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나기 비법공개!
여름은 어차피 덥고, 그 더위는 점점 기승을 부릴 터. 뜨거운 여름을 탓하지 말고 시원하게 보낼 방법을 생각해 보자.
다음 주면 방학이다.
월요일엔 방학 중 방과 후 학교를 진행할 학교에 가서 도장을 찍어야 하고, 화요일엔 방학식 직후 친구가 새로 차린 학원에 가서 친구 대신 한 타임 땜빵을 할 작정이다. (학생은 하나!)
수요일은 가을산님 알려주신 대로 내 일생 최초일 개기일식을 꼭 감상하리라 두 주먹 불끈 쥐고 있으며, 그 주 금요일에는 조카 데리고 서울 역사 박물관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는 것이 목표다.
물론, 둘째 조카의 상태(?)와 언니의 협조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역사 박물관 행은 좌절될 수도 있다.
큰 언니의 노트북이 망가지고 2주가 지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가 컴이 망가졌다는 것은 막대한 영업에 지장을 주는 바. 어여 고쳐갖고 오라고 했지만 묵묵히 내 컴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나는 어쩌라고!)
그 덕에 점차 퇴근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 웬만하면 퇴근 전에 봐야 할 것들은 다 보고 가야 한다.(그 중 대부분이 알라딘...;;;)
그리하여 이 페이퍼도 수업 다 끝난 지금 쓰고 있는 중...^^
언니의 상태를 보건대, 내가 방학했다고 컴을 뚝딱 고쳐올 것 같지 않고, 그렇다면 나의 여름 방학 처세술은 시원한 도서관에 가는 게 여러모로 속 편하다는 결론이 나오겠다.
8월엔 2주 동안 총 여섯 차례에 걸쳐서 중학교 1학년 대상의 방과 후 학교가 진행될 예정이다.
내가 구상하고 있는 것은 중국사. 작년엔 수업 시간이 모자라서 당나라 시작하다가 끝났지만 올해는 청나라까지는 가보리!
그러기 위해선 공부를 좀 더 해줘야 한다.
작년에 참고했던 고우영 십팔사략을 복습해 주고, 십팔사략에 다 실리지 못한 뒷부분은 다른 책들을 참고해야겠다.
8월 첫 주엔 친구의 학원에서 3일 동안(친구가 휴가 간 기간..;;;;) 특강을 해주기로 했다.
그때까지 학생이 하나면 그 학생과 과외 수준으로 수업을 할 것이다.
초등 4학년인데, '특강'이라고 하면 좀 과하고, 옛 이야기~ 들려주는 가벼운 티타임이 될 듯하다.
친구가 제안하기로, 신화 이야기, 별자리 이야기, 역사 인물 이야기... 정도였는데, 내 계획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초등학생에게 해주기 좋은 신화와 별자리 이야기는 어느 정도 선일까? 고민을 좀 해야겠다.
사실, 이번 여름 방학 때 맘 잡고 공부하고 싶은 분야는 서양사다.
일단 세상에서 가장 재밌다는 세계사로 시작을 해주시고, 종횡무진 서양사는 정리를 좀 해두고 싶다.
세계사 신문을 모두 갖고 있었는데 일이 생겨서 처분해 버렸다.
3권만 읽고 1.2권은 읽지 못했는데 샀던 책을 다시 사자니 좀 아까운 생각이 든다.
중고샵을 뒤져봤지만 상태와 가격이 성에 차지 않는다. 이런 책은 자료의 성격이 크기 때문에 도서관 대출은 탐탁치 않다.
결론은 마일리지와 적립금에 기대기???
역사책은 내가 좋아하는 만화로 된 책들이 제법 나와 있는 편이다.
사두고 읽지 못한 먼나라 이웃 나라 네덜란드, 스위스, 미국, 일본 편을 읽어주면 좋겠고,
십자군 이야기 1.2권을 중세 파트와 함께 공부하면 좋겠다.
중고샵에서 건진 '성경으로 여는 세계사'는 무척 구미가 당기긴 하는데 오래된 책 특유의 떨어지는 가독성이 조금 걸린다.
1권은 종종 보이더만 뒷권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기다리리!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를 같이 읽으면 좋겠지만 엄청난 두께에 일단 식겁!
먼저 가볍게 만화로 만나보자.(내용은 가볍지 않을 듯!)
진지하게 공부만 한다면 머리가 얼마나 아플까. 가끔 안구 정화가 필요하다.
굳이 '기생수'와 '나의 지구를 지켜줘'를 고른 까닭은, 읽고서 팔수도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이다. 기생수는 이미 읽었던 책을 애장판으로 소장한 것인데 보관과 경제적 이유로 다시 팔까 고민 중이다. '나의 지구를~'은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에 소장용일지 일회용일지 아직 판단 유보.
그림이 많은 책은 일단 눈을 유혹한다. 만화가, 사진이 많이 등장했다고 해서 책의 함량이 떨어질 리 없다.
(가끔 그럴 수도 있지만...)
새 책으로 샀는데 두꺼운 표지가 아치형으로 휘어진 채 도착한 걸 뒤늦게 알아버린 '유명 건물로 배우는 세계의 역사'
책을 반품할 것인가 고민을 했는데 50% 할인할 때 샀던 책이라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산지 시간이 좀 흐르기도 했고.
보고서 조카의 8월 생일에 안겨줘야지.
히로시마는 그림이 빽빽했다.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아마 먹먹할 지도.
'저녁 뜸의 거리'를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일까?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그리고 역시 그림이 사로잡는 '고딕성당'과 '서양 복식 문화사'. 이 역시 서양사 공부에 도움이 되리!(되어야만 해!!!)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 위한 최고의 선택이 에어컨 빵빵 터지는 곳에서 신선 놀음하듯 책 보는 것이라고 의심치 않지만,
가끔은 몸을 움직여줘야지 어찌 늘 갑갑한 실내에만 있을까.
보테로 전은 어제 다녀왔고, 이제 가고 싶은 곳은 과천에서 진행 중인 '한국 만화 100년 전'
지하철로 움직이는 긴 코스를 그냥 놓칠 수는 없다.
우리 만화계의 큰 획을 그은 김진 샘의 바람의 나라 스페셜 에디션 3권이 이 날을 위해 아직 비닐도 뜯기 전이다.(...;;;;)
여름답게 블록버스터도 속속 개봉하거나 개봉 직전이다.
영화 값이 과하게 올라간 탓에, 가급적 조조를 깔끔하게 이용해줄 생각이다.
지난 달 말에 '트랜스 포머 2'편을 보던 중 음향 고장으로 소리가 나왔다 안 나왔다를 반복하는 망극한 사태를 경험했다.
당근 데스크에 항의했고, 결제된 표값은 취소, 영화 예매권 두 장을 받아왔다.(내가 요구한 게 아니라 그렇게 해줬다.)
그때 같이 간 친구와 보기로 한 해운대.
그리고 어제 몹쓸 학생 하나가 해리포터의 최대 반전을 얘기해서 나의 미움을 잔뜩 사버렸는데, 그래도 대미를 장식해야 하니 봐줘야 하지 않을까. 아저씨가 된 해리는 거시기 하지만...
(영화 포스터는 큰 이미지로... ㅎㅎㅎ)
사실 보고 싶은 작품들은 더 있다. 시원한 냉커피를 패트병 가득 채워놓고 얼음 동동 띄워서 홀짝홀짝 마시며 영화 감상하기.
너무 오래된 영화는 성에 안 차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주윤발보다는 율 브린너가 더 보증수표이지 않을까?
내일은 역사다큐반 CA 시간인데 학생들과 미션을 볼까 했는데 주변 샘들이 모두 반대한다. 욕 먹는다고...;;;;
실은 나도 자신이 없다. 흑...ㅜ.ㅜ
눈이 너무 현란해졌나?
그렇다면 조금은 정적인 분위기로 가줘도 좋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상뻬의 그림책. 느리게 읽으면 더 좋다.
가사 없는 음악이 함께 한다면 더 멋질 것이다.
3년 전인가, 세계 지도 1,000피스 짜리를 맞추다가 토할 뻔한 적이 있었다.
온통 푸르고 푸른 다 똑같은 바다 모양 퍼즐에 머리가 어찔어찔...
그때 상자에 담아둔 걸 다시 푸르지 못했다.
다음 번엔 기필코 남친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맞추리~ 했지만, 그때는 아직도 오지 않았다.(쿨럭..;;)
그래서 말인데, 1,000조각은 좀 힘들고, 500조각이라면 다시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이도 저도 아니면 조카를 위해 사둔 코코몽 퍼즐이라도...(ㅡ.ㅜ)
지난 주에 언니가 복합기를 구입했다.
복합기 사면 색칠해 보겠노라고 생각해 두었던 '채색에 미치다'를 복사해서 연습용으로 갖춰 놓으리. 아, 색연필도 필요한가?
몇 해 전에 미술부 활동 한답시고 사둔 화구 박스에 색연필이 있었던 게 떠오른다. 아름다운 그림은 나의 로망~
장대한 썰을 풀어냈다.
계획은 거창하고 로망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다 해낼 절대적 시간은 분명히 부족할 것이다.
그래도 공부는 계속 할 것이고, 책도 계속 볼 것이고, 가끔 영화도 즐기면서 살리라.
그리고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눈길이 가는 녀석들이 있으니... 내 언젠가 너희들도 반드시 애무해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