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나: '요즘 총맞아 죽은 사건을 보니 그렇게 싫어하는 명바기가 집권한다 하더라도 한국이 그리워요'

아줌마1: '왜 이명박이 싫은데요?'

나: '다 싫어요. 이른 나이에 출세해서 그런지 너무 교만하고, 돈만 밝히는 것 같고, 여기 저기서 터져나오는 추문을 보세요. 임대소득 축소신고에 자녀 위장취업, BBK 사건만 해도 관계없다, 명함도 모른다고 하더니 명함이 나오고...'

아줌마1: '그럼 누구를 지지하시는데요?'

나: '마땅히 없어요'

아줌마1: '그래도 나라꼴을 보니 지금 도덕성을 찾을 때가 아닌것 같아요. 그리고 정동영은 되면 통일하자고 난리칠 것 같아서 싫어요'

아줌마2: '정동영? 에이, 그 사람은 전라도 사람이잖아!'

아줌마1: '에엥? 그 사람이 전라도 사람이었어요?'

 

할 말이 없네요. 제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소통의 부재이죠. 지금 살고 있는 곳에

아는 한국인 겨우 8집, 그나마 2집은 전에 말씀드렸듯이 우리 애를 따돌리고 때리고 해서 안 만나

고 있고, 나머지 2집은 엄마가 바빠서 못 만나고, 4집과 연락하고 애들 놀이모임하며 지내고 있는

데 분위기 짐작 가시나요? 한국에서도 제가 만나는 친구나 애 친구 엄마는 아마 8명정도였을 것입

니다. 하지만 그 8명은 나와 잘 맞는 8명이었고 만나면 즐거운 8명이었고 자주 만나고 싶은 8명이

었지만, 여기서는 전체집합이 8명이라, 그나마 4명은 만나지도 않고 겨우 4명이라, 싫어도 만나고

부딪치고 그러네요. 여기 온 지 8개월, 세상사에 염증이 납니다. 6개월만 버티면 다시 잠깐 한국에

가는군요. 하지만 또다시 와야하고... 제가 성격이 나쁘고 까칠해서인지 정말 짜증이 나네요. 남들

은 잘도 무던히 있는구만... 아줌마1은 전에 언급한 그 MBA의 부인인데, 세상사람 다 똑같다고,

자기에게 잘해주면 좋아하기 마련이라면서 유치원의 흑인 담임 선생에게 매주 간식을 가져다 줍니

다. 홍삼차세트, 쿠키, 그 반 애들 간식, 심지어 땡스기빙때는 11시 30분에 귀가인데 한국 식당에서

갈비 도시락세트를 2인분 주문해서 담임 먹으라고 가져다주더군요. 먼저 의사타진했더니 너무 좋

아하더라나요? 제 생각으론 그날은 다 일찍 끝나는데 그 밥 먹자고 그럼 그 선생은 늦게 가나? 웃

기네? 싶었는데 뭐 그건 그 사람들 사정이겠지요. 여하간 제 자식 잘봐달라고 무한정 금품(?)을 살

포하는 그 엄마는 같은 놀이모임 엄마가 아기를 낳아서 선물이나 같이 사서 줄까 하는 제 말에는

자기는 그 엄마랑 잘 안 친하니 안 사주겠다고, 저보고 혼자 사라고 하더군요. 물론 그 MBA의 부

인은 이 놀이모임에 낀 지 2달이니 그리 친하지는 않지요.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볼 사이고, 그 사

람의 경제력에 비해서 20~30불의 선물은 거의 껌값 수준인데,-말씀드렸죠? 한 달에 애 유치원비

빼고 생활비가 한국에서 670만원 송금된다고. 렌트비와 세금이 200만원정도 나가기는 하겠지만

요- 담임과 반 아이들에게는 걸핏하면 뭘 사다주면서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이웃의 아기 탄생에는

이렇게 반응하네요. 일주일에 한 번 돌아가면서 서로의 집에서 놀이모임을 하는데 보통 과자나 뭐

간단한 걸 사가지고 방문합니다.그런데 이 돈이 넘치는 MBA의 부인은 단 한번도 뭘 사가지고 가

는 법이 없습니다. 남들이 사오는 걸 못 보나봐요. 눈치도 없는지, 상황 파악도 못하는지, 아니면

건망증이 너무 심해 받고 자기는 해야한다는 것을 잊는지...

아~ 한국에서라면 정말 얼굴 안 보고 살 사람들을 여기서 이웃이 없다는 이유로, 애가 놀 친구가

없어 심심해한다는 이유로 매일같이 만나서 부대끼자니 돌아버릴 지경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문제

인가봐요. 남들은 잘도 있는데 말입니다. 저는 아마도 격리되어야 할 인종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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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1-24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군요...대한민국 건국이래 도덕성을 모토로 정권을 창출한 정부나 정당은 없었는데요..??? ㅋㅋㅋ

미즈행복 2007-11-24 11:50   좋아요 0 | URL
저 아줌마1은 대단히 죄송한 말씀이나 좀 상황파악이 여러모로 안되시는 분 같더라고요. 모든 문제에 있어서요. 생각나는대로 말하고 모르는 일에 질문하는 태도는 좋으나 질문이 영 뜬금없고...
대화가 통하는, 뜻이 맞는 사람들을 좀 만나고 싶어요.

뒹굴이 2007-11-2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으흠.. 명바기의 지지율은 우리도 상당히 의문스럽다. 도대체 나이든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세상을 사는 걸까 의아한데, 의외로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세상 물정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더라고. 아닌게 아니라 울남편도 요즘 저녁 때 집에만 오면 인터넷 신문 보는게 아주 중독 수준이다. 쯥.. 암튼 이번 대선은 참 재미없어, 그치?

우리는 이번에 그래도 용케 선거 날 한국에 있게 돼서 투표를 할 수 있게 되긴 했다. 별로 신명은 안 나지만 그래도 기권은 말아야지. 후훗.

심심하면 인터넷에서 노는 것도 추천하마. 인터넷에서 놀다 보면 나랑 코드가 맞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잖니. 난 요즘 DC에서 주로 노는데, 거긴 과도하게 희한한 사람들이 많아서 너한테는 비추다. 암튼 뭐,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으려니 하고, 걍 넘겨 버려. 어지간한 포털 같은 데 해외생활 하는 사람들 모이는 게시판도 좀 재밌지 않아? 난 가끔 구경만 하는데 말야.

암튼 난 다음 달 10일 쯤 들어갔다가 1월 1일에 다시 돌아올 예정. 비행기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로구나... 여기 로그인이 되면 방명록에 글 남겼음 좋겠는데 왜 이렇게 로그인이 안 된다니... 짜증... 암튼 나중에 또 봐~

미즈행복 2007-11-25 02:18   좋아요 0 | URL
왜 다시 돌아가? 하려던 것은 어쩌고? 메일로 알려주던가 하렴.
그리고 저 문제의 아줌마1은 우준이와 그 사람 딸이 일주일에 한번 어디 수업가는데 그 날짜와 시간이 겹쳐서 자그마치 1시간 30분간 보면서 수다를 떨고(?)있어.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어. 그 외에도 일주일에 한 번 하는 놀이모임에서도 만나고. 지현이와 그 집 아들이 같은 유치원에 다녀서 매일 오후 데리러 가면 또 만나게 되고. 만날때마다 짜증나는 소리만 해서 돌아버리겠어. 돈이 넘쳐나면서도 여기 렌트한 집에서 나갈때 자기가 더럽힌 것을 다 청소하던가 돈을 물게 되어 있는데 -카펫 오염. 벽의 낙서 등- 자기는 한국 가니까 돈 안낼거라고. 지들이 어쩌겠냐고 해. 나중에 메일로 돈이 청구되니까 떼어먹어도 된다는거야. 하여간 발언마다 다 거의 핵폭탄급 발언이라 영~ 짜증이다. 일반인의 상식이 없는 사람같아.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는 300달러짜리를 사놓으면서도 말야.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건 나도 아는데 문제는 계속 이런 이상한 얘기를 나한테 늘어놓고 그걸 안 들을 수도 없고, 무식이 넘치는데, 보기 싫은데 봐야한다는거지. 내가 까칠해서 그런가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넘기기가 안되네. 뭐 저런 인종이 다 있어? 하는 짜증만 나니까 말야.하여간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여기 와서 너무 단기간에 다 만나게 되니까 돌아버리겠다. 별의 별 사람들을 -내 기준으로 납득이 안가는- 여기서 다 만나니까 말야. 여태까지 내가 살던 세계와 너무 달라서 혼란이 심하다.

마법천자문 2007-11-25 0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예 한국인들은 일부러 피하고 미국인 친구들을 사귀는 건 어떨까요?

미즈행복 2007-11-26 00:26   좋아요 0 | URL
그러고픈 마음 간절한데 영어가 딸리고, 미국 친구도 사귈 일이 없어요. 유치원 엄마들은 누군지 잘 모르고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고 할 때 마주칠 일 밖에 없는데 그나마 시간이 다 다르니까요- 동네에서도 별로 없어요. 아파트에는 학생들이 많고 그러니까요. 친구를 사귀려면 제 둘째도 유치원에 가서 제가 시간이 남아서 하다못해 ELS 라도 등록하던가 한다거나, 제 딸이 미국 친구랑 놀이모임을 해서 그 엄마랑 친해진다거나 하는 경우밖엔 없는데, 제 딸도 이제 겨우 유치원 간 지 두 달 남짓이라 영어 못하거든요.

마태우스 2007-11-26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의 숫자가 적을수록 갈등이 더 첨예화되지요... 역시 알라딘서 노는 게 최고 같다는.... 한국에서라면 670 아줌마랑 놀 필요가 없겠지요...

미즈행복 2007-11-27 02:32   좋아요 0 | URL
근데 알라딘은 동시에 쌍방향 의사소통은 안되잖아요.
마태님이랑 놀아야하는데 너무 바쁘셔서 흑흑...
 

시카고대학은 시카고의 남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가 시카고에 간다고 하자 시카고에 출장을 

자주 다녔던 친구 하나가 말했죠. 남부만 안가면 돼! 하지만 학교가 남부에 있어 남부에 안 갈 수가

없죠. 록펠러가 이 대학을 세웠을 때야 여기가 좋은 동네였는지 몰라도 지금은 시카고 대학이 없으

면 바로 우범지대가 되는 그런 곳입니다. 시카고 대학은 학교를 이전하겠다고 했으나 시카고 시장

이 극구 말려서 경찰력을 많이 배치하고 해서 그냥 이곳에 있다고 하네요. -대학 덕분에 그래도 주

거지가 형성되어 있는데 대학이 이전하고 나면 바로 갱들의 소굴이 되고 맙니다. 대학에서 조금만

벗어난 곳은 다 갱들의 소굴이예요. 남서쪽으로 가 본 사람이 말하는데 경찰도 차선 무시하고 신호

무시하고 중앙으로 무조건 달리라고 한대요. 길 가로 다니거나 신호 지킨다고 정차했다가는 바로

차가 깨지고 사람도 다치는 곳이지요- 허나 그런다고 열 경찰이 한 도둑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

 

학교는 59가에 위치하고 있고 미국 사람들은 47에서 63가 정도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하는데 -횡단

했을 때 차로 15~20분 정도의 거리- 엊그제 새벽 1시경 공부를 마치고 학교 셔틀버스를 타고 귀가

하던, 12월 7일에 박사 졸업하는 한 흑인 학생이 총맞아 즉사했습니다. 그 하루인지, 이틀인지 전

에는 이 동네에서 제일 중심부인 55가 -여긴 슈퍼와 제과점, 장난감 가게, 우체국등이 모여있습니

다- 에서도 역시 심야에 총상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2건이나 있었고요. 제가 이 곳에 3월 말에 와서

한국 엄마들을 5월부터 알게 되었는데 그때도 엄마들이 얘기해주더군요. 53가의 식당에서 강도가

들어 밥먹던 손님이 죽은 얘기, 길가던 미친놈이 총 쏴서 집 안에서 TV보고 있던 할머니가 유리를

관통한 총 맞고 죽은 얘기, 55가 슈퍼에서 강도당한 사람 얘기, 또 오후 5시에 강간당한 여자 얘

기... -겨울엔 3시 30분이면 해가 집니다. 여긴 학교덕에 주거지이지만 그래도 한국에 비하면 인적

은 거의 없죠. 그리고 마치 시골처럼 가로등도 어둡고 해서 해지면 미등이 아니라 상향등까지 켜고

운전합니다. 한국같으면 시골읍내도 그렇진 않을것 같은데 말이죠. 읍을 안가봐서 잘은 모르겠지

만 어쨌건 서울시내에서 그렇게 해 놓은 곳은 후미진 동네의 골목길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처음엔

그 얘기 듣고 너무 무서웠는데 며칠 지나니 잊혀지더군요. 그런데 잊을만하면 이렇게 또 사고가 나

네요. 그렇다고 아예 안 나갈수도 없고, 모든게 운이려니 생각하자니 그래도 무섭고... 당장 몇 안

되는 한국 친구 집에 놀러가려해도 최소 5분은 걸어야 하는 거리에 주차하면, 놀다 집에 가려고 나

오면 벌써 해는 져 있는 것 아닙니까? 여기는 다 길가에 주차해서 -한국이야 아파트들이 다 새 건

물이나 이 동네는 새 아파트라는 것이 30년 된 것이고, 지금 제가 거주하는 아파트는 80년 된 건물

이죠. 그러니 주차공간이 협소하고 다 갓길에 주차해요. 위법이 아니고요. 그러나 주차 할 수 있는

갓길과 아닌 곳의 구분이 다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이 곳 사람들은 일렬주차 장난 아니게 잘해요.

불과 앞뒤로 10cm밖에 여유가 없어도 다 능숙하게 주차하더라고요. 마치 서커스를 보듯 저는 눈

이 휘둥그레져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요- 집 바로 앞에는 주차 공간이 없을 확률이 높죠. 얼마간은

걸어가야 주차를 할 테니까요. 사건의 여파로 다른 한국 아저씨들은 당분간이라도 집에 일찍 온다

네요. 해 질 무렵이나 6~7시에는요. 늦게 공부 시작해 바쁜 제 신랑은 여전히 셔틀버스를 타고 새

벽 2시에 귀가합니다. 물론 셔틀버스는 저희 아파트 길 건너에서 바로 정차하지요. 1분거리도 안되

긴 하죠. 하지만...

 

요즘 각종 랭킹에 높은 순위를 자랑하는 이 학교는 아마도 무시무시한 범죄덕에 랭킹이 좀 떨어지

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아마도 내년엔 다른 학교로 옮길것 같은데 제발 그때까지 무사하길, 옮기

는 곳은 안전한 곳이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어이구, 오금저려~  아, 안전한 한국이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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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7-11-21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카고가 좀 겁나는 곳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요즘 위험한 곳이 따로있나 싶기도 하답니다. 제 동생 말로는 뉴욬보다 시카고가 더 겁나더라는...저는 한국으로 돌아온지 이제 4년째인데, 안전문제를 제1순위로 놓고 위험하다는 곳은 싹싹 피해다녔더니 지금 생각하면 좀 후회될 때도 있답니다.

미즈행복 2007-11-21 22:07   좋아요 0 | URL
후회라뇨!!!
살아 돌아옴에(?) 감사하셔야죠. 저처럼 오후 5시에 강도와 강간이 일어나는 곳에 사신다면 그런 말씀은 못하실거예요. 흑흑...
한국은 안전하잖아요. 물론 가끔 살인마도 있고 하지만 오후 5시에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고, 죽는 일은 사실 드물잖아요. 여긴 툭하면 죽어요. 죽지 않아도 총기사고가 2주 전에도 2건이나 주거지에서 일어났고요. 불도 어찌나 자주 나는지 하루에도 2~3번은 싸이렌 소리를 듣고 살고요. 낮밤을 가리지 않고 싸이렌 소리가 나죠. 아니, 불난게 아니라 응급출동인가?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싸이렌 소리도 너무 흔해요. 역시 한국이 최고예요.

Mephistopheles 2007-11-21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놈의 총기규제만 통과하면 어느정도 범죄율이 떨어질텐데 총기협회 인간들의 전방위 로비덕분에 그럴 일은 당분간 어쩌면 평생 없어지지는 않을 듯 싶군요..더군다나 미국은 추수감사절 연휴 시즌 전이라서 지금 강도가 들긇는다고 하더군요..

미즈행복 2007-11-21 22:10   좋아요 0 | URL
총기규제가 통과하기는 정말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려워보여요. 규제가 되도 이미 뿌려진 수많은 총기는 또 어떻게 회수하겠어요. 다 감춰두고 할텐데 말예요. 저는 설혹 명바기가 집권하는 한국이라도 미국보다는 나을듯해요. -한때 이런 사정을 모르고 명바기가 되면 이민간다고 떠들어댔던 게 좀 걸리긴 하네요- 흑흑... 근데 아드님은 안전한 곳에 계신가요?

뒹굴이 2007-11-23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 총맞아 죽었다는 흑인학생 얘기가 괜시리 가슴아프다.. 걔도 아마 자기 집안의 희망이었을 텐데... 안 됐네.. 미국이 참 그러고 보면 사회 전체가 계속 미쳐 돌아가는 거 같어. 거기 사는 동안은 뭐, 조심에 또 조심해야지. 본인이 조심해도 재수없으면 당할 수 있다는 게 좀 끔찍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무튼. 이번 주말이 추수감사절 기간인가? 즐거운 주말 보내려무나. ^^

미즈행복 2007-11-24 10:02   좋아요 0 | URL
더군다나 세네갈 사람이란다. 세네갈에서 여기 와서 공부하고 갈 정도면, 세네갈을 잘 모르지만 대단했을텐데...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미쳐가기는 마찬가지. 각종 추문속에서도 지지율이 그렇게 높은 명바기를 보면...
 

오는 11월 22일은 Thanksgiving입니다. 뭐 역시 남의 나라 일에 큰 관심은 없으나, 몇몇 한국 아줌

마들한테 들으니 그 다음날이 최대의 쇼핑일이라는군요. 베스트바이 같은 전자제품 가게는 컴퓨터

를 100달러에 내놓기도 하고 -물론 한정수량-  좀 고급백화점 한군데는 그날 세일하고 있는 품목

들을 다시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만 그 세일가격에서 다시 50% 세일을 해서 판다는군요. 물론 다

들 개점 전부터 줄 장난아니게 서있답니다 .도심에서는 주차는 꿈도 꾸지 말라고 하고 애들은 데려

가면 안된다네요. 밟혀죽는답니다. -실제로 압사한 사람이 있답니다- 문명도 돈 앞에서는 다 길을

내주기 마련이라 제품 하나 가지고 서로 내것이네 마네 하면서 잡고 싸우고, 남의 쇼핑카트에 있는

제품을 막 가져가고 그런다고 하네요. 멍하니 이것저것 구경하고 있으면 하나도 못 건진다고, 미리

목록을 작성하고 목표지점으로 전속력으로 달려야 한다네요. 다들 쇼핑백을 주렁주렁 걸고 있다고

하네요. 저도 그날은 몇몇 한국 아줌마들과 쇼핑을 가려고 합니다. 사실 필요한 것, 살 것은 없지만

최대 쇼핑일이라니 구경삼아라도 나가봐야하지 않겠어요? 여기서 한시간 거리의 유명한 아울렛

매장은 밤 12 에 문을 연다는군요. 지금 아줌마들과 거기를 갈까, 할인을 많이 한다는 그 고급 백화

점을 갈까 궁리중이랍니다. 다음주에 그 고급 백화점에 한번 사전조사를 갈 예정이예요. 살만한 물

건이 있으면 거기가 왕창 싸게 판다니 거기로 가고, 너무 비싸거나 살만한 물건이 없으면 아울렛

매장에 가던가 그러겠죠. 각자 자기의 필요품목이 있으면 쇼핑이 수월하겠는데 그런건 없으니 그

냥 그 분위기에 휩쓸려 보려고 하는 것이지요. 왜 그날이 그리 대목이냐고 하니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사고 해서 그렇다네요. 여하간 나중에 다녀와서 알려드리지요. 괜시리 기대되네요. 혹시 아나

요? 한국에서라면 꿈에도 못 꿀 그런 비싼 제품을 횡재가에 구입하게 될지? ^^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이 곳을 좋아하게 되는 일 따위는 절대 없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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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1-1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지갑조심하시고. 시장조사 잘하시와요~ ^^

미즈행복 2007-11-15 06:51   좋아요 0 | URL
넷!
시장조사를 잘 해야 건질게 생길테니까요. 놀이터에서 만난 안면있는 미국엄마한테 말하니 자기는 너무 복잡해서 그런 날은 쇼핑 안한다고 하더군요. 과연 얼마나 혼잡할 지 궁금한걸요? ^^ -이러다 밟힐라!-

뒹굴이 2007-11-13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음... 역시 땡스기빙은 미국만의 축제인 듯. 여긴 그냥 조용한데. 암튼 그 현장이 대충 상상이 가긴 한다. ^^

크리스마스 다음 날도 대목이잖아. 거기도 아마 boxind day는 지내겠지? 작년에 있어 보니까 정말 난리도 아니던데, 은근 횡재할 거리도 많긴 하더라. 동네 명품매장(발리나 구찌)에는 정말 동양인들이 매장 바깥까지 줄서서 기다리고 그러던데. 살 물건이 없어도 괜시리 흥미진진해서 막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그랬었어. 지금도 그래서 boxing day 지나고 귀국할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 ^^

재미나게 구경하고, 무슨 횡재 했는지 또 글 남겨줘. 참, 보내준 소포는 오늘 잘 받았어. 메일로도 보낼 거지만. 무지 고마워. 특히 남편이 너한테 무척 고마워 하더라. 자세한 사연은 메일로. ^^;;;

미즈행복 2007-11-15 06:53   좋아요 0 | URL
여기도 명품에 동양인이나 흑인들이 매우 관심이 많은듯.
여한간 그 날 얼마나 난리법석인지 봐야지.
아는 한국 사람 하나는 벼르고 벼른 컷코 칼과 냄비세트를 사려고 하더군.
다들 살 것들이 많아서...^^ -하지만 나로서는 주방용품보다는 내것에 더 끌리는걸? 아직 주부로서의 자세가 덜 되어서 -

2007-11-14 0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5 0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6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8 0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7-11-18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선물 같은 건 저얼대 사지 마세요 아셨죠?^^

미즈행복 2007-11-21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은 신종 반어법입니까?^^
 

딸의 유치원 같은반 친구가 생일파티에 초대했습니다. 한 반에 20명인데 초대는 다 했고, 오늘이 파티였는데 가보니 15명정도가 온 것 같더군요. 안그래도 지난주에 딸의 생일이 있어서 유치원에 잠깐 다녀오면서 -애 생일에 반 애들이 먹을 컵케잌 같은것을 사가지고 오게 하더군요. 큰 케잌은 없이 유리잔안에 담긴 초에 불 붙여서 반 아이들이 모두 노래를 불러주고 제가 딸의 1, 2, 3, 4, 5살때의 일을 간단히 말하게 하는것으로 기념해주더군요- 여기 애들은 생일을 어떻게 하나 궁금해하던 차였습니다. 여기 있는 한국사람에게 들으니 집에서 몇 명만 초대해 소규모로 하는 사람도 있고 파티장소를 빌려 반 애들을 다 불러 파티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군요. 오늘 파티를 한 친구는 유치원에서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의 파티룸을 빌려서 파티를 했습니다. 그런 장소의 대여료는 대체로 200~250달러라고 하네요. 미리 한국사람에게 물으니 생일 선물은 20불 정도로 한다고 하더군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으나 제가 듣기엔 좀 비싼 액수였습니다. 아직 유치원생인데요. 하지만 장소 대여료만도 200달러도 넘고, 온 애들의 먹을 것과 구디백 -개인별로 과자나 사탕, 문구류를 넣어서 집에 갈 때 주는 것-까지 준비한다고 하니 그 정도 액수의 선물은 해야겠죠. -여기 있는 한국 사람에게 물으니 생일 파티에 500달러는 들거라고 합니다- 주로 장난감을 한다는데 저는 여자애 생일이니까 좀 예쁜 머리핀과 아이들용 공주 그림이 있는 메니큐어를 사서 갔습니다.

10시부터 12시까지로 예약된 장소에 가니 참 많이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온 애들의 손에 태투스티커도 해주고, 사탕과 머리핀, 반지, 비눗방울등이 잔뜩 들어간 커다란 박을 만들어 플라스틱으로 된 야구 방망이로 반 애들이 줄을 서서 한번씩 돌아가며 쳐서 박이 깨지면 그 안에 있는 여러가지 사탕과 문구들이 쏟아져나와 아이들이 미리 받은 예쁜 캐릭터 그림이 있는 비닐봉투에 담아가게 했더군요. 고깔모자도 다 준비해서 씌워주고 말입니다. 친구들이 다 올때까지 아이들은 그림을 그렸는데 파티룸 대여한 측에서 흰 티셔츠에 그 그림을 놓고 다림질을 하니 티셔츠에 그 그림이 새겨지더군요. 그런 티셔츠도 아이들에게 다 나눠줬어요. 음식은  별모양 일회용 그릇에 치즈마카로니를 담고, 꼬치에 딸기와 포도와 파인애플을 껴서 초코우유와 함께 아이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따라온 부모용으로는 크로와상 샌드위치가 있었고 각종 과일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큰 그릇에 담아놓았습니다. 마지막엔 특별주문한 생일 케잌을 노래와 함께 잘라서 나눠먹었고요. 저는 미리 아들도 데려가도 좋냐고 물었는데 허락해줘서 애 둘을 다 데리고 갔는데 다른집은 아빠도 오고 그랬더라고요. 집에 올때는 모두에게 이름이 씌여진 구디백을 주었는데, 곁다리로 따라간 제 아들의 구디백도 있었습니다. 왜 이름을 미리 다 써놓았지? 싶었는데 -아무거나 집어서 주면 되지- 집에 와서 보니 애마다 구디백의 내용물이 달랐습니다. 남자애, 여자애, 나이별로 다 다르게 넣은 모양입니다. 딸의 구디백에는 어린이용 립밤과 요요, 사탕, 초컬릿, 비눗방을이 있었고, 아들의 구디백에는 유아라고 생각했는지 거버에서 나온 숟가락과 포크세트, 비눗방울, 초컬릿, 과자가 들어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딸은 영어를 못해 친구들이 대화하는데 끼지 못해 우울해했으나 야구방망이로 박을 깨고 그림을 그리고 하는 놀이를 하니 영어를 못해도 재밌게 놀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같이 뭐 하고 노는것은 없고 삼삼오오 놀더라고요. 누구는 음악에 맞춰 뛰고 춤추고, 누구는 모래상자에서 놀고, 누구는 블럭을 가지고 놀고 하는 식으로요. 하긴 15명이 어떻게 같이 하나만 하고 놀겠어요? 여하간 오늘 보니 애 생일 하는데 부모가 준비할게 많더라고요. 돈도 엄청 들겠고요. 다행히 온 부모들은 제가 영어를 잘 못하고 다른 나라에서 온 사정을 이해하고 감안해서 친절하게 대해주었습니다. 말도 걸어주고, 생일인 친구의 부모도 바쁜 와중에서도 저를 많이 배려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의 처음 겪은 개별적인 문화체험이군요. 끝나고는 파티룸 대여한 곳이 애들박물관이어서 각자 자기 부모와 놀다 갈 수 있었습니다. 저희도 3시간여를 더 놀다 왔지요. 재밌었으나 딸은 어제도 유치원 노는 날이어서 한국친구와 차로 한시간 거리의 식물원에 가서 놀다오는 바람에 피로가 쌓였는지 감기기운이 약간 있네요. 어쨌건 이 곳의 아이들은 생일을 이렇게 하더군요. -물론 이게 일반적이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집에서 하는 경우는 제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해서요. 한국서도 강남의 일부 사람들이 파티룸 빌려서 애들 생일 한다더니 이런건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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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7-11-04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맞춤형이군요 획일적이다,라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읽어보니 그래도 나름의 즐거움을 선사해 주니 돈이 아깝진 않은 듯하군요 대여만 20만원이면...으음... 역시 무자식이 상팔자야...^^

미즈행복 2007-11-05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야 좋아하겠죠. 또 집에서 하면 많은 친구를 초대할 수 없는데, 장소를 대여하면 많은 친구를 초대할 수 있어서 좋을것이고요.
어쨌건 미국 사람들의 행사에 처음 참여해 본 것이라 분위기 파악차 갔는데 대접이 융숭해 좀 미안하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초대받지 않은 둘째도 데리고 갔는데 둘째의 구디백도 따로 만들어주고 해서요. 여하간 애 키우는데 돈이 들긴 드네요. 물론 안 들게 키울수도 있지만 그래도 학원만 보내도 ... 참, 미국도 사립중,고교는 등록금 4만불이래요. 공립을 보내는 사람은 여기도 학원 보내고 한대요. 한국 사람만이 아니라 미국 사람도. 그리고 인도나 중국계의 교육열은 한국 사람이 발치에도 못 따라간다네요. 그러니 한국만 돈 많이 드는게 아니라 어디건 돈이 들긴 드네요. 제 3세계에 사는게 아닌 다음에야... 유럽도 대학때 교재로 읽은 제목은 잘 기억 안나는 한국 신문사 특파원이 쓴 프랑스 교육에 대한 책에 보니 다 과외하고 그러더라고요. 어디나 사람 사는데는 다 마찬가진가봐요.
그래도, 미녀분과 진도 좀 나가세요!!! ^^

책향기 2007-11-06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애들이 어느정도 커서 생일파티 걱정 안해서 좋아요^^ 애들이 어릴 땐 안해주자니 애가 실망할거 같고 하자니 비용이 부담되고 그랬던 기억이....님의 글을 읽으니 어디나 사람사는덴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미즈행복 2007-11-07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파티는 안해도 돈 나가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런 좋은 기회를 그냥 넘어갈 애들은 거의 없을것 같은데요?

2007-11-08 0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1 0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0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1 0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 3월 말에 시카고에 와서 애들도 아무데도 안가고, 아는 사람도 없고 어찌나 심심하고 외

롭던지 하나 아는 남편 선배 부인을 졸라 그녀가 하고 있는 애들 놀이 모임의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소개받아서 친해지고 한 뒤에 겨우 그 놀이 모임에 들어갔습니다. 뭐 텃세가 있거나 한 건 아니고

이미 사람이 많아서 너무 번잡했거든요. 엄마 6명에 애 8명인 상황이니 앉을 데도 없고 해서 더 이

상 낄 자리가 없긴했죠. 그런데 그 모임 사람들이 하나는 박사과정 공부 시작하고, 하나는 석사 시

작하고, 하나는 한국가고, 하나는 애가 학교 들어가서 빠지고 그러더니 사람이 줄더라고요. 그 모

임은 다른 사람을 2명 더 충원했는데, 저는 이사한 이후 이 아파트에서 다른 놀이 모임을 하나 더

가졌더랬습니다. 둘째 아들과 나이가 같은 애 2명이 이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그렇게 셋이서 다른

날 놀이 모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남편이 선후배이고, 엄마들도 서로 친해서 그 집

의 애들도 서로 매우 잘 노는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거기 우리 아들이 끼게 된 것이었습니다. 다른

집 아이중 여자애는 괜찮았는데 남자애는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우리 아들을 견제하더군요. 여자애

집에 놀러가서 그 애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그건 현지거라면서 우리 아들은 못 만지게 하고, 자기

집에 놀러가도 자기 장난감도 못 꺼내게 하고, 그럴때마다 그 남자애의 엄마는 그런데 자기 아들을

나무라지 않더군요. 심지어 저희집에 와서도 우리 애는 배제하고 자기 둘끼리 놀아서 우리 아들이

'엄마, 성욱이가 나는 하지 말래' 하고 말해도 못 들었는지 어쩐지 한마디 말이 없더라고요. 그때마

다 저는 모르겠거니 하면서 제 아들을 달랬습니다. 남의 애들 그 부모가 가만히 있는데 제가 나서

서 나무래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놀이터에서 밀고 가도 '몰랐나봐' 하고 우리 애를 달래기를 수차

례, 저도 지난주에는 드디어 좀 화가 나서 '너 한번만 더 그래봐라' 하고 벼르고(?) 있던 참이었습

니다. 지난주에는 그 남자애가 저희 집에서 놀이용 찰흙- 황토색 아니고 색색의 점토-을 가지고 놀

고 있는데 그 엄마가 그런 자기 아들을 보며 말하더라고요. 여기서 찰흙을 잘 가지고 놀아서 사줄

까 물었더니 자기 아들이 집이 더러워져서 싫다고 했다고요. 아니, 남의 집에 와서 찰흙 갖고 노는

자기 아들 보면서 그게 할 소리랍니까? 기가 막혔지만 가만히 있었지요. 그런데 오늘, 그 남자애

집에서 놀 차례가 되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처음엔 잘 노는가 싶더니 이내 그 여자애랑 둘이  방 안

침대 위에서 놀고 제 아들을 침대 위로 못 오게 했습니다. 화가 난 아들이 문을 치면서 울어서 제가

가 봤더니 그 애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더군요. 제 아들이 나쁘다고. 왜 나쁘냐고 묻는 제게 방문

을 두드려서 나쁘대요. 왜 그게 나쁘냐고 물으니 말은 안하고, 그럼 우리 애가 왜 문을 두드렸냐고

물었더니 자기들은 자기들끼리 놀고 싶다고, 제 아들은 가라고 하더군요. 그럼 너희도 아줌마 집에

안오고 책도 안 빌려가고 그럴거니 하고 물으니 태연하게 '응' 이라고 하더군요. 제 아들에게 너는

그럼 다른 친구랑 놀자고 했더니 제 아들은 싫다면서 울고 - 이 동네 애 있는 한국 사람이 그리 많

지 않은데다 나이까지 따져보면 한 5~6집 밖에 안되거든요-  말입니다. 그러면서 '울면 산타 할아

버지가 선물 안주신다'는 노래까지 부르더군요. 제가 너가 그렇게 친구랑 사이좋게 안놀면 산타할

아버지가 선물을 주실까 하고 물었더니 '선물 줘' 하더군요.그 두 엄마가 와서는 상황을 파악했어

요. 여자애의 엄마는 자기 애보고 미안하다고 말하라고, 친구를 따돌리고 노는것은 나쁜 행동이라

고 말하면서 억지로라도 사과하게 했으나, 남자애의 엄마는 그냥 무심히 넘어가면서 아무 일도 없

었던 양 자기 애보고 '칼싸움하고 놀아' 하더군요. 미안하다고 사과하게 하지 않고요.

 

그제야 알았지요. 어쩜 여태까지 그 엄마는 자기 애의 잘못을 몰랐던게 아니라 알면서도 가만히 있

었을지도 모른다고. 큰 소리 내지 않고 항상 조근조근해서 사람은 괜찮은데 왜 자기 아들이 남한테

그러는걸 모르나? 하고 생각했던 제 의문이 바로 풀리는 순간이었죠. 그 엄마의 교육방침이 뭔지

는 모르겠지만, 소리치지 않고 우아하게 사는 것인지, 아니면 여럿 앞에서는 혼내지 않고 나중에

따로 조용히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제 생각에 그건 아닌것 같습니다. 잘못했으면 그 즉시 혼

내야 한다고 교육학자들도 말하고 있고-나중엔 애가 자기 잘못을 잊어버리니까-, 남 앞에서 혼내

는게 싫으면 방에 데리고 가서 혼내거나 할 수도 있는 것인데 말예요. 그 엄마는 자기 아들이 야무

지고 -나쁘게 말하면 약았지요- 똑똑하니 혼 내기도 싫고 혼 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나봅니다. 더

이상 말하기도 싫어 대충 있다가 시간 되어서 나오면서 생각했지요. 적당한 핑계를 대서 다음주부

터 빠져야겠다고. 주말에도 놀러도 같이 가는 두 가족이니 애들이 당연히 다른애가 끼면 서먹하겠

지요. 그러나 따돌리는 것을 제재하지도 않고 -어쩜 그 엄마는 생각하겠죠. 우리 애가 그럴만하니

까 자기 애가 안 끼워주고 안 논다고. 그래요. 우리 애가 문제인가보죠- 그냥 놔두는 엄마라면 이

제 더이상은 할 얘기가 없는것이지요. 겨우 한국나이 4살짜리들인데! 그럼 그 두 집이 잘 노는데

저는 왜 같이 놀았는지 모르겠어요. 도서관보다도 많은 책을 빌리려는 욕심이었는지 뭔지는 모르

겠지만 책은 앞으로도 빌려줄 생각입니다. 이런 일로 책까지 안 빌려주면 얼마나 욕하겠어요? 저

도 그렇게까지 치사스럽게 하고 싶지는 않고요. 다만 앞으로 별로 얼굴은 안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 드네요. 이젠 별로 외롭지 않습니다. 그냥 혼자 노는게 좋겠어요. 아니면 애나 저나 영어를 열나

배워서 미국애랑 놀이 모임하고 놀던가!

 

정말로 꿀꿀한 하루네요.

-참, 그 엄마는 미국에서 뼈를 묻을 생각인지 자기 아들이 어른인 제게 반말해도 존대말쓰라고 가

르치지도 않더군요. 존대말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한국에서 살려면 알아야하잖아요. 저는 애들에

게 꼭 시정해주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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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4 19: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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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5 00: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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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8 02: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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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1 0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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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4 02: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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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5 06: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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