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네 김장을 했고.. 그리고 우리집 월동준비를 했다.
울 남편한테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그러면 절대로 안한다.. 꼼지락 꼼지락 하면서..
그래서 내가 팔 걷어 붙이고 마트에서 비닐사다가 (3M에서 나오는 투명비닐.. 붙인 후 드라이어로 바람을 쐬어주면 팽팽하니 유리처럼 된다)  재단을 하고 붙이고 바람날려주고...  비록 비뚤비뚤하니 우그러지긴 했어도 바람 한 점이 안들어 온다.. 이정도면 훌륭한거지 뭐..

그리고 지난 주말은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너무 황홀한 시간을 가졌다.
한비야님과의 만남.   메일을 받고는 이거 어찌나 흥분이 되던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책을 말하다에서 비야언니를 만나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찍 하던 흥분이 가라 앉기도 전에 맥주파티라니...

남편과 같이 가려고 했는데 일 때문에 못가서 누구랑 같이 가야 하나 고민했다.
내 친구들은 한비야와 함께 하는 맥주파티인데 갈래?
한비야가 누구냐?
이러이러한 분이지...
관심없다.. 다른애랑 가라..
흑 너무들 해..

그러다 1시간을 남겨두곤 스노드랍님께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다.

솔직히 분명 약속이 있을실텐데 하면서 기대를 반쯤 버리고.... 그런데 와우... 시간이 있다는 소릴 하시는데 어찌나 기쁘던지..
입구에서 혹시 내가 아는 알라디너분이 오실까 싶어 서성이면서 스노드랍님을 기다렸다.

아는 분은 한분도...^^

입장을 하고 테이블에 앉았는데 한 젊은 남자애가 저기 책을 말하다에 오셨었죠... 그러면서 나를 27살로 봤단다.

에헤라.. 이때부턴 난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간게 아닌가 싶다..푸히히.. 그래서 대각선에 그것도 같은 테이블에 앉은 라이카님을 몰라 보고 만 것이었다..   알면 다치긴... 그냥 누구예요 했으면 좋은 시간을 가졌을 텐데..

다음부턴 이러지 말아야지..

주말을 너무 신나고 행복하게 동동떠서 보내서 그랬나 피곤타.. 아 맥주파티 가기전에 결혼식에 가면서 달음박질을 열심히 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2시에 결혼식이 있었는데 집에서 1시반에 나갔다..  그냥 나 혼자 갔으면 제 시간에 도착했을텐데 울 남편때문이다.

동생이 바로 전날 신신당부를 하면서 언니 내일 꼭 일찍와서 사진 찍어야 해요 라고 했는데 ....너무 미안하다.

내 준비 다하고 간다고 하니 그제사 잠깐이면 된다고 씻으러 들어가는 남편님...

지하철 타고 가자.. 한번에 가는데 무슨 차야..  안돼.. 우리 마나님 고생시킬 순 없지.. 베스트 드라이버를 믿으셩..

믿을 사람이 따로 있지.

동부간선도로 타는게 빠르니깐 그거 타자 하는 소리에 교통정보에서 정체란 표지판을 보더니 나 한테 맡겨보셩..  헥헥.. 신호등이란 신호등은 다 걸리는 도로를 선택... 결국은 2시가 넘고 영동대교를 건너 화양사거리 쪽으로 가니 벌써 2시하고 30분... 에라 모르겠다  내려서 그때부터 죽으라고 뛰었다...

신발은 왜 구두를 신은건데... 간만에 셋팅말은 머리는 바람에 광녀가 되고 그래도 사진은 찍어 줘야 한다는 동생의 말이 귓가를 때리면서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그러나 도착을 하니 사진 다 찍고 폐백실로 이동하려고 나오는 중이다..

으헤헥... 이쁘다... 너무 이뻐...헥헥..

자 친구들 여기 한방 찍어 주지... 헥헥.. 간신히 신랑 신부랑 사진 찍었다... 도우미 아줌마의 쿠사리를 먹으면서.. 옷 갈아 입고 시간 촉박한데 빨리 가야해요... 나중에 찍어요 나중에..

폐백실까지 따라가서 옷 갈아 입는데 잔소리 좀 해주고 사진 몇방찍어 주고 있으니 울 남편 도착했다고 전화온다.

식당에서 갈비탕 먹어주시고 내려 오려는데 신부 동생들이랑 부모님께 인사했다.. 다들 한마디..

언니 왜 이렇게 늦게 오셨삼?

집에 오는 길도 동작대교를 타라 했더니 한강대교를 타서 막혔다.

옷 갈아 입고 5시반까지 충정로 가야 하는데... 간신히 갔다.. 바람처럼 날아서...

 

이렇게 적다 보니 지난 주가 무지 힘들었구나 싶다.

그런데 이번주는 월요일 부터 바빠요 바빠다..

내 요즘 이렇게 뜸하게 들어오는 이유는.. 먹고 살기 위해서 임을 알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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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11-14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은 직장 관두시고 더 바쁘시군요....ㅎㅎ

히나 2005-11-14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금같은 토요일날 약속없는 소녀를 우울의 늪에서 건져주신 인터라겐님 ㅎㅎ
'분명 약속이 있으실텐데' <- 그치만 이 말에 감사드려요..
저도 비야 언니 만나서 너무 즐거웠어요 그 눈부신 에너지라니..!!!

2005-11-14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11-14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세실 2005-11-14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먹고 살기 위해서라??? 궁금합니다. 알라딘 생활백서 준수하세욧.....

인터라겐 2005-11-1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노력하고 있어요,.,,으어엉...
물만두님.. 이해해 주시는거죠? 감사^^
속삭여주신 루님.. 무지 행복했어요...
스노드랍님.. 그나 저나 옷은 어디서 그렇게 멋진 것만 사신데요,. 아무래도 쇼핑할때 곁눈질 좀 해야 겠어요..
날개님.. 놀면 시간이 더 많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그렇지도 않네요^^

줄리 2005-11-15 0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으르게 보낸 저랑 굉장히 대비되는 알찬 주말을 보내셨군요.. 이뿐데다 바지런하시기까지 한 인터라겐님한테 마구 질투나려고 하는중임^^

울보 2005-11-15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직장안나가신다고 하더니 더바쁘시네요,,

부리 2005-11-15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인터라겐님도 거기 다녀오셨군요!!!! 재밌었죠?

인터라겐 2005-11-15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넵.. 너무 행복했어요...
울보님.. 여기 저기 불려 다녀요..흐흐 언니가 어디간다고 애 봐달라고 하고 엄마네 뭐 한다고 집보라고 하고... 귀찮아 죽겠어요..
줄리님.. 에고.. 저 하나도 바지런하지 않아요.. 얼마나 귀찮아하는데요..
새벽벽을 보며님.. 그러게요.. 지금 후회하고 있는 중이예요.. 너무 안타까웠어요.. 헤어지고 버스를 탔는데 생각이 난거 있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