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협상을 할 때마다 귀에 딱지 앉도록 듣는 얘기가 연봉의 총액은 이미 정해져 있단다.

하여 누군가 연봉을 더 받으려면 다른 누군가는 그만큼 연봉을 덜 받게 되는 거다.

올해의 경우 내가 기대 이상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아마도 그 반작용으로 과장 승진년차였던 대리 하나가 미역국을 먹었다.

내가 미안할 일은 아니지만 괜히 찔려 그 대리에게 자꾸 밥을 사게 된다.


갑자기 이 얘기를 하는 건 인간이 누리는 행복에도 총량제한이 있는 게 아닐까 부아가 치밀었기 때문.

이상하게 우리 형제는 누가 흥하면 누군가는 꼭 찌들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큰오빠가 흥할 때 작은오빠가 힘들었고, 내가 좀 살만해지니 큰오빠에게 그야말로 고난이 닥쳤다.


그나마 우리 집안은 시소처럼 오르락내리락이라도 있는데 내 후배의 상황은 정말 엿같다.

그녀의 오빠와 언니가 누리는 행복은 내 후배의 몫을 모두 가로챈 거 같다.

왜 그녀만 늘 희생하는지 마냥 속상했는데, 

이제야 그녀가 자리잡고 좀 살만한가 싶었는데,

젠장할 운명은 왜 이리 거지 같은지, 이번엔 그녀가 암이란다.


난 내세나 환생을 믿지 못하는 저주받은 성격이지만,

그녀를 보면 너무 화딱지가 나서 미치고 환장해 폴짝 뛰겠다.

만약 그녀에게 행복으로 충만한 다음 생이 없다면 난 신의 목을 졸라매고 잡아흔들다 패대기칠 거다.

정말 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하면 안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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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3-07-03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아니고, 개인의 행복총량론 들어본 것 같아요. 지금 불행하면, 나중에 행복할꺼야. 하며 힘내거나, 지금 행복하더라도 미래를 생각해 대비한다거나 뭐 그런거요. 긍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어기제라고 생각하지만요.


Mephistopheles 2013-07-03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마디 해보자면..."세상이 원래 그런거 아니던가요?" 애둘러버릴랍니다.

하늘바람 2013-07-16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근데 왜 그 후배가 자꾸 남이야기같지 않은지
잠시 침묵처럼 멍해지네요
에효

조선인 2013-07-18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전이는 없다고 합니다. 다음주 수술이에요. 종교 있으신 분들에게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따라쟁이 2013-07-30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교가 없더라도 안위와 건강을 기원합니다.
글을 읽고 돌아서니 씁쓸해 지네요. 행복 총량제한이라니.

하얀달 2013-08-09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이책 고르다가 이래저래 타고오다보니 오게되었어요. 저도 공감합니다. 그 친구분 얼른 쾌차하시길 빕니다. 먹먹하네요

조선인 2013-08-09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 잘 끝나고 회복도 그럭저럭 진행되어 이제는 집에서 요양중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