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윌렘스의 책은 <내 토끼 어딨어?>로 처음 만났는데 칼데콧 아너상을 세번이나 수상한 작가이다. <내 토끼 어딨어?>에서는 사진에 그림을 합성하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 책에서는 배경 없는 간결한 그림이 특징이다. 비둘기 시리즈가 원래 여섯권이 있던데 번역본으로는 네권이 나와있다. <비둘기에게 버스 운전을 맡기지 마세요!>, <강아지가 갖고싶어!>, <비둘기를 늦게 재우지 마세요!> 그리고 이 책 <비둘기야, 핫도그 맛있니?>이다. 처음 아이가 책을 골랐을때는 뭐 이런 책을 하면서 들고 왔는데 읽어주면서 어른인 나도 키득키득 웃게되는 재미난 책이고 아이는 열광적으로 좋아한다. 간결한 그림과 부드러운 색채가 돋보이며 말풍선에 담겨진 내용 하나하나가 모두 아이들의 심리를 재미나게 대변해 주고 있는듯 하다. 그래서인지 작년에도 빌려 보았는데 지난주에 이 책을 보더니 냉큼 집어 오길래 또 보고있다.^^ 길을 가다 우연히 핫도그를 주운 비둘기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핫도그를 혼자 독차지하고 먹기 위하여 내 핫도그임을 강조하는 비둘기와 그 핫도그를 얻어먹기 위한 아기오리의 모습이 집요하다. 맛있게 한 입 먹으려 할때마다 아무것도 모른척 핫도그의 맛이 어떤지 묻는 아기오리의 천진한 표정과 끝까지 혼자 먹으려는 비둘기의 표정 변화가 재미나다. 비둘기는 결국 화가나서 소리를 지르지만 아기오리는 자신은 궁금해서 물었을 뿐이라며 능청을 떤다. 지쳐버린 비둘기가 아기오리에게 "너 나한테 바라는게 뭐니?"라고 질문을 하니 아기오리는 역시나 능청스럽게 "음, 뭐 특별한 건 아니에요."라는 대답... 그리고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다. "냠냠... 케첩을 뿌리면 더 맛있을텐데." 아기오리는 이미 핫도그를 맛있게 먹는 법까지 알고 있는 아주 영특한 오리였다는 반전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