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탐구 

내용 다 까먹기 전에 휘리릭 갈겨 놓는다. 나의 영원한 주제. 사랑을 탐구한다고 해서 친구 따라 냉큼 보러 갔는데…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카우치에 누워서 분석 받는 여주인공 소피아의 벅찬 고뇌가 넘나 참 트루 와닿아서…. 그르니까… 현대 여성의 근본 주제 아니겠나요. 말이 통하느냐, 몸이 통하느냐….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데, 어차피 말은 안 통한다는 거 우리 다 알잖아요. 둘 다 가진 남자는 유니콘 판타지인데 하나라도 제대로 갖춘 남자가 둘 등장하는 것도 판타지는 판타지ㅋㅋㅋㅋ)

내용은 한마디로 중년의 지성미 폴폴 여교수가 갑자기 인생에 등장한 육체미 펄떡 노동계급 남자에게 불가항력으로 끌려버리면서 일어나는 로맨스💓 (그 남자 안 끌릴 수 없겠던데요…ㅋㅋㅋㅋㅋ 🥵 워!후! 소리 질~러~!!)

사랑이 어떤 상태이고 에너지라, 특정한 (이 특정이 중요함) 타자를 통해 내 안에 있는 (발현되어야 할, 성장시켜야 할?) 열정을 알아보는 것이라면. 나의 결여, 나의 결핍… 그게 의식조차 하지 못한 억압일 경우… 루틴화된 일상을 찢고 나와야 하기에 이미 사회에서 자리 잡은 중년이라면… 기본적으로 어떤 위반/위험/도전에의 성질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좀 했습니다. 그러니까… 사랑. 그거슨 탐구. 모험. 때로는 파멸ㅋㅋㅋㅋ (스포 아닙니다)

소피아를 응원했고, 그녀의 계속 좋아져가는 수업에서ㅋㅋㅋㅋㅋ 웃다가 눈물이 날뻔했지만(소피아는 철학 강사로 노인대학(?)에서 사랑을 가르친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시 사랑에 빠지는 순간입니다. 삶을, 자기 역할을 잘 수행하려는 사람이라면 겪을 수밖에 없는… 일종의 신경증을 앓던 소피아에게 실뱅(이라는 이름의 열정)은 꼭 필요했다! 고. 다르게 살아보려했던 그녀의 탐구에 박수를 치고 그보다 더 한 기립 박수는 비댓으로 ㅋㅋㅋ

감독이 의식적으로 넣은 듯한 지식계층의 자기 풍자적인 부분도 꿀잼 포인트지만, 눈여겨볼 부분은 두 사람의 계층 차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인데. 당연히 저는 실뱅에 이입했고요 ㅋㅋㅋ (내겐 소피아의 친구들 이 좀 더 마니 힘들더랔ㅋㅋㅋ)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할튼 혐오와 차별을 함부로 경멸하지 마라, 당신이 목숨처럼 사랑하게 될 그 사람, 바로 선량한 차별주의자ㅋㅋㅋ

상이한 배경과 조건에서 각각 최선을 다해 살아온 우리들은 내게 다른 세계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사람에게 격정적으로 빠져들기 쉬운 법. (내가 살아버렸기에 역설적으로 살지 못한 삶에 대한 갈증을 검토해야하는, 누구나에게 찾아오는 그런 지점에서, 그게 사랑의 형태와 모습으로 찾아올 때. 나 자신을 기꺼이 반납할 수 있나요?)

‘사랑의 상태’일 때는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투항을 기꺼이 하죠. 그 납작 엎드려버리는, 앞뒤 안재고 대차게 달려버리는, 그 사람으로 가득차 버리는. 그러다가… 그러니까… 투항을 하기 싫어지는 순간. 혹은 어디까지를 내어줄 수 있을까. 계산이 시작되는 순간. 그 순간을 붙잡고, 지연 시키고 싶어라하는 미련에 대해 더 관심 많은 나지만.

조율이 필요한 건 사랑의 상태는 아니죠.
영화는 사랑의 상태(감히 주권의 반납, 지배와 복종이라고 숙고하지 않은 제 나름의 개념을 투척하며)를 보여줍니다.
하여, 협상과 토론은 사랑이라기 보다는 삶의 기술입니다.

사랑을 살살 녹여서 먹을 수 있을까요? 음…
제 생각에 그래서 기본적으로 인생…은 씁니다.
(덧, 실뱅 안 만났어도 자비에 넌 탈락이야!)



사진은 나를 예쁘게 찍어주는 재능많은 친구 작품! ㅋㅋㅋㅋ
책은 제목만 ㅋㅋㅋㅋㅋ 뭔 책인지 모름.. 승하님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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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3 1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03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10-03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 자신을 기꺼이 반납할 수 있나요?

이 문장 너무 좋아요......... 쇼펜하우어가 사랑은 열병처럼 찾아온다고.... 거부할 수 없는 그 어떤 무엇 ㅋㅋㅋㅋ 병균인가, 아니면 바이러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그 안절부절한 상태를 관찰하는 일은 좋아라 하지만, 그런 상태가 왔을 때 잘 견디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안의 ‘연애 경시‘는 그것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습니다.
실뱅의 매력이 정말 그러하다면, 저도 직접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만 영화관 가기 귀찮은데 OTT 안 보는 사람. 네이버에 풀릴 때까지 기다려볼게요. 잘 읽고 갑니다. 휴일에 단비 같은 좋은 페이퍼였다!!!!!

공쟝쟝 2024-10-03 12:32   좋아요 1 | URL
제가 어린 시절에 언니들이 투피엠을 좋아할때 저는 남자보는 눈이 청순가련취향이라 ㅋㅋㅋ 왜 짐승돌을 좋아하는지 몰랐어요… 이제 알아요… 나이들면 안다….
영화 좋아요, 쇼펜하우어도 나오고 벨훅스도 나오고 ㅋㅋㅋㅋ 소피아 선생님의 사랑강의 좋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단발머리님의 영화 감상 즐거움을 위해 안알려드림!!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10-03 12:34   좋아요 1 | URL
알려줘요 알려줘!!! 😂😢😤

공쟝쟝 2024-10-04 12:09   좋아요 1 | URL
마지막 장면이요… ☺️

수이 2024-10-04 0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조율이 아니라는 쟝님의 말씀은 절대적으로 옳다고 여겨지네요. 저 구절을 읽을 때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세차게 끄덕끄덕거리고 있더라는. 자비에는 대화의 기술은 좋을지언정 섹스 테크닉은 절대적으로 고루하고 고루하고 고루해서 바라보는 관객조차 저절로 아 저 미친 자위 현장..... 이라고 쓴 소리를 내뱉게 만들었습니다. 대상이 있으니 사랑도 가능한 거고 대상이 있으니 섹스도 가능한 걸 텐데 대상의 존재감이 흐릿하다못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섹스라면 차라리 자위를 하는 편이 백퍼 옳다는 생각입니다. 이 가을날 어울리는 상콤한 글입니다.

공쟝쟝 2024-10-04 12:19   좋아요 2 | URL
자비에와 과연 대화가 통했던 것 일까…에 대한 회의까지 들었…
벨훅스는 카덱시스와 love를 구별하잖아요. (저는 그 정의에 전적으로 동의하는데요) 영화보면서 카덱시스가 필요조건이라는 생각… 즉, 과몰입없으면 사랑은 아닌 것 같습니다 ㅋㅋㅋ 열정이 꼭 들어가야해여~!ㅋㅋ 그리고 열정은 무섭다…🔥
내가 원하는 사람이 나를 원하는 건 기적인 것 같아요. 🦄

2024-10-06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07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