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세이 읽는 거 너무 벅차요. 널리 박제라도 하고 싶은 문장들 투성이야, 단호하고, 단단하고, 너무 맞는 말인데, 또 거기까지 닿기까지 얼마나 삶과 생각을 다져넣었을까 싶고. 하, 아무튼. 너무 선명해. 너무 좋아. 😭 새로미님 여기 당신의 필력 첫문장에서 흠칫하고 50페이지에서 그냥 무릎 꿇고만 독자가 대뜸 만세를 부릅니다. 만세만세!! 혼자만 읽을 수 없다!!

언젠가는 당하지 않을 만큼 강해져야지, 보호자가자원을 통제해서 나를 학대하는 방법을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사용해야지, 내 돈으로 먹고 노는 인간들을 벌줘야지, 나에게 속죄하게 해야지, 내 몸을 상하게 해서나온 자식들이 나에게 보상하게 만들어야지, 내 몸을상하게 해서 나온 내 자식의 돈을 쓰는 여자에게도 벌을 줘야지, 돈을 받지 못한다면 두려움과 존경을 얻어내야지 ……. 누구도 이런 것들을 견디면서 제정신으로오래 생존하지는 못한다. 정말 많은 정상가족‘이 서로에게 분노하고 복수하며 매일을 살아간다. 사랑은 분명어디에나 있고 아주 강력하지만, 여자를 조금씩 돌게만들면서 진군하는 가족의 삶은 더 이상 사랑만으로 지탱할 수 없게 된다. 아무것도 없는 데서 캐낸, 놀라운 사랑의 힘에 대한 맹신은 대체 무엇인가. 에너지 총량이일정하다는 준엄한 물리 세계에서도, 물이 증발하면 대기 중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모두가 아는 현대 세계에서도 여자의 사랑과 헌신은 당연히 자연발생하는 것으로여겨진다. 그러나 그 여자는 언젠가는 지친다. 혹은 곧잘 학대와 가스라이팅의 영역으로 납치당한다. 일상은로맨스가 아니다. 대화는 프리젠테이션이 아니다. 삶은, 정말이지 드라마가 아니다.- P57

나는 내 보기에 꼴 같지도 않은 아들 가진 벼슬을하려고 시동 거는 엄마 옆에 붙어 "그래 걔가 고집이 좀있더라" 운운하며 천년 묵은 시누이 노릇에 심취하느니 아들 모부가 모인 명절의 집구석에 아무도 못 들어오도록, 그래서 아무도 희생당하지 않도록 바퀴벌레 연막탄을 치리라고 맹세한 사람이었다.
제대로 풀릴 리 없는 싸움 끝에 방에 들어와 낯선밤을 뒤척이고 그 아침이 밝았다. 사람을 긁어놨으면좀 회복할 시간을 주어야 할 텐데 또 그새를 못 참고 동정을 살피거나 항복을 얻어내야 직성이 풀리는 엄마의성격대로 아침부터 갑자기 깎은 사과 접시를 들고 노크도 없이 내 방에 쳐들어올 때 파국은 예견되어 있었다.
나는 사과를 먹기 싫었다. 이 사과가 너 괜찮지? 괜찮잖아. 괜찮다고 말해. 너에게 침묵을 고수할 정도의 권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어. 빨리 다 잊었다고 말해’를강요하기 위한 일종의 은유라는 것을 나는 질리도록 겪어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엄마가 맨질맨질하게 깎아온 사과 한 쪽을 끝내 거절했고, 언성이 높아지고, 결국아빠까지 내 방으로 들어오고, 새 집의 어수선함과 청하지도 않은 방 청소와 그것이 동반하는 강요된 개방감에 나의 좌절과 분노는 고조되었고, 아빠가 "너 피해의식 있다"고 말하는 순간 나는 폭발했다. 그렇게 나는 집을 떠났다.-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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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4-07 06: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추천해준 사람은 한껏 잘난척을 합니다! 😌

공쟝쟝 2021-04-07 08:24   좋아요 1 | URL
잘난척을 허하노라!!!!!!!!! 근데 진짜 ㅠㅠㅠㅠ 제 스타일일거 어케 아는 거죠??? 딱 보면 딱? 책 도사님 😭

다락방 2021-04-07 08:26   좋아요 1 | URL
그렇죠. 느낌이 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나는 이 책 딱히 좋은 것도 아니었어. 그럼에도 그러나 쟝님은 좋아할 것이다 라는 느낌이 뽝!!!!!!!!

다락방 2021-04-07 08:26   좋아요 1 | URL
천재다.....................

공쟝쟝 2021-04-07 08:42   좋아요 1 | URL
하~~~ 천재다... 알라딘이 심은 ai.. 여기 한 명 더 있었다...

공쟝쟝 2021-04-07 08:42   좋아요 1 | URL
편집장의 추천보다. 타율이 높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