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언가를 찾고 싶지만 계속 무언가를 잃어간다. 그러다 보니 정말로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나쁘지 않다. 나쁘지 않아졌다.

라캉의 성차에 관한 이론이 페미니즘을 만나 (정확히는 버틀러를 만나) 어떤 식으로 팔루스와 함께 (ㅋㅋㅋ) 미끄러져버리는지를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여전히 생각보다 어떤 사이에 드러내져야 할 질문들이 있음이 점점 느껴지고… 그냥 넘길 수가 없는 대목이 늘어갈수록…

한 줄짜리가 백 줄 천 줄이 되어 알았다고 여기던 것을 다ㅜ잃어버리는 중이다. 하늘 천 자 천장에 붙여놓고 사흘 밤낮 그것만 고민하는 조선시대 양반집 아들이 된 것 같다. 문제는 그렇게 하나에 생각을 집중하기에는 언제나 들이닥치는 집안 일과 업무를 사부작사부작 함께한다는 것인데…. 나는 알아내야할 모르는 것들이 아닌 알 것 같은 것들에만 눈길이 가. 재작년까지 끈덕지게 언어는 관념일 뿐이다,로 일축(하고 싶어)하며… 실천, 실천하던 나는… 이제 위치가 달라졌는 지, 사유도 고단하다는 걸로 합리화하며… 언어의 물질성에 집착한다. 어느 덧 섹스는 젠더가 몸이 담론이 되어버리고. 신체. 가. 언어가 되고. 그리고.

왓 이즈 섹스를 읽으면서는 알튀세르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그제-어제-오늘 찾고자 했던 것은 여러 번 읽는다고 이해되는 게 아닌 큰 물음표라서 알아내지 못했고, (그래… 내가 이걸 공부 중이었지! 모르는 걸 더 몰라지는 것, 삶이 알려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대신 다른 재밌는 문장을 건졌으니 적어 놓는다.

“(63) 이것이 정신분석의 진정한 정치적 교훈이다: 권력ㅡ그리고 권력의 특수한 현대적 형태들ㅡ은 상징적 질서의 근본적인 부정성, 상징적 질서의 구성적 비-관계를 최초로 전유함으로써, *그리고 동시에 그것을 더 고상한 관계의 서사로 만듦으로써 작동한다.* 이것이 지배의 관계들을 구성하고, 실행시키고, 영속화시키는 것이다.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착취는 이런 전유, 즉 이 ‘부정적인 것을 사유화하기 privatization’에 기반을 두고, 이것에 의해 가능해지고 자원을 공급받게 된다. 이것은 ㅡ유명한 브레히트의 사례를 들자면ㅡ은행 털기(통상의 절도)를 은행 세우기(즉 생산과 그것의 착취에 대한 바로 그 레버를 전유하고 있는 이중 절도)와 구분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아주 고상한 모습으로 드러나는 정의의 권력에 대해,
비뚜름 해지는 거라면… 내 특기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건 발명 중인 내 욕망이고.




권력ㅡ그리고 권력의 특수한 현대적 형태들ㅡ은 상징적 질서의 근본적인 부정성, 상징적 질서의 구성적 비-관계를 최초로 전유함으로써, *그리고 동시에 그것을 더 고상한 관계의 서사로 만듦으로써 작동한다.* 이것이 지배의 관계들을 구성하고, 실행시키고, 영속화시키는 것이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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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4-10-24 1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너무 어려워요. 이 짧은 글도 어려운데 책은 얼마나 어려울까? 철학 공부 본격적으로 하는 쟝쟝님 멋져요.
저는 더 이상 글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ㅠ.ㅠ

공쟝쟝 2024-10-24 14:32   좋아요 2 | URL
띠용.. 제가 뭘 몰라서 어렵게쓰는가봐요!! 본격 아니구 ㅋㅋ 남는 시간에 한눈 안팔기 위해 미래의 본격을 위한 초벌 공부!!! 🥲

단발머리 2024-10-26 1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정적인 것을 사유화하기....에 끌리지만 그 말의 의미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잃어가야 찾을 수 있다면 제게는 더 큰 고민의 연속인데... 가진게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잃을 게 없어. 아는 게 없어 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10-26 12:07   좋아요 1 | URL
어떤 억압은 (사실 그러하기에 억압인 것인데, 정신분석은 보이지 않는 억압을 보는 활동이라고 퉁칠게요/여기서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과 조우합니다.) 여성주의적인식에 의거하면…^^;;; ‘자연화’되어 있잖아요. (이게 페미니즘이 건드리는 요점일텐데…) 우리가 가리키는 것과 그들이 가리키는 것이 전혀 다를 때… 생기는 간극.. 균열 지점…에 대해서. 거기에는 보이지 않는 채로 작동하던 권력들이 작동했다는 것을… 느낄 때. 갈등의 프레임이 바뀌잖아요? (우와.. 나이브하게 설명함..)
사실 정말의 권력은… 이미 공고해진 것들은 이미 “고상하게” … 지위를 획득한 채 ‘분열시켜 통치하며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죠’ 그들의 고상한 이야기. 비-전체 를 생각 할 때. 이미 공기처럼 (자연화) 되어버린 갈등의 조건들을 생각 할 때… 어렵다는 거고요… (저는 비교적 잘 보는 편이라 생각했던 오만한 전적이 있는데…) 더 심각한 걸 보기에 여성주의만한 렌즈가 또 있나 싶고요.
“(75)여성문제의 정치적 폭발성은 여성의 어떠한 특수성이나 실정적 특성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배제에 기반하고 있는 그 동질성의 세계 속에 분화와 차이의 문제를 기입하는 그 능력에 있다. 이 배제는 단지 다른 편이나 다른 반쪽의 배제 인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분열(사회적 적대) 그 자체의 배제(억압)이다. *즉 그것은 사회적 적대의 삭제[쟝쟝각주 : 남녀 친하게 지내요 싸우지 말아요]이다.*”
그리하여 다시 앞으로 돌아가는데. 그러므로 여성적 정체성이란 퇴행이 되어버리고요..ㅜㅅㅜ 이런 의미에서 “(해방적인) 정치학은 ‘정체성의 상실’로 시작하여 이러한 상실에 개탄스러울 것은 전혀 없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ㅋㅋㅋ
-하지만 어쩐지… 계속 개탄스러워하기를 놓지 못하는 아직 해방이 먼 사람 올림-

근데 이 책이 겨누는 바는 또 달라요.(지금 제가 잃어가는 단계) 언어 안의 실재.. 상징계 안의 실재… 젠더가 지운 성…. 읽고 있는데… 저 역시… 잃을 게 없다…. 나 이제 막 젠더 좀 알 듯 말 듯 한 데.. 젠더가 지운 ‘실재’로서의 ‘성’이라고요?? 대한독립만세하던 봉건녀에게 … 너무나 먼 인식…. 입니다…. 어렵다요. 뒤에 훑어보니 메이야수 나옴. 덤빌 책 아니었나… 더 읽지 말까도 생각중.. 입니당..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