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할인행사]
제임스 L. 브룩스 감독, 잭 니콜슨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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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독설을 내뱉는 편집증 환자인 인기 연애소설 작가 멜빈과 호흡기 질환을 가진 아들을 가진 남편없는 웨이트리스 캐롤. 독설과 편집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다른사람들에게 기피대상이 되는 멜빈은 자신을 한결같이 써빙해주는 웨이트리스 캐롤에게 점차 의존하게 되고 급기야는 그녀에게 사로잡혀 버린다. 나이많은 괴짜인 멜빈과 계속하여 충돌하던 캐롤은 멜빈의 따뜻하고 진실한 마음을 알게 되고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데...

영화는 무엇보다도 로맨틱 코메디와 휴먼 드라마적인 요소를 모두 갖추고 다. 주인공들이 통속적인 로맨틱 코메디영화처럼 젊고 매력적이지도 않고(물론 헬렌 헌트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명확하게 코메디적인 요소가 있다고 보기도 힘들지만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은 멜빈의 독설 - 듣는 순간 그 기발함과 통렬함에 웃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편집증적인 그의 특이한 습관들, 그리고 겉모습과는 달리 멜빈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행동들을 보면 코메디 영화에서의 작위적인 장면보다 더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정말로 잘 짜여진 극본과 잘 만들어진 특색있는 캐릭터, 그리고 그것을 완벽하게 구현해내는 잭니콜슨의 탁월한 연기력이 이 영화의 매력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캐롤과 싸이먼을 소개하면서 'Carol the waitress'와 'Simon the fag'라고 소개한 장면이 멜빈의 캐릭터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장면에서 혼자 무척 키득키득 웃었던 기억이 난다. 싸이먼이 키우는 강아지도 마치 CG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엽고 연기나 표정이 압권이다.(설마 진짜로 CG는 아니겠지...)

그리고 멜빈이 캐롤에게 한 두번의 찬사 '당신은 내가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도록 만든다'는 말과 '당신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 그리고 당신의 생각과 행동 하나하나가 올바르고 진실되다는 것 모두가 너무나도 경이롭고 다른 사람들이 그런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느끼지 못하고 간과하는 것을 내가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말은 진정으로 사랑에 빠진 사람만이 생각해내고 말할 수 있는, 연인에 대한 최대의 찬사인 것 같다.   그런 말을 할 수 있게 만든 상대를 만났다는 것 자체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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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인간 중심의 경제를 위하여
E.F. 슈마허 지음, 이상호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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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살면서 세상이 각박해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친다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우리의 생활수준은 분명히 향상되는데 우리 삶의 여유는 점점 줄어들고 말그대로 삶의 질이 예전보다 향상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일 것이다. 물론 절대빈곤의 시대보다는 지금 우리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져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지만 과연 우리가 90년대 중반보다 지금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지. 분명 수치적인 일인당 국민총생산은 그때보다 지금이 더 높은데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각 분야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돈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증가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근본적으로 모든 것을 물질적 가치로 환산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면 성장의 열매가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분배되어 다 함께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맹신하는, 또는 우리가 그렇게 믿도록 부추기는 서구의 경제학에서 찾는다. 경제학도 하나의 학문이고 모든 학문의 목적이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면 경제학도 분명 더 많은 사람들이 잘 살 수 있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의 지적에 의하면 그러한 수단에 불과한 경제학이 이제는 전세계를 지배하는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그 경제학이 기반하고 있는 대전제 - 즉 성장을 통해 전 인류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는 불변하는 진리와 같이 맹신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를 둘러보면 모든 국가들이 각자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살인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져서 이제는 한번 경쟁에서 뒤떨어지면 다시 그 경쟁에 끼기조차 어렵다고 한다. 이른바 무한경쟁 시대...마치 모든 국가들이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에 올라타서 기관차의 속도를 더욱 높이려고 애를 쓰는 모습같다. 그런데 과연 그 경쟁의 끝은 어디이고 무엇을 위한 경쟁인지...

양적인 성장이 인류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해준다는 명제는 그야말로 환상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단정한다. 그것도 30년 전에. 그리고 경제학은 그것의 본분을 깨닫고 다시 인간의 더 나은 삶에 봉사하기 위한 인간을 위한 경제학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러한 구체적인 대안으로서 저자는 작은 단위의 기업체, 일정 재산의 공유를 통한 소유권제도의 혁신 등을 들고 있다. 그러한 것이 모두 실현되어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되기에는 무리가 조금 있겠지만 경제학, 나아가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믿는 관념들-예컨대 사유재산제도나 성장절대주의-이 얼마나 불완전하고 우연적인 가치 또는 견해인지를 꿰뚫어보는 저자의 혜안은 실로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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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보이 일반판 디렉터스컷 - [할인행사]
길레르모 델 토로 감독, 론 펄만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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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으로부터 태어난, 지옥을 불러낼 열쇠를 가지고 있는 엄청난 괴력과 능력을 가진 Hell Boy.

특수한 초능력을 지닌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영화는 최근에 여러편 출시되었다. 대표적으로 X-men, 젠틀맨리그, 반헬싱 등등, 그리고 헬보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캐릭터를 설정하기 위해 '지옥으로부터 온 어둠의 자식' 모티브는 그럭저럭 괜찮은 장치인 것 같다. 그 악의 시초가 나치이고 헬보이가 소속된 곳이 美 FBI이고 악의 우두머리가 러시아의 라스푸친이라는 점이 이 영화의 한계이자, 좀 아쉬운 점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유명한 배우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스토리도 아니었기에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었는데(사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반헬싱에 대한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기에 상대적으로 헬보이에 대한 기대가 낮았고 그만큼 만족도가 높은 영향도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화려한 특수효과와 그런대로 짜임새 있는 줄거리 그리고 영웅으로서의 정체성과 인간사회에 어울리기 힘든 뿔잘린 빨간 피부 괴물로서의 고뇌를 적절히 그려낸 점, 중간중간 헐리우드 특유의 위트 넘치는 요소가 살아 있는 점 등에서 별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액션 영화로서는 손색이 없다.

Special Feature도 감독의 해설, 원작 만화의 일부 컷, Story Board, 세트장 촬영장면, 추가만화 등 비교적 풍부하다. 일반판이 이 정도이니 특별확장판은 더 풍부한 Special Feature를 자랑할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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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 한국 민주주의의 보수적 기원과 위기, 폴리테이아 총서 1
최장집 지음 / 후마니타스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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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민주주의 사회 또는 민주화된 사회라 함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민주주의라는 단어자체가 엄청나게 다양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만 이를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적어도 내가 평소에 갖고 있던 막연한 생각에 따르면) 독재자가 군림하는 권위주의적인 국가 또는 세습이 이루어지는 왕정국가에 대비하여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국가를 운영하는 대표자들을 뽑는 제도가 보장되어 있는 체제를 민주주의라고 이해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앞에서와 같이 일종의 정치체제라고 보는 한에서 민주주의가 다른 정치체제보다 우수한 점이 단순히 대표자를 선거를 통해서 뽑는 점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뛰어난 능력의 독재자가 국가를 잘 다스린다면 국민의 삶의 질은 기본적인 경제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의 민주주의 국가보다 더 높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삶의 질로만 정치제제의 우수성을 따질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최장집 교수의 이 책은 바로 그런 의문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 사회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을 거쳐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일단은 민주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그렇다면 민주화된 이후의 우리 사회에서 과연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가? 최장집 교수의 대답을 굳이 듣지 않더라도 민생과 동떨어진 정쟁만 일삼는 정치인들, 그로인해 정치에 점점 무관심해지는 국민들, 그리고 의사를 반영시키기 위해 무조건 시위부터 하는 아니 시위 말고는 특별한 의사반영 수단이 없는 답답한 현실 등을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의 논의로 되돌아가 민주주의가 다른 정치체제나 제도에 비해 우수하고 더 가치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최장집 교수가 지적하듯이 민주주의는 사회가 서로 갈등하는 이해와 의견의 차이로 이루어져 있는 조건에서, 이들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는 데 그 존재 이유가 있는 정치체제이고 서로 다른 이해 관계가 합리적 대안으로 조직되고 상호 갈등하고 경쟁하면서 그 내용이 풍부해지고 그 사회적 기초가 튼튼해지는 과정을 거쳐 일정한 타협과 합의를 만들어 갈 때 유의미한 의사결정구조가 되기 때문이다.(p33)

그런데 우리 사회에 이런 진정한 의미에서의 민주주의가 뿌리 내리고 있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최장집 교수는 과거 수십년간 권위주의 정권이 지속되어 온 결과 권위주의 헤게모니를 신봉하고 권위주의 정권의 주세력을 이루는 여당과 그와 실질적으로 정책적인 차별성이 없이 무늬만 야당인 보수양당체제가 확립되어 왔고 그러한 양당체제로는 민의를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다양한 갈등구조를 반영할 수 없는 양강 보수정당 체제가 유지되어 왔고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갈등을 동원하지 못하고 '갈등의 사유화'를 통해 협소한 이념적 스펙트럼 내에서만 정쟁이 이루어져 왔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체제를 가능하게 해 준 데에는 냉전반공주의가 큰 몫을 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전후 남한 사회에서 다양한 계층들의 이익 충돌, 갈등 상황을 남북한 간의 냉전적 극한 대립 상황 속에서의 생존문제를 내세워 모두 덮어버리고 억눌러 온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억압을 정당화 하기 위해 수많은 교육과 선전이 뒤따랐음은 당연하다.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나는 일본에 공산당(사회당인지도 모르겠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는 충격에 빠졌었다. 당시 내가 알고 있던 국가체제는 어렴풋이 자유주의(그것은 아마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개념이 혼재된 이미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체제와 공산주의 체제였고 일본은 내가 알기로는 자유진영에 속한 자유주의 국가였는데 그런 일본에 공산주의 정당이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 내가 그랬듯이 권위주의 정권이 열렬하게 이용한 냉전 반공주의는 많은 국민들에게 이분법적이고 폐쇄적인 시각을 갖게 만들었다. 즉 남북한 간의 냉전체제의 고착화와 이를 권위주의 정권이 악용한 결과 우리 사회에서 북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을 하는 것(냉전적 사고에서 원색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제외하고는)이 가능하게 되기까지 약40여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고 아직도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고 나와 다른 것을 사회 전체의 공공선이라는 더 큰 논리를 내세워 배제시키고 무조건 비난하는 태도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이런 상황을 지난 수십년간 악용하여 기득권을 취해온 자들 뿐 아니라 그 권위에 억눌려 있다가 투쟁을 통하여 지배적 세력이 된 자들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아 씁슬한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최장집 교수는 그에 대한 해법으로 노동자들의 정치참여(대표적으로 민노당의 출현을 최장집 교수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하지 않을까 싶다.)를 포함한 사회의 주요 계층 및 그 이해관계간 충돌의 결과인 갈등을 표출하고 이를 국가 운영에 반영시킬 건전한 정당 내지는 정치집단이 생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주 원인이 시민사회와 괴리되어 있는 정당 즉 정당제도의 미성숙에 있기 때문에 정당과 시민사회(서민들의 관심사와 고충)와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유권자와 정당(또는 정치엘리트)간의 수직전 통제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그 일례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이미 실현되었다. ) 등을 고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한국 민주주의의 이념적 기반으로서 자유주의와 공화주의를 제시한다. 오늘날 민주주의라고 이해하는 원리, 원칙, 가치는 서로 다른 이념적 원류로 분해 가능한데 예컨대 생명보존에 대한 권리, 사적 자유, 품위, 자기표현, 행복추구, 재산권 등과 같은 요소는 본래 자유주의적 가치의 소산이고 공익의 존중, 참여의 권리, 책임성 등은 공화주의에 원류를 두고 있다(p222)고 전제한 다음 우리 사회에서 보수세력에 의해 왜곡되고 민주세력에 의해 버려진 자유주의(p227)진정한 의미를 회복하고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는 기득권을 공익을 위해 일정하게 제한한다는 의미에서의 공화주의를 되새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조금은 추상적이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무기력증, 우울증, 위화감을 고려하면 훌륭한 처방이 아닌가 한다.

마지막으로 최장집 교수가 민주화 이후의 오늘날 바람직한 인간상으로서 제시한 '총체적 인간'에 대비되는 '부분적인 인간'을 옮기면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우리 사회를 꿈꿔본다. 지금은 모순적이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겠지만 나는 우리의 노력과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믿는다.

권위주의에 대항했던 투쟁은 개인의 자율성과 내면적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주의적 가치나, 시민적 휴머니즘을 핵심으로 하는 공화주의적 가치를 발전시킬 여지를 주지 못했다...(중략)..이 과정에서 배태된 인간 유형은 총체적 변혁을 추구하면서 이상사회를 구축하고자 삶의 모든 것을 투척하는, 자기희생적 변혁에 복무하는 인간...(중략)..'총체적 인간'이라 하겠다. 그것은 민주화 이후의 사회를 이상화하는 동시에, 과도한 도덕적 의무를 개인에게 부과한다. 이들이 실제의 민주주의를 대면했을 대 총체적 인간에 대한 강조가 강했던 것칸큼, 민주주의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전면적 자기부정이든 혹은 자기반성이든 지난날의 자신과 급격히 단절할 수밖에 없었다...(중략)..민주화 이후의 오늘날에는 총체적 인간보다 '부분적인 인간', 즉 민주적 정치과정에 적극적이되 자신의 자율적 가치와 내면세계를 가지면서 자신의 분야에서 실천하는 민주적 시민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운동이든, 민주적 정치과정이든 그것이 전부 아니면 전무의 선택이 강요되는 상황에서 총체적 인간으로서의 참여자는 정체성을 오래 지속할 수 없기 대문이다. 민주화 이후 운동의 급속한 해체는 이러한 현상의 한 측면이다. 오늘날 총체적 인간이 창출해 낸 결과는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과 정치적 무관심, 투표불참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비오가 말하듯이 '민주주의의 과도함만큼 민주주의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은 없다.'라고 생각한다.(p229-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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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크라임 - 할인행사
칼 프랭클린 감독, 애슐리 쥬드, 모건 프리먼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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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더 걸에 이어 모건 프리만과 애슐리 쥬드가 호흡을 맞춘 이 영화는 a few good man류의 법정 드라마에 약간의 스릴러를 혼합해 놓은 듯하다.

거창하게 전달할 바가 있거나 막판의 반전이 톱니바퀴가 맞물리듯이 치밀하게 짜여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법정 드라마로서의 사실감, 짜임새 있는 구성 그리고 애슐리 쥬드와 모건 프리먼의 탄탄한 연기가 이 영화를 꽤 볼만한 영화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애슐리 쥬드는 당차고 똑소리나는 매력적인 커리어 우먼이면서도 상처받기 쉬운 살인피고인의 아내라는 이중적 역할을 멋지게 소화하고 있다.(사실 내가 이 DVD타이틀을 구입한 것도 내가 그녀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이다. -0-;;) 모건 프리먼도 최고의 실력을 갖추었지만 비주류로 밀려난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의 모습을 닳고 닳은 연기로 편안하게 그려낸다. 감독의 커멘터리에서 모건 프리먼의 존재는 영화에서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관객들이 심적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게 만든다는 말이 나오는데 정말 맞는 말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마저도 반전에서 악한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겠지만 그의 캐릭터나 편안하고 온화한 분위기상 감독으로서도 그런 시도는 엄청난 모험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어쨌든 키스더 걸과 유사점이 꽤 있긴 하지만 서로 다른 스타일의 두 엇박자 콤비가 이 영화의 주축임은 분명하다.

special features도 작가의 변(A Military Mystery라는 제목이었는데 왜 그런 제목이 붙었는지는 좀 의문이다. 내가 숨은 뜻을 이해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부분은 소설이 영화화될 때 작가의 입장, 그리고 소설과 영화가 어떻게 다른지를 무척 잘 설명해준다.), 감독의 커멘터리, 거짓말탐지기에 관한 진실, 미군사법정에 관련된 해설, 자동차 충돌 장면 등 비교적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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