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서에 일이 있었는데 접수증을 언니가 가져가는 바람에 언니 매장에 들려서 접수증 받고,
간 김에 내 명의로 되어 있는 언니 휴대폰 번호 변경해 주고, 다시 세무서로 향하는데....
지하철 안이 모처럼 한가했던지라 집에서 뜨고 있던 생명의 모자를 꺼내 들고 뜨개질을 했다.
팔을 크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자리 차지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내 일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옆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께서 뚫어져라 바라보시더니 뭐라뭐라 중얼거리신다. 세번을 다시 묻고서야 알아들었는데,
그렇게 하는 게 아니란다.
아핫! 무슨 얘긴지 알아먹었다.
그때 코줄임 하고 있었는데, 흔히 '겉뜨기'를 할 때 '앞쪽'에서 오른 뜨기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뜨면 바늘의 진행 방향과 실의 방향이 같아서 실이 잘 안 걸린다.
그래서 나는 '뒷쪽'에서 오른뜨기를 한다. 그렇게 해도 '오른뜨기'이기 때문에 뜨고난 자리의 모양은 앞쪽에서 할 때랑 동일하게 나온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께서 계속 그게 아니라고 블라블라 하신다.
내 참... ;;;;;;
코줄임 할 때는 숫자를 세어야 해서 계속하고 있는데, 급기야는 내 모자를 뺏어들더니 본인이 뜨겠다고 하신다.
허걱. 뭐 이런 황당한 일이!
그때가 마침 내려야 할 때여서 다시 빼앗아 사수하고 내리긴 했는데, 그 아주머니 집착 참으로 무서웠다.
나 내릴 때 어찌나 아쉬워하던지....ㆀ
집에 와서 이 얘기를 하니 언니가 뭐라뭐라 한다. 지하철에서 모냥 빠지게 웬 뜨개질이냐고.
그런 거야? 정말 그런 거야? 나 스타일 구긴 거야?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