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마법의 정원처럼 환상적으로 펼쳐진 보성 녹차밭. 김영근기자 kyg21@chosun.com | |
‘소원 빌러 오세요’(대구광역시의 ‘팔공 기원 투어’), ‘골굴사에서 선무도 체험!’(경상북도의 ‘신라 천년의 역사 속으로’), ‘우리 고장에 오셔서 형제간 우애를 떠올려 보세요’(충청남도의 ‘의좋은 형제의 고장, 예산’)….
한국관광공사가 발행한 ‘내나라 여행 함께 가꾸기 답사보고서’에 실린 이색 여행 코스다. ‘보고서’에는 주5일 시대를 맞아 집집마다 ‘어디로 떠날까’가 고민인 요즘, 손님을 끌려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제안한 ‘우리 고장 최고의 여행 코스’가 실려 있다. 모두 1박2일 일정으로 큰 주제 아래 여행지를 묶어 코스를 짰다. ‘검증’ 작업도 거쳤다. 강원·전남·충북·충남·경북·경남·경기도를 비롯해 인천·대전·광주·대구·울산·부산시 등이 추천한 총 30군데의 여행 코스 대로 ‘내나라 여행 답사단’이 둘러보고 평가를 내렸다. ‘내 나라 여행 답사단’은 한국여행작가협회·네이버 카페 ‘여행매니아’·다음 카페 ‘모놀과 정수’와 ‘일상탈출’·싸이월드 클럽 ‘2030 추억만들기’ 회원 63명으로 구성됐다. ‘보고서’ 중 일부 내용을 발췌, 요약해서 소개한다. 한국관광공사는 ‘내나라 여행 함께 가꾸기 답사 보고서’를 올 상반기 중 책자로 정리해 펴낼 예정이다.
인천 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도를 찾아서
● 인천시 추천코스: (제1일)강화역사기행(초지진·덕진진·광성보)→점심식사(밴댕이 구이·인삼 무침)→전등사→강화역사관→곤충농장→고인돌 관람→(제2일)석모도→보문사→점심식사(회)→동막 갯벌체험
● 평가단 총평: 안내판만 보면 지루하다. 문화해설사를 활용, 당일이나 1박2일 버스투어가 있으면 좋겠다.
강화도 서쪽과 석모도·주문도·불음도 등 섬을 연결하는 낙조 유람선도 운영해 볼만하다. 동막해변보다는 민머루 해수욕장 해수욕과 갯벌체험을 추천한다. 강화대교로 들어와 →고려궁지·강화향교→곤충농장→고인돌→강화산성·강화역사관→광성보·초지진·덕진진 순으로 둘러보자.
경기도 수원·용인·여주·광주 역사기행 및 문화유산 답사
|
|
▲ 고요하고 맑은 신륵사 풍경. 조선영상미디어 허재성기자 heophoto@chosun.com | |
●경기도 추천코스: (제1일)화성행궁·수원화성→한국민속촌→국악당 상설공연→경기도 박물관→(제2일)신륵사→목아불교박물관→세종대왕릉→명성황후 생가→분원백자관
●평가단 총평: 역사·문화만 가지고는 여행이 자칫 건조해 질 수 있다. 여주지역의 풍부한 그린 투어(농촌체험)를 관광 코스에 끌어들이면 어떨까. 이틀째 신륵사 새벽풍경을 감상하고 황포돛배 타보기에 나서도 좋을 듯.
충청북도 청풍명월의 고장서 행복한 여름 휴가를
● 충청북도 추천코스: (제1일)단양 온달 동굴, 고구려 온달 전시관 혹은 구인사→남한강 래프팅→저녁식사(마늘정식·곤드레정식·한방오리 등)→단양 도담삼봉 야경·수변무대, 장미터널 산책→(제2일)단양 장회나루유람선→제천 산야초 마을과 솟대공원→청풍문화재단지서 비빔회나 매운탕으로 점심→청풍랜드
● 평가단 총평: 구경거리와 체험거리가 잘 어우러진다. 단, 구인사는 오르막길 경사가 심해 가족 여행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산야초 마을은 아직 관광객을 맞을 준비가 부족한 듯 보인다.
대전 첨단 과학의 도시 대전을 찾아서
● 대전광역시 추천 코스: (제1일)국립중앙과학관등→점심식사(구즉묵)→화폐박물관·지질박물관·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 기계연구원 등 방문→금병산→유성온천→(제2일)갑천변 산책→장태산→뿌리공원
● 평가단 총평: 교육과 휴식을 테마로 잡은 짜임새 있는 코스. 그런데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은 예약한 단체만 입장할 수 있다. 계룡산이 빠져 아쉽다.
충청남도 역사와 경관이 잘 보존된 의좋은 형제의 고장 예산
● 충청남도 추천: (제1일)예당저수지(‘의좋은 형제’ 산책로 등)→점심식사(민물어죽·붕어찜)→추사고택→예산 전통옹기 만들기→덕산온천→(제2일)남연군 묘소 답사→화전리 사면석불→점심식사(삽다리 더덕정식·산채비빔밥)→충의사→한국고건축박물관
● 평가단 총평: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의좋은 형제’ 이야기를 테마로 삼았지만 차라리 ‘충효의 고장’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듯 하다. 수덕사를 여행 코스에 포함시키고 덕산장이나 예산장에서 더덕 등 특산물 쇼핑에 나서도록 해도 좋겠다.
|
|
▲ 광주 무등산 자락의 의재미술관. 김영근기자 | |
광주 ‘민주의 성지 광주를 찾아서’
● 광주광역시 추천: (제1일)국립5·18묘지→중식(보리밥)→도청, 5·18광장→5·18 기념 공원→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충장로 야경→(제2일)양동시장→아침식사(추어탕)→김대중컨벤션센터→김대중홀→5·18자유공원·영창체험→점심(떡갈비)→포충사
● 평가단 총평: 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코스. 단, 즐길거리가 하나도 없어 지루할 수 있다. 순례객이 아니라 관광객을 위한 코스가 없다. 소쇄원이나 의재미술관 등을 추가하면 어떨까.
전라남도 녹색의 땅 전남의 다양한 체험을 찾아
● 전라남도 추천 코스: (제1일)구례(화엄사, 지리산 반달곰 사육장, 농업기술원 야생화단지 등)→점심식사(산채비빔밥)→곡성(섬진강 기차마을, 도림사 계곡)→저녁식사(곡성 참게탕)→(제2일)아침식사(은어매운탕)→순천(낙안읍성, 순천만 갈대밭 등)→점심식사(짱뚱어 탕)→보성녹차밭(율포해수욕장)
● 평가단 총평: 농업기술원 야생화단지는 10월이면 꽃이 지기 때문에 대체 코스가 필요하다. 곡성-구례-순천-보성은 더 이상의 관광지 개발이 필요없을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그런데 이번 1박2일 코스에 포함된 볼거리는 워낙 유명세를 타는 곳들이라 진부해 보일 수 있고, 제대로 구경하려면 2박3일도 모자라는 일정이다.
대구 팔공 기원 투어
|
|
▲ 너무나도 유명한 숲길,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길. 조선영상미디어 정정현기자 rockart@chosun.com | |
● 대구광역시 추천코스: (제1일)팔공산→점심식사(산채 비빔밥)→팔공산 동화사→케이블카 타고 올라가 팔공 스카이라인 감상→저녁식사(한정식)→교동 주얼리 타운→야시골목→(제2일)스파밸리(온천욕·바데풀 등 체험)→고령 대가야 박물관·우륵박물관
● 평가단 총평: 팔공산 ‘갓바위 약사여래불’을 앞세운 듯한 ‘기원 투어’란 테마는 적절할까. 물론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뜨거운 기도 현장에서 가족애를 느껴볼 수 있다. 동인동 찜갈비 골목, 갓바위 관광단지 두부마을, 막창 골목뿐 아니라 밤 9시 이후 열리는 칠성시장 해산물 포장마차 등도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
경상북도 신라 천년의 역사 속으로
● 경상북도 추천코스: (제1일)점심식사(안강 매운탕)→양동민속마을→경주(천마총·안압지·첨성대)→골굴사(선무도 수련·참배·공양 등)→(제2일)아침예불→좌선→산책 및 등산→감은사지 답사→이견대 및 문무대왕릉→석굴암→불국사→점심식사(향토 쌈밥)→민속공예촌
● 평가단 총평: 추천 코스 동선이 딱 좋다. 그러나 워낙 스케일이 방대해서 문제다. 골굴사 템플스테이는 선무도를 접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여행상품이다. 아예 골굴사에 초점을 둔 1박2일 산사 체험 여행도 좋을 듯 하다.
부산 역사 탐방
● 부산광역시 추천코스: (제1일)부산도착 점심식사(갈비·회덮밥)→태종대→자갈치시장→UN기념공원→부산박물관→광안대교 경유 해운대 이동→부산 아쿠아리움→(제2일)해동 용궁사→누리마루 APEC하우스→동래→점심식사(동래파전, 낙지볶음, 해물탕)→범어사
● 평가단 총평: 체험 아이템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자갈치 시장-남포동-국제시장을 묶어 부각시키고 달맞이 고개, 낙동강 하구 둑 코스도 연계시켜 볼 만 하다.
울산 역사유적 및 옹기 문화체험 탐방
● 울산광역시 추천코스: (제1일)고래박물관→점심식사(장생포 고래고기)→진하해수욕장→서생포 왜성→간절곶→(제2일)간절곶→외고산 옹기마을→울산대공원→문수축구경기장→월드컵기념관
● 평가단 총평: ‘역사 여행’다운 코스가 많이 빠졌다. 반구대, 천전리 각석, 망해사지, 처용암까지 일정에 넣으면 좀 더 주제에 충실해 질 듯 하다. ‘옹기 문화체험’의 경우 여행 테마로 삼기에는 무리인 듯 보인다.
강원도 횡성·평창군 내 몸이 숨쉬는 웰빙 여행
●장송모 도자 연구원: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창봉리.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033)342-0011, www.jangsongmo.com
●방아다리 약수: 평창군 진부면 척천리 오대산 국립공원 내. 철분 함량이 높아 위장병, 피부병에 좋다. 발견된 지 얼마 안 된 ‘신약수’로 넘어가는 산길도 좋다. (033)336-3145
●허브나라: 평창군 봉평면 흥정리. 테마별 허브 정원을 갖추고 있다. 진입로가 좁고 길어, 주말이면 정체가 빚어지곤 한다. (033)335-2902, http://herbnara.com
●풍수원 성당: 1907년 완공된 로마네스크 양식. 산책하기 좋다.
●평가단 총평: 몸과 마음이 푹 쉴 수 있는 강원도 특유의 웰빙 체험 코스. 섬강에서 민물고기 잡기와 모래밭 휴식, 횡성호 드라이브, 한국자생식물원 방문, 상원사·월정사 답사나 금당계곡을 추가해도 좋다.
경상남도 합천·창녕군·김해시 찬란했던 불교 문화와 우포늪 생명탐구
● 우포늪 생태공원: 창녕군 유어면 대대리. 우포·목포·사지포·쪽지벌 등 4군데의 늪지로 구성돼 있다. 480여 종류의 식물이 서식하는 이곳에선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도 만날 수 있다. 각종 체험 프로그램은 단체를 대상으로만 진행된다. (055)532-7856
● 김해 클레이아크 미술관: 김해시 진례면 송정리 도예마을. ‘흙(클레이)과 건축(아크)’의 만남. 4400장의 도자 타일로 꾸민 미술관이 관객을 맞는다.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직접 만든 작품을 구워 가는 비용이 1인 2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055) 340-7000, www.clayarch.org
● 평가단 총평: 추천 코스에 합천 해인사뿐 아니라 관룡사나 은하사를 추가하면 좋을 듯 하다.
김해에는 이밖에도 신어산·무척산·동림사·한옥체험관·가야랜드 등 볼거리가 많다. 이밖에 홍류동 계곡과 황매산 등을 연계해도 된다.
이번 추천코스는 전반적으로 1박2일에 다 둘러보기는 무리다. 우포늪을 제외하고 합천, 김해지역 관광코스로 짜거나 김해와 함안군의 가야문화 둘러보기로 구성하는 방법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