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월달은 잔인했다.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재계약의 문제가 가시처럼 걸렸고, 무슨 사건이건간에 개인적인 신상 문제로 가슴 앓이를 해야 했었다.
지난 주는 이제까지의 잔인함 중에 최고봉을 기록했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보증 잘못 서서 집을 날린 경우?
물론, 보증 선 일 없고, 날릴 집도 없지만, 그 비슷한 충격과 파장이라고 해야겠다ㅠ.ㅠ
그리고, 오늘 쓰나미급 강펀치를 하나 더 맞아버렸다. 내가 근무하는 자리는 3년 휴직하고 유학을 간 선생님 자리였는데,
그래서 내가 계속 재계약 된다는 것에 대해서 누구도 의심을 안 했다. (나도 물론 안 했다. 아주 약간 불안했지만.)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작년에 새로 오신 교감샘께서 정교사 뿐아니라 기간제교사까지도 모두모두 당신의 '라인'으로 갈아치우신 것. 정교사 선생님은 학교 이동할 때 1지망이 모두 떨어지고 3지망 선생님이 엄하게 불려오신 그런 예.
오늘 '친히' 전화를 주셨다.(일찍도 주셨다.ㅡ.ㅡ;;;) 학교에 여선생이 많아서 성비율을 맞추느라 여선생은 모두 내보내기로 했다고.
다른 기간제 선생님이 한 분 계신데 그 분은 계속 쓰겠다 하신다. 왜? 남자고 가장이니까.
허헛... 난 여자지만 우리집에선 나도 가장이라규우!(경제적으로만..;;;;;)
어저께 다시금 인생의 화이팅을 외치며 분발을 다짐했는데 그 외침이 민망하게 또 다시 급 좌절. ㅜ.ㅜ
다시금 취업도전자의 자세로 돌아가 교육청 누비고 다녔다. 이력서도 6군데 넣어두고.
오후 4시 경에 어느 중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한 학기 정도의 병휴직 공석. 아직 진단서가 아니 도착했다고, 금요일쯤 다시 연락 준다고 하셨다. 비교적 연락이 빨리 온 것에 급 감사 모드! 제대로 계약 되길 간절히 소망하기(>_<)
나도 미친 듯이 공부만 파고 싶지만 그럴 형편도 여력도 안 되고, 입에 풀칠하고 살기 참 바쁘다.
그래도 꿈이 뭐냐고 물으면 그렇게 말할 것이다.
훌륭한(이 한 마디에 무수한 수식어와 설명어가 따라 붙는다!) 교사(& 정규직..ㅡ.ㅡ;;;;) 되기. 언제까지나 진행형으로!
그나저나 학교 가서 남은 몇 개의 짐 찾아오고,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 반납하고, 2년 간 정든 선생님(학교에 나와 계시다면)들께 인사하고 와야겠다.
사는 건 원래 구차하고 또 치사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좋은 날도 많이 있다.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은 다 좋은 날이다.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