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도 잘 안 걸리고 어쩌다 감기 기운이 온다 싶어도 금새 털어내는 마로와 달리
해람이는 일찍부터 어린이집을 다녀서 그런지 잔병치레가 잦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생긴 의심.
1. 해람이는 만성 모세기관지염인 걸까요?
2. 아니면 감기조차도 모세기관지염으로 진단받는 걸까요?

1.
날씨가 안 좋으면(특히 비가 오면)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리며 가래소리가 납니다.
어린이집 근처 소아과에 가면 어김없이 모세기관지염이 재발했다고 하십니다.

2.
해람이 증세가 선생님 우려처럼 악화된 적은 없고, 2-3일 골골대다 낫습니다.
알고 보니 그 소아과가 과장이 심하기로 유명하답니다.

막연히 의심하는 대신, 다음번에는 다른 병원에 가보는 게 좋을까요?
혹시 모세기관지염을 겪어보신 분 계신가요?
1번이든, 2번이든, 참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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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7-06-24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도 신생아 시절에 한번 걸린 적 있긴 합니다. 일단 소리가 폐렴처럼 씩씩대는 소리가 난다고 할까요.. 그 정도가 다른 것 같은데요.. 정확한 구별이야 뭐.. 일단 다른 소아과에 가 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마법천자문 2007-06-24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병원에 가보는 게 좋을 것 같군요.

클리오 2007-06-24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찬이도 계속 인후염의 재발이여요.. 맨날 저녁에 잠을 못자서 병원에 가보면 목이 부었다고.. 생각해보면 유전적인 영향도 많은 것 같지만 병원 약을 달고 사니 걱정이예요. 너무 병원에 자주가니 좀 그렇네요.. 다른 병원에 한번 가보시지요. 근데 저도 맨날 목이 부었다고 말하면 수상하지만, 그래도 그 병원에 젤 잘 나아서리...

조선인 2007-06-25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 음, 해람이는 늘 쌕쌕대는 편이에요. 후두구조가 어쩌구 저쩌구, 돌이 지나야 나아진다더군요.
분노의 삽질님, 네, 주말 동안 윗집에서 들은 얘기도 있고, 아무래도 다른 병원에 가보려구요.
클리오님, 흑, 그놈의 유전적 영향 때문에 저도 늘 노심초사에요. 행여나 천식이 있는 게 아닐까 불안 초조 근심입니다.
 
이사 후기
이사 후기의 후기
이사 후기의 후기의 후기

비가 와서 창문을 열 수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현관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딸아이 돌아오기 전에 황급히 집안일을 해치우려고 하는데, 인기척이 들렸다.
마로인 줄 알고 쫓아나가니 아주머니 한 분이 서 있었다.
한 손에는 접시를, 다른 한 손에는 비닐 봉지 가득 토마토를 들고. *^^*

고로, 진주님은 돗자리를 까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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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7-06-22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동네로 이사가셨네요.^^

홍수맘 2007-06-22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돌아왔군요.

진주 2007-06-22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입주 이틀째 아침,
여전히 버벅거리고 있습니다.
겨우겨우 새 글 브리핑을 찾아 읽어내다가
'진주님~~'이라는 제목글을 보고 놀라 쫒아왔더니
ㅎㅎ그러믄여, 그 접시가 어떤 접신데 반드시 돌아오고
말구요. 아직은 살만한 동네라니까요^^
한동안 마로와 해람이가 토마토 맛있게 먹겠네요^^

조선인 2007-06-22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정말 좋은 집입니다. ㅎㅎ
홍수맘님, 다 여러분의 응원 덕분이에요.
진주님, 자세한 말씀은 안 하셨지만 접시 돌려주려고 꽤 여러 번 걸음하신 눈치에요. 게다가 아주머니가 직접 떡을 받았던 게 아니라 아들이 받았더랬는데, 몇 호인지 기억을 못했다나봐요. 그런 줄도 모르고 잃어버려도 상관없다 떠벌렸으니 제가 벌받아야겠죠? 헤헤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이 압도적 차이로 박근혜를 따돌렸다.
이에 한 여인이 비관자살을 했는데, 알고 보니 그녀가 박근혜의 친모란다.
박근혜는 육영수 영부인의 딸이 아니라 밖에서 낳은 자식이었던 것.
어머니라 나서지도 못 하고 숨어 살면서 언젠가는 딸이 대통령 되기만을 소망하였고,
우연히 이 사실이 이명박의 측근 귀에 흘러들어가자 노심초사하다가
딸의 경선 패배가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여 자살했다는 신문기사였다.
내가 보고 있는 신문을 옆지기가 뺐들고, 이 때문에 옥신각신하다가...

자명종 소리에 일어났다.
개꿈.

참고)
현재로서는 지지하는 후보가 없습니다만,
어떤 경우에도 박근혜나 이명박을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내일부터는 이런 의사표현을 할 수 없다고 하여 부러 올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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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7-06-21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내일부턴 올릴수 없군요. 저도 그럴일은 없을겁니다만 슬쩍 조심해야 겠네요.
얼결에 무슨 말을 할지도 모르니까요 ^^;

Mephistopheles 2007-06-21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까..저도 조선인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마법천자문 2007-06-21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자 그대로 '개'꿈이네요. 수컷과 암컷이 한 마리씩 나온 꿈... ㅎㅎ

전호인 2007-06-21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참합니다. 이 땅에 보수가 분명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염색되어진 꼴통들은 싫거든요. 아직도 과거속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이 나라를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공주로 대접받는 것만으로도 속이 뒤집힙니다. ^*^

꼬마요정 2007-06-21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싫어요~~ 둘 다...

비로그인 2007-06-21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둘다 아니지만 안찍기도 뭐하고 ...

홍수맘 2007-06-22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오늘부터는 안 되는 거죠?
그럼 속으로만 '나도 둘다 아닌디...'

조선인 2007-06-22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분노의 삽질공주님이 명쾌하게 해명해 주셨잖아요? 선거에 영향을 끼칠 의도만 아니라면 된다네요. ㅎㅎㅎ
메피스토펠레스님, 약았어요.
분노의 삽질님, 어머머머, 너무해요. 캬아아아~
전호인님, 우리의 공주는 삽질공주만으로도 충분하죠. 끄덕끄덕.
꼬마요정님, 동감이라니 괜히 기분 좋습니다.
체셔고양이님,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까 좀 더 두고보자구요.
새벽별님, 넵, 이제는 오늘입니다.
홍수맘님, 이상하네. 님의 속이야기가 들려요. 호호.
 

소금꽃나무, 어제 오후에 잘 받았습니다.
김진숙, 김진숙, 귀에 익은 이름인데, 누굴까 했더니,
김주익 열사 민주장 때 목놓아 추도사를 울부짖던 그분이시군요. 그렇군요.

---------------------------------------------------------------------------------------

인간으로 태어나 노예로 살던 자의 부끄러움.
그걸 깨우쳐준 전태일. 그분을 열사라고 부르는 건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그 분의 죽음에 책임질 일이 없었고, 자책할 일도 없었고, 무엇보다 함께 했던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그냥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때때로 흐트러지지 않겠다는 다짐들을 담아 떠올릴 수 있는 바위 같고 산 같은 이름이었습니다.

박창수와 11년, 김주익과 19년, 재규 형님과 15년. 군사독재에 치를 떨며 숨죽여 오르내리던 용두산 공원이 있고, 민주노조 세워보자고 새우깡 안주를 놓고 밤을 새우던 다대포 바다가 있습니다.

밤새 등사기로 밀어낸 유인물을 테이프로 감은 채 정문을 통과해야 했던 안전화가 있고 화이바가 있습니다. 번갈아 가며 면회를 오고가던 감방이 있고, 한진노조 때문에 세배로 늘려야 했던 영도경찰서가 있습니다. 시장 아주머니들이 싸다준 김밥을 최루가스에 비벼먹던 6월 항쟁의 거리가 있고, 멸공의 횃불아래를 부르며 침묵의 공장을 해방의 광장으로 만들어가던 대투쟁이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착하다는 이유로, 너무 말이 없어 깝깝하다는 이유로 이리저리 재단하며 때때로 미워하기도 했던 애증의 세월들이 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 주익씨가 자랑스럽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 크레인에서 내려오면 그 큰손을 붙잡고 하고 싶은 얘기가 참 많았는데 이제 어디에다 그 얘기들을 다 해야 합니까?

85호 크레인의 달력은 129일의 시작 6월11일에 동그라미가 쳐진 채 멈춰지고, 그 칠흑 같은 밤으로부터 비는 참 그악스럽게도 내렸습니다.

비가 몹시 내리던 어느 늦은 밤, 011-554-1469.
이제 다시는 받을 일도, 걸 일도 없는 전화번호 하나.
저녁은 먹었어요?
예….
비가 많이 와서 어떡해요?
비야 맨 날 오는데요 뭐….
전 그때까지만 해도 용건이 궁금할 따름이었습니다. 용건이 없는 전화는 겉도는 얘기가 몇 마디 더 이어지다 그럼 수고하시라는 잔인한 인사를 그에게 남긴 채 끊어졌습니다.

그 때는 몰랐습니다.
그 황소 같은 사람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 곰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막막했을까.
단 한 발짝도 내려설 수 없는, 땅보다는 하늘이 가까운 그 꼭대기가 얼마나 아득했을까. 얼마나 내려오고 싶었을까. 봉다리에 매달아 크레인까지 밥을 끌어올리던 그 밧줄에 목을 걸어야 했던 그 처절한 절망을 이제야 헤아리는 이딴 게 무슨 동지입니까.
죽을 각오로 올라갔으나 그는 살고 싶었던 겁니다. 9월 9일 유서 한 통을 써놓고 기다리고, 10월14일 또 한 통을 서놓고 목이 메이게 간절하게 기다려보고. 단식도 해보고, 삭발도 해보고, 수 십 번 집회도 해보고, 태풍도 혼자 견디고, 추석도 혼자 견디고, 아버지 제사도 혼자 견디고, 이제 더는 올라갈 곳도 없는데, 이제는 정말 아무것도 해볼 것도 없었던 그 처절했을 절망들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져 견딜 수가 없습니다. 백만 번을 생각하고 천만 번을 생각해도 아까워서, 사무치게 아까워서 미치겠습니다.

다른 애들 다 가진 힐리스 한 켤레 사들고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었을 애비.
아빠 얼굴을 몇 개나 그려놓고 일자리 구해줄 테니 돌아오라고 했던 10살짜리 딸내미보다, 백만 배 천만 배 더 그 딸내미를 어루만지고 안아보고 싶었을 애비.

129일의 아빠의 부재로도 눈에 띄게 기가 죽었다는 일곱 살 막내가 이제는 영영 아빠 없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 어떤 것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았을 애비가, 그 아이들을 그 올망졸망한 새끼들을 기어이 상주로 만드는 세상.

10월17일 그 날 이후 크레인과 눈이 마주칠까봐 하늘을 올려다 볼 수조차 없는 아저씨들. 너나 없이 '미안합니다.' '내가 죄인입니다.' 정작 미안한 건 우리가 아닌데도 그 한마디가 인사가 돼버린 고통의 시간들.

재규 형님도 그랬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때 "형님이 뭔 죄가 있습니까" 그 한마디를 못한 게 또 이렇게 남습니다. 재규 형님은 그렇게라도 지회장을 따라가서 그 한마디를 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
다. 저들은 유서가 없으니 단순 추락사랍니다.

김주익 지회장이 빤히 내려다보는 4도크에 피로 써내려 간 유서. 얼마나 더 처절한 유서가 있어야 합니까? 바로 그 4도크에 매어있던 배를 새벽에 잠수부까지 동원해서 빼내가고, 배가 출렁이던 자리엔 조합원들의 한숨과 패배감이 넘실거리고, 그 넓은 도크바닥을 종이 삼아 몸 뚱아리를 붓 삼아 써내려 간 얼마나 더 처절한 유서가 필요합니까? 안기부와 한진자본이 죽인 박창수 위원장은 유서가 없어 13년 동안 의문사입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답니다.
지금과 같이 민주화된 시대에 노동자들의 분신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서는 안되며, 자살로 인해 목적이 달성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노무현, 문재인, 그들은 민주화 됐습니다. 도둑놈도 살인마도 그들이 집권하는 순간 민주화가 완성되는 거 한 두번 봤습니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누가 지 입으로 내 독재자요 합디까. 누가 내가 도둑놈이요 내가 살인마요 합디까. 도둑놈도 정의사회 구현이요, 도둑놈의 애비들도 위대한 문민의 정부요, 국민의 정부였습니다.

수능시험이 끝났으니 이제 아이들 차례입니다.
집이 강남도 아니고, 수백만원짜리 과외는 꿈도 꿀 수 없었던 노동자의 아이들이 어차피 실업자 아니면 비정규직으로나 살아가게 될 아이들이 차례차례 옥상에서 뛰어내릴 차롑니다. 영등포 경찰서장 짝 날까봐 내놓고 말은 못해도, 아이들의 잇따른 죽음엔 전교조의 기획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하고 싶어 근질근질한 입들이 한둘이 아닐겁니다.

강남의 집 값이 1주일에 7억이 오르고, 야당이 한 자본에게서만 100억을 받고, 철도에서, 부안에서, 전교조에서 정부가 했던 약속들이 손바닥처럼 뒤집어지고, 어느 것 하나 정상인 게 없고 어느 구석 하나 상식이 통하는 게 없는데도 용케도 정권이 유지되는 그리고 언제나 비슷한 행태가 되풀이되는 유일한 힘.

경상도에선 자본가도 1번 노동자도 1번, 전라도에선 자본가도 2번 농민도 2번. 이 희한한 연대가 유지되는 한 아무리 피터지게 싸워도 세상은 안바뀝니다.

노동자가 죽고, 농민이 죽고, 노점상이 죽고, 장애인이 죽고, 아이들이 죽어도, 그때마다 다시는 울지 말자 수백 번을 맹세해도, 죽어도 세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죽었으면, 그 아까운 생목숨들을 그만큼 바쳤으면 영남대승론, 호남필승론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필승론이 될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제발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비자금을 쌓아놓기 위해 빌라 한 채가 통째로 금고가 되는 시대에, 한푼 두푼 모았던 돼지저금통이 아직도 감개무량하십니까? 자본가에게서 나온 검은 돈으로 정권을 사는 대통령이 노동자 편이기를 바라셨습니까? 조중동의 입이 곧 정권의 이데올로기가 되는 체제에서 민주주의를 갈망하셨습니까? 효리에게 알몸을 보여달라는 스포츠신문들을 돈 내고 사보면서 세상이 바뀌길 바라셨습니까? 삼성해복투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도 라이온스를 응원하는 노동자가 있는 한, 울산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줄줄이 개죽음을 당해도 현대 호랑이 축구단이 이기는 날 축배를 드는 노동자가 있는 한 우리는 저들의 손바닥을 한치도 벗어나지 못합니다.

조남호만 나쁜 놈입니까? 김문기만 죽일 놈입니까? 착한 자본가는 없습니다. 남을 위해서는 단 하루도 살아보지 않은 자들만이, 남의 눈에서 쏟아지는 피눈물을 달게 마시는 자만이 자본가가 될 수 있고, 그게 자본주의입니다.

월드컵경기장으로 가는 게 애국이 아니라 효순이 미선이를 위해, 핵폐기장 반대, 파병반대를 위해 촛불을 밝혀드는 게 애국이요, 대∼한민국을 외치는 게 단결이 아니라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게 계급적 단결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모든 것을 생산해낸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영남·호남의 연대가 아니라 농민·여성·이주노동자·장애인·노점상, 그들과의 연대가 진정한 연대입니다.
철도 동지들, 화물연대 동지들, 쓰라린 만큼만 다시 일어섭시다. 한진중공업 동지들, 세원테크 동지들,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동지들. 우리가 흘린 이 피눈물만큼만, 꼭 그만큼만 다시 갚아 줍시다.

전국에서 오신 수많은 동지들. 그리고 하도 오래 싸워서 이제는 아무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또다시 맨몸으로 이 시린 겨울을 맞설 장기투쟁 사업장 동지들. 작은 노조라서 신문에 한 줄 안나고, 집회 한번 뽄때나게 안되던 수많은 투쟁사업장 동지들.

돈 없고 권력 없는 노동자들이 몸뚱이로 써내려 왔던 피눈물의 역사. 목숨으로 노동해방 횃불을 밝혀왔던 노동자들의 처절한 역사. 그 역사의 승리를 위해 이제는 검은 머리띠말고 노동해방의 붉은 머리띠를 다시 맵시다. 숨쉬는 것조차 죄스럽고, 지금은 죽을 만큼 힘들어도 기필코 살아서 단결 투쟁 노동해방으로 총진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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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7-06-20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읽고 갑니다.

홍수맘 2007-06-20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잘 읽고 갑니다.
 
이사 후기
이사 후기의 후기

1.
어제 오후 조퇴하고 아버지 병실을 지키다가 그만 귀가가 늦어져버렸다.
과속으로 해람이 유모차를 운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도착하니 7시 20분.
딸아이가 현관문 앞에서 울고 있을까봐 불안초조한 마음으로 계단을 뛰어올라갔는데,
현관문이 조금 덜 닫혀있는 게 보였다.
마로가 혼자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왔나 보다 안심하고 딸을 부르는데 대답이 없다.
혹시나 해서 윗집에 전화를 해보니, 역시나 딸은 다은이네 있었다.
게다가 이미 밥상을 받았으니 저녁 먹여서 돌려보내겠단다.
친구와 짜장밥을 먹고 흡족한 얼굴로 돌아온 딸과 함께
반찬하려고 사둔 돈까스 살을 들고 올라가 인사를 했다.
미안하고 고마워 황망하게 고개를 조아리는데,
앞으로도 집에 엄마가 없으면 윗집에서 기다리라고 딸아이에게 당부해두란다.
윗집은 떡을 돌렸을 때 바로 접시를 돌려줬던 고마운 집 중 하나이다...

2.
지난 토요일.
나는 해람이를 맡기고 출근했고, 옆지기와 마로는 집에 있었더랬다.
그런데 해람이를 찾아 퇴근해보니 현관문이 조금 열려져 있었다.
세상 모르고 낮잠 든 아빠 때문에 심심해진 딸래미가 윗집에 놀러가면서 문을 덜 닫은 것.
혀를 차며 집에 들어서는데 신발장 위에 찐 감자가 잔뜩 담긴 접시가 있었다.
떡 돌린 접시 중 하나가 더 돌아온 것이다.
온 식구가 모여 앉아 나눠먹는데 거짓말 안하고 지금껏 먹어본 제일 맛난 찐감자였다.
주먹만한 크기였는데도 속까지 잘 익었고, 무엇보다 적당히 골고루 밴 소금간이 예술이었다.
대체 요령이 무얼까 옆지기와 궁리해보고, 검색까지 해봤지만 딱히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남아있던 두 집 중 누가 돌려준 접시인걸까? 비법을 전수받고 싶다.

3.
결론?
떡 돌리다 접시 하나쯤 잃어버린다고 대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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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주님, 돗자리 까세요. 이사후기 4탄
    from 조선인과 마로, 그리고 해람 2007-06-21 23:48 
    비가 와서 창문을 열 수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현관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딸아이 돌아오기 전에 황급히 집안일을 해치우려고 하는데, 인기척이 들렸다. 마로인 줄 알고 쫓아...
 
 
홍수맘 2007-06-19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챙겨주는 이웃이 있다는 건 정말 큰 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남은 접시하나에도 뭔가 담겨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가 되는 거 있죠? ㅎㅎㅎ

Mephistopheles 2007-06-19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명 전에 사셨던 그 비리있는 부녀회장이 있는 아파트보다는 아직까지는
더 좋은 환경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리고 마로 대견해요.^^

icaru 2007-06-19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이 있는 이웃들 페이퍼라 그런지.. 훈훈하네요.
담에 이사하면 저도 떡 돌려 볼까.. 했어요.

조선인 2007-06-19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흐흐 사실 하나 더 돌아오면 좋겠다 욕심도 내고 있습니다.
메피스토펠레스님, 지난 번에도 제가 늦은 적이 있어요. 현관문 앞에서 꺼이꺼이 울고 있는 걸 보고 어찌나 속상하던지, 만의 하나를 위해 예쁜 만화경 목걸이에 열쇠를 달아 가방 속에 넣어줬지요. 열쇠로 문 여는 법도 가르쳐주구요. 그래도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참 장하다고 저도 뿌듯해 하는 중입니다.
이카루님, 저번 아파트에선 떡 돌리고도 별 반응이 없었는데, 이곳은 정말 훈훈하네요.

세실 2007-06-19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페파 보면서 갑자기 떡 먹고 싶어 졌어요. 아...먹고 싶다.
전 밥 할때 함께 넣어둡니다. 속까지 잘 익어요~~
꺼내서 버터 두른 프라이팬에 구우면 아이들이 맛있어 합니다~

마노아 2007-06-19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이웃을 만나셨어요. 조선인님도 그 아름다운 이웃 중의 하나일 테지요. 늘 '삭막'하다고 구박받는 도시 생활에서도 이런 멋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이에요. ^^

전호인 2007-06-1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운감자가 먹고 싶어집니다. 이맘때쯤이면 고향집 건조실(담배건조)의 연탈불에 올려놓고 구워먹던 감자의 맛이 일품이었지요.
좋은 이웃집을 두신 것 같아 다행이네요. ^*^

조선인 2007-06-20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우리집 밥솥이 워낙 작은 사이즈라 감자가 들어갈지 모르겠어요. ㅎㅎ
마노아님, 네, 정말 아름다운 이웃이에요. 어제 윗윗집을 만났는데, 그집도 윗집을 참 칭찬하더군요.
전호인님, 연탄불에 구워먹는 감자라니, 말만 들어도 군침이 흐릅니다.
새벽별님, 네, 비록 제가 아끼던 접시였지만, 하나쯤이야. ㅎㅎ

진주 2007-06-21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아니~~아직 일러요~
아직 잃어버렸다고 속단하긴 이르다구요.
지금 그 한 접시도 뭘 담을까 고민고민하는 중일지도 모르잖아요?
제가 그렇더라구요 센스있게 재깍 뭐라도 담아 되돌려 주면 쉬울 텐데
오래 생각하고 고민하느라....
(움..작년에 어떤 언니가 시골김칫독 헐었다고 김치를 한 통이나 줬는데
넘 고마워서 나도 근사한 걸로 담아 되돌려주려고 벼루기만 하다가 여태...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