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에서 두 번째로 뼈조각이 나왔다고 한다. 기존에 우리 정부가 일정한 조건을 걸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재개해 준 것으로 안다.(물론 이 행위자체도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 있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미국이 그 조건을 준수하지 못하여 검역당국이 이를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고 미국에 반송하라고 한 것 같다.


한미 FTA 체결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 스크린쿼터, 자동차 및 의약품 수입장벽을 미리 미국측 요구에 맞추어 한방에 해결해준 정부의 어이없는 행태는 차치하고서라도 일정한 조건에 합의하여 쇠고기를 수출하기로 해놓고 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놓고도 무조건 자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라는 미국의 엄포는 애당초 한미 FTA나 미국과의 협상이 단순한 법논리와 치열한 수싸움이 아닌 힘의 논리에 좌우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 같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되자 미국은 의회와 각종 이익단체와 정부가 한 목소리가 되어 FTA 비준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식으로 한국을 압박하는데, 우리 정부는 연일 한미 FTA 반대 시위가 이루어지고 농업을 비롯한 수많은 산업에서 막대한 타격이 예상됨에도 미국에 제대로된 요구조차 못하고 있다.


한미 FTA가 미국에는 별 이익이 없고 우리나라에만 이익이 되는 협정이라서 미국이 손해를 보면서도 시혜적으로 우리나라와 한미 FTA를 체결하는 것인가? 그런 협정이라면 애시당초 미국이 협상에 임했을 리도 없다. 그런데 쇠고기 산업만 관련된 것만 가지고도 미국은 이처럼 요란을 떠는데 국가경제, 나아가 국가의 운명 자체가 뒤바뀔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한미 FTA 체결을 앞두고 우리 정부, 그리고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는 정말 너무 조용한 것 아닌가...적어도 국민의 대표인 국회라면 협상 전략상 우리측 계획안을 노출할 수 없다는 우리측 협상대표단을 불러 호통을 치면서 한미 FTA로 인한 문제점과 대책을 조목조목 따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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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06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국회가 그렇게 할지 모르겠네요. 말로만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어디 그들이 한번도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한 적이 있어야죠.

외로운 발바닥 2006-12-06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면서도 각종 수당과 월급은 계속 올리는 국회의원들...선거때만 잘 보이려고 애쓰는 것 같아요. ;;;
 

 

나는 이 파문에 대하여 정확한 사실관계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뉴라이트’가 정확히 어떤 가치들을 내세우고 어떤 사람들이 ‘뉴라이트’를 표방하며 행동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 뉴라이트를 표방하는 사람들이 펴낸 대안교과서에서 4.19 혁명을 4.19 학생운동으로, 5.16 쿠테타를 혁명으로 표현되었다.


- 대안교과서에서는 일제시대를 근대문화를 성공적으로 이식시켜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앞당긴 측면을 강조한 반면, 우리나라의 자주적 독립운동에 관해서는 극히 단편적인 몇 문장을 서술하는데 그쳤다.(내가 읽은 기사에 따르면 40쪽대 7줄(!)이라고 기억한다.)


- 한나라당 대변인은 대안교과서를 ‘학문적 진일보’라면서 높이 평가했다.

-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를 비판적으로 보도했지만 몇몇 신문들은 뉴라이트 교과서 포럼이 일부 단체의 난동으로 엉망이 되었다는 보도가 주류를 이루었다.


내가 이전에 막연히 ‘뉴라이트’에 대하여 가졌던 이미지는 소위 ‘진보’라고 하는 쪽의 행동이나 주장에서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것이었다. 그 후에도 ‘뉴라이트’에 대하여 크게 관심은 갖지 못하였다. 가끔 한나라당에 참여하여 연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기도 했었는데 ‘뉴라이트’라는 이미지가 이런 식으로 깨져 버리다니...


박정희에 대하여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이승만 정권에 대하여도 국제정세에 따른 불가피한, 최상의 선택을 한 측면이 있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일부 있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일제시대에 대하여도 지금의 잣대로만 친일파라고 단죄하기 어려운 측면이 분명히 있었고 일제시대라고 모든 민중의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지만은 않았다는 사실도 인정한다. 이 모든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이번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는 도저히 상식 차원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대한민국 역사의 어두운 면은 강조하면서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독재체제에 대하여는 어떠한 비판도 없이 자주적 측면을 높이 평가하는 비상식을 정반대의 비상식으로 뒤엎으려 한 것인지...


나는 수구꼴통, 조중동 식의 소위 ‘진보’진영에서의 구분짓기에 심한 거부감이 있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서의 소위 ‘보수’를 표방하는 세력의 역사인식 수준과 수구꼴통, 한나라당(물론 전체는 아니겠지만), 일부 언론의 보이지 않는 이어짐이 그러한 구분짓기에 더 힘을 실어주는 것 같아 씁슬한 생각이 든다. 제발 이번 대안교과서 포럼이 ‘뉴라이트’ 전체의 인식과 수준을 반영한 것이 아니기를 간절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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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무실에서 우연히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선배형과 통화를 하게 되었다. 대화를 하다 보니 주식 재테크, 현정부의 부동산정책,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에 관하여 토론아닌 토론을 하게 되었다. 그 형이 무척 똑똑하다는 사실은 평소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대화를 하다 보니 주식과 금리, 기업의 수익률 등 자본주의가 운영되는 원리에 대하여 정말 잘 알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다가 나와는 의견이 많이 다른 점도 발견하였지만, 기본적으로 그 형이 참 아는 것이 많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이면서도 나는 그 형의 이야기를 겨우 이해할 정도밖에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내 눈에는 그 형의 기본 논리는 신자유주의적인 것으로 비친다. 나 역시 그 형 눈에는 경제의 기본 원리를 잘 모른 채 너무 ‘운동권적 시각’으로만 세상을 재단하려는 것으로 비쳤을 가능성이 높다.(사실 내가 그리 운동권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이슈에서는 약간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너무 한쪽 책만 읽고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반대를 하려고 하더라도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하지 않냐(적을 알라는 말은 나를 두고 한 말은 아니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 무언가 머릿속을 치는 것이 있었다. 거친 비유를 하자면 내가 운전의 기본도 모르면서 좌회전만 하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다.


물론 아직도 나는 론스타 문제 등 몇몇 이슈에 대하여는 소위 ‘좌회전식’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만 적어도 좌회전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운전에 대해 더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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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2006-11-28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가놈들과 우파놈들의 논리는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결국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체제를 떠받치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허접한 잡소리로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물론 놈들의 허접한 잡소리를 정교한 좌파의 논리로 깨부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현실에서 이해관계가 관철되는 원리는 누구의 주장이 더 논리적이고 도덕적으로 올바른가 보다는 물적 토대와 힘의 논리로 관철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좌파는 정교한 논리로 민중이 가지고 있는 패배주의와 현실주의를 깨부숴야 할뿐만 아니라 자본가놈들과 우파놈들이 물적 토대의 우위를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폭력에도 맞서 싸워야하니 이래저래 왼쪽으로 가는 길은 어려운 길이죠.
 

[기고] 법-검 영장갈등을 보면서 / 채동배
[한겨레 2006-11-28 18:12]    

[한겨레] 최근 검찰이 론스타의 수뇌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데 대하여 법원이 영장실질심사에서 계속하여 세번이나 영장을 기각한 사건이 있었다. 검찰은 증거 포착이 어려운 이 사건을 심도있게 수사하여 기소유지를 해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사건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론스타 간부진의 구속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고, 법원은 그들을 체포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으니 먼저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라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최근 사법개혁과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불구속기소 원칙을 도입한 형사소송법 개정의 정신은 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수사를 투명하게 함으로서 민주주의적 사법제도를 확립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영장발부와 불구속기소라는 두 원칙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 미국의 판사가 체포영장을 발부할 때 기준으로 삼는 척도는 연방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대로 “체포할 필요가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이다. 약간 막연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검찰(경찰)은 어느 정도의 수사를 진행한 결과 혹은 수사관이 현장에서 목격한 사건을 수사한 결과 “범죄행위가 있(었)다고 믿을 만한 증거가 있고 그 범죄행위의 혐의자가 있다”는 전제 아래 혐의자에 대한 영장 발부를 청구한다. 영장 발부의 근본 목적은 일단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하고 그에게 혐의 내용을 고지함과 동시에 앞으로 있을 재판에 성실히 출두하겠다는 약속을 받는 것이다. 그런 다음 피의자가 보석금을 영치하면 즉시 구속상태를 풀어준다.

검찰은 피의자를 일단 체포해놓고 억압적인 분위기에서 수사를 진행하기 위하여 영장을 청구한다는 마음가짐을 버려야 한다. 막강한 국가 권력을 등에 업고 있는 검찰엔 항상 힘 없는 피의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설혹 구속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더라도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와 증언거부권을 반드시 보장해 주어야 한다.

미국의 형사재판에서 피의자의 유무죄를 판정할 때는 적어도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수 없을 정도의 명백한 증거”가 있어야 비로소 유죄로 평결할 수가 있다. 이렇게 비교해보면 한국의 영장심사는 “체포할 필요가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를 훨씬 넘어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수 없을 정도의 명백한 증거”의 척도를 가지고 피의자의 체포 여부를 결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검찰에 대한 지나친 요구인 것처럼 생각된다.

미국의 판사는 하루에 20~30건에 이르는 영장청구를 심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의 영장심사처럼 사건 하나에 10시간 이상씩 많은 시간을 배정할 여유가 없다. 영장 심사는 피의자의 출두 혹은 변호사의 변론없이 판사단독으로 판사실에서 서류검토만으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검사(경찰관)이 제출한 영장청구서에 “체포할 필요가 있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있다고 판정하면 즉시 영장을 발부한다.

검찰은 형사소송의 목적이 결코 피의자에 대한 징벌이나 복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진리를 발견하여 정의를 실현하는 일이라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판사는 피의자에게 형사소송법상의 모든 보호조처를 보장해 주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검찰을 적대적인 자세에서 대할 것이 아니다. 판사는 오직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중립자의 형편에서 영장을 검토해야 한다. 판사가 영장심사할 때에는 지나친 증거를 요구할 것이 아니고 “체포할 필요가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의 척도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채동배/미국 달라스시 법원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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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2006-11-28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떡찰놈들은 몸통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깃털 몇 명 잡아넣는 걸로 체면치레나 하려는 모양이고, 판새놈들은 그나마도 팍팍 기각해버리고 한마디로 3류 고스톱 대회를 보는 것 같네요.

외로운 발바닥 2006-11-28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루이드 님은 법조인에 대한 상당히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계신 것 같네요. ^^;;
론스타 사태를 보면 좀 아쉬운 점이 많지만, 그래도 열심히 자기 몫 다하는 법조인도 많다고 믿습니다.
 
 전출처 : 짱꿀라 > 황금돼지의 해’ 황당한 열풍

    황금돼지의 해’ 황당한 열풍

   # 내년(2007)에는 황금돼지처럼 돈도 많이 버시고 행복도 가득채워지시기를 바랍니다. 행복, 기쁨, 즐거움 모든 것이 가득해지시기를......(기사와 사진제공 : 동아일보)

   '
   '2007년은 황금돼지해’라는 근거없는 소문이 세간에 퍼지면서 발 빠르게 마케팅에 나선 업자들이 황금색을 입힌 돼지저금통들을 내놓았다. 김미옥 기자 

《회사원 정모(33·서울 강서구 등촌동) 씨는 8월 중순 결혼한 후 하루 한 갑이던 흡연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일주일 전부터는 매일 아침 사무실로 돌미나리즙을 배달 받아 마신다. 주말에는 아내와 함께 산에 오른다. 정 씨 부부가 이렇게 건강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올해내 임신을 해서 내년에 아이를 낳겠다는 계획때문이다. 정 씨는 “결혼 준비를 할 때 이미 내년이 ‘황금돼지해’라 아이가 재운을 갖고 태어난다는 말을 들었다”며 “지난주 산부인과를 찾았을 때 복도에 가득 찬 산모들을 보고 임신 열풍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 인터넷 모임에 장신구까지


돼지해인 2007년이 600년 만에 한 번꼴로 돌아오는 황금돼지해라는 소문이 최근 젊은 부부들 사이에 급속히 번지고 있다. 정해년(丁亥年)의 ‘정(丁)’이 오행에서 불을 뜻하기 때문에 내년이 ‘붉은 돼지의 해’이며 음양오행을 더해 계산하면 황금돼지해라는 것이 소문의 주요 내용. 산부인과, 조산원, 산후조리원에는 내년 출산을 준비하는 예비 엄마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의 D산부인과 이창선 기획실장은 “임신부의 내원이나 상담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 있는 Y조산원 관계자도 “대개 임신 7∼8개월쯤 조산원을 찾는데 이번 달 들어 1.5배 정도 내원과 상담 건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충남대 전광희(사회학) 교수는 “2005년 출산율이 지나치게 낮은 탓도 있고 쌍춘년, 황금돼지해 속설도 있어 2007년 출산율은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이미 ‘황금돼지엄마들’, ‘2007년 돼지띠 아가 엄마들의 모임’ 등 황금돼지해를 기다리는 예비 부모 모임이 4, 5개 만들어졌다. ‘황금돼지해 마케팅’도 뜨겁다. 제조업체들은 이미 황금돼지 휴대전화 액세서리, 저금통, 달력을 출시했고 한 의류업체는 돼지가 프린트된 유아복 1만5000장을 생산해 12월부터 시판한다. 일부 대중매체가 출산 예정인 스타들을 다루는가 하면 한 호텔은 10월부터 베이비샤워(순산을 기원하며 친구·친지들이 출산용품을 선물하는 축하 파티) 패키지 이벤트를 열고 있다.


○ “황당무계한 얘기”




  하지만 명리학자들과 민속학자들은 그럴듯하게 돌아다니는 황금돼지해 속설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역술가들은 정해년을 ‘붉은 돼지의 해’로 해석할 수 있긴 하지만 ‘60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라는 건 근거 없는 과장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민간신앙과 전통에서 지금까지 정해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민속연구소 주강현 소장은 “우리 민족의 풍습에서 다산과 다복의 상징인 복돼지를 숭상하는 전통은 있었지만 붉은 돼지, 황금돼지를 중요하게 생각한 적은 없었다”며 “한마디로 황당무계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전대 송인창(철학) 교수는 “돼지띠는 재운이 있지만 역마살도 있다”며 “상생과 상극을 중요하게 여기는 명리학의 특성상 무조건 좋은 해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브스 홈페이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50인 중 정해년(1947년)에 태어난 사람은 스웨덴의 유명 의류 브랜드 H&M의 소유주인 스테판 페르손(32위) 씨뿐이다.


○ 느닷없이 왜 이 시점에서?




   ‘황금돼지해 속설’은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정해년을 ‘황금돼지해(金猪年)’라고 부르며 이 해에 태어난 아이들은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민간 속설이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도 최근 임신부가 급증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서강대 이욱연(중국문화) 교수는 “민간에서 전해지던 속설이었는데 최근 중국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출산 열풍이 불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 내에서도 정(丁)이 오행 중 불(火)을 상징하는데 이를 대신해 금(金)을 붙여 황금돼지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역학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전광희 교수는 “근거가 어떻든 일단 출산율이 올라간다면 국가적으로는 한숨 돌리는 셈”이라면서 “그러나 내년에 황금돼지띠 자녀가 많이 태어난다면 결국 다른 해에 출생한 사람들보다 입시 경쟁, 입사 경쟁 등에 시달릴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마냥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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