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를 만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라는 것 외에 아무런 사전지식도 없이 영화를 보러 갔다. 워낙에 세계적인 감독의 작품이니 기대를 많이 하고 갔고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영화가 다 끝나고 나서는 뭔가가 찜찜했다.

1. 마음에 드는 것

   소피 - 마법으로 할머니가 된 후에 경악과 분노가 이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 나의 뒤통수를 때려 버렸다. 아주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고민(관절이 우두둑거린다, 이 모습으로 여기서 살 수는 없다)과 단호한 대처방식. 소피는 보통 소녀가 아니다. 그러나 그녀가 누군지, 무엇인지에 대해 영화는 끝까지 얘기해 주지 않는다. (내가 알아서 해석해야 하는 것인가...) 18살의 그녀보다 90살의 그녀가 더 활발하고 의욕적이다. 늙는다는 것은 나쁜 일만은 아니다.

  무대가리 - <오즈>의 허수아비와 <크리스마스 악몽>에 나오는 해골소년(이름 또 잊어버렸다)을 동시에 연상시키는 이 녀석은 괜히 마음에 드는 캐릭터다. 

  움직이는 성 - 센과 치히로에서도 치히로가 가게 된 '불가사의한 마을'의 묘사가 참 좋았었다. 이 감독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데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생각이 든다. 판타지의 필요조건이다.

2. 찜찜한 이유

  나이가 들면서 화가 나는게 이야기를 이야기 자체로, 그 상상력을 맘껏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든 이제 나에겐 그게 텍스트가 되고 해석을 하기 시작한다. 의미를 따지고. 그래서 어린 시절에 보았던 판타지와 요즘 들어 본 것과는 그 감동의 깊이가 다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오즈의 마법사>에서 느낀 황홀감을, 이제는 느낄 수가 없다. 슬프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계속했다. 이건 원작이 있는게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이야기가 이렇게 설명도 없이 비약이 될 수는 없지. 도대체 왜 소피는 할머니가 되었다가 소녀가 되었다가 왔다갔다 하며(황야의 마녀가 분명 아주 풀기 어려운 주문이라고 했단 말이다!) 황야의 마녀는 왜 갑자기 축 처진 할머니가 되고 소피는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만능 해결사가 되는가. 이 얘기의 등장인물 중 마법사나 마녀가 아닌 건 소피 뿐인 것 같은데 스토리가 진행되다 보면 소피가 가장 강력한 마법사다. 그건 좋다. 근데, 그 복선은 어디 있는 건가? 소피가 알고보니 뭐뭐뭐였다든가,소피의 무엇이 혹은 무슨 행동이 주문을 푸는 열쇠였다든가 하는 것 말이다.(나는 너무도 뻔한 헐리우드식 스토리를 원하는 건지도 모른다. 미야자키식 문법에 내가 서투른 것일까?) 하여간 모든 이야기들이 너무 뜬금없고 필연성 없다는 생각이 나로 하여금 두가지 짐작을 하게 만들었다.

 첫째, 원작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많은 것이 생략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둘째. 러닝타임 두시간에 맞추려고 제작사에서 필름을 잘랐다.

첫째 짐작은 맞았고(책이 나와 있다. 사 보아야겠군), 둘째는 모르겠다.

또 하나, 일본인들이 전쟁을 언급할 때 아주 모호하고 막연하게 '전쟁은 나쁘고 슬픈것'이라는 수준에서 주절거리는 것을 많이 보아왔는데 이 영화에서도 약간 그런 풍이 느껴졌다. 가해자이면서 원폭 피해자인 그들의 입장에서 전쟁은 비극적인 것이면서도 그 근원을 파헤져 잘잘못을 따지기는 망설여지는 그 무엇일 것이다. 이 영화에서도 전쟁은 도대체 누구와 누구가 벌이는 것인지, 하울은 누구편인지, 누가 잘못한 것인지 언급하지 않은채 갑작스럽게 해피엔딩이 주어진다. 그래서 나는 위와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건 나의 오버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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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양 2004-12-27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 지식 검색을 추천합니다. 저도 거기서 해답을 찾았거든요. 원작소설이 더 재미있다는 서평을 알라딘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만약 원작소설 읽게 되신다면 깍두기 님이 서평을 멋있게 써주세요. *^^*

마태우스 2004-12-27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사라졌다고 알려진 모과양님이다! 하여간...깍두기님과 저는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지라 님의 글을 보니까 안봐도 될 것 같네요. 호호.

nugool 2004-12-27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 기대하고 있는 중인데.... ㅠㅠ 실망스러울 것 같은 느낌이.. 투니버스에서 나오는 광고만 봐도 가슴이 설레더라구요...진형이도 무지 기대하고 있는데...

깍두기 2004-12-27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너굴님. 재미있답니다. 보시지요. 그리고 우리집 두 아이들은 다 좋아했으니 진형이도 좋아할 걸요. 아이들은 저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와 인과관계에 관한 의문없이 이야기를 즐길 수 있잖아요. 전 그게 안되어서 슬펐던 것 뿐이에요.

깍두기 2004-12-27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과양님, 네이버 지식검색...에 가면 저의 모든 의문을 풀 수 있단 말이죠? 감사^^

하얀마녀 2004-12-27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 언제 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흐흐흐흐.

플레져 2004-12-27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알라딘에 이 책이 있네요. 어떤 분의 리뷰를 보니 1,2권인데 1권에 담긴 내용으로만 만들었다고...2권은 상관없는 내용이래요. 제 뒤에 앉아서 영화를 보던 중년의 아저씨 웃음소리가 참 듣기 좋았어요. 어찌나 재미나게 웃으시던지... 안웃긴데도 덩달아 웃었다지요~ ㅎ
 

    마침내 어느 작가가 나에게 보내 온 동화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책을 팽개쳐 버렸다. 화가 치밀었다! 내가 왜 화가 났는지를 여러분에게 들려 주고 싶다. 그 작가는 자신의 책을 읽는 어린이들로 하여금, 아이들이란 늘 명랑하고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하기만 한 존재라고 믿게끔 해서 그들 자신이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르게 하는 글을 쓰고 있었다! 그 엉터리 작가는 마치 어린 시절이 최상급 케이크 반죽으로 구워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글을 쓰고 있었다.

  왜 어른들은 언젠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깡그리 잊어 버리고서 슬프고 불행한 아이들도 더러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게 될까? (이참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당부하건대, 여러분은 절대로 어린 시절을 잊지 말기를! 나와 약속하지? 맹세하지?)

  망가진 인형 때문에 흘리는 눈물과, 좀더 자라서 친구를 잃고 흘리는 눈물은 둘 다 차이가 없다. 무엇 때문에 슬퍼하든, 우리 인생에서는 그건 결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슬퍼하는가이다. 하느님께 맹세컨대, 아이들이 흘리는 눈물은 결코 어른들이 흘리는 눈물보다 작지도 않거니와 때로는 어른들이 흘리는 눈물보다 훨씬 무겁다. 그렇다고 오해하지는 말기를! 우리는 쓸데없이 나약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내 뜻은 다만, 슬퍼할 때에도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두 철미하게 정직해야 한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에리히 캐스트너의 <하늘을 나는 교실>의 머리말에 나오는 글입니다. 이 작가는 자기 머리말을 작품에 포함시키는 특이한 방식으로 글을 쓰므로 이 머리말은 소설의 일부분입니다. 저는 이 작가의 글에서 항상 어린이를 존중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사랑하는 어른의 시선을 느끼게 되어 감명받곤 하는데 위의 글을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부분이라고 하겠군요. 이 이야기에 이어 부모에게 버려진 소년 요니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김나지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소년들의 이야기가 펼쳐지지요. 그들의 소년다운 용기도 아름답지만  어리석음과 무모함까지도 저는 눈부시게 여겨집니다. 그건 아마도 책을 읽는 동안만은 저도 캐스트너가 바라보는 방식으로  이 소년들을 보게 되어 그런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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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12-22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케스트너 참 좋아합니다. 하늘을 나는 교실도 다시 읽어 보고 싶어지네요. 요맘때 읽으면 딱일 것 같은데. 진작에 사 놓을 것을 그랬지요. ^^;;

파란여우 2004-12-22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가진 인형 때문에 흘리는 눈물...님! 추천 안 할수가 없군요.^^

깍두기 2004-12-22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판다님. 걔네들이 크리스마스 공연을 하잖아요. 하늘을 나는 교실....^^

여우님, 이 글을 제 글이 아니지만(작가가 쓴 거니^^) 추천은 제가 낼름 받을라우^^

깍두기 2004-12-23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이벤트에 응모했는데 내 서재에서 안보여 이동을 했더만 이벤트 페이지에서 지워져 버렸다. 그래서 복사해서 다시 갖다 붙였다. 골치 아퍼~

chika 2004-12-23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초등학교때에도 책 읽으며 눈물을 뚝뚝 흘리게 만들었던 책이예요. 너무 좋아요. 히히 (전 이벤트 페이지 찾아가서 추천해드릴께요.. 근데 그게 어디랍니까? ㅡㅡa)

깍두기 2004-12-2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치카님? 이 책이 은근히 눈물나게 만든다니까요. 저는 지금도 읽으면 그래요. 이벤트 페이지는....알라딘 마을에 가면 맨위에 있어요. 절대 사양 안하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오오옷, 그동안 이 책이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내가 다니는 도서관엔 이 책 1권이 없었다. 그래서 못 보고 있었다. 2권부터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얼마전 운빈현님이 절판본 구매대행업을 시작하셔서 냉큼 가서 이 책을 구해주십사 했는데 이렇게 금방 새 책이 나오다니, 민망^^

이 책은 '코믹 SF'라는 생경한 장르이다. 명성만 자자하게 들었는데, 과연 내가 이 걸작을 알아볼 수 있을까? 다른건 몰라도 유머는 세계 공통이 아니어서 말이다.

어쨌든 바로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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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4-12-21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랑 이 책을 주문하고 왔습니다. 그저께 책 세권 주문했는데, 로또라도 당첨되든지 아니면 파산할 거 같아요ㅠ.ㅠ

superfrog 2004-12-21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이 책이 나왔네요. 그동안 몹시도 궁금했는데.^^

이 작가의 <마지막기회>도 무척 재밌더라구요.

갈쳐주셨으니 땡수투 누르렵니다.

저도 낼 주문 들어갈거거든요..헤헤!

깍두기 2004-12-2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붕어님 어맛 어맛!!! 너무 반가워요^^^^^^^^

주소 갈쳐줘요, 찾아가게....

panda78 2004-12-21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는 마지막 기회는 재밌게 읽었는데, 히치하이커와는 코드가 안 맞아서..

그래도 이 책 찾으시는 분들이 한 둘이 아니었는데 다시 나와 주니 기쁘군요. ^ㅡ^



깍두기님- 즐거운 클스마스 맞이하세요오- ^^

2004-12-21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깍두기 2004-12-21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도오~~~^^

<마지막 기회>는 첨 들어봄. 이것도 찾아봐야징~

반딧불,, 2004-12-21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금붕어님이시다.



이 책이 그리 좋나요??

어쨌든 나중에 솔직한 평 해주세요.

깍두기 2004-12-21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힛, 반딧불님! 마녀님 서재에서 저 약올리고 도망가시더니 저의 홈그라운드에 오시다니 하늘이 무섭지도 않소???? 음하하....

하얀마녀 2004-12-2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것도 무지 끌리네요.... 꿀꺼덕...

chika 2004-12-21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련님 서재에서 이 책을 첨 들었는데, 그렇게 유명한 책인가요? 음~ 재밌을라나?

깍두기님, 읽고 맛나는 리뷰 써주세요~ ^^

조선인 2004-12-22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련님, 물만두님, 깍두기님이 강력하게 미니 곧 베스트셀러 대열에 합류하겠군요.

ㅎㅎㅎ

2004-12-22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태양의 장난 - 소료 후유미 걸작선 3
소료 후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1월
절판


요즘 내가 고르는 만화마다 홈런을 치는 건 다 알라딘의 님들 덕분이다. 리뷰를 읽고, 리뷰가 맘에 든 만화를 사면, 성공이다. 지금까지는 실패를 안해봤다.

이 만화는 플레져님의 리뷰를 보고 골라두었다가 샀다. 역시 좋다. 주변에 보는 사람마다 괜찮다고 하는 걸 보니 플레져님의 안목도 상당히, 꽤, 아주 훌륭하다^^

그런데 나는 다 읽고 웬지 낯설고 껄적지근하고 뭔가가 아귀가 안 맞는 듯한 느낌 때문에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다 무릎을 쳤다. 그래, 그거였어. 표지!

이 만화의 표지는 이렇게 생겼다. 국적불명의 카리스마 만땅의 여인이 사막의 태양을 배경으로 거만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 그림 때문에 책을 펼치기 전 나는 이 만화의 내용이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신화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 지레짐작 했다가 표지와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내용에 계속 의아한 느낌이 들었던 거였다. (플레져님의 리뷰에 내용 소개가 좀 있긴 했으나 책을 받아들 때까지 내가 그걸 기억할 리는 없지^^)

작가는 왜 이런 표지 그림을 그린 걸까? 그것도 일종의 유머인가? 그건 아직도 내게 수수께끼다. 내용을 소개하면 내가 왜 이렇게 의아해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태양의 장난> - 이 이야기에서는 바로 옆에서 사람이 굴러 떨어지고 바로 위에서 또 어떤 사람이 빌딩에서 추락해서 죽어도 별무반응인 한 아가씨와 잠시 후면 사람을 죽이러 가야 하는 킬러 청년이 나온다. 이 비인간적인 두 사람은 그런데 어찌보면 굉장히 인간적인 대화를 나눈다.

<사람의 유통기한> - 사람도 조생종과 만생종이 있다고....^^ 대학 때 조급해하며 항상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던 내게 "나는 대기만성이야"라며 느긋하게 인생을 대하던 한 녀석이 생각난다. 그 녀석은 과연 대기만성 했으려나.....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빛나는 친구의 인생을 계속 관찰하나 사실은 그렇게 관찰하는 그녀가 빛나고 있다는 걸 그녀만 모른다.

<기묘한 유전자> - 이 이야기는 반전이 끝내준다. 완벽한 커리어우먼 아야노. 머리카락 한 올 흘리지 않고, 스타킹에 금 가는 것은 절대 참을 수 없는 그녀의 비밀은...

<무지개빛 넙치> - 어린이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사람들(유치원이나 초등학교 교사, 엄마들)이 읽어야 할 이야기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당신 아이의 재능은 억압당할 수 있다고.....

큰딸이 이 책을 보고는 "엄마, 이 책엔 괴상한 사람들이 많이 나와"라고 한마디 한다. 뭐가 괴상하냐고 하니까 "바로 옆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태연해"란다. 그렇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얘는 무지개빛 넙치가 그 중 제일 낫단다. 그 얘기가 그래도 가장 단순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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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4-12-1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점이 이상하다. 별 다섯개를 줬는데....

날개 2004-12-16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제가 왜 이 책을 빼먹고 안샀을까요? ^^;; 장바구니에 넣어야겠습니다..

깍두기 2004-12-16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날개님이 안보신 만화도 있나봐요^^

숨은아이 2004-12-16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 다섯 개 주신 별점이 어째 반 개로 나왔네요. ^^ 반 개도 줄 수 있는지 몰랐어요. 그동안 두 개 반, 세 개 반 주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2004-12-16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4-12-16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예요..또 사고 싶잖아요..ㅠ.ㅠ.

얼마전에도 언니 리뷰보고 '어른의 문제'샀는뎅..

플레져 2004-12-16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이 하나여서 저의 리뷰가 찔렸고, 내용을 읽어보니 제가 아닌 알라딘이 찔려야 하는 문제였군요. 이젠 별 주는 것에도 문제가 생기나봐요... 저두 이 만화 보고 소료 후유미가 좋아졌어요. 로드무비님도 무지개빛 넙치가 보고 싶다 하셨는데... ㅎㅎ 저는 태양의 장난이 젤 맘에 들었어요 ^^ 추천이어요!

깍두기 2004-12-1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 사요 사요. 나한테 땡스투를 누르고....^^

플레져님, 근데 정말 표지는 왜 저런 디자인인 걸까요? 플레져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깍두기 2004-12-17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그럼 내일 만나요. 여기 붙어라 페이퍼 하나 쓸까?^^

플레져 2004-12-17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저 표지 때문에 읽을까 말까 스무날을 망설였어요. hanicare님이 보내주신 선물인데, hani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안보았을지도 몰라요 ㅎㅎ 그야말로 태양갖고 장난 친 그림이죠 모...^^

2004-12-22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2-22 1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십시일反 -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ㅣ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박재동 외 지음 / 창비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수업시간에 6학년 아이들에게 퍼즐 만들기를 시켜놓고 한바퀴를 돌고 있는데 한 녀석 책상에서 만화책이 눈에 띄었다. 아니, 이 녀석을 그냥....혼구녕을 내주려다가 제목을 보니 <십시일反>, 얼마전 로드무비님 리뷰로 접했던 그 책이 아닌가. 나는 잽싸게 얼굴빛을 바꿔 "얘, 너 어떻게 이렇게 좋은 책을 읽고 있는 거니, 나 하루만 빌려주라" 모드로 돌입했고 그 녀석은 능글맞게 얼마를 주실거냐는 둥 수작을 주고 받다가 딱 하루를 빌리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렇게 해서 빌린 책에는 6학년 아이가 느끼기에는 너무도 무거울 듯한 삶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결코 밝고 희망차지 않은 이야기가....그러나 그들도 알아야만 하는 이야기들이. 이 책을 사주셨다는 그 녀석의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하셨겠지.

대한민국에서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 망라되어 있다. 가난한 자, 성적 소수자,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여자..... 비장애인이고 이성애자이고 그다지 가난하지 않은 나는, 이 만화의 장면장면을 볼 때마다 미안했다. 아, 나는 여자이긴 하니까 남녀차별을 언급한 부분만 빼고. 그 부분은 화가 났다.

이 땅에서 약자로 살기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장애인 시설이 들어설라치면 집값 떨어진다고 데모하는 곳이며(박재동-집값), 이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장애인들이 철로에 드러누워야 하는 곳이고, 어려운 사람들이 몇푼이라도 벌라치면 그동안 국가에서 지급해왔던 생계비가 끊기는 곳이고(유승하-새봄나비), 외국인 노동자들이 밀린 임금을 받기도, 잘라진 손가락을 보상받기도 어려운 곳이다(최호철-코리아 판타지).

이 책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처참하도록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기도 하고, 풍자적으로 그려져 있기도 하며, 유머를 동반하여 표현되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장애인 소녀의 이동권을 그린 이희재의 <첫발자국>에서는 살며시 희망의 빛을 보여주기도 한다. 친구의 이동권을 보장해 달라고 가슴에 리본을 달고 운동장에 나간 그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일까? 그것이 있었던 일이건 아니건 우리가 해야할 일도 그런 것일 거다.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내 가슴에 리본을 다는 일.

리뷰를 쓰다가 영 생각이 안나서 다른 분들의 리뷰를 훔쳐보니 너무 사회의 어두운 면만 부각시킨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가진 분도 계신 것 같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접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회에 편견이나 제도에 희생되는 사람들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이런 이야기를 멈추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눈물 흘리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다면 나도 행복할 수 없다는 연민의 마음이, 나는 인간 본연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읽은 르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위에 겹쳐졌다. 오멜라스의 어두운 지하실에 사는 불행한 소년을 위해, 울어주기라도 해야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일 것이다. 가능하면 작은 리본이라도 달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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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2-16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나, 저보다 잘 쓰셨잖아요.

신경질나. 추천하고 갑니다.=3=3

하얀마녀 2004-12-16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깍두기님이 제 팬클럽 회장하신다는 코멘트를 써주셨는데 그대로 돌려드려야겠습니다.

숨은아이 2004-12-16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에게 이 책을 사주신 어머님께 존경을. 그리고 이 책은 원래 그런 어두운 곳을 조명하려고 기획한 책이니, 슬프고 답답한 게 당연하지요. 이 책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획해서 나왔다는 점이 좀 우습기도 해요. 한 국가기관에서는 소외를 고발하고, 다른 국가기관에서는 그런 소외를 조장하고.

urblue 2004-12-16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회에 편견이나 제도에 희생되는 사람들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이런 이야기를 멈추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절대 동감입니다. 추천!!

플레져 2004-12-1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로드무비님 땜시... 깍두기님, 땡스 투여요! 읽고 싶어요 ^^

깍두기 2004-12-16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오늘 처음 신경질 나죠? 저는 맨날 신경질 나요, 흥.

마녀님/그럼 우리 서로 주고 받을까요? 웬지 주최측의 농간이라며 돌맞을 것 같군요. 저는 영원히 하얀마녀님의 팬으로만 만족할래요^^

숨은아이님/저도 국가인권위원회가 펴냈다고 써 있어서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기관 사이에서 왕따가 아닐까 하는..ㅠ.ㅠ

블루님/감사^^

플레져님/그렇죠? 로드무비님 웃기지 않습니까?^^

깍두기 2004-12-17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잘못했어요!

픽팍 2005-03-18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도서관에 있던데 꼭 함 읽어 봐야 겠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