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혜경님에게 내맘대로 이어받아서...삼십대의 내가 이십대보다 아름다운 이유 몇 가지.....
오늘은 서른 두 살, 내 생일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아니나다를까, 어머님이 끓여두신 개운한 미역국 냄새가 솔솔 풍기고....
출근하러 나서는 내게 봉투를 하나 내미신다.
"돈벌러다니느라 고생항께 이걸로 맛있는 것도 사먹고 그래라...."
순간, 가슴 한 구석에서 뭔가가 녹아내리더니만.....출근하는 내내 온마음이 흠뻑, 젖어든다.
삼십대의 내가 이십대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아마 나를 이루는 이 사람들...가족,에 있을 것이다.
내가 이뤘다고는 차마 못하겠다.
어쩌다, 운이 좋아서 이 구성원의 한사람으로 '이루어진'게지.
다정다감하진 않아도, 정말 다른 속내 없이 며느리 아닌 딸인냥 데리고 살아주시는 시부모님,
그 두 분 덕분에 나는 시간을 더디 산다.
얼굴에 분 한번 더 칠하고, 책 한자 더 읽어내며 나를 가꿀 여유를 벌어,
혹여 내가 나이보다 어려뵌다면 그건 두 분 덕택이다.
내 의사를 존중하며 항상 내 장점만 봐주는 남편 덕에 나는 당당해지고,
깜찍한 딸아이를 따라잡느라 명민해지며,
더디 자라지만 너무나 귀여운 아들래미 덕에 나는 한없이 자애로와진다.
그래서, 삼십대의 나는 이십대보다 더 아름답다.
지금도 계속, 아름다워지고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