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얘기 했었는데 울 남편은 경제개념이 없다... 그냥 용돈 받아서 쓰면 끝....

결혼 7년째 인데 자기가 얼마 벌어다 주었고 얼마를 저금했고 얼마를 썼는지 도통 관심이 없는 남자다.. 으레 니가 알아서 잘 하겠지뭐... 이러면 끝인...

그런데 요즘 자극을 받아서 그런것인지 주식을 좀 해보겠다고 한다.. 내가 좀 고지식해서 그런가 주식하는거 안좋아 한다.. 시작한 사람들이 이거 정말 할 짓이 못된다고.. 욕심이 끝을 보려구 하니 절대 시작하지 말라고 그런 소릴 많이 들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남편에게 절대로 얼마 이상은 안한다는 약속과 다짐을 받아내고 나서 해보라구 했다.

처음에 내게 어디 주식 얼마큼 샀으니 눈여겨 봐봐 그렇게 전화를 했는데 내가 워낙에 뭐 하나에 신경쓰기 시작하면 피곤해 하는 스탈인지라 어느 순간부턴 말을 안한다..

나도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차라리 말을 하지 말아 달라구 주문을 했다.. 등락폭을 보면서 따면 계산기 두드리며 좋아라 하다 손해 난다 싶으면 안달복달을 하니 남편도 피곤할 것이다..

그런데 어제 전화가 왔다.. 니 통장으로 3만원 넣었으니 맛있는거 사먹어...

뭔데?

응 어디서 좀 생겼어..

회사에서 보너스 나온거야?  (순진하긴 보너스가 몇만원 나올까...)

아니 그냥 쓰라니깐 묻지 말고...

나의 집요함을 견디긴 힘들고 역시 울남편도 말하고 싶어 죽겠다는 목소리다..  살살 꼬시면서 자갸 말해봐바 안뺏을께...

응 주식 팔았는데 접때 손해 본거 만회하고 수수료 빼고 남은거라 3등분했어.

참 치사하다.. 그럼 뭐야 나랑 어머니랑 자기랑 이렇게 3등분 했다는 소리야?  어쩜...

갑자기 놀란 울 남편... 아니야.. 내가 말하는 3등분은 너랑 어머니랑 장모님인데.... 나는 아니야 정말로..

저 당황하는 목소리 봐라...

왜 남자는 처가집을 안챙기냐구.... 그러더니 오늘 아침 3만원을 준다.. 장모님 맛있는거 사다 드리던지 용돈하시라구 드리라구...

꽤씸하지만 이번만 용서해 준다고 하면서 받았다...

퇴근길에 오마이 치킨이나 사갈까... 울 엄마 오마이 치킨이 맛있다고 하시던데.. 접때 신발 뺏어 신은 것도 있으니 용돈하시라구 해야겠다.

갑자기 주식 하지 말라고 그랬으면서 돈을 땄다고 하니깐 기분이 좋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날개 2005-07-08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멋~! 착한 낭군님이시군요...^^

파란여우 2005-07-08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속이나 다짐을 믿으시는군요...
전 님의 빨랫집게 사주겠다는 약속을 믿을꺼에요!!^^

물만두 2005-07-08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이여~~~~~

세실 2005-07-0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신랑분 넘넘 착하구 순진하세용~ 인터라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보여요~
부러워잉...

비로그인 2005-07-08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주식은 말리시는 게 좋을텐데요 ㅠ.ㅠ

로드무비 2005-07-08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신랑 너무 좋아요.
끽 소리 말고 잘해주세요.ㅎㅎㅎ
(어련히 알아서 하실까봐.^^;;)

부리 2005-07-09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모님도 진작부터 챙겼다면 좋겠지만, 사실 3등분도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거예요. 너그러이 이해하세요. 남편께선 굉장히 칭찬받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은데...

인터라겐 2005-07-09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그러게요.. 진작 챙겼으면 제가 엎드려서 절했을꺼예요...
로드무비님...전 맨날 잔소리해요.. 좋은건 아는데 그래도 풀어주면 안돼잖아요...ㅎㅎ
별사탕님.. 제가 돈 다 말아먹으면 이혼할꺼라구 큰소리 쳤어요.. 그럼 울 남편 쪽박신세되는걸 알기에 크게 벌리지는 않을것 같아요.. 저도 안하면 좋겠는데 너무 하고 싶어하니 경험삼아 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더라구요..

새벽별을 보며님.. 아직 유아기를 못벗어 났어요.. 조카들이 키스틱먹는거 보곤 자기도 마트가서 언른 집어 넣은 사람이랍니다...
세실님.. 왜 제 눈엔 안보일까요? ㅎㅎ
물만두님.. 저두 돈이 좋아요..

파란여우님.. 옙... 집들이 선물로 빨래집게 찜이요...
날개님.. 스스로 착하다고 착각속에 살고 있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