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책탑. 일하기 싫을 때 장바구니를 담고 비우고 하는 건 일종의 루틴인가. #백석시백편은 서재 언니들이 읽는 거 눈여겨보다가 졸라서 선물 받아냈다. thank you💚 #가부장자본주의 는 1부 목차 보고 홀린 듯 집어 들자 친구가 대신 결제해 주었으며(그러나 띠지에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모두를 위한 경제학’이라니 작위적이다. 부제-여성과 남성은 왜 각각 불행한가-가 낫다) 개정판 마크피셔의 #자본주의리얼리즘 은 일전에 읽을 때는 라캉이나 포스트 구조주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거의 글씨만 읽었을 따름이고 다시 읽으면 좀 더 재밌지 않을까(스기타 슌스케 #자본주의에서남성으로산다는것 읽다가 피로감 + 욱한 까닭도 있다). 

이해 못 해도 꾸준히 더듬더듬 무언가를 읽어두기를 다행이다 싶다. 어느 순간은 미쳐서 화내면서 읽었다. 아름답지 않으니까. 계속 아름답지 않으니까. 왜 다 알면서도 환상을 붙잡는 걸까. 대답을 이게 현실이야.라고 했던 녀석에게. 그렇다면 내가 읽는 것들은 현실이 아니란 말인가. 

낮에 총체성에 대한 갈망을 끄적여두었다. 나를 둘러싼 이 중독 경제-주목 경제-플랫폼 경제를 쳐다보면서 당하고 싶다는 것. 도망칠 순 없고. 전체적으로 보고 싶다는 것. 조금 더 정밀한 원리들을 읽고 싶다. 내가 모르는 언어로 짜여진 비가시적인 것들은 내게 드러나지 않았다 뿐이지 현실이며, 그러니 환상은 아니다. 발가벗겨진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이름을 붙여서 언어로 만들고 드러내 보이면 아름답지는 않지만 얼추 나를 다치게 하지 않을 수 있다. 그 모든 꿀팁과 공략집이 환상인데. 잠시만 솔깃해져도 크게 홀리기 쉬우며, 내 경우 한눈팔면 정말인지 끝장이기 때문에. 치명적인 상해를 방지하기 위한 보험으로의 책 읽기. 책 속에 답이 있다가 아니라 책을 읽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 있으니까. 난 가만히 못있거든. 그래, 어쩌면 내가 추구하는 도피적인 환상. 자칫 이상주의로 폄훼하기 쉬운 나의 현실이며. 든든한 보험 덕에 아주 망하진 않았다. 그런데 오로지 보험이라니 그런 모험 없는 삶이 삶인가.라고 물으면 대답할 순 없다. 부서지거나 남김없이 다 쓰고 싶지 않으므로. 그러니 사랑하지 않는 상태다. 그게 최대치인 삶도 있는 법이다.

덧, 달달한 것도 있다. 이를테면 노멀피플이라던가… 녹색평론(이 왜 달달?..)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4-02-20 0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멀 피플이 달달....??
하긴 쟝이 읽는 다른 거에 비하면 그렇군요....

공쟝쟝 2024-02-20 20:18   좋아요 1 | URL
노멀 피플은 제가 좋아하는 종류의 성장 소설~ 요 몇년 동안 읽었던 책들 중 주인공이 교복 입고 등장하는 책은 이 책 뿐.

잠자냥 2024-02-20 22:57   좋아요 0 | URL
ㅋㅋ 주인공들이 암유발자였어서 달달보다는 답답했던 기억….

공쟝쟝 2024-02-20 23:21   좋아요 1 | URL
저런... 저는 두 밀레니얼 친구에게 연민과 애정을 느꼈어요...

수이 2024-02-21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달달이. 태그 봐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3-04 13:33   좋아요 0 | URL
영어로 읽을 것입니다.................. (언제?_)

2024-02-23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3-04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