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김훈 열풍이 휩쓸때도 김훈을 읽지 않았다.

우선 '자전거 여행' 이 크게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좋은 책이나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또 이순신이란 인물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겨레 신문을 볼 때 김훈의 취재노트가 기사에 있었는데, 보면서 신문기사 같지 않은 그의 글쓰기 스타일에 좀 당황했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제대로 된 김훈읽기의 처음이 바로 이 작품인 셈이었다.

첫 느낌은 문장이 매우 미려하다는 것이었다. 읽으면 남성작가의 글이라는 생각은 드는데 문장을 보면 다른 남성 작가들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참으로 수려한 문장을 구사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하긴 그러니 신문기자에서 소설가로까지 지평을 넓힐 수 있었겠지만.

병자호란은 국사책에서 치욕의 역사로 다루어지고 있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자세한 전쟁얘기를 다루지 않는다. 다만 임금이 남한산성에 들어가 항복하기까지의 일을 오로지 다른 지역의 전투나 이런 얘기 없이 남한산성내에서의 이야기만으로 풀어쓰고 있다. 그런데 그 설명과 묘사의 아름다움이라니!!! 

풍전등화의 상황에서 임금은 그럴 수 밖에 없었겠구나, 신하들의 태도 역시 저럴 수 밖에 없었겠구나, 아 저랬겠구나 하는 느낌은 교과서에서 기술형의 문장으로 병자호란을 접했을 때와는 사뭇 달랐다. 교과서의 느낌은 그 상황에서도 주화파와 척화파로 나뉘어져 싸웠으려니 하는 느낌인데 소설속에서의 느낌은 아, 나름대로 그들은 다 나라를 깊이 사랑하고 있었구나, 그래서 주화파가 되었고 척화파가 되었구나 하는 것이다.

대장장이 날쇠의 얘기나 다른 모든 사람들의 얘기가 다 아름답다.

아, 이것이 김훈의 매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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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훈이 "남한산성"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05 02:33 
    남한산성 - 김훈 지음/학고재 2007년 10월 31일 읽은 책이다. 올해 내가 읽을 책목록으로 11월에 읽으려고 했던 책이었다. 재미가 있어서 빨리 읽게 되어 11월이 아닌 10월에 다 보게 되었다. 총평 김훈이라는 작가의 기존 저서에서 흐르는 공통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다분히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매우 냉정한 어조로 상황을 그려나가고 있다. 소설이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이 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읽었음에도 주전파..
 
 
 

평생가야 여행 외에는 해외에 나갈 일이 없을 것으로 알고 살아가던 제가 뜻밖에 이렇게 얼마간이라도

나와서 살게 되니 요즘에 드는 생각은 국적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조국이란 무엇일까요? 자란 곳이 조국인가요? 태어난 곳이 조국인가요? 나서 자란 곳이 조국인가요? 사

전적 정의도 모르겠거니와 사전적 정의만으로 설명하기도 힘들겠지요.

 

제가 이즈음 읽고 있는 김훈의 '남한산성'에는 노비로 태어나 맞기만 하다가 빠른 눈치와 언어습득능력으

로어찌해서 청나라에서 통역을 하고 있는 정명수란 사람이 나옵니다. 그에게 조국이란 개념은 없겠지요.

자기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곳이면 아무곳이나 상관없고, 그 곳을 위해 충성을 바치겠지요. 그런데 그

런 사람이 어디 환란중에만 있겠습니까? 지금은 어떻습니까?

 

저는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친구가 없다는 이유로 미국에 오는 것을 무척 싫어했습니다만 애들과 아빠

를 너무 오래 떨어져있게 할 수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신랑을 따라 미국에 왔습니다. 물론 우리가 여기

서 살 생각으로 온 건 절대 아니고 몇 년 있다가 다시 귀국할 것입니다만 저는 그 몇년도 너무 싫어하며

온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물론 영어를 못해도 사는데 큰 무리는 없으나 -불편하긴 하지요. 물건을 살

수는 있으나 더 이상의 대화도 진행 안되고 물어보는 말도 잘 못 알아듣고- 저는 이곳보다는 한국이 더

좋습니다. 물론 주위 사람들은 2년만 지나봐라, 여기가 더 편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는 사람이 대다수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만. -사람 일을 장담하긴 힘드나 저는 별로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근데 제 아이

들은 어떨까요? 저야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영어도 못하니 이곳이 싫고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한국에서는 헐벗고 굶주리는데 여기서는 의식주가 안락하게 해결이 된다면요? 그래도 제가 조국 타

령을 하고 있을 수 있을까요? 아이들도 만약 여기서 오래 살게 된다면 한국이 편하겠습니까? 여기가 편

하겠죠. 그렇다면 조국이란 개념은 없어도 그만인 사개념인가요?

 

예나 지금이나 나라가 가난 구제는 못하고, 그렇다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곳이 자신의 조국인 것일까

요? 모국에 대한 정체성은 꼭 있어야만 하는 것인가요?

 

2달여가 된 일이지만 지금도 너무 뚜렷이 기억하고 있는 그 여유로운 미소! 한국에서 보낸 이삿짐을 가져

다 준 아저씨 -한국분이시죠- 가 저희 아파트에 오시더니 자기도 전에 여기서 살고 싶었는데 월세가 좀

비싸 다른 아파트에서 거주했었다고, 지금은 다른 주로 이사했다고 말씀하시며 보여준 여유있는 미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국에서라면 그 아저씨가 그렇게 여유로운 미소를 지을 수가 있었을까요? -참고로

저희 아파트가 절대 비싼 좋은 아파트는 아닙니다. 그런 아파트는 다운타운에 있죠. 그리고 월세도 대체

로 200만원 다 넘고요. 저희 아파트는 다운타운에서는 차로 30여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소위 흑인동네로

학군도 나쁘다고 합니다. 잠시 있는 한인들이나 있을까 교민들은 이 곳에 절대 안 사는 그런 곳이지요. 그

리고 그런 동네에서 다른 아파트보다 조금 월세가 비쌀 뿐입니다-

 

제가 보기엔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 가장 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초중시절정도...  교육문제가 지옥

이거나 말거나 저는 빨리 애들 끌로 제가 편안한 한국으로 돌아가렵니다. 애들은 어쩌냐고요? 그게 다 자

기 팔자지요. 그럼 애 좋자고 아빠를 돈 버는 기계인 기러기로 만든단 말입니까?

 

사족)

몇몇 사람들은 이 곳의 물가가 싸다는 이유로 마치 여기가 천국비슷한 곳으로라도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

건 물건 사다줄 사람이 있고, 한국에서 받을 때 얘기지 여기서 살 때도 모든게 싼 건 아닙니다. 여기 보험

료 얼마나 비쌉니까? 의료보험은 말할 것도 없고 -저희 애 아빠는 비싸거나 말거나 들어야 하고, 애들은

혹시 몰라 비싸도 보험에 들었지만 저는 싼 여행자 보험을 들고 왔습니다. 큰 병 걸리면 한국 가는게 더

싸게 먹힌다고요 -자동차보험도 무지 비쌉니다. 월세도 비싸고 -한국은 월세가 아니라 전세가 다수잖아

요. 뭐가 좋은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아파트 월세비도 만만찮은데 주차비도 한달에 18만원이나 내고 있

습니다. 물론 이건 동네마다 다르긴 하지요. 아는 사람이 시카고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가는데 거긴 주

차를 아무데나 해도 되어서 주차비를 안 낸다는군요. 생필품 물가도 공산품은 한국이나 똑같습니다. 야채

가 조금 싸고 비타민류나 사치품에 해당하는 수입제품들이 세금이 낮은지 한국보다 쌀 뿐입니다. 그리고

유럽산 물품은 여기서도 비쌉니다. 한국보다 싸다는 것이지. 미국제품은 한국과 비교해볼 때 많이 싼 것

같긴 하지만요. -미국제품인 폴로나 센 존은 여기가 한국보다 많이 싸지만 유럽제품인 오릴릴리나 페라가

모는 여기서도 한국보다나 조금 쌀 뿐 여전히 비싸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와서 다들 그릇을 사기에 가격

을 물어봤더니 포트메리언 접시와 머그컵 합해서 17개가 170불이더군요. 그러니 다들 그릇을 광분하며

사나봐요. 한국에서와 가격차가 많아서. 근데 레녹스와 포트메리언만 싸지 로열덜튼이나 로열 코펜하겐

은 여기서도 매우 비쌉니다. 그리로 레녹스와 포트메리언도 다 싼게 아니고 한 디자인만(레녹스 버터플라

이, 포트메리언 보태닉가든 ) 싸답니다.  그리고 그 17개 세트만 싸지 티팟이나 이런건 또 비쌉니다. 제가

싸다고 실감하는 것은 GNC제품과 -한국의 1/3값이지요- 백화점 전단을 통해 알게 된 가구와 보석값입니

다. 하지만 가구나 보석은 매일 사는게 아니잖아요? 평생 몇 번 살까 말까한 제품인데요 뭐.

 

어쨌건 아직 귀국까지 몇 년 남아서 그렇긴 한데 원하는 지인에게는 그릇은 나중에 귀국할 때 제 이삿짐

에 넣어서 같이 배송해 줄 생각은 있답니다. 원하시는 분 모두 말씀하세요!!! 그리고 그렇게 나중 얘기 아

니라 지금이라도 GNC류의 비타민이나 로션등은 얼마든지 배로 보내드릴테니 말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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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25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은 바로는 이미용료도 상당히 비싸다고 하던데요, 그래서 참고참다가 한국 들어와서 미용실 간다는 사람도 많이 봤어요.
그리고 마지막 문단의 배로 보내주신다는 그말씀 ㅋㅋ 얼마나 솔깃한지요! 추천!

미즈행복 2007-05-25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9개월 된 우리 아들이 드디어 며칠전에 여기서 머리를 잘랐지요. 여긴 팁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동네라 -15~20%- 팁까지 해서 18달러를 줬어요. 어른은 잘 모르겠어요. 20불을 조금 상회하겠지요. 파마는 제일 싸게 했다는 사람이 팁 포함해서 70불 정도예요. 한 다리 걸러 들은 바로는 누군가는 영양에 뭐 각종 기능을 얹어서 파마했더니 파마비만 300불을 넘었다지 뭐예요? 카드를 그으려는데 손이 떨리는데 미용사가 팁을 요구하더래요. 15%만 줘도 50불 아녜요. 윽, 그 돈이면 한국에선 파마를 할 수 있는데!!!
그리고 정말 농담이 아니라 부모님 선물용 비타민류 있으면 제게 말씀하세요. 기꺼이 배달해드리지요. 심심해서 시간이 남아돈답니다. 친구들에게도 말했는데 다 불효자식들인지 그 돈도 없는지 아무도 주문이 없네요. 가격표 붙여서 절대 떼어먹지 않음을 보증하며 보내드리지요. 혼수로 그릇하실때 싼거 하세요. 나중에 귀국할 때 포트메리언 사 가지고 갈께요. ^ ^
화장품을 뭘 쓰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추천받은 것 중 하나가 프랑스 제품 ROC 이거든요. 후기에는 에스티로더보다 낫다는 얘기도 있어요. 한 번 써보고 괜찮으면 추천드리지요. 여기선 하나에 19불 정도 하는데 역시 배로 보내드릴 용의가 있답니다. 앗! 이러다가 알라딘 쇼핑몰 주인될라? 주소는 서재주인에게만 알려주세요~ ^ ^

또리 2007-05-25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로푸,, 보았지? 미국이 꼭 그렇게 살기 좋은 곳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앙팡, 화이팅! ㅋㅋ

마태우스 2007-05-29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으신다니, 님의 안목에 경의를 표합니다... 글구 돈 많이 버셔야겠단 생각이....

쟈스민 2008-03-11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맘이; 따뜻하심이 느껴지는군요~~~힘내시고 애들과함께 힘내세요!홧팅!한국 장난 아닙니다
저희아이는 1년동안 혼자 교환학생보냈다가 불러들였는데 이제 일주일학교 보내고 후회스럽답니다
아침7시에 집나가면 그아이 매일한시에 돌아옵니다
미국있으면 안되냐고 묻는아이에게 가족이 함께살아야겠다고 들어오라했건만.....쩝.이게 같이사는건지.....아이만 혹사시키는건지 저도 알수가없군요.하루에 삼십분 아이랑 대화합니다.아니...눈뜨고 씻고 밥먹고 하는시간 삼십분이예요 ㅎㅎㅎ슬프죠?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
송두율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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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분이 선물하지 않았다면 아마 내가 이 책을 읽었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관심은 조금 가지고 있었으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에 일부러 책을 골라서 사는 노력까진 안했을 것이다.

몇년전 신문지상을 오르내렸던 일을 기억하는지라 책을 받으니 문득 그 일이 궁금해졌다.

"그 때 재판받고 다시 독일로 간 것으로 기억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책에는 그러나 정작 내가 궁금해했던 사건 내용에 대한 송교수의 글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오랜만에 서울에 와서 느끼는 소회같은 글이 주로 있을 뿐...  오히려 내가 궁금해했던 내용에 관한 글은 책 뒤에 출판사쪽 사람들이 직접 독일에 가서  한 송교수와 부인 정정희씨와의 인터뷰를 -송교수의 감수아래-  글로 정리해서 나와있었다.

당시 나는 한겨레신문을 구독하고 있었다. 다른 신문들을 보지 않았으니 다른 신문들에서 어떻게 그 사건을 다루었는지 그 때나 지금이나 전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때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송교수가 귀국해서 조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노동당원임이 드러났고 그러다 무죄판결을 받고 도망치듯(?)  다시 독일로 갔다는 기억만이 떠오른다.

책을 보니 송교수와 송교수를 초청한 단체(민주화기념사업회)사이에서 의견차가 있었고 -송교수는 국정원 출두의사가 없었고, 단체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여겼고-  그래서 귀국하자마자 조사를 받게 되었고, 그 와중에서도 끊임없이 의견차가 있었다. 부친상을 당했을 때도 국정원 조사를 거부해 오지 않았다는데 이런 오해와 실수가!!!  변호사도 없이 갇힌 상태에서 이런 저런 사람들에게 끌려다니며 독일 국적을 포기할 수도 있고, 오해를 일으키는 경계인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기자회견을 했을 때의 그의 참담함을 이 책을 보고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초청한 단체에서는 그가 노동당원이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알았으면 초대하지 않았을거란 무책임한 소리로 그의 구금에 대해 발뺌하기 바빴고, 여러 언론들은 마치 큰 일이나 난 양 호들갑을 떨어대며 그를 간첩으로 몰기에 바빴다.

나는 북조선의 사정에 대해 잘 모르나 입국하고 조사하기 위해 노동당원이 되어야했다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아무 국가 존망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데 단지 북조선과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마녀사냥을 하듯 몰아칠 수 있는 우리의 존립기반은 얼마나 허약한가?

강연을 하기 위해, 이제는 입국해도 되는 줄 알고 찾아왔다가 뜻밖의 구금과 재판, 진보단체는 그 나름대로, 보수언론은 자기 나름대로 입맛대로 송교수를 요리하고 비난하고 휘둘렀을 때의 그의 당황스러움은 어떠했을까? 소위 안 그럴것 같았던 진보인사들까지도 나서서 한국에 충정을 보이라고 요구하고 -도대체 무슨 충정?- 국적을 버릴것을 종용하고, 그간의 학문적 업적이자 그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경계인"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다그치다니!!!

"경계인" 이란 단어가 회색분자와 동일어로 들리는가? 나는 송교수의 학문적 업적이나 사상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경계인"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의 뉘앙스가 회색분자와는 너무도 다름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요즘같은 세계화시대에 경계인 아닌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우린 모두 언제라도 경계인이 될 수 있지 않은가?

당시에 '도망치듯' 서둘러 갔다고 느꼈던 사정에 대해서 독일에서 비워놓고 온 일들이 많아 빨리 가야했다고 -또 이 땅에 오래 있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고- 말하는 송교수는 한국사회에 대해 너무 몰랐다. 부인은 그의 뒷걸음치는 듯한 그 기자회견을 반대했다고 한다. 나 역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할 수 있다면 반대한다. 그런다고 용인되는 사회가, 그의 참 뜻이 무엇인지 알아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국가보안법' ? 참 웃긴다 .누구라도 걸릴 수 있는 이 말도 안되는 법도 아닌 법!!! 이런 말을 하는 것으로도 나를 잡아갈 수도 있겠지. 이게 문명사회인가? 문명사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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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7-07-26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땡스투 하려고 뒤지다 님의 빛나는 리뷰를 봤습니다. 추천도 합니다 지금은 땡스투가 바로 추천이 되는 게 아니라서요^^
 

아직 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아서 장보기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한다는게 우습긴 하지만, 어쨌건 여기서의

장보기는 정말 별로입니다.

 

땅덩이가 넓어서인지 정말 제 주위 몇 안되는 사람들만 봐도 주말은 장보기에 할애하고 있는 경우가 많

습니다. 한인이 많이 살아서 큰 한인 마트가 있는데 고속도로 타고 1시간 -밀리면 더 걸려요- 은 가야합니

다. 물론 한인마트라서 그런게 아니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는데, 한인마트 아니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가

구사는 아이키아는 그 한인마트보다도 더 멀어서 안 밀리고 최고 1시간 반은 가야하고요, 가면 정말 그

엄청난 규모에 그냥 스쳐 보기만 해도 매장을 다 보는데는 2~3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물론 아이키아에서

싼 조립가구 사지 않고 다 조립해주고 배송해주는 -아이키아도 배송은 해 주지요. 따로 돈내면. 거리따라

다르지만 제일 싼 배송비는 9만원- 좋은 가구 사면 좀 다르기는 하겠지만요. 이게 특별한 몇몇 마트에 국

한된 얘기가 아닙니다. 미국사람들도 많이 가는 월마트나 코스트코도 마찬가지예요. 다 다운타운에 있는

게 아니고 시외로 나가야 있기 때문에 코스트코도 1시간은 가야합니다. 마찬가지로 고속도로를 타고. 대

신 톨비는 없어요. 있는데도 있지만.  장난감 가게도 동네에는 하나밖에 없는데 좀 큰 장난감 가게는 역시

고속도로 타고 1시간은 가야 하고요.

 

얼마전엔 시카고의 유원지 같은 '네이비피어'에 갔습니다. 신랑이 월미도 같은데야 하길래 별 생각이 없었

는데 가보고 나니 왜 월미도에 비유하는지 정말 딱 와닿더군요. 미시건호수를 끼고 있는 시카고라 - 이 호

수 넓이가 남한 넓이의 거의 2/3라는군요.- 이 네이비피어도 미시건호수옆에 있습니다. 배가 한 4~5척 있

고, 요트로 있습니다. 각종 팝콘이며 추러스를 파는 매점들과 함께 놀이기구는 딱 5개!!! 그리고 이런 저런

샵들이 있습니다. 놀이기구도 회전목마와 이름은 모르는데 왜 원통같은데 들어가서 하늘을 원형으로 크

게 천천히 돌며 주위 경치보는 그런 놀이기구 그런것만 있습니다. 정말 딱 월미도 분위기더군요. 그래서

실망해서 여긴 놀이동산이 없냐고 다른 사람에게 물었더니 있다고 하네요. 한 3시간 가면요. 어이구!!! -그

래도 거기 간다고 하면 미국 애들은 신나서 3시간동안 찍 소리도 안하고 차에서 잘 참으며 간다고 하더

군요-

 

딸아이의 샌들을 사려고 시내 백화점에 갔더니 겨우 2~3종류밖에 없어서 또 주위사람에게 물었더니 시

외에 여러 백화점이 모여있는 대형 쇼핑몰을 추천해주더군요. 역시 1시간 30분 차로 달려야합니다. 맙소

사!!! 겨우 샌들 좀 사려는데!!! 물론 안 예뻐도 그냥 사면 되긴 하지만 우리나라 백화점과 비교하니 좀 그

렇네요. 시카고는 그 정도면 그래도 미국에서도 매우 큰 대도시인데... -백화점에 어른 브랜드는 한국처럼

거의 다 있습니다. 근데 애들건 좀 그렇네요. 특히 신발은-

 

제가 투덜대니 남들은 다 그러더군요. 원래 여긴 그렇다고. 그게 노는거라고.

반나절이면 쇼핑이 끝나는 한국이 저는 좋습니다. 정말 장보면 하루가 다 가요. 그리고 그렇게 멀어서인

지 매장들이 장난 아니게 큽니다. 그래서 오가는데도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리는데다가 그냥 대충 둘러보기

만 하는데도 시간이 엄청 걸립니다. 기름값이 싸다고요? 기름값이 싸면 뭘 합니까? 한국보다 주행거리가

기본 3배는 더 걸리는데. 그런거 따지면 기름값도 마찬가지예요.

정말 겨우 서랍장 하나 사려고 고속도로를 밑도 끝도 없이 달리다보면 그 황량한 주변 경관에도 -번화한

데도 많지만 때로 황량한 곳도 있답니다- 왜 미국 드라마에 외계인이나 이상한 존재들이 많이 나오는지

이해가 갑니다. 그런 존재가 정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니까요. 멀더와 스칼리 요원이 찾아다닐만

하지요.

 

땅덩이가 넓어서 우리나라처럼 학원 버스가 아파트 단지마다 다닐 수도 없고, 그러니 엄마들이 다 데려다

주고 데리고 와야 하고, 그러자니 한국처럼 아줌마 커뮤니티가 -계모임 같은 - 크게 발달 할 수도 없고-엄

마들이 모여서 놀 시간이 없지요. 자식들 교통수단 뒷바라지하느라- , 그러니 다들 집 꾸미고 퀼트나 요리

하는데 취미를 붙일 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아, 또 장을 보러 가야겠군요. 먹을게 없으니. 아~ 귀찮은 장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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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리 2007-05-1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찮아도 열심히 보도록 해... 지현이와 우준이가 부쩍부쩍 크게! ㅋㅋ

마운틴4 2007-08-11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희도 아빠 공부때문에 조금있으면 미시건에 가게 되요.
제목에 미시건이라는 말만 보고 들어와 읽어보니,
얼마후의 제 모습이네요.
저도 울 아이들때문에 가지
영어라면 질색하는 제가 여행말고 미국에 갈일이 평생있을까???
생기더라구요. ㅎㅎㅎ
정말이지 님의 글을 일고 있으니 더 가기싫어지는 날입니다.....

미즈행복 2007-08-24 00:17   좋아요 0 | URL
미시건이면 비교적 여기서 가깝네요. 차로 8시간정도...
저는 온 지 이제 5개월 되었는데 글쎄, 남들말대로 2년이 지나면 여기에 반하게 될 지 몰라도 아직까진 다 별로입니다. 흑흑.
그래도 너무 제 글에서 비관마시고 낙관적으로 생각하세요. 남들 말이 2년 지나서 안 좋아하게 되는 사람은 거의 없다니까요. -그래도 저는 어째 영~-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은희경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였)다" 로 시작되는 김중혁의 말에 완전히 동의한다. 내게도 그러했다.

"은희경은 하나의 장르다. 그녀의 소설은 충분히 지적이었지만 거기에는 소위 지식인소설의 엄숙과 푼계가 없었다. 한국소설이 으레 운명처럼 끌고 다닌 눅눅한 감상이 탈수된 자리에 그녀가 복권한 것은 통쾌한 산문정신이었다" 라는 신형철씨의 해설에는 더욱 더 공감한다.  대부분의 은희경의 팬들이 느끼는 공통된 감정을 콕 집어 말해준 것 같다.

'냉소' 와 '위악'으로 가득찬 소녀 진희를 보고 얼마나 놀랐던가? 감히 내가 스물을 넘어선 나이까지도 알아차리지 못한 삶의 진실을 어린 소녀 진희는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었다. "새의 선물" 과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를 통해 그녀는 나의 우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단편집들도 충분히 좋았다. 하지만 "마이너리그"를 보고는 영 아니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이후 그녀의 책에 손길이 가지 않았었다.

흠모해마지 않는 분이 선물해 주신 이번 새 소설집에서 그녀는 훨씬 더 여유로와지고 편안해진 듯 보였다. 여전히 그녀의 도시적 감수성과 재치는 빛나고 있었고, 인물을 파악하는 눈썰미도, 적재적소에 배치해놓은 음악도 멋있었다.

6편의 수록작품 중에서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의심을 찬양함' 이다.  어디까지가 삶의 우연이고 계획일까? 우리의 편견을 우습게도 비웃어버리는 그녀의 재기는 너무도 발랄하다. 그래, 우리는 사실을 보는게 아니고 우리가 보고싶어하는 사실만을 본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고 너무 쉽게 믿어버린다. 하지만 한번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어쩜 그것은 거짓으로 가득찬, 우리가 그냥 속아버리고 싶은 사실일 것이다. 우연? 운명? 그녀의 냉소는 비록 강도는 달라졌을지 몰라도 여전하다. 그리고 나는 내게 없는 그녀의 냉소가 너무도 부럽고 멋있다.

"지도 중독"의 P선배는 말한다. "인간이든 곰이든 마찬가지야. 친구가 되려고 하면 안돼. 타인으로 대하는게 서로 살아남는 길이야"  

그래. 타인으로 대하는 것이 서로 살아남는 길일 것이다. 가족이 가까운 남인 것처럼 모두가 모두에게 타인으로 남아야 할 것이다. 그래. 그리고 나는 조용히 타인에게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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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2 09: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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