕실에 더운 물 제대로 나온 것도 몇 년 안 되거든요.
집이 오래되어서 여긴 더운 물이 안 되겠거니 했답니다. 싱크대 안쪽으로 벨브가 있을 거란 것도 몰라구요...;;;
떡볶이는 없고 방금 전에 다 불어버린 떡라면 먹었어요. 떡볶이의 아쉬움은 뒷날로...ㅎㅎㅎ

Kitty 2010-03-22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겨울에 찬물로 설거지 어떡해요 ㅠㅠ 진짜 무던하신 듯...이제부터는 따땃한 물로!
저는 요새 집앞에 있는 아딸에 빠졌답니다. 떡볶이 먹고 싶을 때마다 쪼르르 달려가서 사다먹어요.
마노아님도 오늘은 아딸하세요~~ ^^

마노아 2010-03-22 20:40   좋아요 0 | URL
아딸은 소문만 듣고 먹어보질 못했어요. 언제 한 번 시식을 해볼랍니다. 메뉴 구성이 몹시 마음에 드는데 말입지요. ^^ㅎㅎㅎ

꿈꾸는섬 2010-03-22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온수가 잠긴 것도 몰랐을까요? 에고 10년을......현관문 달고 가신 분은 또 어째 열쇠를 안 주고 퇴근하시고.......고생 많으셨어요. 오늘같은 날 떡볶이 좋죠.ㅎㅎ

마노아 2010-03-23 08:38   좋아요 0 | URL
그 전에 온수가 나오는 집에서 살아보질 못해서 그게 당연한 건줄 몰랐어요. 아파트나 온수 펄펄 나오는 줄 알았지 뭐예요..;;;;

울보 2010-03-22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가 제 딸이랑 동갑인가 봐요,,,

마노아 2010-03-23 08:39   좋아요 0 | URL
초등학교 2학년. 동갑 맞지요? 문제집 바로 알아보시는군요! ^^ㅎㅎㅎ

이매지 2010-03-22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받지도 않은 특근비로 이것저것 질러대는 저나, 마노아님이나 ㅠ_ㅠ
온수 없이 살아온 나날. 어쩐지 짠하네요 ㅠ_ㅠ

마노아 2010-03-23 08:39   좋아요 0 | URL
자본의 유혹이랄까요.^^;;;
아, 이젠 온수와 함께하는 나날이 될 거예요~ㅠ.ㅠ

무스탕 2010-03-22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집 맞는거에요? 더운물도 몰라서 못썼고 문도 잠겨서 못들어가고...;;;;;
돈은 버는만큼 쓴다는게 정말 정답이에요!!
저 역시 푼돈 들어올거 있으면 일단 지르고 보는 무대책에 무대뽀 ㅠ.ㅠ

마노아 2010-03-23 08:40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울집 맞는지...;;;;
돈은 버는 만큼 쓰고, 또 쉽게 번 돈은 쉽게 쓰기 마련이더라고요.
오늘은 이금이 작가 책이 알사탕 500개인데... 어흑, 바늘로 허벅지를 쑤실 것인지, 수당 한 달치를 저당 잡힐 것인지 고민 좀 해야겠어요ㅜ.ㅜ

후애(厚愛) 2010-03-23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10년 동안 더운물 없이 사시다니.. 이제는 더운물을 사용할 수가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저도 관심가는 책들을 마음껏 지르고 싶어요.ㅜ.ㅜ 마음껏 지르려면 한국에서 살아야하는데...ㅎㅎㅎ

마노아 2010-03-23 08:41   좋아요 0 | URL
발상의 전환을 못했던 게 많이 아쉬워요.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에요.(>_<)
후애님 한국에 아예 돌아오시기 전에 미국에 있는 책들은 다 읽고 오셔요.
그래야 한국에 와서 맘껏 질러도 속이 편할 거예요. 하핫^^

전호인 2010-03-23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부가 무서운 분인가보네요.
그렇게 고쳐달라 해도 버티다가 형부의 한방에 작업시작하는 것을 보니...ㅋ
머피의 법칙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온수 미사용으로 가스값은 절감되었을 것 같네요. 푸하하
얼마나 손이 시려웠을꼬. ㅠㅠ

마노아 2010-03-23 08:42   좋아요 0 | URL
이래서 집에 남자가 있어야 하나 싶었어요. 우리가 말할 때는 뒷등으로도 안 들었는데 말이에요.
울 형부가 또 한 덩치하기 때문에 목소리 깔면 좀 무섭죠.ㅋㅋㅋ
우리집 가스비 장난 아닌데, 더운 물까지 썼음 더 엄청났겠어요. 하하핫... 주르륵...ㅜ.ㅜ

마녀고양이 2010-03-23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따뜻한 물 사용하실 수 있는거 축하드려염!
자율 학습이라.. 참 싫었는데, 이제 생각하니 감독하시는 선생님두 지겨우실거 같아요. 저런다고 학생들이 꼭 공부할 것도 아닐듯 한데,, 어쩔 수 없나보죠? ㅠㅠ
책 지름신은....... 불치병이죠. 이러나저러나 갖고 싶은 많은 책을 주문하셨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하실듯~

마노아 2010-03-23 13:01   좋아요 0 | URL
하핫,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자율'에 맡기는 게 가장 좋고, 기왕에 참여한 거라면 그 시간을 의미있게 쓰면 좋을 텐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
책 지름신은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야 해요.^^;;;

L.SHIN 2010-03-23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공사업체가 대체 어디길래... 그렇게 엉망이래요? ㅡ.,ㅡ
마노님 형부 만세에요!
근데..난 '새 집'의 사진을 구경하고 싶었었는데..ㅎㅎㅎ

마노아 2010-03-23 14:00   좋아요 0 | URL
그게 열흘 지체해서 최종 낙찰된 업체랍니다. 비용이 절감되면서 서비스의 질도 하락되었어요..;;;;
아, 근데 '새 집'이 새 집이 아닌데..ㅎㅎㅎ
엘신님은 유일하게 우리 집 외관이라도 본 알라디너예요.^^

L.SHIN 2010-03-23 14:13   좋아요 0 | URL
아아~ 갑자기 추억이 새록새록..ㅎㅎㅎ

마노아 2010-03-23 14:51   좋아요 0 | URL
빈사의 아침을 맞았던 추억이 방울방울...^^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3-23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메인이미지가 넘이뻐요!라고 본문과 상관없는 댓글을 ㅎㅎㅎ

마노아 2010-03-23 14:00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오랜만이군요! 내가 우정파마도 했는데...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3-24 08:50   좋아요 0 | URL
맨날 글을 읽는데 제 일이 요즘 성수기라 댓글을 잘 못달아요 ㅠ.ㅠ

마노아 2010-03-24 10:10   좋아요 0 | URL
헤헷, 그랬군요. 안 그래도 요새 무척 바빠 보였어요.^^

sweetrain 2010-03-23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완전히 처녀 귀신 머리를 하고 다니고 있어요..
머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중입니다...
라고, 저도 본문과 별반 상관없는 댓글을...;;;

마노아 2010-03-24 10:10   좋아요 0 | URL
제 머리는 오늘 달려라 하니 버전이에요.
거울 보면 내가 생각해도 웃겨요.ㅋㅋㅋ

sweetrain 2010-03-24 10:50   좋아요 0 | URL
저도 파마가 일주일도 안가는 머리라;;;

오늘 밖에 나가서 머리를 잘라야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