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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호라는 라라라 사계절 저학년문고 76
김선정 지음, 권송이 그림 / 사계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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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 작가의 동화를 참 좋아하는데,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동화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이 너무 진짜기 때문이다. 작가가 초등교사 출신이어서 그런지 꼭 우리 반 교실에 있는 것 같은, 혹은 작년 재작년 우리 반 누구 같은 어린이들이 주인공으로 주변 인물로 등장해서 어쩜 이렇게 생생할까!’라는 감탄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호라도 그런 어린이다. 동화를 읽으면서 내내 몇 년 전 나의 애제자(?) ㅅㅎㄹ양이 떠올랐다.

 

이야기 속의 호라는 2학년이다. 나의 애제자는 그때 3학년이었다.(지금은 6학년이려나...) 호라는 행운동이라는 동네에 사는 걸 엄청 행운이라고 생각하면서 친구들, 동생들과 하루하루 신나게 살아가는 어린이다. 행복한 오늘을 나중에 기억하지 못할까 봐 지금을 기억해야 돼!’라고 말하곤 하지만, 기억을 하려면 일기를 쓰면 된다는 엄마 말은 못 들은 척한다.(‘호라는 하기 싫은 건 주로 못 들은 척한다고 작가님은 써 놓았다ㅋ)

 

하지만 어린이의 세계가 그렇듯이 호라에게도 좋은 일만 있지는 않고 호라도 좋은 면만 있지는 않다. 호라는 평소에 씩씩하고 말도 잘 하지만, 한 번 울면 울음소리도 크고 울면서 말을 할 때는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래서 담임선생님은 호라가 울면 울음 그치고 말하라고 혼을 내신다. 다른 친구들이 울면 달래주면서 말이다.

 

사랑하는 ㅅㅎㄹ 양도 그랬지.... 목소리도 크고 틀려도 조금도 주눅 들지 않았는데 한번 울면 울음소리가 떠나갈 것 같았고 나도 동화 속의 담임선생님처럼 소심한 친구들이 울면 달래주었지만 ㅅㅎㄹ 양이 울면 시끄럽다고 당장 그치라고 혼을 냈다. 그럼 뚝 그치고 아무렇지도 않게 지냈다. 공부 시간에 해야 할 걸 다 못해서 남기면(종종 남음) 학습지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책상 밑으로 들어가 누워서 발을 책상 위에 올리고 여기가 지옥인가~~ 여기가 지옥이네~~’라고 노래를 부르곤 했다. 아 보고 싶네..ㅋㅋㅋㅋㅋㅋ ㅅㅎㄹ 양을 모델로 동화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이 동화로 대리만족할 수 있어서 좋다.

 

호라는 억울했다. 왜 다 달래주면서 나는 혼을 내는가? 호라는 아빠에게 하소연을 한다. 호라의 하소연을 들은 아빠는 주장을 하려면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아빠는 분명 이과 출신의 너드남이다 이런 아빠 좋아ㅎㅎ) 아빠의 조언대로 호라는 데이터를 수집한다...

 

자극적인 소재는 전혀 없는, 호라와 남동생 동동이와 엄마 아빠와 친구, 이웃들, 선생님 정도가 등장인물인 생활 동화? 가 이렇게 재미나다니 이것이 작가의 능력이다. 이 책을 보면서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 최고 인기 시리즈인 흔한 남매라는 제목이 떠올랐는데 사실 그 책의 남매는 절대 흔한 남매가 아니고, 유튜브 기반의 엽기 감성 스토리는 초등학생의 시선을 확 잡아끌 수는 있어도 아이가 그 책을 읽고 있다고 해서 독서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쇼츠를 보고 있다고 하는 게 맞을 수도)

 

이 동화의 호라와 동동이가 바로 티격태격 하면서 서로 위해 주기도 하고 귀찮아하기도 하는 흔한 남매인데... 어린이들이 에이미 남매 말고 호라 남매를 만나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독서 생활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서 이 책이 시리즈로 나왔으면 정말 좋겠다는 소원을 빌어 본다.(빌라에서 키우는 개 복구 시점으로, 새로 이사 온 승승 형제 등 이어질 이야기는 많다. 작가님! 힘내서 써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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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말과 사마 - 제1회 이지북 고학년 장르문학상 본심작 책 읽는 샤미 56
정승진 지음, 김완진 그림 / 이지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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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단순 독자가 아닌 수업하는 교사의 눈으로 보게 되는지라... 그 입장에서 리뷰 남깁니다.

1.대상ㅡ5,6학년 대상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4학년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오히려 전작 <늙은 개>보다 술술 넘어가는 느낌이 있다. 단편은 설정이 다 달라 진입하는데 각각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책은 장편이라 설명이 충분하기도 하고, 글 자체가 평이하게 쓰였다.

2.주제ㅡ소수자, 타자에 대한 근거없는 혐오가 판치는 이 시대에 반드시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주어야 한다! 무겁지 않게 다뤘고 사람의 이야기와 동물의 이야기가 같이 전개되기 때문에 친근하고 어렵지 않게 메시지를 접수할 수 있다. 지나치게 고난이나 불행을 강조하지 않으면서 소수자의 주체성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으며 메시지를 강요하는 느낌도 전혀 없다.

3.문체? 말하는 방식?ㅡ생각해보면 심각한 주제(난민, 타자혐오)기 때문에 나같은 회피 성향은 피하고 싶어하는 얘기기도 한데 주제의 무거움을 잘 덜어내는 말투가 지나친 부담을 느끼지 않고 주제에 접근하고 이야기를 즐기게 해준다. 그 점이 아주 마음에 든다.

결론ㅡ4,5,6학년 중 어느 학년이든 인권, 평화, 다양성, 소수자성을 주제로 온작품읽기를 하면 딱 안성맞춤인 책입니다. 학년마다 교육과정 안에 그 주제가 반드시 포함되어 있지만 교과서로만 수업하면 뻔한 얘기만 하다말 수 있는데 이 책으로 수업하면 어린이 눈높이에서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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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점심시간 - 우리가 가장 열심이었던 날들
김선정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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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쓴 에세이를 그렇게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읽으면서 이렇게나 공감과 동료의식을 느낀 적은 없었다. 다 어쩐지 나와는 인간의 종류가 다른 듯 지나치게 훌륭하거나, 뼈를 갈아 최선을 다하거나, 어린이를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파파어웨이의 선생님들이고, 읽고나면 어쩐지 내가 좀 초라해지고 이렇게 살면 안될 것 같은 자괴감이 일었다. 사실은 뭐 나도 그닥 못난 선생은 아닌데 말이다. 보통은 된다고 자부한다.

아, 내가 동료의식을 느꼈다고 해서 저자 김선정 선생님이 보통 정도의 교사라는 건 절대 아니다. 선정 선생님은 훌륭하다. 그러니 어린이들과의 생활에서 이런 통찰을 뽑아내어 글을 쓴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선정 선생님이 그런 통찰을 얻기까지 겪었던 실수와 실패, 그 과정에서 느꼈던 낯뜨거움, 부끄러움 등이 과장없는 문체로 기록되어 있다. 뭐 대단히 부끄러워하며 쓰지도 않았다. 그냥 그랬다는 거다. 누구나 그랬을 테니까. 그런 자신을 담담히 돌아보며 선정쌤은 성장한다. 성장한 선정쌤은 으시대며 말한다.

ㅡ이것이 성장이라는 것이다. 보았느냐, 18년 전 5학년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대목을 읽고 나는 폭소를 터뜨렸는데,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런 점이 선정쌤의 훌륭한 점이다. 유머 말이다. 아이들이랑 놀이를 하면서 '목숨을 걸자'고 하고, 결근한 날 선생님을 보고 싶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를 '원수1호'로 지목하고, 집에 가는 아이에게 '대걸레에 걸려 넘어져라!고 저주를 걸고, 친구가 혼나면 기뻐하는 아이들에게 '너희들 생일에 생일인 사람 빼고 나머지를 모두 혼내줄게'라고 말하는 선생님. 정말 어이없고 이상한 선생님인 것 같지만, 잘 생각해 보세요. 저런 선생님의 교실에서 공부하고 싶지 않나요? 왠지 모르지만 그러고 싶잖아요? 내 자신이, 딱딱한 공교육의 교육과정과 책상과 의자와 지켜야 할 예의범절과 질서(나쁘다는 게 아닙니다)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저런 기이한 언행의 역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이 대목에서 가장 동료의식을 깊이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이 책에는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잘 드러나 있는데, 어떤 내용을 배우는가 하는 공식적인 교육과정 말고 학교생활 전반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며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즉, 잠재적 교육과정을 실감할 수가 있다. 내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한 부모가 보면 정말 많이 참고가 될 책이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다가가 무슨 말을 거는지, 수업시간에 손을 들고 어떤 엉뚱한 말을 해대는지, 친구랑은 무슨 이유로 싸우는지, 1학년 코흘리개가 6학년 초등교양인으로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막연히 걱정하면서 궁금해했던 교실 장면을 눈에 그리듯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모르면서 막연히 걱정했을 때의 불안감이 책을 읽으면 많이 줄어들 것이다. 아, 다들 애쓰고 있구나. 내 아이도, 선생님들도...

그렇게 안심한 마음으로 집에 오는 아이도 잘 다독여주고 고군분투하는 담임선생도 좀 이해해 줄 수 있지 않을까...ㅋㅋㅋㅋㅋㅋ (사심 가득한 리뷰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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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1-20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깍두기님이닷!!!
우리 완전 오랫만 맞죠? 다시 뵈니 반가워요. ^^ 리뷰로 다시 돌아오시니 더 반가워요. ^^
 
엄마의 마흔번째 생일 청년사 고학년 문고 5
최나미 지음, 정용연 그림 / 청년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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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셨고, 나를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엄마가 나라는 것은 다 동의하실 것이고.
(무엇보다 나는 이 동화의 엄마와 나이도 같고, 자식들과 가정을 위해서만 살고 있지 않은 것도 같고,
그걸 그렇게 미안해 하지 않는 것도 같고, 또 뭐 아무튼 기타 등등)

이 책에는 또 하나의 '나'가 있는데.
이 집의 큰딸 '가희'다.
가희의 하는 짓과 성깔머리가 어렸을 때의 나와 얼마나 비슷하던지
전혀 웃긴 이야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배꼽을 잡았다.
치매 걸린 할머니와 한방 쓰라는 말에 딱 잘라 거절하는 야멸찬,(그래서 결국 그건 만만한 동생몫이 된다)
엄마가 일하는 데 찬성하고 엄마의 고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면서도
결국은 엄마가 자기 도시락 안 싸 줄까봐 그게 가장 걱정되는
이 싸가지 없고 이기적인 아이는
딱 어렸을 때의 내 모습이다.

나도 좋은 건 다 내 차지에다가 내 물건 동생들이 건들지도 못하게 했다.
책을 읽다 기억난 게 있다.
친척들이 놀러와 밥을 먹는데
따뜻한 밥이 모자라서 찬밥이 두 그릇이 나왔다.
하나는 당연한 듯이 엄마가 드시고, 한 그릇을 나를 줬는데
내가 '난 찬밥 안 먹어!'라고 말해서 그 찬밥은 결국 남동생 몫이 되었다.
내가 찬밥을 싫어했냐면 그건 아니다.
그냥 그 찬밥을 '내가' 먹어야 한다는 게 싫었을 뿐이다.

근데 가희가 어렸을 때의 내모습이랑 닮아서 그런지
나는 이 야멸차고 인정머리없는 아이가 싫지 않다.
착하디 착한 동생은 엄마가 치매 걸린 할머니를 돌보지 않고 자기 삶을 찾아나서는 걸 이해 못하는데 비해
가희는 비록 결국은 자기 도시락 걱정을 하긴 하지만 엄마의 심정을 아주 잘 이해한다.

우리 엄마도 드디어 마흔이 되었잖아. 엄마한테도 시간이란 게 있어. 더 늦으면 엄마가 뭘 할 수 있겠어? 참, 그런데 엄마가 일 나간다고 내 도시락 안싸주면 어떻게 하지? 다시 학교 급식 먹으라고 하지는 않겠지? 아, 몰라. 진짜 짜증 나.

엄마 아빠가 별거하는 건 아무렇지 않게 친구에게 말하고 다니면서도
살 빼려고 에어로빅 하는 건 절대 비밀인
얄미운 아이가 난 왜 좋은 거지?
나랑 닮아서?
그것도 그거지만
별거니, 이혼이니, 가정불화니 하는 유쾌하지 않은 문제를
질질 짜고, 우울하고, 축축하게 만들지 않는
그 건조함이 마음에 들어서인지도 모른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서인지도?


그건 그렇고
이 책에 나오는 아빠가 대한민국 평균적인 남편의 모습이라면
아직도 대한민국 여자들의 삶은 참 괴롭고 힘들겠다.
시부모가 치매 걸리면 당연히 며느리가 꼼짝 말고 집에서 봉양해야 하는 건가?
아들딸이 주루루인데도?
내 부모도 아닌데, 라고 생각하는 나는
영락없는 가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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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1-29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흐 너무나도 솔직한 깍두기님. 제 모습이랑도 맞을것 같네요~~ 뭐 나이는 제가 한살 어립니다만...호호호
전 시댁이 옆집인지라 낮에 시댁가서 일하고, 저녁 먹고 집으로 다시 왔으며, 내일 아침에 다시 가야할 몸이지만 깍두기님은 어케 이시간에???

게으름이 2006-01-30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그때 찬밥먹어서 지금 장이 안좋은가봐 ^^

숨은아이 2006-01-30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올해도 두 남자 지휘하며 거뜬히 차례상 차리셨나요? ^^

깍두기 2006-02-01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제 답글이 너무 늦었네요.
가희가 님의 모습은 아닐 것 같은데....제가 본 바에 의하면^^

게으름이님, 남 탓 하지 말고 술이나 줄이세요.

숨은아이님, 그거이.....^^;;; 님은?

2006-08-22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파의 왕따 일기 파랑새 사과문고 30
문선이 지음, 박철민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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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동화는 놀라우리만치 아이들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다.
여기서 묘사하는 왕따 사건은 우리반, 내 옆반에서 올해, 또는 작년에 벌어졌을만한 일들이며
등장인물의 심리나 행동묘사는 감탄스러울 정도로 내가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닮아 있다.

미희라는 아이가 슬슬 '파'를 만들고 중심인물이 되어가는 과정,
공부도 잘하고 패션감각도 있고, 카리스마가 있어서 주위에 항상 친구를 몰고 다니는 미희라는 아이는
초등학교 교실 어느 반에나 들어가 보면 비슷한 아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인 정화도 그렇다.
중심세력에 끼고는 싶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못하고
조용히 속으로 동경만 하면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아이, 많이 본 모습이다.
미희의 주변 아이들도 그렇다.
반에서 영향력이 커진 아이 주변에서 친위대를 형성하는 아이들은 꼭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4학년인데
그 즈음부터 시작해서 여자애들이 패거리를 만들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한번 무슨 '파'가 형성이 되고 나면
담임교사는 골머리를 썩는다.
남자아이들의 보이는 데서 주먹 날리는 단순한 싸움과는 달리
이런 경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암투가 장난이 아니다.

내가 특히 이 책에서 감탄한 것은 여자아이들의 화장실 문화에 대한 묘사이다.
여자애들은 화장실을 자신들만의 친교공간으로 사용하는데
친한 친구들끼리 할말 있으면 공부시간에 화장실 간다고 하고 나가는 작전을 쓰기도 한다.
심지어는 같은 칸에 같이 들어가는 것이 우정의 돗수를 나타낸다고 생각하는지
둘셋씩 짝지어 한칸에 한꺼번에 들어가기도 한다.
여자애들의 인간관계의 각종 시소게임 및 밀고 당기기가 아마 화장실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이 책에서도 '양파'들은 화장실에서 자기들의 우정을 확인하고
할 얘기가 있으면 화장실로 불러낸다.

'양파'들이 우정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다른 아이들을 배척하는 모습,
자기들끼리 유치한 의식을 치르는 모습,
대장격인 미희의 부당한 횡포에도 아무 말 못하고 비위 맞추는 모습,
부당함을 느끼면서도 소외될까 두려워 대항하지 못하는 모습 등은
아이들의 단체생활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장면이며
그럴 때마다 난감함과 서글픔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그 안에서 억울함과 두려움, 자기자신의 비겁함 때문에 괴로워하는
(미희의 말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억울함,
나도 왕따되지 않을까 두려워 하는 마음,
왕따되는 친구를 변호하고 놀아주지 못하고 자기도 왕따의 대열에 합류하는 비겁함)
주인공 정화의 심리를 따라가는 작가의 정확한 시선이 감탄스러웠다.
마치 정화의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 외에 정화가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한 죄책감에 괴로워서
울면서 잠이 드는 장면의 묘사는 정말 훌륭했다.
아이들의 심리를 정말 잘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마지막을 해피엔딩으로 끝마치지 않는다.
왕따로 괴롭힘을 당하던 정선이는 전학을 가고
미희의 잘못을 아무도 묻지 않는다.
그러나 깨끗하고 깔끔하게 끝내는 것보다
그것이 더 생각할 거리를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제공하리라 생각한다.
내가 주인공이라면 앞으로 미희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내가 미희라면 이제 어떻게 하는게 옳을까?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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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1-26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왕따가 중학교로 오면 폭력성까지 동반하게 됩니다. 참 난감하죠. 자기 반에 이런 경우가 생기면 담임은 그야말로 1년 내도록 이 아이들 뒤치닥거리에 시달리게 되고.... 그래도 미리 알경우에는 그나마 다행인데 그게 여학생들의 특성상 눈에 띄지 않고 은밀히 진행될때는 문제가 커지는 경우가 많아요.

깍두기 2006-01-26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학교는 그래도 아직은 자잘하게 일을 벌이죠^^
그래도 반에서 사소하게라도 저런 일이 일어나면 괴로워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안 이뻐 보여서....

반딧불,, 2006-01-26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전율을 느끼면서 읽었었어요.
...

깍두기 2006-01-26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반딧불님. 우리가 역시 눈이 일치하는군요.
좋은 작품을 보는 눈이 있달까.....^^

반딧불,, 2006-01-2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깍두기님 그게 아니라..
저희는 심리묘사와 아이들과 가까운 책에 열광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작품을 그닥 안좋아하더라구요..^^

깍두기 2006-01-26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저는 현실과 동떨어진 거 아주 좋아해요. (판타지 앤드 sf 팬이잖아요^^)
근데, 현실적인 얘기를 썼는데 그게 어딘가 어색하고 잘 안 들어맞으면, 그건 또 엄청 싫어요^^

반딧불,, 2006-01-27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오해받게 글을 썼군요.
맞아요. 제말이 그거여요. 현실적인 얘기에서 동떨어진 작품은 아무리 좋다고 극찬을 해도 싫여요.

깍두기 2006-01-2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별님.
우리 모두 비슷한 생각을 약간씩 다르게 표현하고 있는 듯.
하여간 이 책은...놀라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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