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드디어 이사를 했다.
결혼하고 7년 동안 벌써 5번째 집이니 정말 징그럽기도 하지.
이제는 이사의 달인이 되었다기 보다 포기의 달인이 되어 좀 부서지는 것이 있어도 눈 감게 되었다.
하지만.
새 집은 부엌이 좁고, 싱크대도 작고, 신발장도 없고, 수납공간도 적고, 엘리베이터도 없는, 낡은 저층아파트.
하여 계약할 때부터 지금껏 계속 투덜투덜댔는데...

어제 진주님의 페이퍼를 보고 대오각성을 했다.
마음을 고쳐 먹고 퇴근 후 집을 둘러보니
이사오기 전엔 곰팡이 잔뜩 핀 집이었지만, 화장실만 빼면 거의 박멸에 성공했고,
건물은 낡았지만 주인집이 예전에 인테리어 공사를 한 터라 고급샤시에 마루깔린 베란다고,
부엌은 좁지만 거실이 독립된 공간이라 방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서재로 꾸밈),
수납공간은 적지만 앞뒤로 베란다가 있어 메탈랙 3개를 조립해놓으니 그럭저럭 짐정리도 되었다.
무엇보다 저층 아파트 단지라 채광이 대단히 좋고,
더울 거라고 우려했던 거에 비해 앞뒤 베란다를 열어놓으면 통풍도 대단히 좋은 편.

이번 주말에 곰팡이제로 실리콘젤을 좀 더 사서 화장실의 곰팡이를 완전히 뿌리 뽑고,
신발장 사고, 렌지 겸 식탁 사면 그럭저럭 짐 정리가 끝나 우리 집이라는 생각이 들 듯 하다.
다음주에는 늦었지만 시루떡 맞춰 집집마다 인사를 해야겠지?
위층에 마로 또래 여자아이가 사는 거 같은데, 좋은 이웃만 만나면 그만큼 좋은 집이 또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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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사 후기의 후기의 후기
    from 조선인과 마로, 그리고 해람 2007-06-19 10:18 
    1. 어제 오후 조퇴하고 아버지 병실을 지키다가 그만 귀가가 늦어져버렸다. 과속으로 해람이 유모차를 운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도착하니 7시 20분. 딸아이가 현관문 앞에서 ...
  2. 이사 후기의 후기
    from 조선인과 마로, 그리고 해람 2007-06-19 10:19 
    이사한 다음주에라도 떡을 돌리겠다는 계획은 떡집과 일정이 안 맞아 현충일로 연기되었더랬다. 그러나 현충일 아침 떡을 돌리자니 없는 집이 반 이상. @.@ 저녁 시간에 ...
  3. 진주님, 돗자리 까세요. 이사후기 4탄
    from 조선인과 마로, 그리고 해람 2007-06-22 00:01 
    비가 와서 창문을 열 수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현관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딸아이 돌아오기 전에 황급히 집안일을 해치우려고 하는데, 인기척이 들렸다. 마로인 줄 알고 쫓아...
 
 
미설 2007-05-31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사하셨군요.. 이렇게 모든게 정리되는 느낌으로 생각하시는거 아주 부러워요.. 말씀만으로도 다 정리된 듯 그림이 그려지네요. 이사한지 아홉달 넘도록 짐도 다 못 푼 제가 한심해 질려고 그러네요.. 그래도 요즘 아주 조금씩 다시 정리하려고 맘 먹고 있어요. 단지 맘만...

건우와 연우 2007-05-31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가셨군요.
부럽다고 해야하나...
우린 사무실이 열흘후면 이전인데 집이 안빠져 가족들 다 놔두고 혼자만 내려가게 생겼어요..ㅜ.ㅜ
버블세븐의 유탄맞고 있는중입니다. 내집도 아닌 전세에...ㅜ.ㅜ

진주 2007-05-31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나 했는데, 진짜로 마로네도 이번에 이사하셨군요.
그러게요, 정말 옳으신 말씀이에요. 이사는 자꾸 하다보면 '포기의 달인'이 된다는 말! 님은 저보다 한창 어리신데 이토록 심오한 걸 깨달으시다니 ㅎㅎㅎ

번듯하게 새집이나 마련해서 이사가면 모를까..이사가 얼마나 힘들고 삶을 뿌리채 뒤흔들어 놓는 작업인줄 해보면 알죠. 저 여기와서, 이사 페이퍼 올리고 나서 '축하한다!'라는 인사가 얼마나 생경스러웠는지 몰라요. 번듯한 내집을 마련하는 이사가 아니라서 수고만 따르는 작업이었죠, 집구하는 것부터 어느것하나 스트레스가 안 되는 게 아니었다는.......그러나,

그러나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도 보였다 말았다 한다는 사실.
내 집도 아니고, 새집도 아니고, 낡고 구질구질하더라도
그 속에서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답니다. 손바닥만한 행복도 살아가는데 큰 활력이 되네요^^ 마로와 해람이가 새집에서 무럭무럭 예쁘게 잘 자라길 바랍니다.

paviana 2007-05-31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층 아파트에 살아봐서 아는데 그래도 고층보다는 소음에 좀 덜 영향받는거 같아요. 아이들이 뛰어도 덜 울린다고 할까...부엌 작은건 정말 불편하지만 그래도 저정도면 정리 다하신듯해요. 좋은 꿈 꾸시는 일만 남은듯 해요.^^

무스탕 2007-05-3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 주말을 보내셨군요. 아가들 데리고 이사하기 힘드셨을텐데.. 주물주물 조물조물..
이사해서 떡 돌리신단 말이 참 정겹게 들리네요. 울 동네엔 그런거 거의 없더라구요..

마노아 2007-05-3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의 꽃이 여기서도 활짝 피었네요. 너무 아름답습니다.^^ 좋은 이웃 만나기를 저도 함께 고대해요~

마냐 2007-05-31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어봤슴다. 결혼 10년간...지금이 7번째 집임다. 시댁이긴 하지만 여튼. 침대는 삐걱거리고, 냉장고는 문짝이 약간 기울었고...얹혀 살다보니....상자들 그득 쌓아놓았고...ㅎㅎ
그래도 저도 진주님 말씀처럼.....마음을 다스리려구여. 푸르름을 창 밖으로 내다볼 여유는 없지만...어쨌든 오손도손 가족들 다 건강하게 살고 있슴다. (술살 나오는거 빼구여..--;;) 마로와 해람, 그리고 엄마 아빠 다들 건강하게 이웃들과 잘 지내세요.

hnine 2007-05-31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이사하셨군요. 사시는 동안 정 붙이시고, 그 집 속에서 마로, 해람이, 무럭무럭 잘 자라기를 바라겠습니다.

2007-05-31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7-05-3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신 곳에서 즐겁고 재미나게 사세요,
마로도 해람이도 건강하고 조선인님과 옆지기님도 건강하게 행복하게
식구들이 모두건강한것이 제일인것같아요 이제는 이웃들과 얼굴 익히시고 마로도 해람이도 좋은친구만나 즐겁게 지내기를 바랄게요,

2007-05-31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7-06-01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 저희는 워낙 이사를 자주 다녀서 짐이 간소해요.
건우와 연우님, 저런, 얼른 집을 물색할 수 있길 바랍니다. 저희는 이번에 사실 조금만 평수를 늘려 이사하고 싶었는데, 돈도 돈이지만 집주인 쪽과 이사날짜가 안 맞아서 포기해야 했답니다. 사실 그 때문에 제 불평불만이 더 심했던 거 같아요.
진주언니, 언니의 가르침이 아니었다면 전 매일같이 새로 이사갈 날짜만 손꼽았을지도 몰라요. 고마워요.
파비아나님, 일단 세대수가 작으니까 주차전쟁도 덜하고, 찾으려고 하니 장점도 꽤 있더라구요. *^^*
무스탕님, 그러고보니 수원 내려온 지도 벌써 2년이 지났는데 이사떡을 받아본 경험이 없군요. @,@ 요새는 떡을 안 돌리나요? 그, 그럴 수가. 뒤늦은 충격이네요.
마노아님, 네, 진주님, 대단하시죠?
마냐님, 고짓말 말아요. 님이 얼마나 늘씬한지 내가 이미 다 봤는데!!!
속닥님, 넵, 분부대로. 정 붙이면 다 내 집~
또 속닥님, 거봐요, 아직 볼 거라고 제가 그랬죠? 나중에 나중에 질리면 그때 주세요.
울보님이야말로 건강 조심하세요. 갑상선 기능저하라면 정기적인 피검사도 중요하지만, 식이요법과 운동치료가 꼭 필요해요. 한의원에 가 보시는 게 어떨까요?
속닥님, 앗, 혼자 보기 아까워요. 근데 언니의 미모는 흑, 어쩜 이리 날씬하고 얼굴이 조막만하고, 아흑, 나랑 너무 비교되잖아요. ㅠ.ㅠ

홍수맘 2007-06-0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북 댓글: 어머, 이사하셨군요. 맞다. 5월말에 이사한다고 했는데 금새 까먹은 거 있죠? 그리고 떡 돌린다는 말씀에 아직도 훈훈함을 간직하고 계신 님이 너무너무 멋있게 느껴지네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구요, 즐기면서 천천히 정리하세요. 무리하면 절대 안되요. ^ ^.

水巖 2007-06-02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 끝냈군요. 나도 한창 젊은 나이엔 1년에 한차례씩 이사한적도 있었답니다. 좋은 꿈 꾸셨나요? 마로 유치원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으면 좋겠군요. 주소 알려주시고요.
나도 2.0에 입성을 해 보았는데 무어가 무언지 잘 몰르겠네요. RSS 구독하기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건가요?

조선인 2007-06-02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집이 좁아서 천천히 정리하면 앉을 곳도 없는걸요? ㅎㅎ
수암님, RSS는 의무사항은 아니구요, 선택사항이에요. 자세한 건 페이퍼로 올릴게요.

책읽는나무 2007-06-06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아아~ 징글징글~
저도 결혼하고 이번이사가 다섯 번째네요.우리 누가 더 이사많이하나? 내기할까요?..ㅋㅋ 지난번 호랑녀님께서 이사 횟수를 따라잡겠다고 그러셨는데 정말 그렇게 될까봐 걱정이에요..이사하고 다음달인가? 신랑이 또 근무지를 옮긴다는데 이거야 원~~ㅠ.ㅠ
이제 성민이 학교 들어가면 좀 정착할까 생각중인데 아무래도 몇 년 후에 또 이사를 한 번 더 해야할까봐요.
암튼...전 이사하고 너무 마음에 들었던 집이 어느새 하나씩 하나씩 결점투성이만 눈에 보이던데....저도 님과 진주님처럼 좋은점만 보려고 노력해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