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고 싶어서
늦은 (나 자신의 ㅋ) 생일 선물로 만년필을 질러보았다. ✍🏻

그런데 너무 바빠서 그림은 커녕 책도 못보다가 오늘은 잠시 짬내서 
7장에 돌입하기 전에 개시 기념 필사라는 걸 해본다. 
나는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6장의 마지막 문단을 박제해 두고 싶었다.

“(p.320)
경찰 사건 기록부 상의 강간범들은 이 사회의 모든 남성에게 충성하는 미르미돈으로 기능한다. 이들 역시 실체를 뚜렷이 볼 수 없게 만드는 신화 뒤에 숨어 익명성을 띠며, 그 덕에 효과적인 테러 수행자로 기능한다. 실제로 테러를 저질러 손을 더럽히는 자는 이 강간범들이지만, 이들이 단세포 짐승이 되어 가져다주는 지속적인 혜택은 이들보다 계급과 지위가 우월한 자들 앞으로 축적된다.

강간범이 없는 세상은 여성이 남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세상일 것이다. 역으로 ‘일부’ 남성이 강간을 하는 것만으로 모든 여성은 항상 협박당하는 상태에 몰리게 되며, 남성의 저 생물학적 도구가 언제라도 해로운 무기로 변할 수 있으니 경외심을 품어야 한다는 생각을 영원히 뇌리에 각인하게 된다. 그간 경찰사건 기록부상의 강간범이라는 미르미돈이 남성 지배라는 대의를 위한 임무를 어찌나 훌륭히 수행해왔는지 그 덕에 그들이 한 행동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였다. 강간을 저지른 남성은 사회에서 일탈한 자이거나 ‘순수를 더럽히는 자‘가 아니라사실상 남성의 전위 돌격대로 복무해왔으며,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싸움에 투입된 테러리스트 게릴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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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2-18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씨체가 장쟝님스러바요 굿뜨👍

공쟝쟝 2019-02-18 22:55   좋아요 1 | URL
이바닥의 손글씨 장인님께 댓글을 받다니 영광 🌈🌈

카알벨루치 2019-02-18 23:08   좋아요 1 | URL
장쟝님 뭔 그런 과찬의 말씀을~ㅜㅜㅋㅋ 글씨체가 이뿌요 뿌잉뿌잉^^

목나무 2019-02-19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글씨체 정말 멋스러운데요. 타고난 악필가로서 쟝쟝님과 카알벨루치님의 글씨체는 정말 부럽부럽입니다. ^^
그나저나 생일선물인 만년필로 첫 개시한 글이 아주 강?!하군요! ㅎㅎ 인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