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때도 그랬고, 자동차 때도 그랬고, 다들 할 수 없다고 했지만 우리는 해 내었습니다. 우리는 가능성의 민족입니다.’로 끝나는 한미 FTA 공익광고를 운전하다가 종종 듣게 된다. 그런데 이 광고를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광고의 의도에 말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교묘하게 애국심과 민족적 자존심(어떻게 보면 세계일류를 지향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의 반작용이라고도 볼 수 있다.)을 자극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무언가 한미 FTA를 거부하는 것이 비겁하고 우리 민족적 자존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가능성의 민족이면 멕시코나 다른 국가들은 민족이 열등해서 못 해내었다는 말인가? 반도체와 자동차산업에 우리나라가 올인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인데 한미 FTA가 체결되면 정부의 그러한 권한이 원천봉쇄되어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에 처해지는 것인데 자동차와 반도체가 성공했으니 이번에도 잘 할 것이라는 단순비교가 올바른 것인가?
답은 물론 '아니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