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협상을 할 때마다 귀에 딱지 앉도록 듣는 얘기가 연봉의 총액은 이미 정해져 있단다.
하여 누군가 연봉을 더 받으려면 다른 누군가는 그만큼 연봉을 덜 받게 되는 거다.
올해의 경우 내가 기대 이상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아마도 그 반작용으로 과장 승진년차였던 대리 하나가 미역국을 먹었다.
내가 미안할 일은 아니지만 괜히 찔려 그 대리에게 자꾸 밥을 사게 된다.
갑자기 이 얘기를 하는 건 인간이 누리는 행복에도 총량제한이 있는 게 아닐까 부아가 치밀었기 때문.
이상하게 우리 형제는 누가 흥하면 누군가는 꼭 찌들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큰오빠가 흥할 때 작은오빠가 힘들었고, 내가 좀 살만해지니 큰오빠에게 그야말로 고난이 닥쳤다.
그나마 우리 집안은 시소처럼 오르락내리락이라도 있는데 내 후배의 상황은 정말 엿같다.
그녀의 오빠와 언니가 누리는 행복은 내 후배의 몫을 모두 가로챈 거 같다.
왜 그녀만 늘 희생하는지 마냥 속상했는데,
이제야 그녀가 자리잡고 좀 살만한가 싶었는데,
젠장할 운명은 왜 이리 거지 같은지, 이번엔 그녀가 암이란다.
난 내세나 환생을 믿지 못하는 저주받은 성격이지만,
그녀를 보면 너무 화딱지가 나서 미치고 환장해 폴짝 뛰겠다.
만약 그녀에게 행복으로 충만한 다음 생이 없다면 난 신의 목을 졸라매고 잡아흔들다 패대기칠 거다.
정말 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하면 안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