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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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많거나 직책이 높아서 항상 바쁜 다른 부모들과 달리 그다지 책임이 막중하지 않은 직책에 있어 이렇게 아이들의 학교 파티를 위해 결근을 할 수 있는 나와 남편의 처지가 새삼 감사했고, 선수급은 아니더라도 일용할 양식을 제 손으로 요리하고 치울 수 있는 우리 실력이 자랑스러웠다.-41쪽

뒤이어 이런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시기가 우리 대에서 끝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자식 대에서는 목욕이란 풍습이 존재했던 호시절을 환상처럼 그리며, 선조들이 참 파렴치하게 지구를 말아 먹었다고 원망할지도 모른다.-50쪽

"내 인생에서 내가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바로 너희들이야. 암만 친한 친구라도 매주 만나지는 못하거든. 그렇게 자주 보는 사람들과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나치기엔 인생이 좀 아깝다고 생각해. 가끔 편안하게 앉아서 대화하는 기회를 가지면 우리가 매주 만나는 시간이 좀 더 즐겁지 않겠어?"-74쪽

아이들 나이가 십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우리 부부는 그나마 쥐고 있던 고삐도 늦추고 느긋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어른이라고 우리가 더 잘하는 것도 없으면서,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들을 과소평가하고 참견하는 일이 낯간지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96쪽

학교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하나씩 배워가는 기쁨을 맛보는 것이 인생에 유익한 일이지, 그 나이에 남보다 조금 더 먼저 안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101쪽

자기 딸이 남의 눈에 여자로 보일 만큼 컸다는 사실을, 그리고 자기 마누라가 남의 눈에 여자로 보이지 않을 만큼 늙었다는 사실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었다.-121쪽

우리 부부는 계속해서 아이들을 믿어주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자 노력했다. 아이들이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내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게끔 말이다. 쉬운 일이 아니었으므로 실수에 실패를 거듭해가면서 우리 어든들도 아이들과 함게 커왔다.-148쪽

물살이 너무 거칠면 조약돌은 휩쓸려 떠내려갈 수밖에 없다. 조약돌이 외치는 소리가 들릴 만큼 잔잔한 물살이라야 강물이 마구잡이로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각성한 많은 이들이 물에서 나와 조약돌로 튼튼히 서기를 자청할 때, 그래서 눈감고 흘러가는 물의 양은 줄고 굳건히 서 있는 조약돌의 수가 많아질 때 강의 물결은 잔잔해질 것이다. 이렇게 강가가 견고하고 물결이 잔잔한 강은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물길을 이루어 남도 파괴하지 않고 스스로도 파괴하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생존으로 가는 법칙'에 따라 흐르는 강이다.-202쪽

자율성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깊이있는 공부와 연구를 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 시스템에서 옆 사람의눈치를 보면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246쪽

나는 사회적으로는 공정하고 정확한 과거 청산을 부르짖는 사람이지만 부부 관계에서는 그러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주관과 감정으로 얽힌 동네지 공정성이나 정확성이 지배하는 동네가 아니기 때문이다. -272쪽

나 같은 보통 사람도 내 인생과 지구의 주인으로 살아갈 자격이 있다는 걸 다른 보통 사람들과 더불어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면 나는, 너는, 우리는 허세의 갑옷을 벗어버리고 편안하고 가볍게 실천하며 살 수 있지 않을까? 너와 나와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2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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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2-01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책 참 재미날 것같네요. 고등어를 금하노라가 이런 내용일줄은 몰랐어요

같은하늘 2010-02-02 01:13   좋아요 0 | URL
음... 괜찮아요. 저도 제목이 왜 그럴까 했는데 책을 보니 이해가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