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서에 일이 있었는데 접수증을 언니가 가져가는 바람에 언니 매장에 들려서 접수증 받고,

간 김에 내 명의로 되어 있는 언니 휴대폰 번호 변경해 주고, 다시 세무서로 향하는데....

지하철 안이 모처럼 한가했던지라 집에서 뜨고 있던 생명의 모자를 꺼내 들고 뜨개질을 했다.

팔을 크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자리 차지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내 일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옆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께서 뚫어져라 바라보시더니 뭐라뭐라 중얼거리신다.  세번을 다시 묻고서야 알아들었는데,

그렇게 하는 게 아니란다.

아핫! 무슨 얘긴지 알아먹었다.

그때 코줄임 하고 있었는데, 흔히 '겉뜨기'를 할 때 '앞쪽'에서 오른 뜨기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뜨면 바늘의 진행 방향과 실의 방향이 같아서 실이 잘 안 걸린다.

그래서 나는 '뒷쪽'에서 오른뜨기를 한다. 그렇게 해도 '오른뜨기'이기 때문에 뜨고난 자리의 모양은 앞쪽에서 할 때랑 동일하게 나온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께서 계속 그게 아니라고 블라블라 하신다.

내 참... ;;;;;;

코줄임 할 때는 숫자를 세어야 해서 계속하고 있는데, 급기야는 내 모자를 뺏어들더니 본인이 뜨겠다고 하신다.

허걱. 뭐 이런 황당한 일이!

그때가 마침 내려야 할 때여서 다시 빼앗아 사수하고 내리긴 했는데, 그 아주머니 집착 참으로 무서웠다.

나 내릴 때 어찌나 아쉬워하던지....ㆀ

집에 와서 이 얘기를 하니 언니가 뭐라뭐라 한다. 지하철에서 모냥 빠지게 웬 뜨개질이냐고.

그런 거야? 정말 그런 거야? 나 스타일 구긴 거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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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25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그 아주머니, 잠시 추억모드에 잠긴듯...우리 자랄땐 웬만하면 뜨개질은 기본이었거든요.
절대 모냥 구긴거 아니에욧~ 뜨개질하는 모습 얼마나 아름다운데... 총각이 봤으면 결혼하고 싶었을텐데! ^^

마노아 2008-01-25 02:40   좋아요 0 | URL
프헤헷^^ 민폐 안 끼쳤으면 된 거죠. 사람 많았으면 아마 못했을 거야요^^
근데 추운 날이어서 어찌나 껴입고 나갔던지 엄청 두리뭉실했어요. 곰이 뜨개질 하는 것처럼 보였을지도..-_ㅠ

2008-01-25 0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5 0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1-25 20:12   좋아요 0 | URL
종로3가가 적격이라니 다행이에요.^^ 민주의 보디가드가 엄마라는 전설을 아직 못 들으셨군요! ^^

마노아 2008-01-25 23:12   좋아요 0 | URL
아하하핫, 그렇게 되는 건가요? 우리 몇시에 볼까요? 11시 반, 12시, 12시 반... 언제가 좋을까요? ^^

순오기 2008-01-26 06:53   좋아요 0 | URL
늦잠도 자고 각자 지하철 타는 시간을 고려하면 12시 30분? ^^

마노아 2008-01-26 10:26   좋아요 0 | URL
그럼 12시 30분에 보기로 해요. 우리가 만날 곳은 종로 3가 15번 출구예요. 추우니까 역사 밖으로 나오지 말고 역 안에서 만나기로 해요^^

딸기 2008-01-25 0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줌마가 오지랖이 넓으신데, 난 가끔씩 그런 분들 보면 기분이 좋던데.
요즘 세상은 너무 각박하자나. 아줌마도 정 많고 남의일에 관심 많은 분이고,
그 앞에서 뜨개질하고 있던 마노아도 정 많고 남 돕고싶어하는 사람이고...
그림 재미나고 좋은데 멀. ^^

난 뜨개질 못해서, 그거 그냥 돈으로... 냈어.

마노아 2008-01-25 10:13   좋아요 0 | URL
오지랖 넓으신 아주머니 덕분에 재미난 에피소드 하나 생긴거죠^^ㅋㅋ
며칠 전에 뉴스 보니까 어떤 교회에서는 온 교인을 다 동원해서 뜨더라구요.
1500개가 목표였대요. 그래도 여기저기서 각자 도움을 주니 참 고마워요. 언니두요^^

비로그인 2008-01-25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목만 보고 지난번에 목욕탕에서 등밀어주던 아주머니 생각했어요.
지하철에서 또 만났나 싶어 어딘지 제가 쫓아가
"우리 석주씨 그만 좀 괴롭히세요."
하려구요.

마노아 2008-01-25 10:14   좋아요 0 | URL
으하하핫, 그래서 그 다음주엔 무서워서 어무이랑 같이 목욕 같다는 후문이...;;;;
제가 '참견'을 부르는 용모인가 봅니다^^ㅎㅎㅎ

전호인 2008-01-25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참견하기 좋아하시는 아주머니였군요. 그런 분들이 마음도 따뜻하긴 합니다. 오지랖 넓으신 분을 만나신거였습니다.

마노아 2008-01-25 10:14   좋아요 0 | URL
아주머니 오지랖이 대서양이었어요. 만약 태평양 만했으면 저 따라서 내렸을지도 몰라요^^;;;;

네꼬 2008-01-25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 아주머니 귀여우시네. 그런데 마노아님 쪼금 당황은 했겠어요. 눈이 휘둥그레 되어서 아주머니를 바라보았을 마노아님을 상상하니, 그것 참 즐거운 구경 놓쳤네!!

마노아 2008-01-25 10:15   좋아요 0 | URL
어느 순간 제 손에서 뺏겼을 때 무척 당황했어요. 코줄임 딱 한 개 전이어서 열심히 숫자 세고 있었는데 말예요. 게다가 방송에선 내릴 역을 안내해 주고 있었구요^^;;

hnine 2008-01-25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저도 그런 아주머니 재미있던데 ㅋㅋ
그런데 만약 제 엄마께서 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아가씨한테 그러셨다면 "엄마!!!" 하며 기겁을 하고 말렸을것 같네요. 이게 무슨 이중적인 심사랍니까 ^ ^

마노아 2008-01-25 10:16   좋아요 0 | URL
저도 참견하기 좋아하는 인간이라서 입이 근질거렸던 아주머니 마음이 이해가 가요^^ㅎㅎㅎ

깐따삐야 2008-01-25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이 인상이 좋으신데다 아줌마의 관심분야인 뜨개질 중이셨으니... 쿡쿡.^^

마노아 2008-01-25 10:16   좋아요 0 | URL
으하핫, 제가 수다를 부르는 인상인가 봐요^^ㅋㅋ

토토랑 2008-01-25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주머니 갑자기 뜨개질이 너무너무 하고 싶어서 그러셨을거에요.
당신이 알고 있는걸 마노아 님께 가르쳐 주고 싶어서 견딜수가 없어서
^^

마노아 2008-01-25 11:25   좋아요 0 | URL
제가 틀렸고, 당신이 옳은 것을 알고 있다는 믿음이 너무 강했을 거예요. ^^ㅋㅋㅋ

산사춘 2008-01-25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자전거 타러 가는데 모리는 아주머니께서 저를 빤히 쳐다보시더니 크게 소리치셨어요.
"아, 추워추워, 너무 추워, 왜 이렇게 추운거야!"
추운데 자전거 타서 죄송하다고 할 뻔 했어요.

마노아 2008-01-25 17:28   좋아요 0 | URL
켁, 진짜 이 추운 날에 자전거를 탔단 말야요? 추워추워 너무 추워(>_<)ㅎㅎㅎ

2008-01-25 2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5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뽀송이 2008-01-25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지하철에서 뜨게질 하신게예요?
그럼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셨을 듯.^^
며칠 전에 지하철에서 종이로 꽃 접는 여자분이 있었는데 완전 시선집중에 다들~ 한마디씩 하더군요.
주로 아줌마들이요. 저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아줌마들은 에너지가 넘쳐요.^^;;

마노아 2008-01-25 23:17   좋아요 0 | URL
음, 전 다른 사람들이 많이 쳐다볼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저라도 많이 쳐다봤을 것 같아요6^^
대한민국 아줌마는 정말 많이 씩씩하죠^^

bookJourney 2008-01-25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 그 장면을 상상하니 너무 웃겨요 ~ (죄송 ^^;)

마노아 2008-01-25 23:17   좋아요 0 | URL
시트콤에 나올 상황 같지 않아요? ^^ㅎㅎㅎ

바람돌이 2008-01-26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은 황당햇겠지만 그 아주머니는 얼마나 갑갑했으면.... 분명히 저렇게 하는게 아닌데 하면서 말예요. ㅎㅎ

마노아 2008-01-26 10:11   좋아요 0 | URL
근데 안 틀렸다니까요. 그래서 더 황당했죠. 그 아주머니.....(ㅡㅡ;;)

코코죠 2008-01-26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고 돌아가면서 흐뭇하게 중얼거렸어요. "울 마노아님은 참 따뜻한 분이야." 그 이야기를 해드리러 왔어요.

저는 서경식과의 만남에 떨어졌어요. 좌절이에요. 꼭 로렌초의 시종님하고 마노아님은 보고 싶었단 말예요. 혹시 우리가 마주친다면 선물로 아끼는 플레이모빌을 드리려고도 생각했는데. OTL

마노아 2008-01-26 10:13   좋아요 0 | URL
오즈마님! 안 그래도 그거 물어보려고 했었어요. 이게 신청하면 보통 다 되는 거거든요. 인원도 37명 밖에 안 됐구요. 제 생각엔 누락된 것 같아요. 저도 오즈마님 볼 수 있다고 너무 기뻐했는데 말예요. 알라딘 측에 문의해 보는 게 어떨까요? 이런 모임 가보면 자리는 늘 남는데 이렇게 적게 뽑을 리가 없어요! 저는 그래서 안도현씨 쪽으로 가시나? 했답니다. 저도 오즈마님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우린 만나야 해요(>_<)

라로 2008-01-26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주머니 꼭 제 친정엄마 같아요~.ㅜ^;;;
오지랖이 좀 있으시죵~.ㅎㅎㅎ
귀여운 마노아님~, 저두 보고싶다구요,,,아니 같이 자분자분 얘기나누며 뜨게질하고시포요~.^^

마노아 2008-01-26 22:59   좋아요 0 | URL
우리 주변에서 가까이 볼 수 있는 분 같았어요. 사실 그 참견하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가긴 해요. 전 수다쟁이라서요^^ 우리 같이 뜨개질 자매 되고파요~

다락방 2008-01-28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스타일 구긴거 아니예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지하철안에서 영상통화 하는 사람보다, 이어폰 없이 DMB 보는 사람에 비하면 정말 천사의 행동인걸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오히려 아름다왔을것 같아요.

그런데 그 아주머니는 참. ㅋㅋ

마노아 2008-01-28 20:05   좋아요 0 | URL
이거 어디 라디오에 황당사연 보내야 하는 것 아닌가 몰라요^^;;;;
둘째 언니마저도 모냥 빠졌다면서 블라블라 했는데 알라진 지기님들만이 내 편이에요.
히잇,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