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김형경 지음 / 문이당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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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소설에서는 두명의 여 주인공이 그 축을 이룬다. 사회적으로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나름대로의 상처를 지니고 있는 인혜와 세진. 특히 소설의 대부분은 세진이 갖고 있는 내면적인 상처들을 정신과의사와 상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자기 방어의식이 강하고 부모의 이혼을 겪으면서 어렸을 때의 사랑의 결핍으로 인한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를 37세가 되어서도 지니고 있는 세진. 작가는 그녀를 통해 이 시대의 여성들의 숨겨진 상처를 그리려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이 소설에 대한 비평들은 그런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녀의 상처가 그렇게 일반화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내 자신이 남성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남성들도 똑같은 상처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비록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라도. 모든 것이 현상적인 것과는 반대되는 배면을 가지고 있고 어떤 것에 대한 정상이상의 반응-즉 집착-은 과거 경험에 따른 콤플렉스에서 온다는 것... 이 소설을 읽고 이 메시지만은 분명히 내게 전달되었다. 이 소설을 다 읽고나서도 제목인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작가가 그것을 제목으로 한 이유는 짐작이 가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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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료마 1 - 쿠로후네(黑船)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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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사카모토 료마를 알게 된 것은 시바료타로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이는 '용마가 간다'라는 만화를 통해서였다. 만화이기는 했지만 27권에 달하는 분량과 사실적인 묘사 등이 뛰어나서 료마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미지를 형성하게 하였다. 최근에 매스컴을 타며 '대망의 작가가 그린 료마'라는 사실에 나는 별 생각없이 이 책을 구매했다. 그러나 결과는 무척 실망이었다. 내가 일대기를 기대해서였는지, 아니면 만화를 통해 형성된 료마의 이미지에 너무 집착하고 있어서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소설은 청년기의 료마의 모습을 주변 인물과의 관계와 내적인 의식의 변화 등에 초첨을 맞추어 그려내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는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적어도 일본의 성공적 근대화의 아버지로까지 불리워지는 료마를 그린다면 역사적인 사건들-안세이 대옥, 샷초동맹, 타이세이 봉환 등-과 료마의 관계나 그 때의 료마의 심경 등을 빠뜨려서는 안된다고 본다. 일본근대사에 대한 역사적 배경지식이 부족하여 소설을 충분히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 한구석으로 지녔던 기대는 남은 분량이 적어질 수록 실망과 허탈로 바뀌었다.

다른 독자가 말했듯이 3권 마지막부분의 일문학 교수의 료마열풍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오히려 새롭고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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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능력검정시험 3급.3급2
한자능력검정시험연구회 엮음 / 느낌이좋은책(엑스파일)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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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특별히 한자능력검정시험을 볼 생각은 없지만 한자공부를 하기위해 책방에서 책을 훑어보고 알라딘을 통해 이책을 사게되었다. 같은 종류의 다른 책에 비해 값이 별로 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큼직한 편집으로 공부하기에 눈이 피로하지 않고 지루함을 줄 것 같지 않아서였다. 큼지막한 기본한자와 여러 용례, 그리고 한글만으로는 뜻을 짐작하기 어려운 한자를 위한 영어 뜻 설명 등은 한자 공부를 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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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시 -상
살만 루시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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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암살 위협을 받았던, 살만 루시디라는 작가가 썼던 바로 그 문제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한번쯤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각 장마다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가 반복된다. 그러나 현실의 세계에서조차 머리에서 광채가 돋아나거나 몸이 염소로 변하는 등 비현실적인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위인물들은 그러한 초현실적인 현상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을 읽다보면 정말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 들고, 어떤 이야기가 진행되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게된다.

비행기 폭발사고가 일어나면서 지브릴 파리슈타는 대천사 가브리엘이 되고, 살라딘 참차는 악마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각각 천사와 악마의 구현체가 되어 소설의 줄거리가 진행된다. 그러나 천사의 구현체인 지브릴의 행실이 결코 살라딘 참차에 비해 모범적인 것도 아니다.

지브릴이 꿈을 꾸는 가운데 예언자 마훈드에 관한 이야기, 이예사와 순례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히 우리가 마호메트로 알고 있는 예언자를 빗댄 마훈드의 12명의 처를 창녀와 대비시킨 부분과 작가를 빗댄 살만이 거짓으로 예언을 받아적는 부분은 얼핏 생각하면 이슬람권을 크게 흥분시킬만도 하다.

하지만, 이 소설을 통해 루시디가 말하고자 했던 바를 생각해보면 단순히 자신들의 종교적 지도자를 모욕했다고 흥분하는 것은 소설을 이해하지 못한 성급한 비난이라고 본다. 루시디는 악마의 시를 통해 신과 인간의 관계, 선악의 모호성 등을 두루 규명해보고자 한 것 같다. 천사와 악마가 구현된 살라딘과 참차를 통해 선과 악이 선험적으로 정해진 것도, 전혀 연관이 없는 차원이 다른 것이 아닌, 어쩌면 종이한장 차이가 아닐까하는 의문을 제기하려 한 것은 아닌지?

솔직히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정말 어렵다. 하지만, 루시디의 마치 토크쇼에서 입담좋은 출연자가 말을 하듯이 쏟아지는 화려한 문체를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그런면에서 최대한 루시디의 문체를 살리려고 노력한 번역자의 노력과 성과가 놀랍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슬람 문화나 인도 사회에 대한 기본지식이 부족하여 소설을 더 잘 음미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한 지식이 뒷받침된다면 루시디의 '악마의 시'는 정말로 더할나위 없는 지적 충만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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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17일간의 여행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3
조연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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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직접 명상 등 수련 program에 참가한 것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정신적 수양을 할 수 있도록, 아니면 적어도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도록 쓰여졌다. 작가가 한 영적 체험을 독자와 함께 나누기 위해 쓴 책인 것 같다.

책은 17가지의 정신적 수련에 관한 체험담과 각각의 수련에서 중시하는 가치 등에 대한 간단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특정 종교에 상관없이, 오히려 이를 초월한 시각에서 정신적 수양에 관해 기술했다는 점이다. 진정한 수도자는 종교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하지만 뒷부분으로 갈 수록 단순히 수련 프로그램을 소개하는데 그친 감이 없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가 글 중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을 100번 읽는 것보다도 한번 진지하게 명상을 해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수련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거나 명상을 하게 되어 좀 더 넓은 시각을 갖게 된다면 정말로 이 책은 그 값어치를 다한 것일 것이다.

'내가 나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한 어느 것도 나를 괴롭힐 수는 없었다' 이 말이 이 책을 한 마디로 나타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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