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큰조카 생일이다.. 우리집은 음력으로 생일을 보내지만 아이들은 원래 다 양력으로 생일을 치루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 조카 생일은 학교 개교기념일. 그래서 어차피 못할꺼 음력생일을 고수한다.

그런데 비상이 걸렸다.. 오늘은 학교 재량휴업일...

그리하여 조카가 정성껏 쓴 카드를 친구들에게 주었지만 미안한데 토요일엔 우리 가족 여행간다며 참석을 못한다고 통보를 해온것이다.

어제 저녁 이 여린녀석이 책상밑에 숨어 들어가서 울고 있다.

왜 우냐고 하니 너무 속상하다고.. 1학년 생일파티땐 친한애가 별로 없어서 몇명 안왔고 2학년때는 엄마가 아파서 생일파티를 못했는데 이번에도 친구들이 못온다고 했다고..

몇명한테 카드를 줬니?

6명

친구들이 많이 오는게 좋았다면  더 많이 써서 친구들에게 나눠주지 그랬어

난 선물같은건 안바래.. 그냥 와서 재밌게 놀면 되는데 애들이 나 싫어해..

난감모드~

언니가 부랴 부랴 녹색어머니회 명단을 펼쳐 놓고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6명 확정!!!!!

요가도 빼먹고 언니랑 풍선불어서 꽃장식하고 .....  아이를 키우는 집엔 별게 다 있어야 한다는걸 새삼 느꼈다.   낚시줄도 나오고 풍성도 딥따 많고...

혜민이 생일 ♡  한 글자씩 써서 낚시줄에 걸어 놓고 풍선을 매달고 그 위엔 주렁 주렁 띠 테이프를 두르고... 요란한 생일 잔치 준비를 끝냈다.

천정에도 풍선이 달라 붙고 방을 빙빙돌아가면서 풍선이.. 아 어지러워.. 풍선에 바람 넣는 기계가 고장나서 그걸 다 입으로 불었다..

오늘 12시 파티가 시작된단다..  부디 재미나게 끝나길..

 

 

 

언제부터일까?  아이들 생일파티를 열어주는게 관례가 된게..  생일파티의 음식은 별다른게 없다. 떡볶이 피자 치킨 과자.. 뭐 이런 종류의 음식을 늘어놓고 아이들이 먹고 마시고 나면 아이들끼리 놀다가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노래하고 선물교환하고 이러면 끝나는 거다.

이런거 무자게 싫어하는 나는 도통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언니 말이 이런걸 안해주면 아이들 세계에서 왕따를 당한단다.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지 못하는 아이가 되고.. 결국은 친구들 사이에서 잰 좀 그래...이렇게 찍힌다는..

자식을 키운다는게 이렇게 힘들어 진다니..  옛날 엄마들이 우리들을 키울때 이런 관례가 있었다면 뭐라고 하셨을까??

자식을 키움에 있어 남과 다르게 소신껏 키운다는건 물건너 간 먼 얘기란 언니의 말이 참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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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10-22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끼리 노래방도 가요? 뜨아. -.-;;

비로그인 2005-10-22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나게는 안해도 따라가는 것만도 버거운 현실. 아으.... 앞날이 캄캄합니다. 띠용~

날개 2005-10-22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효주는 생일잔치 열어주는거 싫다고 하더라구요.. 누군 초대하고, 누군 초대안하고 하는게 싫다나요~
근데, 성재는 벌써부터(생일은 12월~) 생일 잔치 해달라고 졸졸 따라다니며 조릅니다..ㅡ.ㅡ 얼마전 맥도날드로 초대받아간 생일잔치가 재미있었나봐요.. 에휴우~

물만두 2005-10-22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세실 2005-10-2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 많은 풍선을 입으로 불었다고요? 입이 얼얼하셨겠어요~ 얼굴살 빠진다던데~
보림이 1학년때 집에서 하고는 뒷처리가 넘 힘들어서 밖에서 하고 있어요~
주로 실내놀이터에서 한답니다.
보림이랑 같은 3학년 조카 혜민이의 생일 축하드려요~~~~

미설 2005-10-22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 생일 축하해요. 모쪼록 즐거운 파티였기를 바랍니다. 그나저나 인터라겐님도 덩달아 수고하셨네요..

panda78 2005-10-22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아이 키우는 건 힘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