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할로윈이었습니다. 한국에서야 '무슨 남의 나라 축제에' 하면서 시큰둥했으나 여기 있다보
니 하도 떠들석한 것이 좀 궁금해지더군요. 제가 사는 곳에서 도보로 30~40분 -차로 7~8분- 떨어
진 곳의 거리에서 해마다 할로윈 행사를 한다기에 일찍 저녁을 먹고 애들과 6시 30분쯤 나가보았
습니다. 하지만 해 진 거리는 위험해서 도보가 아니라 차로 갔지요. 주차할 자리가 없다는 얘기는
이미 들어서 멀찍한 곳에 주차하고 -축제날이니 이 날은 행사장 주위는 걸어다녀도 좀 안전하니까
요- 제대로 된 의상이 없는 아들은 짐보리에서 10불 정도에 파는 나비 날개를 하나 어깨에 걸고,
딸은 누가 준 벨의 공주 의상-미녀와 야수에 나오는-을 입고 갔습니다. 거리에는 슈퍼맨이나 해적,
호박, 마녀분장을 한 아이들과 10대들로 떠들석했고, 때로는 보호자들도 그런 의상을 입고 온 사람
도 있었습니다. 그 거리의 양쪽에 있는 가정 집들에서 해마다 할로윈에 사탕류를 준다는군요. 우리
아이들도 오로지 한마디 영어 'trick or treat'를 외워서는 할로윈 장식 -유령, 거미, 거미줄등-을 한
여러 집들의 문앞에 선 주인에게 가서 -사탕을 받으려는 아이들이 많아서 10명이상으로 된 긴 줄
을 서야했습니다- 그 한마디를 외치고는 사탕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이야 사탕을 받으니 좋아하지
요. 뭔지도 모르면서.
그러나 그렇게 한시간 동안 받은 사탕은 20개정도 였습니다. 줄을 서야했고 집집마다 하나씩만 주
었으니까요. 그 많은 애들을 줘야하는데 하나 이상 어찌 줄 수가 있겠어요? 아이들은 뭔지도 모르
지만 어쨌건 사탕과 초컬릿을 얻는다는 사실에 행복해했고 저는 외국의 축제를 구경해보니 좀 색
다르더군요. 하지만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해가 져야 한다는데 해는 6시경이면 집니다-
8시경이 되니 대부분의 가정집들의 주인들이 이제 들어가더군요. 할로윈보다는 크리스마스가 좀
더 기대되는데요? 물론 사탕을 주거나 하지는 않지만 크리스마스에는 도심에 나가면 좀 더 시끌벅
적한게 기분이 더 날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모든 가게들에서 크리스마스 용품을 팔고 있고, 준비
하고 있으니까요. 아 참, 할로윈의 유래는 잘 모르겠지만 이들은 또 이 날 'Happy Halloween'이라
고 인사를 주고 받더군요. 그리고 또 하나, 쇼핑백같은데 사탕을 받아도 되냐는 제 물음에 글쎄, 그
런 애는 못봤는데 하고 누가 대답해서 저는 할로윈백 -호박모양- 을 사러 도심에 나갔습니다. 딸이
유치원에 간 새 아들과 함께 말이죠. 다 팔리고 해서 겨우 모양이 다른 2개를 사고는 애들이 싸우
지 않을까 -애들은 모양이 다르면 한가지를 가지고 서로 갖겠다고 싸우는 법이지요- 고심하면서
지친 몸을 이끌고 왔는데 그냥 사이좋게 하나씩 나눠갖더라고요. 자그마치 3시간이나 같은 모양으
로 사러 돌아다녔는데 말예요. 허무했으나 다행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