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생명을 돌본다는건 즐겁기도 하지만 때로는 슬픔을 안겨준다. 얼마전에 어항식구중 구피 한마리가 팝아이라는 병에 걸려 마음을 졸이게 했는데 따로 분리하고 살펴주었더니 고맙게도 잘 이겨내 주었다. 그리고 엊그제는 코리도라스 알비노 한마리가 알지못할 병에 걸렸다. 아이보리색에 반짝이는 빛이 예쁜 아이인데 입주변이 빨갛게 핏물이 들고 머리언저리에 무언가 돌출되어 있다. 물생활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기에 무슨병인지 알수는 없어 카페에 들어가 질문을 하니 곰팡이와 관련된 병 같다고 한다. 눈비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트로 달려가 약을 구입하고 격리하여 살펴주었는데 어제아침 일어나니 결국은 용궁으로 갔다. ㅜㅜ 가는 이가 있으니 오는 이도 있는걸까? 다행이도 나의 이런 안타까움을 달래줄 기쁜일도 생겼다. 월초부터 알을 품고있던 새우를 부화통에 격리해두었는데 어제보니 세마리중 한마리가 알을 털고 가벼운 몸이 되었다. 그리고 조금전에 확인했는데 부화통에 아주작은 새우 두마리가 움직이고 있다. 너무 작아서 사진으로 보여줄 수 없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새끼새우는 너무 작아서 다른 물고기들의 먹이가 된다기에 부화통에 넣어 두었는데 그러기를 정말 잘 한것 같다. 새우는 물고기와는 또다른 재미를 준다. 탈피하는 새우를 처음 본 아이들은 새우가 죽은줄 알았단다.^^ 그래서 탈피에 대해 얘기해주니 마냥 신기해 한다. 하지만 내가봐도 신기하다. 발과 수염까지 어쩜 하나도 빼지 않고 그대로 탈피가 되는건지... 물고기들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배우는 것도 많은것 같아 참 좋다. 위 사진은 알을 품은 체리새우, 아래 사진중 동그라미 부분이 새우가 탈피한 껍질~~~ㅎㅎ
돈이 많거나 직책이 높아서 항상 바쁜 다른 부모들과 달리 그다지 책임이 막중하지 않은 직책에 있어 이렇게 아이들의 학교 파티를 위해 결근을 할 수 있는 나와 남편의 처지가 새삼 감사했고, 선수급은 아니더라도 일용할 양식을 제 손으로 요리하고 치울 수 있는 우리 실력이 자랑스러웠다.-41쪽
뒤이어 이런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시기가 우리 대에서 끝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자식 대에서는 목욕이란 풍습이 존재했던 호시절을 환상처럼 그리며, 선조들이 참 파렴치하게 지구를 말아 먹었다고 원망할지도 모른다.-50쪽
"내 인생에서 내가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바로 너희들이야. 암만 친한 친구라도 매주 만나지는 못하거든. 그렇게 자주 보는 사람들과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나치기엔 인생이 좀 아깝다고 생각해. 가끔 편안하게 앉아서 대화하는 기회를 가지면 우리가 매주 만나는 시간이 좀 더 즐겁지 않겠어?"-74쪽
아이들 나이가 십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우리 부부는 그나마 쥐고 있던 고삐도 늦추고 느긋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어른이라고 우리가 더 잘하는 것도 없으면서,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들을 과소평가하고 참견하는 일이 낯간지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96쪽
학교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하나씩 배워가는 기쁨을 맛보는 것이 인생에 유익한 일이지, 그 나이에 남보다 조금 더 먼저 안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101쪽
자기 딸이 남의 눈에 여자로 보일 만큼 컸다는 사실을, 그리고 자기 마누라가 남의 눈에 여자로 보이지 않을 만큼 늙었다는 사실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었다.-121쪽
우리 부부는 계속해서 아이들을 믿어주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자 노력했다. 아이들이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내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게끔 말이다. 쉬운 일이 아니었으므로 실수에 실패를 거듭해가면서 우리 어든들도 아이들과 함게 커왔다.-148쪽
물살이 너무 거칠면 조약돌은 휩쓸려 떠내려갈 수밖에 없다. 조약돌이 외치는 소리가 들릴 만큼 잔잔한 물살이라야 강물이 마구잡이로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각성한 많은 이들이 물에서 나와 조약돌로 튼튼히 서기를 자청할 때, 그래서 눈감고 흘러가는 물의 양은 줄고 굳건히 서 있는 조약돌의 수가 많아질 때 강의 물결은 잔잔해질 것이다. 이렇게 강가가 견고하고 물결이 잔잔한 강은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물길을 이루어 남도 파괴하지 않고 스스로도 파괴하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생존으로 가는 법칙'에 따라 흐르는 강이다.-202쪽
자율성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깊이있는 공부와 연구를 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 시스템에서 옆 사람의눈치를 보면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246쪽
나는 사회적으로는 공정하고 정확한 과거 청산을 부르짖는 사람이지만 부부 관계에서는 그러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주관과 감정으로 얽힌 동네지 공정성이나 정확성이 지배하는 동네가 아니기 때문이다. -272쪽
나 같은 보통 사람도 내 인생과 지구의 주인으로 살아갈 자격이 있다는 걸 다른 보통 사람들과 더불어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면 나는, 너는, 우리는 허세의 갑옷을 벗어버리고 편안하고 가볍게 실천하며 살 수 있지 않을까? 너와 나와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281쪽
주중에 시어머님 생신이 있네요. 모두들 직장생활에 바쁘니 주중엔 모이기 힘들어 어제 모였어요. 울 시어머님 돈 아깝다고 밖에서 외식하는거 싫어라 하셔서 항상 집에서 준비하시는데... 아들만 셋인 어머님 며느리 셋 다 보시더니 며느리들보고 돌아가면서 생일 준비하라 하시더군요. 며느리 셋 모두 대답 없었답니다.^^ 몇년전 이야기니 전 어린 아이 둘 키우는것만도 벅차고 두 동서는 모두 새댁이었으니... 사실 요즘 외식하는거 편하게 생각하지 집에서 하려면 힘들잖아요. 우리집 아이들까지 모이면 열명인데 준비하려면 만만치 않지요. 그런데 한두번 외식해 보시더니 음식이 맛이 없다고 타박하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져주시는듯 싶더군요. 다른 식구들은 모두 밖에서 먹는거 찬성이고요. 여자들 집에서 살림하면 밖에서 모여 식사하는거 쉽지 않잖아요. 그리고 좋은날 편하게 서로 웃으며 먹으면 더욱 좋고... 좋은게 좋은거~~~^^ 여하튼 그래서 식사는 밖에서 하기로 했으니 성의를 보여야 할것 같아 어르신들 좋아하시는 고구마케익 만들어 보았어요. 시간 촉박하게 만드느라 과정 사진은 못 찍었고 완성 사진만 있네요. 식당에서 식사전에 촛불 끄고 잘라 먹어서 단면 사진도 없어요.ㅜㅜ 고구마케익 처음 만들어 보았는데 은근히 준비할게 많더군요.^^ 아마 과정사진까지 찍었으면 엄청난 양의 페이퍼가 될뻔했어요. 어려운건 아니고 좀 준비할게 많다는 거랍니다. 맛은? 식구들이 모두 만든거냐고 맛있다고 했으니 성공한거지요. ㅎㅎ 다음번에 다시 고구마케익을 만들땐 과정사진도 찍어 볼께요. 만드는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그건 알려드릴수 있어요.^^ 참!! 저도 베이킹을 시작한지 1년도 안된 왕초보랍니다. 이런걸 어떻게라고 고민하시는 분들도 한번 과감하게 도전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정말 재미나고 보람있고 뿌듯하고~~~~ 아쥐 쉽게 설명된 콩지님의 책과 사이트가 저의 선생님이랍니다.
모 윌렘스의 책은 <내 토끼 어딨어?>로 처음 만났는데 칼데콧 아너상을 세번이나 수상한 작가이다. <내 토끼 어딨어?>에서는 사진에 그림을 합성하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 비둘기 시리즈에서는 배경 없는 간결한 그림이 특징이다. 비둘기 시리즈가 원래 여섯권이 있던데 번역본으로는 네권이 나와있다. <비둘기에게 버스 운전을 맡기지 마세요!>, <강아지가 갖고싶어!>, <비둘기야, 핫도그 맛있니?> 그리고 이 책 <비둘기를 늦게 재우지 마세요!>이다. 이중 처음으로 본 책은 <비둘기야, 핫도그 맛있니?>인데 한번 보고나면 비둘기 시리즈의 재미를 알게된다. 배경 없는 간결한 그림과 부드러운 색채가 돋보이며 말풍선에 담겨진 내용이 아이들의 심리를 대변해 주고 있는듯 하여 웃음이 머금어 진다. 특히 이 책 <비둘기를 늦게 재우지 마세요!>는 잠 안자고 밤새 놀고싶은 아이들의 심리를 재미나게 묘사하고 있다. 밤 늦은 시간 반쯤 감긴 눈으로 하나도 졸립지 않다며 우리의 주인공 비둘기가 등장한다. 밤새 핫도그 파티도 하고싶고, 텔레비전 쇼를 보면 똑똑해진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으로 늦게 자기를 떼쓰는 비둘기... 그러면서 중간중간 하품을 하지만 하나도 졸립지 않다고 펄쩍펄쩍 뛰기까지 한다.^^ 대화를 하자던가, 하늘의 별을 세자던가, 비둘기는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는 얼토당토 않은 학설을 내세워도 안되니 꼬마토끼를 핑계삼기도 한다. 이 장면에서 우리 큰아이는 "어, 이 토끼는 어디서 본 듯한..."하더니 바로 <내 토끼 어딨어?>책을 들고 오니 아마 작가도 그 토끼를 기억해 주기를 바라고 그려넣은건 아닐까? 하지만 우리의 엉뚱 발랄한 비둘기는 결국 커다란 하품과 함께 꿈나라로 들어간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그 옆에서 잠들어 버리는 우리 아이처럼... 그리고 그렇게도 하고싶었던 핫도그 파티를 꿈속에서 토끼인형과 함께 신나게 한다. 아마도 꿈속에서 핫도그 파티를 하면서 텔레비전으로 비둘기 쇼를 보고 토끼와 함께 대화도 하고 하늘의 별도 세면서 잠 안자고 하고싶었던 일들을 모두 하고 있을것이다.
모 윌렘스의 책은 <내 토끼 어딨어?>로 처음 만났는데 칼데콧 아너상을 세번이나 수상한 작가이다. <내 토끼 어딨어?>에서는 사진에 그림을 합성하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 책에서는 배경 없는 간결한 그림이 특징이다. 비둘기 시리즈가 원래 여섯권이 있던데 번역본으로는 네권이 나와있다. <비둘기에게 버스 운전을 맡기지 마세요!>, <강아지가 갖고싶어!>, <비둘기를 늦게 재우지 마세요!> 그리고 이 책 <비둘기야, 핫도그 맛있니?>이다. 처음 아이가 책을 골랐을때는 뭐 이런 책을 하면서 들고 왔는데 읽어주면서 어른인 나도 키득키득 웃게되는 재미난 책이고 아이는 열광적으로 좋아한다. 간결한 그림과 부드러운 색채가 돋보이며 말풍선에 담겨진 내용 하나하나가 모두 아이들의 심리를 재미나게 대변해 주고 있는듯 하다. 그래서인지 작년에도 빌려 보았는데 지난주에 이 책을 보더니 냉큼 집어 오길래 또 보고있다.^^ 길을 가다 우연히 핫도그를 주운 비둘기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핫도그를 혼자 독차지하고 먹기 위하여 내 핫도그임을 강조하는 비둘기와 그 핫도그를 얻어먹기 위한 아기오리의 모습이 집요하다. 맛있게 한 입 먹으려 할때마다 아무것도 모른척 핫도그의 맛이 어떤지 묻는 아기오리의 천진한 표정과 끝까지 혼자 먹으려는 비둘기의 표정 변화가 재미나다. 비둘기는 결국 화가나서 소리를 지르지만 아기오리는 자신은 궁금해서 물었을 뿐이라며 능청을 떤다. 지쳐버린 비둘기가 아기오리에게 "너 나한테 바라는게 뭐니?"라고 질문을 하니 아기오리는 역시나 능청스럽게 "음, 뭐 특별한 건 아니에요."라는 대답... 그리고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다. "냠냠... 케첩을 뿌리면 더 맛있을텐데." 아기오리는 이미 핫도그를 맛있게 먹는 법까지 알고 있는 아주 영특한 오리였다는 반전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