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휴가를 내서 집사람과 당일치기로 춘천에 다녀왔다.

춘천에서는 두달간 생활도 해보았지만 경춘가도가 46번 국도를 말한다는 것은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정확한 명칭이 경춘국도인지 경춘가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가 아름다울 가자인지 문득 궁금해진다.

새차를 운전한지 오늘로 딱 10일이 되었다. 새차를 운전한 것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정체되는 퇴근길도 그리 짜증스럽지가 않고, 차를 운전할 때 어디로든 운전해서 갈 수 있을 것 같고 또 운전해서 가고 싶은 자신감 내지는 드라이브 욕구가 충만함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경춘국도를 달리면서 주변 경치를 별로 느끼지 못한 것이 좀 아쉽기는 하다. 예전에 양구에 차를 몰고 다녔을 때나 양구에서 춘천으로 차로 갔을 때보다는 경치가 크게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뭐, 내가 새 차의 감흥에 젖어 그랬을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오늘 운전하면서 기억에 남는 건, 과적 화물차량이 거칠게 달리며 스티로폼 조각을 여기 저기 떨구고 다닌 모습이었다.

그 트럭을 보면서 든 생각은 쌩뚱맞게도...'달리는 트럭이 마치 비듬을 털고 다니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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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7-01-19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춘 가도 참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길입니다. 그곳 저도 옆지기와 두어번인가 지나 간 적이 있는데 아마 춘천 갈때였나 봅니다. 그때의 일이 발바닥님의 글을 보니 생각이 나네요.

치유 2007-01-20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를 바꾸셨군요..겨울보다는 새잎 이쁘게 올라올때가 더 이쁘겟죠?/하긴 눈이라도 내렸더라면 또 달라보였을지도 모르구요..그래도 기분좋은 나들이셨겠어요..아참 춘천은 닭갈비도 ..막국수도..유명한곳이지요..비듬 떨구는 트럭을 몰고 달리시는 그 분은 아마 모르겠죠??ㅋㅋ

외로운 발바닥 2007-01-20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겨울인데 눈이 온 것도 아니라 감흥이 좀 적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나들이 길은 언제나 즐거운 것 같습니다.

배꽃님/ 이번엔 닭갈비만 먹고 왔는데 담번엔 막국수도 먹고 와야겠어요. ^^

우기부기 2007-01-20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것 좋아하는 건 여전한 건군..
암튼 춘천과 닭갈비는 대만족이었소. 호홍~ 많이 놀러다닙세.
 

 

대법원장의 탈세 의혹과 관련한 파문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최초에는 5000만원의 수임료에 대하여 2700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이 밝혀져서 고의적인 탈세냐 과실에 의한 신고누락이냐가 문제되었다. 대법원장은 이에 대하여 세무사의 실수에 의한 누락이라며 자신의 과실을 인정했고 일부에서는 과연 5000만원의 수입을 누락할 수가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진실을 가려봐야 한다고 주장을 했지만 그 사실 자체를 크게 문제 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법원장이나 되는 사람이 설마 2700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하여 이를 고의적으로 누락시켰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었으리라 본다. 아마 최고로 공정해야할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고의적으로 탈세를 했으리라는 생각조차 하기 싫다는 심리도 무의식중에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세금누락파문과 관련하여 수임내역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큰소리치던 대법원장이 변호사시절 5년간 수임했던 사건과 관련된 수임내역서를 모두 파기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국세기본법상 납세관련 자료의 보존의무기간이 3년이라고 하고, 사후에 의뢰인들과 법적 분쟁이 생길 수도 있기에 5년간의 수임내역서를 모두 파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법조계 안팎의 사람들은 수군대기 시작했다. 대법원장은 법적으로 수임내역서를 보존해야 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위법한 것은 아니고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짐이 될 것 같아 버렸다는 궁색한 변명을 했다. 하지만 숨기고 싶은 치부가 없다면 굳이 5년 어치의 수임계약서를 파기할 이유도 없다는 점에서 대법원장의 변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웠다.


무언가 수상쩍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아직 물증이 확보되고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구린 냄새가 풍기는 것이다. 사실 대법원장이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론스타 사건과 관련하여 검찰의 관련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줄줄이 기각된 때에도 대법원장이 변호사시절 론스타의 민사소송을 수임하였던 것이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일부에서는 론스타측을 변호했던 대법원장이 압력을 행사해 구속영장이 계속 기각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했지만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었다. 변호사로서 어떤 사건이라도 수임할 자유가 있는 것이고 대법원장이 변호사시절 맡았던 사건의 당사자라고 해서 그 영향으로 관련된 형사사건의 영장이 기각될 정도로 우리 사법제도와 법관들이 엉성하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대법원장이 굳이 국부유출의 논란이 일었던 론스타를 대리했어야 하느냐는 비아냥이나 씁쓸함은 남았다.


대법원장의 세금탈루 논란과 관련하여 대법원장이 변호사시절 5년간 6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대법원장이 변호사시절 수임했던 사건에 대해서도 언론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대법원장이 골드먼삭스의 페이퍼컴퍼니인 세나인베스트먼트를 대리하여 진로를 상대로 소송을 수행한 사건이 포함되어 있었다. 진로사건의 상세한 사실관계는 확인하지 못하여 이곳에서 논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사건 역시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자본의 국부유출 논란 및 금융자문회사를 통한 회사내부기밀 유출 논란, 그리고 페어퍼컴퍼니의 남용논란 등이 있었던 사건이고 그러한 사건의 소송대리를 이용훈 대법원장이 변호사시절 수임했다는 것이다. 언론에 보도되었던 대법원장이 변호사시절 수임했던 사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예전 정치깡패 용팔이의 조직인 전주월드컵파가 관련된 보험사기 사건이었다. 1심, 2심에서 유죄판결이 난 사건을 대법원장이 맡아 상고심에서 무죄로 뒤집은 것이었다. 이 사건은 그 내용보다도 검찰조사 과정에서 내용을 인정하던 피고인 및 참고인들이 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는 경우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이 부인될 수 있다는 판결을 이끌어냄으로써 기존의 대법원판례를 전원합의체판결로 뒤집은 것으로 유명했었다. 이는 검찰의 자백위주의 조사관행에 제동을 거는 한편 공판중심주의의 토대를 다지는 판결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검찰 수사권의 무력화, 위증 및 수사방해행위의 남용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변호사가 조폭의 변론을 맡은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살인범에게도 변호인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법원의 판례를 뒤집은 것은 법리적으로 유의미한 것이고, 공판중심주의를 외치는 대법원장의 기존 입장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서 조폭을 변호하여 일응 유죄로 의심되는 자를 무죄방면시켰다는 것만으로 비난을 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까지 도마에 오른 것은 아마도 대법원장이 변호사시절 사건을 수임함에 있어 일정한 가치관에 따라 수임여부를 결정한 것이 아니고 관행적으로 대법관 출신 전관변호사에게 몰리는 사건을 가리지 않고 다 수임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함에 있어 의뢰인을 도덕적으로 판단할 권리가 없다는 논리도 가능할 것이다. 일반 변호사에게 그런 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나라의 사법부 총책임자인 대법원장이라면 변호사로서 수임한 사건이 적절한 것이었는지를 국민이 따져 물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법부가 국민에게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법원장이라는 직책이 그만큼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변호사시절 수임했던 사건 하나하나를 몇 년이 지나 도덕적(?)인 잣대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반드시 옳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법원장이 수임했던 몇몇 사건들을 보면 대법원장이 과연 어떤 가치관과 판단기준으로 사건을 수임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으로서 존경할만한 대법원장을 갖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대법원장이 변호사시절 수임료로 60억원을 벌었고 그중 20억원 넘게 세금으로 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에도 문제는 있다. 5년간 60억원을 벌어다준 의뢰인들이 대법원장에게 사건을 맡긴 이유는 무엇일까. 이용훈 대법원장이 변론의 달인이기 때문에 승소율이 높아서 맡긴 것일까? 아닐 것이다. 의뢰인들이 그토록 몰린 까닭은 바로 이용훈 대법원장이 대법관 출신의 전관 변호사였기 때문이다. 이토록 대법원장 자신이 전관예우의 최대 수혜자였으면서 전관예우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이 사법부 수장이 되어 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세금누락으로 불거진 논란이 이제는 변호사시절 승진한 후배법관들에게 전달한 전별금으로까지 번졌다. 법조계에서의 전별금 관행이 어떠한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고위법관들이 선배 변호사의 전별금 수십만원에 재판의 결과를 바꿀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변호사가 현직 법관에게 평소 알고 지내던 관계에서 통상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선물 수준을 넘어서는 금전을 전달한 행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수십만원에 불과(?)하니 대가성이 없다거나 관행이었다는 얄팍한 전문성을 내세운 눈가림으로는 국민들의 의혹의 눈초리를 가릴 수 없는 것이다.  

처음 신문에서 이용훈 대법원장의 전별금 의혹 기사를 읽었을 때는 정말 큰일이 터졌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사법부 전체가 불신을 받고 대법원장의 거취도 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만큼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며칠이 지난 지금 대법원장과 관련된 뉴스는 언론에서 거의 사라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갑작스런 개헌제안이 톱뉴스를 차지하여 비중이 적어졌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비하여 언론이 너무 소홀히 다루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부 언론은 대법원장에 대한 음해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검찰이 은근히 이번 사태를 부추기고 있다는 식의 비판까지 하고 있다. 검찰이 법원과의 갈등을 푸는 방법의 일환으로 정보를 흘리고 있다면 이는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문제는 사법부 전체의 신뢰문제가 걸린 대법원장과 관련된 일이다. 문제를 제대로 제기하기도 전에 근거 없는 대법원장 흔들기라며 문제제기 자체를 막으려는 일부 언론의 태도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 밖에도 대법원장과 법조비리로 구속된 조전고법부장과의 관계(조전고법부장은 대법원장이 각별히 아끼는 후배법관이었다고 한다. 언론을 통해 밝혀질 정도로 주변정리를 제대로 못한 조전부장이 문제가 터지기 직전 고법부장판사에 승진한 것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그와 관련해 대법원이 압수수색영장 관련사항을 대법원으로 보고하게끔 한 대법원예규 등도 함께 논란이 되고 있다. 대법원장을 둘러싼 여러 논란의 사실관계가 완전히 밝혀진 것도 아니고 추측성 보도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왕 문제가 불거진 만큼 이번에 철저히 사실관계를 밝히고 그에 대한 대법원장의 명백한 입장표명 및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사법부의 본질과 관련하여 불거진 문제를 법원 스스로가 풀지 못한다면 법원은 조만간 외부로부터의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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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7-01-15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쓴지 4-5일만에 글을 올린다. 그런데 벌써 언론에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대법원장 관련 파문은 그냥 이렇게 묻혀 가나 보다...

짱꿀라 2007-01-15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바닥님,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투명성'과 '개혁성'이라는 단어를 끄집어 내기가 참 힘이 드는 가봐요. 뭐 조금만 불리하다 싶은면 진실이건 거짓이건 덮어버리는 것이 아닌가요. 우리나라 특기 같은데 말이죠.

외로운 발바닥 2007-01-16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은 희망적으로 보고 싶은데 머리가 굵어질 수록 점점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게 되는 것 같아 씁슬하네요.

2007-01-18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외로운 발바닥 2007-01-1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ㅋㅋ 저도 외로운 발바닥으로 올 것 같기는 했는데 잼있겠네요.
이젠 외롭지 않지만, 그 닉네임은 아직도 참 애착이 간답니다. ^^; 감사히 잘 읽을께요.
 
 전출처 : kleinsusun >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김윤식 선생님의 특강 마지막 날,
<일제말기 학병 세대의 체험적 글쓰기론>을 강의하시며
이가형의 <버마전선 패전기>, <분노의 강>을 읽으시고
눈물을 흘렸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시적 진실"(일면적 진실)과 "산문적 진실"(전면적 진실)에 대해 말씀하셨다.

우리가 소설을 읽고 눈물을 흘리는 건
시적 진실(일면적 진실)에 속았기(?) 때문이라고.

아무리 남루하고 구차한 삶을 사는 사람도
그 사람 인생의 어떤 순간은 너무도 아름답고 행복하다고!

다만 길게 펼쳐 놓았을 때
구질구질하고 비루할 뿐!

강의를 들으며 성석제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 생각났다.
성석제는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의 "저자의 말"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 인생은 순간(瞬間)이라는 돌로 쌓은 성벽이다. 어느 순간은 노다지처럼 귀하고 어느 벽돌은 없는 것으로 하고 싶고 잊어버리고도 싶지만 엄연히 내 인생의 한 순간이다. 나는 안다. 모든 순간이 번쩍거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겠다. 인생의 황홀한 어느 한 순간은 인생을 여는 열쇠구멍 같은 것이지만 인생 그 자체는 아님을.

인생 그 자체는 아님을!

잘은 모르겠지만....
인생의 황홀한 어느 한 순간은 인생 그 자체(전면적 진실)가 아니라
"일면적 진실"이라는 말인 것 같다.

내가 성석제나 아사다 지로를 좋아하는 건
남루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아무리 노력해도, 어떻게 해도 꼬인 인생이 달라질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의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을 잡아내기 때문이다.
가슴이 먹먹하게!

어쨌거나...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이 조금 더 많아야
누구건 그 삶이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
누군가의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을 보면
정말, 진심으로, 함께 기뻐해 주겠다고!
최소한 초는 치지 않겠다고!

누군가의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에
쏴~한 말 한마디로 초를 치는 사람들이 은근 너무 많다.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은 상대적인 거다.
기쁨의 질량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걸 자기의 잣대에 대서
"그만한 일에 뭘 그렇게 호들갑이야?"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근 너무 많다.

난 나의 주특기인 온갖 오버를 다해서
주위 사람들의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을 함께 기뻐해 주고 싶다.

그래서...
그들이 그 "번쩍거리는 황홀한 순간"을 조금 더 기뻐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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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때도 그랬고, 자동차 때도 그랬고, 다들 할 수 없다고 했지만 우리는 해 내었습니다. 우리는 가능성의 민족입니다.’로 끝나는 한미 FTA 공익광고를 운전하다가 종종 듣게 된다. 그런데 이 광고를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광고의 의도에 말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교묘하게 애국심과 민족적 자존심(어떻게 보면 세계일류를 지향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의 반작용이라고도 볼 수 있다.)을 자극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무언가 한미 FTA를 거부하는 것이 비겁하고 우리 민족적 자존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가능성의 민족이면 멕시코나 다른 국가들은 민족이 열등해서 못 해내었다는 말인가? 반도체와 자동차산업에 우리나라가 올인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인데 한미 FTA가 체결되면 정부의 그러한 권한이 원천봉쇄되어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에 처해지는 것인데 자동차와 반도체가 성공했으니 이번에도 잘 할 것이라는 단순비교가 올바른 것인가?

 

답은 물론 '아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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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11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도체, 자동차가 성공을 했다고 지금에 와서 한미 FTA가 체결이 된다고 해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외로운 발바닥 2006-12-11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하준 교수의 책을 읽고 알게 된 것이지만 그때와 지금은 정말로 근본적으로 다르죠. 그때는 실력 좀 모자른 아이를 뒤에서 방패도 쥐어주고 싸움도 가리켜서 싸움을 시켰다면 지금은 초등학생에게 맞으면서 강해지라는 식으로 고등학생과 싸움을 시키는 격이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언론의 편향된 보도로 인하여 나 역시 한미 FTA 반대 운동의 과격 이미지에 많이 영향을 받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미 FTA 반대 운동이 전국민적 공감을 얻으려면 지금처럼 예전의 소위 운동권적 이미지(과격한 시위, 노동자 중심)를 탈피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미 FTA에 의하여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이들이 농민이나 노동자들이고 정부가 FTA 체결로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이들의 목소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막무가내 식으로 협상을 밀어붙이고 있기에 시위가 과격해지는 것이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나친 운동권적 색채는 한미 FTA로 인하여 삶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 대부분의 국민들 중 상당수를 소외시켜 운동의 저변확대에 방해가 되지 않나 싶다. 적어도 내 주변에서 한미 FTA에 관하여 큰 관심이 없거나 관심이 조금 있어 협상 결과를 우려하면서도 소위 '운동권적 이미지' 때문에 한미 FTA 반대 운동에 막연한 거리감이나 반감을 느끼는 사람을 적지 않게 보아왔다.

 

지금의 반대운동을 계속하면서도 한미 FTA 체결에 따른 파장과 문제점을 좀더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더 많은 국민들을 반대운동에 자연스럽게 끌어들여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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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06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이해 타당한 결과물을 가지고 있어야 대항을 해도 하지 않겠습니다. 전적으로 옳은 말씀입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외로운 발바닥 2006-12-06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도 한미 FTA에 반대하지만, 언론에 비치는 반대운동에는 약간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언론탓도 있겠지만 운동주체 측에서도 반성할 점은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