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소감.

이 극강 또라이 감독을 봤나. 2명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 인류를 멸종시키다니.


두번째 소감.

누군가는 그 둘을 아담과 이브에 비유했다만 백곰을 본 순간 난 느꼈다. 환웅과 웅녀구나.


세번째 소감.

또한 나는 데미안을 떠올렸다. "알은 하나의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알을 뚫고 나온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기차는 세계고, 남궁 민수는 부리이고, 환웅과 웅녀는 새의 양 날개이다. 그리고 새는 윌포드와 달리 신을 자처하지 않고 신을 향해 겸허히 날아가야 한다.


세번째 소감 덧붙임.

월포드를 상징하는 W 로고. 증기기관차를 상용화한 와츠의 머리글자이기도 하고, 이는 곧 산업혁명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데 기차의 전복으로 W는 M이 되었고, 이는 새의 나는 형상이기도 하다. 지나친 확대 해석일 수 있겠지만, 리뷰는 감독이 아니라 나의 몫이니까.


네번째 소감.

설국열차를 보러 간다고 했더니 누군가 양갱을 보면서 먹으면 영화의 재미가 두 배라고 권했다. 양갱을 좋아하지 않은 나는 그의 충고를 따르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다가 그의 충고에 살의를 느꼈다.


다섯번째 소감.

늘 그렇듯 반란 장면은 눈 감고 소리만 들은 터라 영화의 1/4은 못 본 듯 싶다. 그래도 최근 본 영화 중에 가장 많이 본 영화인 듯 싶다. 요새는 왜 이리 잔인한 영화가 많은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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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8-12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영화가 잔인한 이유는....현실이 잔인하기 때문 아닐까요...??

웽스북스 2013-08-12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ㅠㅠ 총보다 칼이나 창이 더 잔인하고 징그럽고 못보겠어요....

저도 양갱 사가라는 충고를 들었지만 안사갔고,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ㅠ 실제로는 미역 다시마로 만든 젤리라는데, 옛날에 다시마젤리 좋아했었거든요.... 뭔가 먹어보고 싶었.... (응?)

프레이야 2013-08-12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웅과 웅녀, 그리고 아프락사스. 저랑 거의 같은 상상을 하셔서 놀랐어요. 백곰의 얼굴이 어디서 많이 본듯 좀 우습기도 했는데 그 야릇한 느낌을 뭐라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김기덕이 그랬다죠. 우리나라는 성적으로는 심의가 깐깐한데 폭력과 살인은 관대하다고, 그래서 이상하다고. 뫼비우스 ,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요.

saint236 2013-08-1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설국열차는 덜 잔인합니다. 휘두르는 모습만 보이지 그 이후는 안보이잖아요. 어떤 것들은 그 이후를 보여주니 영 마음이...

순오기 2013-08-13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뭐지? 하면서도 할 말이 많은 영화~~~ 공감의 추천 꾹!

조선인 2013-08-13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그래도 폭력의 사실주의는 싫어요. ㅠ.ㅠ
웬디양님, 다시마젤리라니.... 음... 영... ㅋㅋㅋ
프레이야님, ㅎㅎ 우리 찌찌뽕~
세인트236님, 덜 잔인한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전투씬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 쭈욱 눈 감고 있었거든요. 이럴 때는 남편이 참 좋아요. 감아! 이제 떠!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는. 히히
순오기님, 오죽하면 제가 페이퍼를 다 썼겠습니까. 홍홍

세실 2013-08-1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거의 반 이상을 눈감고 봤네요. 원작을 보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봉감독이 대단하긴 합니다. 외국인들 데리고 작업하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ㅋ
그나저나 양갱 좋아하는데 앞으로는 먹지 못하겠어요. 금방 잊으려나?
양갱 먹으며 보라고 한 그 분과는 절교하세욧! ㅋㅋ

마녀고양이 2013-08-13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완전 스포일러다... 무시하고 페이퍼 본거 후회.. ㅋ
근데, 보고 싶어지네요, 영화가~

조선인님 잘 지내시죠?

조선인 2013-08-14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앗, 다시 돌아온 마녀고양이님, 죄송죄송. 그래도 반전을 위해 보는 영화가 아니라 상징을 분석하기 위해 보는 영화니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전 잘 지내고 있답니다. 날이 마냥 덥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