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엄니.. 아직 시골에 계신다... 아마 오늘쯤 올라오시겠지... 퇴근하고 바로 집으로 올라가니 7시 20분.. 평소 내가 집에 올라가는 시간은 8시 40분정도.. 그러니깐 항상 퇴근길에 언니네로 엄마네로 들렸다 가는게 일상이다.. 그런데 집에 아무도 없을땐 혼자 있는 까미가 불쌍도 하고 요즘 동네에 뉘집에 도둑이 들어서 싹 쓸어갔다는 등.. 흉한 소문이 나길래 부랴 부랴 집으로 간거다..  예전에 우리집에도 도둑이 들었었고 이후 집이 비면 무진장 스트레스 받는다.

당시 도둑넘은  시엄니 성당에 교무금내려고 새돈으로 준비한거 싹 털어가고 예물시계 남편것 털어가고... 하다 못해 미니전화기 까지 들어갔다.. 분명 고등학생정도의 소행으로 보이는데 기분이 참 드러웠던 기억만 난다.. 신발신고 여기 저기 다녀서 온통 난장판을 해놓고 유리도 깨놓고 옷장이며 어디건 다 뒤집어 놓고...  뭐 물건 잃어 버린건 하나도 아깝지 않았는데 길가다 그 녀석들이 나를 보면 (분명 집에 사진이 걸려 있으니 기억하지 않을까 싶어서..) 저 여자 집 디게 드럽게 하고 사네 뭐 이런식의 얘길 할까봐이다.

암튼 그게 벌써 5년전의 일이고 그때 우리나라 경찰들의 한심해 보이는 조사에 실망하곤 보험을 들었다....

경찰: 뭘 잊어 버린거 있으세요?

나 : 시계랑 현금이랑... 값나가는건 없어요..

경찰 : 방학이니 아이들 소행같은데 이런경우 못 잡거든요.. 그냥 청소하시고 문단속이나 잘하세요. 그리고 이거 신고가 들어왔으니 저희가 보고서 올려야 하는데요 한장만 작성해 주실래요.. 대충 쓰시면 됩니다.

내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경찰에 대한 환상을 너무 키웠구나 반성 무지하게 했었다.

집을 잘 비우지 못하는게 이런 것들로 인해 생긴 병이다.

앗 그런데 이런 또 삼천포다.. 이 얘길 하려고 했던거 아닌데...

늘 엄마네나 언니네서 저녁을 해결하곤 했는데 어젠 바로 집에 가니 밥이 없다.. 밥순이 내가 밥을 안먹으면 죽는데.. 해먹으려니 귀찮고... 라면이나 먹자...

그런데 아무 생각없이 끓이고 보니 라면이 많다... 왜 이리 많냐.. 그때 눈에 들어오는건.... 라면봉지 2개.. 습관적으로 2개를 끓인거였다..

까지껏 이거 못먹겠어 하면서 금순이를 보면서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먹어도 먹어도 줄지를 않는다.. 그래도 세상에 이것도 못먹고 죽어가는 아이들이 몇인데 음식을 남겨 이러면서 먹었다..

결국은.. 체했다.

요가도 안가고 (갈수도 있었는데 잔뜩 먹었겠다.. 갑자기 비도 내리겠다.. 귀찮아서...)  힘들다는 이유로 먹자 마자 누워버린게 탈이었던것이다..

뜨거운물 받아서 발담그고 약먹고....쌩쑈를 하다가 결국 밤늦게 손따고 돌달궈서 수건에 둘둘 말은 다음 배에다 대고 있으니 꼬였던 장이 풀어지나 속이 편해진다...

흑흑 이젠 음식아깝다고 먹나 봐라.... 정말 음식앞에선 왜 이리 미련을 떠는것인지... 알 수가 없다..

체했던 음식은 안먹고 싶어진다는데 난 지금 어제 남아서 버린 라면 국물이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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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개 2005-08-09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체하면 고생인데 이제 괜찮으세요? 과감하게 젓가락을 놓는 거, 그게 참 어렵죠 ^^ 저도 꼭 과식을 하게 되더라고요.

물만두 2005-08-09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마늘빵 2005-08-09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배불러도 음식 남으면 다 먹어요... 그러고는 맨날 배터진다고 난리치죠. 바보.

icaru 2005-08-0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때는 잔반처리반이라는 별명이...
아무튼...어린좀도둑이야기에다가... 라면 두 개 끓여 먹고 체한 이야기...
한 번에 두 이야기를 하시는 님의 재주란 참~^^

인터라겐 2005-08-09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이게 무신 재주라고 ... 암튼 칭찬은 행복해요 ^^ 저두 잔반처리반소리 들었던적이 있지요.. 끝까지 먹는 스탈이라서요...
아프락사스님.. 먹는거 가지고 이러면 바보 소릴 듣는데 쉽게 안고쳐져요..
물만두님.. 차 미련맞지요?
검정개님.. 이제 속이 좋아졌어요... 배아플땐 돌달궈서 배에 대고 있는게 효과적이랍니다..제겐요..

플레져 2005-08-09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배 아플 땐 핫팩해요. 그거만큼 좋은 게 없죠 ^^
지금 괜찮아지셨다니 다행이에요. 저는 라면만 먹으면 탈 나는 허술한 위장을 갖고 있어서, 반 개씩 끓여먹어요. 것두 빈속에 먹으면 바로 죽음이죠. 우리의 위장은 왜이렇게 연약하고 민감할까요? 흑...

날개 2005-08-09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우리 인터라겐님 고생하셨네~ 저녁 먹을때도 조심하셔요..!

비로그인 2005-08-09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음식을 남기면 나중에 지옥가서 몇만배로 커진 그 음식찌꺼기에 깔려죽는다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못먹는 건 여전히 못먹습니다. 체할 확률 100%니까요...ㅠ.ㅠ

panda78 2005-08-09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사탕님 말씀보다 더 끔찍한 얘기도 들어봤어요. 생전에 자기가 남긴 음식 한데 섞어서 다 먹어야 된다고.. - _ - ;;
그래도 남길 땐 남겨야 합니다! 잔반처리반 경력이 길어질 수록 몸만 상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