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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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함무라비를 정주행하던 중이다. (임바른 판사님 얼굴 정주행하는 것 같기도.) 너무 신파적이지만 그 오글+진지함이 포인트인 드라마다. 매 회 어려운 길 가시면서 꿋꿋한 박차오름 판사가 순진하던 (-.-) 과거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해 찡해하면서. 그리고 생각하지. 아, 나 민폐였구나. 심지어 민폐를 눈치도 못채는 순진한 민폐!!!

드라마에 아주 잠깐 정의, 그리고 그를 실현할 힘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이 있다. (아직 덜 봐서 추후 전개는 모름) 모처럼 힘, 정의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샐쭉 웃음이 났다. 부끄러움인지 쓴 웃음인지 웃으면서도 오묘했다.

불의를 참지 못하겠던 시절 나는 힘을 갖고 싶었다. 그러나 내게 가장 부족한 것은 권력의지이기도 했다. 어쩜 매번 관계의 눈치를 보느라 힘을 느끼기도 전에 겁부터 집어먹었더랬지. 여튼 정의롭기엔 너무 쫄보였던 나와는 다르게 당당하게 정의롭고 가진 힘을 잘 활용하는 이들이 멋져보였다.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도 했다. 함께 지내며 가까이서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적은 수의 훌륭한 이들을 제외하고 대개는 정의를 외치다 그 자신이 정의가 되어버리는 것 같았다. 혹은 정의라는 큰 진영 안에서 헌신하느라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하거나. 이도저도 아닌 나는 기가 쪽-빨려서는 점점 그들과 멀어졌다. 그때를 생각하면 여러가지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든다.

나와 훌륭한 이들과 정의가 되어버린 이들의 심리적 차이점을 엿볼 수 있을까 싶어서 제목을 보자마자 엄청 읽겠노라 별렀건만- 빌려보길 다행.. ‘정의’에 대한 논의도 그를 밀어붙이는 사람들에 대한 진지한 분석도 없다.

책에서 말하는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이란 내가 궁금히 여기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야말로 ‘이상한 정의감’을 가진 사람들 ㅡ 악플러들 혹은 꼰대들,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듣는)귀가 없는 사람들ㅡ이었다. 책에 나오는 용어로 정리하면 그들은 ‘인지복잡성’이 부족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게 책의 간단한 내용이다.

쯥... 굳이 이 제목이 아니어도, 굳이 풍부한 일본사례들이 아니어도 이런 내용을 담은 책은 시중에 널렸다. 읽으면서 여기서 언급되는 사람들에게 과연 ‘정의’라는 단어를 붙여야 하나도 싶기도 했다. “자기 주장이 매우 강한 사람” 정도가 더 적당하지 않나.

뭐 내용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너무나도 젠더 영역에서 업데이트가 안된 학자의 글이었다는 것. 일본인 임을 감안해서 봐도 들고 있는 예시들이 쓸데 없이 후지다. 응? 정의고 뭐고 일단 저자 당신의 인지복잡성이 더 단순한 것 같으신데요?

누워서 폰으로 끄적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길게 썼는데.. 이렇게 길게 독후감 쓸 필요 없었지 싶지만... 빌리고 읽는 데 시간낭비한 것 같아서.. (보통 이런 책은 읽다 시간아까워서 덮는데 오늘 들고 나간 책 이거 한권이라거 읽을 게 없어 ㅠㅠㅠ 다 읽음)... 다른 사람은 저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는 정의로운 ㅋㅋ 마음에...

솔직히 별 아깝긴 한데...
제목을 저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댓글로 연예인 혼내는 것에 열올리는 이들의
심리구조가 궁금하신 분들에겐 훑을 만한 책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나름의 인지 복잡성을 가지고 별을 하나 달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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